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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2. 전통적 기업이 배워야 할 ‘디지털 변혁의 트렌드’

제품이 아닌 서비스와 자신감을 팔고
수익에 집착 말고 초기 진통 이겨내야

김윤진 | 312호 (2021년 0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전통적인 기업들이 시장을 파괴하고 고객들을 빼앗아가는 스타트업과 테크 기업들에 맞서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과 같이 디지털 변혁의 10가지 트렌드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1. 제품 기반에서 서비스 기반으로 옮겨가라.
2. 핵심 역량에만 집중하지 말고 새로운 기술을 배워라.
3. 만들지 말고 관리하라.
4. 혁신을 연기하지 말고 진짜 혁신을 하라.
5. 제품이 아닌 자신감을 팔아라.
6. 제품이 아닌 결과를 팔아라.
7. 수익을 따지기 전에 근본적인 체질을 바꿔라.
8. 마진 비즈니스에서 중개 비즈니스 모델로 바꿔라.
9. 기존 채널들을 다시 생각해보라.
10. 돈보다 가치를 창출하는 데 역점을 두라.



탈레스 테이셰이라
『디커플링』 저자 겸 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디지털 혁신 전문가. 오바마 정권 시절 미국 FDA 전문 평가 위원으로 활동했다. 바이엘, 유니레버, 넷플릭스, 나이키, 지멘스, 유튜브 등 미국의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중 15개 기업의 고위 경영진을 상대로 경영 자문을 수행한 바 있다.

구글, 아마존, 에어비앤비, 우버를 비롯, 지난 몇 년 동안 성공을 거둔 많은 기업은 태생부터 디지털 기업이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디지털 기업이 아니었던 전통적인 산업군의 기업들은 어떻게 디지털 변혁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변혁을 직접 겪은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어떤 점을 벤치마킹해야 할지, 피해야 할 함정은 무엇인지, 기업들이 이런 도전과제를 잘 극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례 연구를 통해 살펴본 10가지 디지털 변혁의 트렌드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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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기반에서 서비스 기반으로 전환

첫째, 제품 기반의 전략에서 서비스 기반의 전략으로 이행해야 한다. 오늘날 고객의 가치사슬(CVC•Customer Value Chain)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존디어(John Deere)’라는 농업기계 회사 사례를 살펴보자. 이 회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농업 기자재 제조사였다. 농부들이 어떻게 토양을 준비해야 하는지, 어떤 종자를 심고, 무슨 살초제와 농약을 뿌려야 하는지 경작에 필요한 업무를 A부터 Z까지 수행해 왔다. 그런데 몇 년 전, 작은 스타트업인 ‘블루리버(Blueriver)’가 등장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블루리버는 존디어가 만든 트랙터 뒤에 부착하는 기자재를 발명하고 여기에 카메라를 장착함으로써 트랙터가 밭이나 논에 씨앗을 쭉 뿌리는 모습을 컴퓨터로 촬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카메라 모니터링을 통해 어떤 식물이 잘 자라거나 허약한지, 살초제를 더 뿌려야 할지, 덜 뿌려야 할지를 기록했다. 판단 능력이 향상되자 존디어가 하던 기존 사업 영역들을 빼앗아 갔다.

위협을 느낀 존디어는 결국 블루리버를 인수했다. 그런데 불과 몇 년 뒤 농업 분야에 다른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이 생기더니 또 존디어의 활동 영역을 빼앗아 가기 시작했다. 파머스 비즈니스 네트워크(Farmers Business Network)라는 신생 회사는 미국 중부 지역의 농경지들은 대체로 똑같은 종자를 뿌리고 옥수수 수확량이 비슷하다는 점을 발견하고 데이터를 수집해 농부들끼리 서로 어떤 씨앗을 뿌렸는지, 수확량은 어떤지 등의 정보를 교류하도록 했다. 정보를 공유하면서 농부들이 서로 경작을 도울 수 있게 한 것이다. 스타트업의 추격에 존디어는 수익이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기업의 경우 이미 규모가 어느 정도 컸기에 인수를 통해 경쟁자가 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런 추격자들의 위협에 세계 1위 기업도 위축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존디어를 방문했을 때,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0년간의 전략을 ‘조금 더 크게, 조금 더 빠르게, 조금 더 잘(Bigger, Faster, Better)’이라고 요약해 소개했다. 그동안 회사가 엔지니어들을 고용해 더 크고, 더 빠르고, 농경 활동을 더 잘하는 트랙터를 만드는 데 주력해 왔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존디어는 40년간의 R&D를 통해 농기자재를 개발하고 농부들에게 판매했다. 한창 기술 혁신이 이뤄지던 이런 시기, 소비자인 농부들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트랙터를 버리고 4∼5년마다 신제품을 구매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농부들은 더 이상 신제품에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됐고, 혁신도 미미하다고 느꼈다. 굳이 짧은 주기로 트랙터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뒤로는 교체 주기가 10년, 12년으로 점점 길어졌고, 15∼20년 동안에도 트랙터를 교체하지 않는 농부들이 생겨났다. 그 결과, 존디어는 수익성이 악화됐고 기존 사업마저 스타트업들에 빼앗기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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