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Case Study: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중개 플랫폼 ‘숨고’의 성장 전략

이사-청소-과외-운동 등을 한 플랫폼에서
숨은 고수-숨은 고객 최고 매칭 효과

296호 (2020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중개 플랫폼인 ‘숨고’의 성장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청소, 이사, 건강, 레슨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한 플랫폼에서 중개해 수요자의 탐색 비용을 낮추고 제공자의 거래 기회를 확대했다.
2. 고객의 서비스 요청 정보를 분석해 고객이 원하는 고수를 찾아 섭외해주고 고수의 고객유치율을 높여 기존 플랫폼과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3. 플랫폼 이탈률이 높은 거래 수수료 방식이 아닌 거래 성사율이 높은 고객 정보를 제공하고 그 고객에게 견적서를 제출하는 대가로 돈을 받는 ‘리드 제너레이션(lead generation)’ 방식을 도입해 플랫폼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장동욱씨(연세대 정치 외교학과 4학년)가 참여했습니다.

프리랜서 인구 100만, 자영업자 500만 명 시대다.1 특정 직장의 직원이 아닌 각자의 전문성을 조직과 개인에게 제공하며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전체 경제 활동 인구수의 무려 4분의 1을 차지한다. 이들이 담당하는 이사, 청소, 어학 과외, 운동 등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직결되는 서비스도 수백 가지다.

하지만 이들에겐 ‘자투리 일을 하는 사람’ ‘임시직’ ‘구멍가게 사장’이라는 꼬리표가 줄곧 따라다녔다. 고객을 지속적으로 찾기 어려운데다 고객을 유치하는 데 드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벌이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었던 탓이다.

최근 소비자들의 서비스 이용 형태가 조금씩 변화하면서 이들의 위상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대형 업체를 고용하거나 자급자족으로 해소했던 생활 서비스들을 전문가에게 위탁해 해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과외, 가사일, 인테리어 등 기존에 자주 이용했던 일대일 서비스를 넘어 취미생활,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까지 범위도 다양해졌다.

2014년, 브레이브모바일이 운영하는 숨고는 오프라인에서 벌어지는 각종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온라인 플랫폼으로 옮겨오는 거대한 실험에 돌입했다. 정형화된 서비스도, 정해진 가격도 없다. 고객은 원하는 서비스를 원하는 만큼의 돈을 지불해 제공받을 수 있고, 고수는 업체 규모에 상관없이 자신의 실력과 서비스 정도에 맞는 돈을 지불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면 된다. 이른바 숨어 있는 고객과 고수를 찾아 연결하는 ‘개인 맞춤형 생활 서비스 거래 플랫폼’을 만들어낸 것이다.

숨고는 ‘마찰 비용’을 최소화하는 플랫폼을 표방한다. 고객과 고수에게 필요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는 것이 제1 원칙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이용하고 싶어도 제공자를 찾지 못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고, 고수는 비용을 적게 들이고 고객을 최대한 많이 유치해 매출을 늘릴 수 있다.

음식 배달 플랫폼인 요기요 초대 CEO를 거쳐 청소 전문 서비스 플랫폼을 경험한 김로빈 브레이브모바일 대표는 종합 생활 서비스 거래 플랫폼 성공 사례를 국내에서 최초로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로 숨고를 창업했다.

2016년 미국 최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 프로그램에 선정돼 화제가 됐던 숨고는 현재까지 서비스 내실을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36만 명의 고수가 760여 종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체 앱 이용자 수는 260만 명이다. 사용자 간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2019년 기준 누적 견적 수가 1000만 건, 추정 거래액은 2450억 원에 달한다. 2019년 145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도 유치했다. DBR은 플랫폼 안착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숨고를 심층 분석했다.

한국 플랫폼 시장 매력에 빠지다

김로빈 대표는 미국에서 태어난 이민 2세대다. 미국 에모리대를 졸업한 후 한국으로 와 LG전자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그가 테크 스타트업에 발을 들인 건 2010년. 독일의 벤처캐피털 ‘팀유럽(Team Europe)’이 만든 배달 음식 플랫폼 ‘딜리버리 히어로(Delivery Hero)2 ’의 글로벌 시장 확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다.

당시 팀유럽은 한국 시장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시장 규모가 작은데다 모바일 플랫폼 시장도 막 시작하던 단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독일의 다른 플랫폼 사업의 한국 시장 진출을 돕던 지인에게 팀유럽 프로젝트를 전해 들은 김 대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한국 시장이 왜 가능성이 높은지, 왜 진출해야 하는지 수백 페이지짜리 보고서를 만들어 직접 팀유럽에 전달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이 배달 음식에 익숙해져 있다는 점, 전단을 집에 모아놓고 배달할 식당, 메뉴를 찾아 먹는다는 점 등 다른 시장에서 보기 어려운 소비자 행동을 분석해 설득했다. 그리고 김 대표 스스로가 초기 한국 시장 세팅을 담당하겠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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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열정에 마음을 움직인 팀유럽은 김 대표를 한국에 만든 음식 배달 플랫폼 ‘요기요’의 초대 CEO로 임명했다. 20대 중반이었던 김 대표는 약 1년간 요기요 사업 초기 정착 과정을 진행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한국 플랫폼 시장이 기대 이상으로 매력적이란 사실도 알았다. 물론 시장이 작아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기 어려워 성공 확률이 낮다는 단점은 분명했다. 그러나 유리한 부분도 명확했다. 소비자들의 동질성이 상대적으로 크고 한번 시장에 침투하고 나면 선도 기업의 영향력이 압도적으로 매우 컸다. 그만큼 시장 장악력이 높았다.

사실 미국에선 10년 차 유니콘 기업 중 시장점유율 1% 남짓인 회사가 수두룩하다. 기업 규모 자체는 크지만 시장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정체된 기업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또한 미국은 국토가 큰 만큼 지역별 소비자 선호, 시장 상황, 규제 등이 다 다르기 때문에 시장을 확장하고 관리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반면 한국에선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니즈를 기대하는 수준 이상으로 제공하면 서울에서 지방 도시까지 빠르게 확장될 수 있다. 한국에서 유행어나 트렌드가 빠르게 번지는 것처럼 소비자들 사이에서 비슷한 행동 양식을 보이기 때문에 네트워크 효과도 다른 국가나 지역에 비해 강한 편이다.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잠재적 요건을 갖춘 셈이다.

이때 김 대표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한국의 로컬 서비스 시장이었다. 영세업체, 개인 사업자 위주로 형성된 동네 생활 서비스 시장이 다른 시장에 비해 훨씬 낙후된 것을 직접 목격했다. 가사도우미 아주머니를 고용하고 싶으면 인력 사무소에 전화해 연결을 받아야 하고, 화장실 시공을 위해선 아파트 관리실, 인터넷 블로그 등 여러 군데를 돌고 나서야 전문가를 찾아냈다. 서비스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동네에 흩어진 정보들을 찾지 못해 서비스 거래가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이 시장 역시 배달 음식 플랫폼이 들어오기 전 전단지를 뒤졌던 시대에 멈춰 있었다.

문득 김 대표가 미국에서 자주 이용했던 ‘크레이그스리스트(Craigslist)’가 떠올랐다. 도시 내 각종 구인/구직 광고부터 중고물품 거래, 제품 광고 등을 할 수 있는 웹사이트인데 한국의 벼룩시장, 중고나라, 당근마켓과 유사한 형태다. 이 웹사이트의 장점은 지역 여기저기에 숨어 있는 정보나 서비스를 한곳으로 모은다는 것. 한국에서도 산재된 서비스와 정보를 한곳에 모으면 어떨까 생각했다.

김 대표는 “카카오톡은 한국 메신저 앱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90% 이상이다. 미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선도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성공하면 그만큼 다른 나라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시장 장악력을 가져갈 수 있다. 숨고 또한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거래 플랫폼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면 그와 같은 시장 파급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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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 서비스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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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 서비스는 어떻게 작동할까. 실제 사용자 후기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30대 회사원인 A 씨가 집 안에 마련한 드레스룸이 뒤죽박죽돼 있는 것을 보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A 씨는 숨고 앱을 열어 정리 홈/리빙 카테고리로 들어갔다. 다행히 정리수납 컨설팅 서비스가 목록에 포함돼 있었다. 이 서비스를 누르니 자신의 상태를 알아보는 간단한 설문 조사가 시작된다. 정리수납이 필요한 공간은 어디인지, 공간의 크기는 얼마나 되는지, 정리수납을 위한 컨설팅도 필요한지, 심지어 반려동물을 키우는지 여부와 같은 세심한 질문도 포함된다. 이후엔 집 주소, 원하는 시간 등 필요한 필수 정보들을 묻는 조사가 시작된다. 30분 남짓 기다리면 A 씨의 카카오톡, 문자, e메일 등에서 알람이 울린다. A 씨의 서비스 요청서를 본 고수들이 각자의 경력, 자격증, 특이사항, 가격, 고객 리뷰 등의 정보를 담은 견적서를 보내 ‘입찰’을 시작한 것이다. A 씨는 견적서 중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서비스와 가격을 보낸 고수를 선택한다. 고객과 고수는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한 뒤 개별 상담에 들어간다. 그리고 협의 과정을 거쳐 실제 거래를 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전문 서비스 1등보다 종합 서비스 2등이 낫다

김 대표가 처음 도전한 것은 2014년 문을 연 청소 전문 서비스 플랫폼이었다.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수요가 많고, 청소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나 기대 수준이 어느 정도 형성된 만큼 서비스를 규격화된 ‘상품’처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비즈니스 시작 수개월 만에 비즈니스 방향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막상 서비스를 시작해 보니 한계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첫째, 무엇보다 비용이 많이 들었다. 서비스를 상품처럼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게 만들기 위해 청소 서비스 제공자들을 교육하고 고객의 사후관리까지 도맡아야 했다. 그런데 들이는 노력에 비해 결과는 아쉬웠다. 사람들 개개인이 느끼는 비용 대비 서비스 만족도가 천차만별이었다. A 고객에게는 별점 5점짜리 청소 도우미가 B 고객에게는 별점 1점도 못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주관적인 고객의 불만족에 정면으로 나서야 하는 것은 결국 플랫폼 운영자인 김 대표였다. 김 대표는 ‘가격 대비 서비스 만족도’가 너무 달라 플랫폼이 주도적으로 품질을 관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느꼈다.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가 서비스 품질과 가격을 스스로 정하게끔 하는 서비스 플랫폼이 장기적으론 생명력이 길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한번 청소 서비스 거래가 완성된 이후에는 다시 플랫폼으로 돌아올 유인책이 적다는 것도 문제였다. 당사자들이 중개 수수료를 내지 않고 직접 거래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 사람을 독점하고자 하는 고객의 니즈도 무시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에게 소개해주기보다는 자신이 계속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비스를 제공받고 싶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지속되면 새로운 사용자가 많이 늘어나지 않아 결국 플랫폼의 지속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객은 적합한 서비스 제공자 풀이 적어 자신에게 맞는 서비스 제공자를 찾기 어렵고, 서비스 제공자는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게 된다.

시장을 좀 더 넓게 확대해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중개하는 플랫폼으로 방향을 바꿔서 생각해봤다. 훨씬 더 많은 기회가 눈에 보였다. 청소, 이사, 인테리어 등 전문화된 플랫폼에 진출해 특정 시장에서 1등을 차지하는 것보다 모든 서비스를 한 플랫폼에서 제공해 각 시장의 플레이어와의 경쟁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섰다. 시장 규모만 비교해 봐도 답은 명확했다. 숨고 추산에 따르면 한국의 인테리어, 청소, 이사 시장 규모만 각각 30조 원,
8조 원, 4조5000억 원이다. 여기에 종사하는 자영업자, 프리랜서 240만 명이 월평균 50만 원의 온라인 광고비를 집행한다고 가정할 경우 그 규모는 14조40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그만큼 숨고의 성장 잠재력이 훨씬 더 확대될 수 있다. 미국에서 유사한 서비스로 성공하고 있는 섬택(Thumbtack)을 벤치마크해 본다면 한국에서 관련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섰다.

김 대표의 아이디어가 처음부터 환영받은 건 아니었다. 청소 서비스를 함께하던 동료들 중 일부는 이 새로운 서비스에 난색을 표했다. 그중 몇 명은 끝까지 반대하다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지난 사업을 정리하고 나니 수중에 남은 돈도 고작 4000만 원 정도였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이 방향을 굽히지 않았다. 일부에선 실제 이런 시장이 존재하는지 먼저 분석부터 하고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했다. 김 대표는 그 시간에 빠르게 실행해보고 직접 경험하는 게 더 낫다고 설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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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섬택(Thumbtack)은…

숨고와 가장 유사한 형태의 플랫폼은 2008년 마르코 자파코스타가 세운 미국의 섬택이다. 실제로 김 대표는 숨고를 ‘한국의 섬택’으로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실제로 플랫폼의 성격이나 운영 형태가 매우 유사하다. 우선 서비스가 특정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무려 1000여 종의 다른 서비스를 검색해볼 수 있다. 숨고와 마찬가지로 고객이 먼저 서비스를 검색한 후 전문가와 연결돼 개별적으로 거래 가격 및 서비스 형태를 결정한다. 또한 서비스 제공자들이 자신의 서비스 특장점, 가격 등을 고객에게 제시해 서로 경쟁한 후 ‘낙찰’받는다. 역시 거래 가능성이 높은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서비스 제공자로부터 돈을 받는다. 2019년 섬택의 기업 가치는 19억 달러(약 2조3000억 원).

섬택이 미국에서 환영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역 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프리랜서나 자영업자들이 겪는 불만을 해소했기 때문이다. 바로 광고비다. 프리랜서가 고용되기 위해 각종 검색엔진에 광고를 하는데 이 비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게다가 광고를 해도 고용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섬택을 활용하는 서비스 제공자가 1회 서비스로 벌 수 있는 돈은 평균 600달러 정도인데, 이때 들어가는 비용은 3달러에서 25달러다.

7만여 명이 섬택을 통해 300만 개의 서비스를 제공했고 약 180억 달러 규모의 경제효과를 일으켰다. 시장 내 영향력을 인정받아 2019년 세콰이어캐피털, 구글로부터 각각 3000만 달러, 1억 달러를 투자받았다.

숨고는 섬택을 벤치마크하되 한국 시장에 맞게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하는 것에 집중했다. 가령, 과외나 레슨 서비스로 초기 시장에 진입해 한국인들이 자주 쓰거나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찾아 차례로 확대하거나 설문 조사 구성을 한국 소비자들이나 서비스 특성에 맞게 재구성하는 등의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우선 숨고 플랫폼부터 만들었다. 내부개발자가 없었던 상황이라 외주 업체에 맡겨 아주 간단한 초기 플랫폼을 완성했다. 동시에 플랫폼상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고수를 모집했다. 김 대표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미국 수능 격인 SAT 과외를 해봤던 경험이 떠올랐다. 매번 과외를 구할 때마다 각기 다른 블로그나 카페, 중개업체를 들락날락해야 했던 불편한 경험이 스쳐 지나갔다. 여러 군데에 흩어진 과외 정보를 한 플랫폼에서 구할 수 있다면 승산이 있어 보였다.

그 뒤엔 모든 일이 ‘수작업’이었다. 과외 관련 블로그마다 들어가 가입자에게 일일이 메시지를 보내 숨고로 고수들을 스카우트했다. 거래 서비스 가격의 평균 20∼30% 정도 떼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 등 기존 플랫폼을 이용할 때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고객을 구할 수 있다는 확실한 메리트 덕에 대부분 솔깃해 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과외 고수들이 숨고에 자신의 프로필을 등록하기 시작했다.

고객을 모으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광고도 집행했다. 고객들에게는 ‘자동 매칭’ 서비스를 강조했다. 고객이 일일이 고수를 살펴보고 자신과 맞는 사람인지, 아닌지 가늠해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설문 조사만 작성하면 자신과 맞을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 제공자를 찾아준다는 점을 내세웠다.

2015년 10월, 우여곡절 끝에 숨고 서비스가 론칭됐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서비스 론칭 석 달 만에 고수 3300명이 플랫폼으로 들어왔다. 고객 수도 8700명에 달했다. 숨고의 가능성을 세상에 알리는 순간이었다.

누구나 많이 찾는 일반적인 서비스가 아닌 틈새 서비스 시장에서 승산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광고한 보컬 트레이닝 레슨을 받겠다며 새로운 가입자들이 대거 유입된 것이다. 숨고 내부 직원들이 데이터를 분석해 찾은 원인은 단순했다. 당시 TV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덕분이었다. 이 방송을 본 시청자 중 노래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보컬 트레이닝 레슨을 받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고, 그 결과 숨고를 찾아 들어온 것이다. 이 서비스가 인기를 끌자 전국에 숨어 있던 보컬 트레이너들이 숨고에 등록했다. 그동안 노래를 배우고 싶었지만 선생님을 찾지 못해 마음만 굴뚝같았던 사람들도 플랫폼에 유입됐다. 실제 숨어 있던 서비스가 잠재된 니즈와 만나면서 숨고의 매출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2018년 4월, 와이콤비네이터 후속 투자와 함께 아이디벤처스,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약 50억 원의 시리즈 A 투자를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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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진적 확장에서 동시다발 확장으로 전환

2017년, 또 다른 희소식이 들려왔다. 실리콘밸리의 대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에서 숨고를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한 것. 와이콤비네이터는 유망한 스타트업을 선발해 이들이 사업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전방위 자문을 해주는 미국 실리콘밸리 대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다. 이곳 출신인 한국 스타트업은 4개. 화장품 샘플 구독 서비스로 시작한 미미박스,가사도우미 플랫폼 미소, 채팅 솔루션 센드버드, 그리고 숨고다. 특히 같은 해에 선정된 미소와 숨고는 한국 로컬 시장을 겨냥한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수년 만에 급성장한 야놀자, 쿠팡, 배달의민족 등의 역할이 컸다. 로컬 시장을 겨냥한 서비스도 빠르게 성장하고, 시장 내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목격한 미국 스타트업 전문가들이 차세대 플랫폼 리더로 두 회사를 주목했기 때문이다.

숨고 팀은 기대를 안고 실리콘밸리로 날아갔다. 그리고 숨고를 지금까지 키울 수 있는 기본기를 차곡차곡 쌓았다. 특히 숨고의 멘토였던 마이클 세이벨(Micheal Seibel) 와이콤비네이터 대표의 조언은 지금의 숨고를 정착시키는 데 큰 영향력을 끼쳤다. 세이벨 대표는 숨고 멤버들에게 “왜 플랫폼에 과외, 레슨 서비스밖에 없나?”는 질문을 던졌다. 이유는 너무 당연했다. 아직 플랫폼이 정착하지 않는 시점에서 무리하게 서비스를 확장할 순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김 대표는 점진적으로 서비스를 늘릴 계획이라고 대답했다.

세이벨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완벽하게 다지고 시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정착시키기 위해선 수요자들이 들어올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한데 지속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대한 신속하게 가능한 한 많은 카테고리의 서비스를 플랫폼에 뿌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를 포함한 창업 멤버들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김 대표는 바로 한국 본사와 연락해 서비스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숨고는 홈리빙, 이벤트, 비즈니스 카테고리를 동시에 론칭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이때 가장 염두에 둔 것은 각 서비스 카테고리가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적정 고수의 수를 확보하는 것. 과외와 같은 경우엔 고객이 주 2∼3회씩 서비스를 이용한다. 그만큼 회전율이 빠르기 때문에 더 많은 고수가 필요하다. 반면 이사나 인테리어는 서비스 기간도 길고, 주기도 길다. 초기에 상대적으로 적은 고수를 확보해 차츰 늘려가는 게 가능하다.

이렇게 우선순위를 정한 후 또다시 고수 섭외 작업이 시작됐다. 지역 커뮤니티의 인테리어 업체 광고를 통해 연락을 취하기도 하고,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블로그에 무작정 들어가 숨고를 알렸다. 다행히 고수들이 온라인 서비스 거래에 익숙했기 때문에 큰 거부감 없이 플랫폼으로 들어왔다. 숨고에 가입할 때 초기 수수료가 없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카테고리별 세부 서비스를 어떻게 정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다른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이사, 집 안 청소, 영어 과외 등 일반적인 서비스로는 고객을 끌어올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고수들과의 인터뷰, 시장 조사를 통해 옷장 정리, 비즈니스 영어, SAT 과외, 세탁기 청소 등 고객이 원하는 세부 서비스를 정리해 나열했다. 꼬박 3개월을 밤낮으로 고생한 끝에 3개의 서비스 카테고리, 150여 개의 서비스를 한 번에 론칭할 수 있었다.

그 뒤, 숨고의 ‘히트’ 서비스가 차례로 늘어났다. 대부분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의 변화와 함께 숨고 서비스 요청도 증가했다. 예컨대, 빈티지한 느낌의 인테리어가 유행을 타자 바닥 표면 처리 기법인 에폭시 시공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숨고의 인테리어 서비스를 찾기 시작했다. 또한 넷플릭스에서 ‘곤도 마리에: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라는 정리정돈 컨설팅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자 숨고에도 정리정돈 컨설팅 서비스 요청이 급격히 늘어났다.

언제부턴가 프리랜서,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자신이 지닌 재능이나 경험을 서비스로 등록하는 고수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쇼미더머니6에서 이름을 알린 래퍼 라이노도 숨고를 통해 제자들을 가르친다. 평소 ‘랩은 스스로 깨우치는 거다’라고 생각했던 그는 숨고를 통해 다양한 제자를 만나면서 마음을 바꿨다. 기본기를 가르치면서 자신의 실력도 함께 커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끼고 있다. 요즘엔 각종 랩 오디션 준비를 도와주겠다며 등록한 고수들의 숫자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대기업 임원 출신의 중년 아저씨도 숨고에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자신의 경험을 살려 취업 컨설팅 서비스를 해주기도 하고, 기업 전략 컨설팅도 도와준다.

사용자가 늘어나자 숨은 고수들도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스스로 찾아 올리기 시작했다. 빈집에서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펫시터’가 대표적인 예다. 펫시터의 경우 론칭 초반에는 서비스 요청자들은 많았지만 정작 제공자들이 많지 않아 거래가 성사되자 않았다. 그런데 숨고의 인지도가 올라가고 숨고에서 활약하는 고수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펫시터들도 자신의 서비스를 하나둘씩 올리기 시작했다.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는 이제 숨고의 대표 서비스 중 하나가 됐다. 숨고가 제공하는 틈새 서비스가 새로운 수요자를 끌어들이고, 수요자가 늘어나면서 또 다른 새로운 서비스로 확대되는 생태계가 형성된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벤트 기획, 뷰티/건강, 디자인/개발, 비즈니스 등 새로운 카테고리가 생성됐고, 숨고에는 760여 가지의 서비스가 등록됐다.

이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도, 고수가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도 계속해서 확장하는 효과를 얻었다. 청소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이 다음번엔 아이의 수영 레슨 선생님을 찾고, 이사를 할 때에는 이사 용역을 고용하는 식으로 ‘크로스셀링(Cross Selling)’이 가능해진 것이다. 고수 입장에서도 화장실 청소 서비스에서 부엌, 냉장고 청소, 세탁기 청소 등으로 서비스를 세분화/다양화할 수 있다. 또한 고수가 숨고의 다른 서비스를 이용해보기 위해 고객이 될 수 있고, 고객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수로 등록해볼 수 있다. 실제로 2019년 전체 서비스 요청서 180만 건 중 두 번 이상 서비스를 요청한 고객 비중이 40.6%를 차지했다.

이지혜 브레이브모바일 마케팅 총괄이사는 “만약 우리가 인기 서비스 몇 개에 국한해 운영했다면 경험할 수 없었던 현상이었다. 결국 어떠한 서비스를, 언제 원하는지는 고객들이 정한다. 고객들은 시장 트렌드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라면 언제든 제공할 수 있는 ‘맞춤형’ 플랫폼을 원한다. 숨고는 그런 면에서 다른 유사 서비스 중개 플랫폼과 차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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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힘’에 맡기자…
최소한의 관여로 최고의 매칭을

숨고는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원칙이다. 고객이나 고수가 원하면 서비스는 계속해서 업데이트할 수 있고 서비스 가격 범위도 정하기 나름이다. 모든 것은 플랫폼에 들어온 서비스 제공자와 사용자가 결정하게끔 설계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오프라인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인 만큼 온라인에서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의 관리와 책임이 핵심일 것이라는 통념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시장의 힘’에 주목한 결과다. 흩어진 정보를 한곳에 모으고 필요한 정보를 여과 없이 공개해 정보 비대칭은 제거하고 정보 효율성을 높인다면 그동안 동네에서 잠자고 있던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각자가 다양한 선택지에서 거래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보장하면 결국 서로가 원하는 최적의 거래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국 숨고는 직접 중개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을 만나게 해주는 마켓플레이스(Marketplace)로서 기능하게 되는 것이다.

숨고는 사용자가 원하는 공급자 관련 정보를 다양한 각도에서 제공하고 있다. 고수 각각을 소개할 수 있는 페이지를 만들어 서비스 전문성을 증명할 수 있는 자격증과 경력사항, 과거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들이 준 별점이나 리뷰를 공개했다. 이 고수가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 간단하게 소개도 해준다. 이 정보들을 토대로 고객은 자신과 이 고수가 잘 맞는지, 믿을 수 있는지를 파악해볼 수 있다.

고객이 자신이 마음에 드는 고수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숨고만의 차별화 포인트다. 자신이 요청한 조건에 맞는 고수들이 직접 제출한 견적서를 모두 살펴본 후 거래를 결정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것인지, 어느 정도 경력의 사람들이 실제로 시장에 있는지 직접 판단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구하기 힘든 정보들을 발품을 들이지 않고 제공받아 정보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숨고는 서비스별 예상 가격도 제시해 고객이 제안받은 견적서 가격이 어느 정도 타당한지 가늠할 수 있도록 했다.

고수 입장에서도 고객 정보를 사전에 파악해 자신과 거래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에게 자원을 집중할 수 있다. 숨고가 고객 정보를 파악한 후, 고객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고수를 골라 서비스 요청서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고수가 혼자의 힘으로 찾지 못했던 고객 니즈 정보를 숨고가 취합해 제공해주는 셈이다. 이로써 더 많은 거래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숨고에서는 대형 업체와 개인이 같은 서비스를 두고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다. 쉽게 예를 들어, 대기업 직영인 인테리어 업체와 인테리어 사무실이 운영하는 개인 업체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대기업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란 생각은 기우다. 개인별로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의 정도와 견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적은 비용으로 간단한 시공을 하고 싶은 고객이라면 굳이 비싼 돈을 주고 대형 인테리어 업체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다양한 공급자와 수요자들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와 별도로 자유경쟁 시장이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선 이를 지켜낼 수 있는 최소한의 ‘엄격한 룰’도 정착시켰다. 숨고는 플랫폼 플레이어들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안전 거래를 정착시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첫째, 일부 카테고리에 한해 사업자등록증은 필수다. 안전, 전문 지식 등이 중요한 법률 상담, 인테리어, 이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고수들은 유효한 사업등록증을 등록해야 고객에게 견적서를 제출할 수 있다.

둘째, 에스크로(escrow) 제도다. 에스크로는 이미 중고나라와 같은 전자상거래 시스템에서 도입하고 있는 시스템인데 판매자와 구매자의 사이에 신뢰할 수 있는 중립적인 제삼자가 중개해 금전 또는 물품을 거래하도록 한다. 즉, 고객이 지불한 돈을 숨고가 보관하고 있다가 거래가 완료된 후에 고수에게 지불해주는 식이다. 소위 말하는 ‘먹튀’ 고수와 고객을 방지할 수 있다.

셋째, 원아웃 제도다. 만약 서비스 관련 분쟁이나 심각한 수준의 고객 불만이 한 번이라도 들어온다면 그 고수는 더 이상 숨고에서 활동할 수 없다. 매우 엄격한 페널티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숨고 플랫폼 내에서 책임 있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거래해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

숨고의 고객은 ‘고수’… 전방위 마케터로 활약

고수들에겐 숨고가 유능한 마케터로서 일해 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숨고의 카테고리 매니저들이 고수들을 전담 마크한다. 고수들은 대부분 영세한 사업자이거나 개인이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방법을 제대로 찾지 못하거나 찾아도 과도한 비용 부담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이지혜 이사는 고수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면서 인터넷 환경에 익숙하지 않거나 온라인 광고 시스템을 잘 몰라 불필요한 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하는 경우도 종종 목격했다. 홍보 블로그 제작을 위탁하려고 업체를 찾았는데 시세보다 10배 이상 바가지를 쓴 경우도 적지 않았다. 서비스 중개 수수료가 전체 매출의 20∼30% 이상을 차지해 사실상 남는 게 없어 생계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숨고에서는 이러한 복잡하고 불합리한 과정이 생략된다. 별 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고 플랫폼에 자신의 프로필만 올리면 된다. 고수들이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별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광고하지 않아도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청년 세대뿐만 아니라 5060세대도 쉽게 숨고 플랫폼에 유입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플랫폼 자체가 카카오톡에 가입하고 메시지를 보낼 수 있으면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쉽게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가 바로 고수 컨설팅 서비스. 카테고리 매니저들은 고수들이 숨고에 공개되는 자신의 프로필을 어떻게 소개해야 하는지, 어떤 프로필의 고수들이 좀 더 거래 성사율이 높은지 등을 친절하게 상담해준다. 프로필에 단순히 자신의 경력만을 담기보다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취미생활 등 고수를 보다 상세히 알릴 수 있는 정보들을 함께 담는 것이 고객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힌트도 제공한다. 고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를 ‘브런치’와 같은 외부 블로그 콘텐츠 플랫폼에 공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숨고가 성장하던 시기, 고수들의 불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고수가 잠시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거래 성사율이 낮아진 것. 가입 후 두세 달 동안 거래 한 번 성사시키지 못한 고수들이 많았다. 더러 숨고를 믿지 못하겠다고 화를 내는 경우도 있었다. 숨고는 이들을 안심시키면서 지원 서비스를 묵묵히 제공해 나갔다. 고수들이 숨고를 잊고 지낼지언정 숨고는 이들에게 고객들이 요청한 제안서를 꾸준히 보내줬다. 속는 셈 치고 고객에게 보낸 견적서에 하나둘씩 답이 오기 시작했다.

고수들의 거래 성사율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대응책도 제시했다. 숨고가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고객 리뷰가 3개가 쌓이기 시작하면 거래 성공률이 높아졌다. 고수들이 다른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거래하고 받을 리뷰를 최대 3개까지 숨고 플랫폼과 연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했다. 이렇게 고객을 조금씩 늘려가자 선순환 효과가 나타났다. 고수에 대한 리뷰가 쌓이면서 서비스 신뢰도가 올라갔고 더 많은 고객이 고수를 찾기 시작했다. 당연히 거래 성사율도 올라갔다.

숨고는 실제 고수들의 삶을 바꿔놓기도 했다. 폐업 위기에 있던 A 청소업체 대표는 숨고를 통해 재기해 직원 20여 명을 고용한 어엿한 대표가 됐다. 이 회사는 숨고를 통해 하루에 적게는 50개, 많게는 100여 개 고객요청서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다른 청소 플랫폼에서도 활동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의 약 70%가 숨고를 통해 나온다. 각종 포털 사이트에 내는 광고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경영난에 시달렸던 B 인테리어 업체 대표도 숨고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그는 큰마음 먹고 포털 사이트 광고도 해봤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해마다 높아지는 광고비에 허덕일 뿐이었다. 숨고를 만나면서 상황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작은 인테리어 공사 수주 경력을 바탕으로 하나둘씩 거래를 늘려갈 수 있었다. 좋은 서비스 평가가 쌓이자 찾는 사람도 늘었다. 이제 절반 이상의 수입을 숨고를 통해 번다.3

숨고는 고객이 고수의 신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서비스 가격의 일부를 대신 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플랫폼이 시장의 기존 플레이어들에 의해 장악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물이 들어오면서 선순환할 수 있도록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서비스 가격의 10% 정도인데 이사, 인테리어와 같은 고가의 서비스가 많아 최대 지원금을 25000원으로 제한했는데 이제껏 숨고가 부담한 금액만 약 9300만 원 정도다.

김태우 브레이브모바일 제품총괄 이사는 “현재 숨고 플랫폼에서 36만여 명의 고수가 활동하고 있다. 다른 플랫폼에서 중복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숨고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숨고에서 거래 요청이 훨씬 더 많이 들어오고, 성사되는 거래건수도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DBR mini box III
‘춘추전국시대’ 들어선 로컬 서비스 거래 플랫폼 비교해보니…

프리랜서 고용시장이 확대되면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얼핏 보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같지만 저마다 집중하는 시장도, 플랫폼 작동 메커니즘도 다르다. 크몽, 탈잉부터 미소까지 시장 내 숨고의 잠재적 경쟁사들의 플랫폼은 어떻게 운영되는지 분석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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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온라인 아웃소싱 전문 플랫폼, 크몽•위시캣

크몽과 위시캣은 수수료를 받고 아웃소싱 업무를 해주는 플랫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서비스를 중개하는 방식과 집중하는 서비스의 형태는 조금 다르다.

크몽은 2012년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등 간단한 서비스로 시작했는데 현재는 명함 디자인, 영상 제작, 통•번역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숨고가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서비스의 질과 가격을 결정한다면 크몽은 상품 구매 플랫폼에 더 가깝다. 각 서비스를 제공하는 참여자가 자신만의 섬네일을 만들고, 가격과 서비스 정보를 제공하면 서비스 이용자가 선택해 결제하는 식이다. 즉각적으로 서비스를 비교할 수 있고, 가격을 먼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하지만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와 맞지 않거나 기대했던 서비스와는 다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같은 카테고리에 나열된 서비스가 너무 많아 오히려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고객들이 꼽는 불만 중 하나다.

크몽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수료 중개 시스템으로 인해 ‘우회 거래’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초기 거래를 일으킬 때 수수료를 내고 같은 고객과의 거래가 반복되면 굳이 수수료를 추가로 내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크몽은 현재 50만 원 이하 서비스에는 수수료율 20%, 200만 원 이하는 12%, 200만 원 이상은 6%를 부과하고 있다.

위시캣은 플랫폼 중개자의 역할이 보다 강화된 형태로 운영된다. 웹 개발 및 디자인 등 전문 IT 아웃소싱을 주로 다루는데 서비스 중개는 물론 IT 전문성이 부족한 의뢰인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해 IT 전문가에게 전달하는 역할까지 담당한다. 위시캣이 의뢰인의 요구사항을 파악한 후 적임자를 선택하는 것은 물론 서비스 관리까지 담당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서비스 제공자와 사용자 모두 플랫폼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수수료 부과 서비스임에도 우회 거래가 발생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2. 취미/ 과외 관련 서비스로 시장 규모 키우는 탈잉

다른 국내 프리랜서 시장이 단순 작업에서 전문 업무 아웃소싱에 집중하고 있다면 탈잉은 취미생활이나 자기관리 등 여가 시간과 관련한 전문가들로부터 맞춤형 교육을 받는 데 집중한다. 탈잉 또한 크몽처럼 서비스를 상품처럼 만들어 소비자가 주문하는 ‘마켓형’으로 이뤄진다. 즉, 전자상거래에서 쇼핑을 하듯이 섬네일을 보고 레슨을 선택할 수 있다.

탈잉은 서비스 제공자 관리를 상대적으로 엄격히 진행한다. 우선, 플랫폼 진입하기 전부터 관리가 들어간다. 서류 심사, 전화 면접 등을 통과해야 서비스를 플랫폼에 올릴 수 있는데 합격률이 60% 수준이다. 강의 경력 및 전문성 등을 모두 고려한다. 플랫폼에 제공하는 서비스와 관련해서도 관여도가 높은 편이다. 구체적인 강의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고 수업과 관련한 이미지 첨부도 필수다.

플랫폼의 서비스 관여도가 높기 때문에 수수료율도 높은 편이다. 하루 수업 수수료는 20%이고, 2회 이상 수업 수수료는 첫 수업의 1시간에 해당되는 수업료다. 이 때문에 거래 당사자들이 수수료를 회피하기 위한 우회 거래가 가능하다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3. 홈리빙 서비스에 집중하는 미소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한 미소는 홈클리닝 전문 업체다. 누적 주문 수 200만 건, 파트너 수 3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미소는 고객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고객의 지역, 시간, 날짜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클리너를 파견한다. 오프라인의 가사도우미 관리사무소를 데이터를 활용한 온라인 플랫폼으로 옮겨왔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클리너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교육하는 것도 미소의 업무다. 서울 역삼, 구로, 성수 등에 오프라인 교육장을 만들어 운영 중이며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클리너를 뽑는다.

미소 역시 수수료로 매출을 낸다. 미소 서비스 제공자들은 입회비나 가입비는 없지만 서비스 거래당 수수료율이 적게는 10%, 많게는 30%로 알려져 있다. 수수료 비용 때문에 우회 거래의 위험이 크다는 평가다. 실제로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 간의 신뢰가 쌓인 후에는 개인 간 거래로 돌려 저렴한 가격으로 거래하는 경우가 종종 목격된다.

하지만 미소는 여러 가지 안전장치로 이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관리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클리너가 실수로 물건을 파손한 경우 보험으로 처리해 바로 보상해준다. 또한 서비스 평가가 좋은 클리너에게는 수수료율을 낮추고 최우선으로 고객을 매칭해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준다.

최근에는 이사 서비스도 추가했다. 미소 견적 매니저가 현장에 방문해 입체 촬영한 후 최대 3개 업체의 견적을 제시하면 고객이 선택하는 식이다. 이사 업체 입장에서는 직접 고객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고 고객 입장에서는 이사 서비스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하지만 관련 서비스 역시 미소가 직접 인력을 파견하고 업체들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엔 서비스를 인테리어, 육아, 요리 등 58개 서비스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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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 제너레이션’으로 네트워크 효과 확대

이쯤 되면 궁금한 점이 생긴다. 대체 숨고는 어떻게 돈을 벌까. 고수는 숨고가 제공한 고객 서비스 요청서를 보고 고객에게 견적서를 발송하는 대가로 돈을 낸다. 플랫폼에 캐시를 충전한 후 견적서를 보낼 때마다 일정 금액에 차감되는 ‘Pay-as-you-go’ 형태다. 즉, 고수는 숨고에 돈을 지불하고 유치 가능성이 높은 잠재 고객의 정보를 사오는 것이다. 적게는 1200원부터 많게는 1만1700원까지 부과된다. 거래가 성사되든, 아니든 관계없이 고객 정보를 받아 고객에게 견적서를 제공했다면 금액이 차감된다. 경쟁이 치열한 지역일수록, 서비스 거래 평균 금액이 높은 지역일수록 견적서 요청 가격이 올라가는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 제도도 적용했다. 이렇게 영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해 매출을 내는 것을 흔히 리드 제너레이션(Lead Generation) 방식이라고도 말한다.4

리드 제너레이션 방식은 국내 유사 서비스 중개 플랫폼과 숨고가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플랫폼에서는 거래를 성사시킨 후 수수료를 받는다. 사용자가 익숙한 방식이기도 하고, 매출을 일으키기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수수료 부과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우선, 플랫폼을 통해 만난 서비스 사용자가 제공자가 이후 수수료를 내지 않기 위해 개별적으로 거래해 발생하는 ‘우회 거래’를 방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청소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거래한 두 당사자가 이후에는 개인 연락처로 연락해 수수료 없이 거래를 하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쉽다. 실제로 미국의 청소 서비스 매칭 서비스인 홈조이(HomeJoy)는 이 방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다 창업 5년 만에 문을 닫았다.

결국 숨고는 플랫폼에 지속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 유저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고수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가치는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다. 성사 가능성이 높은 고객 정보를 계속 얻을 수 있다면 돈이 들더라도 플랫폼을 버릴 이유가 없었다.

숨고는 거래 성사율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참’인 고객 정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데이팅 앱을 대입해 생각해보면 쉽다. 좋은 데이트 상대를 매칭해 주기 위해선 고객이 생각하는 이성의 조건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외모부터 직업, 성격, 취미까지 매칭에 유용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파악할수록 좋다. 숨고도 마찬가지다. 고객이 서비스를 요청할 때 최대한 많은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다.

실제로 고객이 숨고 서비스를 요청하기 위해선 10개 안팎으로 구성된 설문 조사를 마쳐야 한다. 중국어 레슨을 받고 싶어 서비스를 신청한다고 가정해보자. 설문 조사를 통해 레슨 목적, 세부 희망 교육 프로그램, 선생님 성별에서 레슨을 받고 싶은 지역까지 모두 선택해야 한다.

서비스 특성별로 꼭 필요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설문 조사도 바뀐다. 인테리어 서비스를 요청할 때에는 면적의 크기, 시공하고 싶은 부분 등과 관련한 질문이 들어간다. 정리정돈 컨설팅 서비스를 요청한 경우 옷장 정리를 원하는지, 부엌 정리를 원하는지 등 원하는 서비스를 구체적으로 신청할 수 있다.

고수들이 ‘이 정보가 없으면 고객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적극 반영했다. 이삿짐 서비스를 하는 고수들은 실제 견적과 고객이 파악한 견적의 차이가 커 현장에서 난처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자주 토로했다. 요청서보다 실제 짐이 많아 추가 비용을 청구하면서 갈등이 종종 빚어지기도 했다. 숨고는 이삿짐 서비스에 한해 사진 첨부 기능을 추가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퍼스널 트레이닝처럼 성별에 민감한 서비스에 한해 고객이 선호하는 성별을 먼저 요청하게끔 설문 조사 질문을 추가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8개 서비스 카테고리, 760여 종의 서비스에 대한 핵심 고객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이때 얼마나 효과적으로 서비스 요청 설문 조사를 설계하는 것인가도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고수들이 원하는 정보가 포함돼 있으면서, 이와 동시에 고객들이 설문 조사를 귀찮게 여겨 서비스 요청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균형’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숨고는 항상 샘플 설문 조사 테스트와 고수들의 반응을 통해 설문 조사의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을 수시로 진행한다.

고객 데이터를 통해 서비스 트렌드를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고수들에게 요즘 ‘뜨는’ 고객 수요를 미리 귀띔해주는 것도 가능해졌다. 여름이 되면 에어컨 청소 수요가 늘어난다. 세탁기 청소 서비스를 등록한 고수에게 에어컨 청소 서비스를 추가로 등록하라고 권유한다. 봄철 미세먼지 관련 서비스 요청이 많아지게 되면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수에게 미세먼지 차단 방충망 설치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사전에 알려준다. 이를 통해 고수들은 자신의 서비스를 잘게 쪼개 다양화할 수 있고, 시장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유연하게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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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성장 과제

숨고는 아직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다양한 플레이어가 같은 시장 내에서 영향력을 넓혀 1등 플랫폼이 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오프라인 노동시장과 연결된 온라인 플랫폼이기에 겪을 수밖에 없는 문제점들을 누가 더 빠르게 해소하고 네트워크를 확대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우선 숨고는 다른 업체들과 다른 전략들을 내세워 차별화하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이 전략으로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는지 여부는 다른 이야기다. 숨고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무엇인지 정리했다.

1. 플랫폼 네트워크 확대의 ‘태생적’ 어려움

플랫폼 비즈니스가 성공하기 위해선 빠르게 많은 유저를 확보해야 한다. 성공한 플랫폼 기업을 보면 어느 순간 유저가 빠르게 늘어나는 구간, 즉 J-커브에 진입해 다른 경쟁자들보다 압도적 시장 지위를 얻는 형태를 보인다. 카카오톡, 배달의민족 등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간다.

하지만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중개 플랫폼은
J커브를 빠르게 달성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우선, 서비스 거래가 완료될 때까지 걸리는 주기가 상대적으로 길다. 회전율이 좋은 식당이 매출을 많이 내는 것처럼 서비스 주기가 길어지면 상대적으로 네트워크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거래 가격과 상품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서비스 경험치가 고객마다 다르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그렇기에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내기도, 추천하기도 어렵다. 물론 오프라인 서비스를 전제로 하는 배달 음식 플랫폼의 확산 속도를 생각해보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배달 플랫폼의 경우 고객들이 ‘내가 주문한 음식을 신속하게 배달해준다’는 간단하고 유사한 경험을 공유한다. 이 부분은 숨고와 같이 주관적 경험 비중이 높은 플랫폼에서는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다.

숨고는 이 문제를 고객에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수에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장점으로 해소하고 있다. 플랫폼을 특정 서비스에 한정하지 않고 확장해 유저들의 진입장벽을 최대한 낮춘 것이다. 향후 이와 같은 숨고의 전략이 다른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 Vertical vs. Horizontal

청소, 인테리어 등 하나의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시장을 수직적 시장(Vertical market), 다양한 서비스를 한 플랫폼에서 확장해 제공하는 시장을 수평적 시장(Horizontal market)이라고 한다. 숨고를 제외한 다른 플랫폼은 모두 수직적 시장을 표방한다. 소수의 서비스로 한정한 후 서비스 제공자와 품질관리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다.

반면 숨고는 다양한 서비스를 한 플랫폼에서 거래하고 검색할 수 있게끔 해 고객과 고수의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하는 수평적 시장을 추구한다. 그렇기에 숨고는 서비스 품질 관리에 필요 이상으로 집중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객과 고수의 자율적 거래에 모든 것을 맡기고 있다. 이를 통해 숨고는 플랫폼의 관리 및 유지를 위한 시간과 자원을 아낄 수 있다.

이와 같은 전략으로 인해 고객이 느낄 수 있는 불만족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실제도 숨고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섬택 또한 아직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수천 달러가 넘는 인테리어 공사를 전문가에게 맡겼는데 결과가 엉망이었다는 고객 후기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숨고는 고객 리뷰나 평가를 통해서 서비스 품질이 낮은 고수들은 계속해서 걸러질 수 있고, 좋은 고수들이 궁극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구조로 플랫폼이 설계돼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초기보다 서비스 관련 만족도가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며 고객들의 불만족스러운 경험이 플랫폼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DBR mini box IV : 경영학적 분석과 향후 과제
숨고의 네트워크 효과에 주목하라

숨고와 같은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중개 플랫폼은 시장 내에서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크기인 임계점(Critical Mass)에 빠른 시간 안에 도달하긴 어렵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공 요인은 해당 플랫폼이 얼마나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네트워크 효과(또는 망외부성)는 Metcalfe(1980, 1995)와 Gilder(1993)가 통신 네트워크에 대하여, Katz와 Shapiro(1985)가 경제적 관점에서 제시한 개념으로 어떠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수요)이 많아질수록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효용(가치)이 크게 증가한다고 했다. 즉, 많은 이용자가 거래비용의 부담 없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제적으로 거래하거나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매치메이킹(match-making)을 통해 대가와 용역을 효율적으로 교환하거나 상호작용함으로써 네트워크효과를 창출하게 된다.

네트워크 효과의 종류와 주요 요인

이러한 네트워크 효과는 크게 직접 네트워크 효과와 간접 네트워크 효과로 나뉘는데 매칭 형태의 플랫폼은 동일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는 이용자의 수가 증가할 때 나타나는 직접 네트워크 효과도 중요하지만 보완 제품이나 서비스의 숫자나 종류가 증가할 때 나타나는 간접 네트워크 효과가 더 의미를 가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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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점은 네트워크 효과가 참여자 간의 연결이 만들어내는 가치 창출 여부다. 이용자가 증가하더라도 이들 간의 상호작용이나 연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네트워크 효과도 발생하지 않는다. 즉, 플랫폼 참여자 수가 많아지면서 얻게 되는 연결이나 상호작용의 효용가치가 비용보다 크지 않으면 네트워크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컴퓨터의 경우 어떤 PC 운영 체계가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운영 체계의 본질적인 이점뿐만 아니라 거기에 연결된 소프트웨어의 종류나 애플리케이션으로부터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카카오 서비스는 단순 메신저 서비스에서 게임, 선물하기, 대리운전, 택시 호출 서비스로 확장했다. 토스는 간편 송금 서비스에서 신용정보 확인, 투자 중개 및 결제 서비스 등을 통해 고객을 확대시키고 있다.

숨고와 같은 플랫폼들이 전문 서비스 1등보다 종합 서비스 2등을 선택하는 것은 이러한 간접 네트워크 효과의 창출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숨고는 한 가지 서비스에 집중하지 않고 라이프스타일과 관련한 서비스 스펙트럼을 확장해 서비스 사용자와 제공자 모두 계속해서 새로운 기회와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의 경우 청소, 이사, 건강, 취미활동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한 플랫폼에서 검색하고 거래할 수 있게 됨으로 탐색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고수는 시장의 트렌드와 수요에 맞게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변주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을 누릴 수 있다.

또한 같은 네트워크 사이즈를 가지고 있더라도 모든 플랫폼이 같은 네트효과를 내는 것도 아니다. 이용자들 간의 상호작용이 많아야 네트워크 강도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즉, 여러 메신저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유사한 수의 대화 상대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특정한 메신저에서 더욱 많은 시간 동안 메신저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이 메신저의 네트워크 강도가 더 높다. 숨고는 고객과 고수 모두 새로운 기회와 거래를 위해 플랫폼으로 지속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네트워크 강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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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측면과 이용자의 플랫폼 선택

숨고와 같은 마켓플레이스 성격의 매칭 플랫폼을 이용할 때 소비자나 서비스 제공자가 탐색비용이나 거래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다면 유사 플랫폼의 탐색과 비교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선택을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여러 온라인 쇼핑몰이 있어도 미국의 소비자들이 아마존의 프라임 멤버십 가입을 통해 쇼핑을 하는 주된 이유는 탐색비용 대비 더 큰 효용가치를 제공해준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이트에서 더 싼 가격을 보더라도 배송의 속도나 비용 절감, 구입한 제품의 쉬운 반환이나 환불 등의 측면에서 아마존이 훨씬 더 매력적이다.

이는 소비자가 기존 플랫폼에서 이용하던 것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갈 때 소요되는 전환비용(switching cost)의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데 전환비용이 높을수록 해당 플랫폼의 가둠(lock-in) 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서비스 기업들은 마일리지나 포인트를 제공하여 고객을 묶어두거나, 또는 고유의 익숙한 인터페이스 이용으로 인해 새로운 서비스 환경에서 학습비용이 많이 들도록 한다.

또한 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지 않고, 시장선도자의 우위(first mover advantage)를 갖지 못하는데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플랫폼이 존재한다고 하면 품질이나 비용과 같은 기존의 전통적인 차별화 요인으로는 경쟁 우위를 갖기가 어렵다. 그렇기에 완전히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로 인식시킬 수 있는 성격의 차별화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또는 카카오톡과 같은 경우 이용자들이 커뮤니케이션 목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소셜네트워크 기반의 서비스 플랫폼이지만 서로 다른 성격이나 활용을 소구하기에 개별적으로 다른 강한 네트워크 효과 우위를 가질 수 있다.

숨고는 기존의 플랫폼과 달리 고객으로부터 서비스 요청서를 받아 가장 적합한 서비스 제공자를 매칭하고 있다. 기존 플랫폼들이 대부분 지역, 날짜 등 기본적인 요소만 고려한다면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목적, 선호하는 서비스 제공자 스타일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취합해 이를 바탕으로 매칭에 들어간다. 고수 입장에서도 거래 성사 가능성이 높은 고객의 정보를 최대한 많이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플랫폼에 비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다고 하겠다.

기대 충족과 지속 사용

경영 정보 시스템과 마케팅 분야의 학술적 연구에서 자주 사용되는 Oliver(1980)의 기대일치이론(Expectation Confirmation Theory)은 소비자의 기대가 예측적이라고 가정할 때 미래의 어떤 시점에서 기대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속성에 대한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소비자는 불만족을 느낀다는 고전적 연구 모형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결국 소비자의 만족이 플랫폼에 대한 지속 사용 의도의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이 모형을 기반으로 여러 가지 형태의 플랫폼에서 지각된 즐거움이나 유용성, 신뢰, 사회적 영향 등이 소비자의 기대나 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숨고 플랫폼의 경우 유사 경쟁 플랫폼에 비해 고객이 가지고 있었던 이용 전 기대가치가 고수들과의 거래나 서비스 혜택을 통해 어떻게 만족(고객경험가치)으로 유도할 수 있는지를 플랫폼 서치, 가입, 거래 프로세스, 그리고 거래 후 관리 등 단계별로 살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렇게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양면시장의 경우 [그림 2]의 에어비앤비 사례와 같이 어느 한쪽의 성장에만 관심을 가지면 서비스 품질이나 공급자 풀링 확보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이 커진다. 플랫폼 내의 성장 선순환 구조(cross-side network effects)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어느 한 쪽의 성장에만 관심을 가지면 서비스 품질 향상, 공급자 풀링 확보에 들어가는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숨고가 ‘원아웃’ 제도를 시행해 고수들로 하여금 책임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는 신뢰 형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실제 서비스 매칭이 이뤄진 후 사용자 리뷰를 기반으로 고수(서비스 제공업자)의 등급을 설정해 사용자들에게 데이터 기반의 업체를 추천하는 필터링 기반 매칭 알고리즘을 설계함으로써 매칭 수가 누적될수록 알고리즘의 정확도와 신뢰도가 높아져 사용자들의 만족도 및 재방문/구매 의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알리바바나 페이스북의 경우 성격은 다르지만 쇼핑몰에 대한 납품업자나 페이스북에 올리는 개인들이나 마켓스토어들이 일정한 품질 수준이 안 되거나 플랫폼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품질 관리 및 자정 노력을 함으로써 지금까지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따라서 숨고도 처음에는 쉽지 않겠지만 플랫폼에 참여하는 고수들에 대한 정보 검색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주고, 고수들의 자격이나 에어비앤비처럼 지속적인 매칭 노력에 대한 평가를 고객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는 거래가 축적될수록 고수들의 자격과 매칭 결과들을 파악해 고수들에게 ‘에어비앤비 플러스’처럼 인증을 부여하고 고수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가격을 더 올려주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동적 가격과 리드 제너레이션 방식의 수익 모델

사실 양면 시장 구조의 플랫폼에서 가격은 어느 정도 플랫폼이 성장하기 전까진 가치 수준을 정하기 어려워 플랫폼 사업자나 참여자에게 비용의 적정 수준을 따지기가 힘들다. 숨고도 초기 ‘Pay-as-you-go’ 방식의 비용/수익 모델을 추진했다가 월 정액제로 변환한 다음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이러한 측면에서 숨고에서 가장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자 다른 유사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요소가 바로 이 ‘리드 제너레이션’ 방식의 수수료 부과 방법이다. 이는 지역이나 경쟁 유무에 상관없이 정해진 요금제 방식이 아닌 거래 성사 가능성이 높은 우량 고객을 서비스 요청 시 정보를 파악해 고수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시장 상황에 맞는 세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도와주고 이에 대한 적정 대가를 받는 것이다. 숨고가 이 모델을 어떻게 성공시킬지 기대가 된다.


참고문헌
1. Bhattacherjee, A. (2001), Understanding Information Systems Continuance: An Expectation-Confirmation Model, MIS Quarterly, 25(3), 351-370.
2. Chun, S. Y. & Hahn, M. (2006), Network Externality and Future Usage of Internet Services, Internet Research, 17(2), 156-168.
3. Divakaran, S. (2020), Network Effect: How To Make Your Content More Valuable?, Digital Uncovered, Available at: https://digitaluncovered.com/network-effect-make-content-valuable/
4. Gilbert, B (2016), Industry 2016, Available at: https://vimeo.com/188095817
5. Gilder, G. (1993), Metcalfe’s Law and Legacy, Forbes ASAP, Sept 1, 1993, 158, PDF 내려받기
6. Katz, M. L. & Shapiro, C. (1985), Network Externality, Competition and Compatibility, The American Economic Review, 75(3), 424-440.
7. Metcalfe, B. (1995), Metcalfe's Law: A Network Becomes More Valuable as it Reaches More Users, InfoWorld, October 2, 1995, 53.
8. Oliver, R. L. (1980), A Cognitive Model of the Antecedents and Consequnces of Satisfaction Decision,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17(3), 460-469.


최정일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 jichoi@ssu.ac.kr
최정일 교수는 미국 네브래스카대학교 링컨 캠퍼스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보스턴 소재 메리맥대 경영학부 교수를 지냈다. 현재 한국경영학회 부회장과 Korea Business Review 저널 편집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주요 연구 관심 분야는 ICT 기반의 서비스 혁신과 비즈니스 전략, 디자인싱킹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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