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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딥러닝, 마케팅 분석의 새 돌파구 될까?

존 R. 하우저(John R. Hauser),글렌 어반(Glen Urban),아르템 티모셴코(Artem Timoshenko),파람비어 딜론(Paramveer Dhillon) | 292호 (2020년 3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딥러닝 기술은 마케팅 분석 활동을 개선해줄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잠재력을 놓치지 않으려면 기업들은 (1) 정교한 고객 타기팅, 신제품 개발 등 딥러닝이 가능케 할 미래의 기회에 대비하고 (2) 소비자 의견, 고객들의 검색 및 구매 결정과 관련된 클릭 경로 등의 데이터를 풍부하게 수집해야 한다. 또 (3) 내부 교육과 신규 인재 영입을 통해 AI 역량을 쌓아야 하고 (4) A/B 테스트 등의 실험을 수립해 다양한 마케팅 변수를 테스트하고 소비자 반응을 예측해야 한다. 이 같은 접근은 예측 정확도를 향상시켜 마케팅 투자수익률을 극대화할 것이다. 아울러 제품 개발의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며 타깃 중심의 제품 디자인, 유통, 프로모션 등을 가능케 할 수도 있다.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20년 겨울 호에 실린 ‘Is Deep Learning a Game Changer for Marketing Analytics?’를 번역한 것입니다.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은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이 인상적인 성과를 낼 수 있게 하고 있다. 가령, 애플의 시리(Siri)는 인간의 목소리를 컴퓨터 명령으로 전환해 아이폰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메시지를 보내고, 낯선 장소에서 길을 찾아준다. 오늘날의 운전자들은 자율주행 기술 덕분에 핸들에서 손을 떼고도 고속도로를 운전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일반 도로에서도 그렇게 될 것이다. 생물학 분야에서는 연구원들이 DNA 기반의 의약품에 쓰일 새로운 분자들을 발굴하고 있다.

딥러닝을 활용한 일련의 활동들을 보면서 많은 이는 이 근본적인 방법론이 마케팅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 놓을지 궁금해 한다. 이 기술은 기업들이 고객의 요구에 부응해 수익성 높은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하는 데 과연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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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러닝 기술로 대량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서 패턴과 통찰을 끌어내는 능력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추세로 보면 기업들이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를 통합해서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훨씬 더 정교하고 분석적으로 포착하고, 그런 정보로 시장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날을 자연스레 상상하게 된다. 예를 들면, 머지않아 슈퍼마켓에서는 안면 인식 기술로 소비자들을 확인하고, 그들의 이전 구매행동에 기반한 쿠폰이 즉석에서 발급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또한 미래에는 소비자가 유튜브를 볼 때 개인 성향에 어필하도록 기획된 광고가 실시간으로 전송될 것이다. 또 딥러닝을 활용해서 소비자의 개인 니즈에 맞는 제품을 디자인하고, 그 디자인을 자동화된 3D프린팅 시스템으로 생산하고 전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조직들은 사업 분야와 유형에 맞는 고유한 방식으로 딥러닝이 가진 힘을 활용할 것이다. 자동차 제조사는 딥러닝 기술로 새로운 고객층을 공략하고, 판매 프로세스를 변경하고, 특정 구매층의 요구에 맞게 제품의 사양을 조정할 것이다. 이 모든 활동을 위해서는 적절한 데이터가 대량으로 필요하며 그 안에는 자동차 수리 데이터, 자동차 품질 및 신뢰성에 대한 고객 평가 데이터, 자동차 등록 정보, 차량 구매와 사용자 경험에 관한 트위터 글, 자신의 차를 올린 페이스북 포스트, 제조사의 고객관계 관리 데이터 파일, 인터넷 클릭 데이터 등이 포함된다. 한편 은행은 새로운 금융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고 고객 유형에 맞게 상품을 홍보하는 데 딥러닝 기술을 활용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고객의 대출 이력과 신용카드 거래 내역, 예금계좌와 적금계좌 기록, 웹사이트 클릭 데이터, 소셜미디어 활동, 상품에 대한 평가, 검색 이력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특정 고객들이 무엇으로부터 가치를 느끼는지에 대한 통찰을 얻을 것이다. 도시에 거주하는 40세의 전문직 소비자는 신용카드에서 무엇을 가장 원할까? 여행 마일리지, 구매 보호 서비스, 캐시백, 저금리 혜택 중 무엇을 가장 선호할까?

확실한 것은 많은 관리자가 이미 브랜드 성과를 추적하고, 프로모션 일정을 세우고,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 통계 모형과 선별적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딥러닝은 이런 분석과 뭐가 다를까? 딥러닝은 근본적인 도약을 가져올까? 아니면 미미한 개선 효과만 가져올 뿐일까? 이 글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신용카드에 대한 필자들의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살펴볼 것이다. 또 연구 결과, 향후 어떤 분석 활동이 필요할지 그 방향성에 대해서도 고민할 것이다.

딥러닝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이런 의문을 품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는 아니다. 이 기술은 관리자들에게 익숙한 기존 분석 방법에 비해 어떤 장점을 제공할까? 딥러닝을 통해 미래를 더 잘 예측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그리고 기업이 딥러닝 분야에서 가장 최신의, 강력한 역량들을 활용하려면 데이터와 기술에 어떤 투자를 해야 할까? 필자들의 연구 결과는 딥러닝 기술이 예측 정확도에 있어서 당장 모든 상황에서 큰 이익이 되진 않겠지만 그럼에도 낙관적으로 볼 수 있는 이유들을 제시한다.


DBR mini box I 연구내용

1. 필자들은 너드월릿 웹사이트에서 신용카드 평가 및 선택과 관련된 사용자들의 클릭 경로 데이터를 포함해 26만 개의 온라인 고객 세션을 분석했다.

2. 인구통계 데이터와 카드 특징들을 바탕으로 최첨단 딥러닝 소프트웨어로 고객들이 선택할 신용카드를 예측했고, 그 결과를 기존 회귀분석 결과와 비교했다.

3. 이 최첨단 기술에 대한 검토 내용과 비교 결과를 바탕으로 딥러닝 기술이 마케팅 분석 영역에서 발휘할 향후 잠재력을 예측했다.



필자들의 실험

필자들은 딥러닝 기술을 기존의 마케팅 분석 방법과 비교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신용카드 전문 대형 온라인 업체인 너드월릿(NerdWallet)에서 제공받은 클릭 경로, 인구통계 정보, 신용카드 광고 노출에 대한 대량의 데이터베이스를 연구했다. 이는 다층 구조를 가진 딥러닝 모델이 과연 기존 모델보다 더 정확하게 소비자의 신용카드 선택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고객의 선택을 예측하는 능력은 제품 디자인, 매체 결정, 제품 홍보 방법, 타깃 고객 결정 등에 대한 의사결정 능력을 개선하는 첫걸음이 된다. 이 글에서 홍보를 통해 구매를 촉진해야 할 제품은 신용카드다. 먼저, 소비자가 무엇에 가장 가치를 두는지 알려면 실험과 예측적 선택 모델링이 필요하다. 필자들은 직감적으로 단순한 회귀분석 모델보다는 딥러닝이 더 명확하고 더 유용한 그림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이 가정을 검증하기 위해 개인 고객 26만 명의 신용카드 선정 프로세스를 25가지 인구통계적 요인(연령, 성별, 가구소득같이 명확한 요인과 신용 점수, 현재 소지한 카드, 우편번호 같은 세부 요인 포함), 카드별 132가지 속성(이자율, 카드 혜택-포인트, 여행 마일리지, 캐시백, 연회비, 할부 혜택 등), 그리고 각 고객이 신청했던 카드를 바탕으로 살펴봤다.

너드월릿 웹사이트는 고객들이 여러 신용카드의 기능을 비교해 자신에게 중요한 속성을 결정할 수 있도록 수백 개의 은행에서 제공하는 2000여 가지 신용카드에 대한 정보들과 전문가들의 리뷰를 한데 모아놓았다. 이곳에는 사용자가 웹사이트에서 살펴본 신용카드에 대한 기록도 남는다. 또 너드월릿은 사용자가 더 자세한 내용을 보려고 클릭했거나 비교를 하기 위해 선택한 카드에도 주목한다. 사용자가 너드월릿 사이트에서 원하는 신용카드를 결정하면 그들은 해당 카드를 제공하는 은행 웹사이트로 바로 넘어가 신청 과정을 완료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 행동을 최종 선택의 지표로 삼았다.

필자들은 너드월릿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3가지 선택 모델을 비교했다. (DBR mini box II ‘분석가를 위한 기술적 노트’ 참고.) 첫 번째는 사용자의 선택을 인구통계적 요인, 신용카드 속성의 함수로 표현하는 선형 회귀 모델이다. 이 모델에서는 각각의 변수가 단일 방정식을 통해 신용카드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령, 신용카드로 1000달러를 청구할 때마다 0.058배의 보너스 포인트가 적립된다고 할 때, 이 계수는 소비자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그린카드를 선택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준다.

두 번째는 간단한 딥러닝 모델로, 입력 변수들과 선택 확률 사이에 많은 감춰진 레이어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보너스 포인트 같은 입력 변수가 숨은 변수와 연결되고, 이렇게 연결된 변수가 선택 확률로 이어진다. 이때 숨은 변수들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대신 첫 번째 단계에서 입력 변수들이 결합되고, 이렇게 결합된 변수들은 그다음 단계에서 다른 숨은 변수들과 연결되면서 또 새로운 결합물이 된다. 설명만 들으면 쓸데없이 복잡한 것 같지만 숨은 변수들이 감춰진 레이어, 즉 여러 은닉층에 걸쳐 결합하는 것이 딥러닝 기술의 강력한 힘이기도 하다. 딥러닝이라는 이름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필자들이 개발한 모델은 3가지 단계로 진행됐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인구통계적 요인, 카드 속성 등이 일련의 숨은 변수들에 미치는 영향을 포착했다. 그런 다음 그 숨은 변수들이 다음 단계의 숨은 변수들에 미치는 영향력을 살펴봤다. 필자들은 이 모델이 복잡한 상호작용과 비선형성을 일으키는 3개의 숨겨진 레이어를 통해 소비자의 카드 선택을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기를 바랐다.

세 번째 모델은 단순한 딥러닝 모델을 좀 더 발전시킨 형태다. 여기서 종속 변수는 소비자가 최종 선택을 고려하는 카드와 선택 확률이다. 이 모델은 클릭 경로를 바탕으로 파악한 구매 프로세스에 대한 세부 정보, 나아가 소비자가 고려한 다른 신용카드들도 분석에 넣었다. 필자들은 구매 프로세스에 소비자들이 고려하는 이런 추가적인 요소까지 더하면 기초적인 딥러닝 모델보다는 최종 선택을 정확하게 예측할 확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DBR mini box II 분석가를 위한 기술적 노트

이 표에서는 딥러닝과 기존 분석 방법 간 차이를 좀 더 기술적인 용어로 설명하고 정확도의 우위를 수익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하겠다. 기초적인 통계 지식이 있으면 아래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소비자 반응은 가격, 프로모션, 광고, 유통 등의 요인(독립변수)에 대한 매출(종속변수)의 선형 관계를 보여주는 단일 방정식 모델을 통해 분석돼 왔다. 오늘날의 최신 분석 기술은 선택한 데이터(구매, 비구매, 구매량 등)를 활용한 단일 방정식(논리) 모델을 사용하며 이때 종속변수는 개인 소비자의 선택이다. 그리고 독립변수에는 인터넷 광고 노출, 검색 활동, 인구통계적 요소, 충성도, 가격, 광고와 프로모션 비용, 유통, 제품 특징 등 다양한 마케팅 척도가 포함된다. 이런 데이터는 과거에 소비자가 한 선택들을 가장 잘 재현하는 모델 파라미터를 찾는 데 사용된다. 분석 결과와 파라미터가 ‘유의미(즉 우연히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한)’한지, 아닌지는 통계적 수치로 결정된다.

딥러닝은 이런 변수들로부터 소비자 반응을 예측하는 데 다른 접근법을 사용한다. 단일 방정식에 의존하는 대신 숨은 변수들과 감춰진 레이어, 즉 은닉층들로 이뤄진 신경망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가령, 신경망에 세 개의 은닉층이 있고, 첫 번째 층에 10개의 입력 변수가 10개의 숨은 변수들에 연결돼 있다면 첫 번째 층에서 추정할 파라미터는 100개가 될 것이다. 두 번째 층은 비선형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중간층에 포함된 숨은 변수는 더 많을 수도 있고 더 적을 수도 있다. 사실 추정해야 할 계수가 수백 개에 이를 수도 있다. 이렇게 많은 계수를 예측하기 위해 딥러닝 알고리즘은 데이터를 다음과 같이 3개 섹션으로 나눈다.

• 첫 번째 섹션은 손실을 최소화하고 모델이 데이터에 얼마나 적합한지를 측정하는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모델을 ‘교육’하는 데 사용된다. 즉 과거에 한 선택들을 설명하기 위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작업이다. 이때 분석자들은 오버피팅(overfitting•과적합)을 방지하고 노이즈에 덜 민감하도록 모델을 설계한다.

• 데이터의 두 번째 섹션은 모델의 전체 아키텍처(은닉층의 수와 그런 층들 사이의 비선형적 변환 유형)를 결정하는 데 사용된다.

• 마지막 섹션은 예측 정확도를 테스트하는 데 사용된다.

예측 정확도의 개선 정도를 금전적 혜택으로 환산하는 것은 지금도 활발히 연구되는 분야다. 가장 일반적인 접근은 개선된 정확도를 통해 내린 결정, 그리고 이 결정에 따른 수익을 살펴보는 방법이다. 이런 접근의 결과는 결정의 구체적인 유형과 기업 마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가령, 대출 연체율은 조금만 낮춰도 신용카드 발행사의 수익 증진에 크게 기여한다. 그런데 비슷한 수준으로 개선된다고 가정했을 때 브랜드를 잘 선택하는 건 광고 예산을 더 잘 할당하는 것보다 높은 수익을 내기 어렵다.

모델링 기반의 딥러닝은 상대적으로 새로운 기술이다. 파라미터를 예측하는 알고리즘도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에는 최선의 파라미터 추정치를 생성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적대적 경쟁(dueling adversarial)’ 모델이 최첨단 딥러닝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고 있다. 데이터 융합(data fusion)과 새로운 알고리즘, 그리고 점점 더 다양해지고 풍부해지는 데이터 덕분에 반응 분석은 더 발전될 것이다.i


분석 결과

필자들의 분석에서는 딥러닝을 이용한 두 모델이 기존 접근법보다 신용카드 선택을 더 정확히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DBR mini box III ‘딥러닝 모델은 어떤 면에서 기존 마케팅 분석을 능가하는가?’ 참고.)

단순한 회귀분석 모델은 70.5%의 정확도를 보였다. 이는 전체 사례의 70.5%에서 해당 고객이 어떤 카드를 신청하고, 어떤 카드는 신청하지 않을지를 정확히 예측했다는 의미다. 단순한 딥러닝 모델의 정확도는 이보다 조금 더 높은 71.7%를 기록했으며, 더 정교한 딥러닝 모델은 73%의 정확도를 보였다.

잠재적 레이어를 추가할수록 정확도가 더 극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것은 지나친 기대였다. 분석 결과를 보면 경험을 바탕으로 잘 설계된 선형 회귀 모델도 꽤 정확하고 강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양한 파라미터, 즉 인구통계적 요소들과 카드 속성의 수를 늘리면 기존 접근법만으로도 결과를 잘 예측할 수 있었다.


DBR mini box III

딥러닝 모델은 어떤 면에서 기존 마케팅 분석을 능가하는가?

투입된 마케팅 활동에 따른 판매 효과를 예측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간단한 분석에 속한다. 많은 조직이 가격, 광고, 프로모션, 유통 관련 변화가 일으키는 효과를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전통적인 통계 방법과 툴들을 다양하게 사용한다. 브랜드 매니저들이 간단한 모델과 온라인 대시보드로 마케팅 효과를 추적하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다. 때로는 A/B 테스트를 사용하기도 한다. 새로운 마케팅 오퍼에 소비자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대한 통계적 감만 있으면 결과를 개선하기 위해 변수들을 조정할 수도 있다.

딥러닝은 소비자의 태도 변화와 쇼핑 및 구매 행동 변화를 예측하는 데 전통적인 통계 모델들보다 분명한 이점이 있고, 이는 수익 개선 기회로 연결될 수 있다.

• 딥러닝 기술의 첫 번째 장점은 기업이 더 많은 상호작용과 비선형성을 파악해 고객에 대한 종합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딥러닝은 단일 방정식으로 소비자 반응을 모델링하는 대신 서로 연결된 실제 변수와 숨은 변수들로 구성된 여러 레이어를 사용한다. 예컨대, 딥러닝 모델에서는 매출이 마케팅 프로모션의 결과로 발생했더라도 그게 전부가 아니다. 실제 그 매출을 일으킨 소비자 반응이 있기까지 신경망의 감춰진 층들에 포함된 숨은 변수들로 연결된 광고 카피, 브랜드의 소셜미디어 영향력이 더 직접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이런 네트워크에서는 변수들이 복잡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한다. 이런 특징 때문에 효과를 해석하기가 더 까다로울 때도 있다. 그러나 이런 상호작용은 예측 정확도를 높여주기도 한다.

• 두 번째 장점은 예측 성공을 위해 사용되는 기술적 기준들과 관련돼 있다. 전통적인 통계 기법에서는 관계의 이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성공의 기준이 된다. 반대로 딥러닝은 새로운 데이터로 소비자의 선택과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지가 성공의 기준이 된다. 이런 측면은 소비자 반응을 예측하는 모델을 고도화하고, 예측이 실제로 일어날 확률을 높여준다.

• 마지막 장점은 딥러닝이 수치 데이터와 더불어 언어 및 시각 데이터까지 동시에 처리하는 방식에 있다. 이런 장점은 오늘날처럼 인터넷이 상용화된 환경에서 특히 가치가 있다. 가용 데이터에 사용자 의견 및 다른 비수치 콘텐츠를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딥러닝 모델은 매출 정보와 마케팅 지출 내역 같은 전통적인 데이터베이스와 더불어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포스트 같은 거대한 데이터베이스까지 결합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이며 그런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기업은 예산을 얼마나 써야 할까?” 같은 광범위한 질문을 검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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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과 효과

그래서 필자들의 연구는 딥러닝의 잠재력에 대해 무엇을 말해줄까? 선택 예측력에 대한 개선 효과가 이렇게 미미한데 마케팅 조직이 지금 이 기술에 투자하고 중대한 역량을 개발하는 것이 타당할까? 기존 데이터를 이용할 때보다 예측 정확도를 이 정도로 조금밖에 개선할 수 없다면 대부분의 경우 막대한 투자를 합리화할 만큼 충분히 높은 수익을 창출하기는 힘들다는 게 필자들의 주장이다. 조직은 무턱대고 딥러닝 기술에 뛰어들기 전에 잠재적 혜택 이상의 것들을 살펴보고 실행에 따르는 비용과 어려움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딥러닝 기술의 큰 단점은 어떤 변수가 가장 큰 반응을 일으키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신용카드에서 여행 포인트와 낮은 이자율 중 소비자의 선택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일까? 이런 변수들은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너무나 많은 감춰진 레이어를 통해 처리되므로 요인 하나의 영향력을 측정하기가 어렵다. 변수 하나에 변화를 줬을 때 나타나는 효과를 시뮬레이션할 수는 있지만 그 효과는 모델의 복잡한 구조에 포함된 다른 모든 변수의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마케팅 관리자가 가진 직관적인 판단을 모델 결과와 연관시키기 까다롭고, 이 때문에 모델을 실행하기가 어렵다.

고려할 요인은 또 있다. 딥러닝 기술을 습득하는 데 필요한 비용, 이를 구현할 직원, 그리고 상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데이터 비용도 따져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요즘 컴퓨터가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딥러닝 모델을 돌리려면 엄청난 컴퓨터 파워가 필요하고, 이를 구동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실시간 구현이 필요한 경우, 이는 실질적인 한계로 작용한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조금 더 뛰어난 예측력으로 큰 비용 절감이나 수익 기회를 창출하지 않는 기존의 데이터 분석 기법을 딥러닝으로 대체해야 할 명분을 찾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들은 특정 맥락에서 딥러닝에 대한 전망이 아직 밝다고 여긴다. 딥러닝 모델은 영상과 비수치 데이터 등 ‘리치(rich, 소비자 행동 예측을 목적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빅데이터와 구별해서 리치 데이터라 지칭-역주)’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하는 데 있어 기존의 회귀분석과 비교해 상당한 이점을 가진다. 리치 데이터에는 아마존 리뷰, 인스타그램 포스트, 페이스북 포스트, 기업 웹사이트에 등록된 댓글 등 사용자들이 생성한 콘텐츠가 포함되는데, 이런 데이터의 잠재적 가치는 상당히 높다. 너드월릿 사이트에도 세부적인 검색 데이터와 상품 데이터가 포함돼 있긴 하다. 그러나 리치 데이터라 말할 수준에는 이르지 못해 여기서 리치 데이터가 가지는 이점을 얻어 내지는 못했다. 만약 소비자들이 신용카드에 대해 구두로 평가한 내용 등이 포함됐다면 예측 정확도를 더 높일 수 있었을 것이다.

딥러닝은 이질적이고 비구조화된 데이터 패턴을 파악하는 데 특히 적합하다. 예를 들어, 필자들은 최근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신제품 아이디어를 내고 도면에 그린 자동차 프로토타입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예측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딥러닝 기반의 모델을 개발했다.1 또 다른 사례에서 연구원들은 고객들의 뉴스 소비 행태를 바탕으로 향후 시청 습관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2 최근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브랜드 의류 사진들을 분석해서 어떤 아이템에 대한 고객 반품 확률이 가장 높은지, 어떤 유형의 쿠폰이 가장 큰 수익을 낼 것인지 예측하는 데 딥러닝 모델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3 관리자들은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제품 반품 정책과 할인 전략을 더 효과적으로 개발할 수 있었다. 필자들 중 일부가 수행한 이전 연구 결과를 보면 기업들은 딥러닝 방법론으로 사용자 생성 콘텐츠를 더 효율적으로 선별할 수 있었다. 그리고 분석 전문가들은 이를 바탕으로 기존 방법론보다 훨씬 낮은 비용으로도 고객의 니즈를 알 수 있는 알짜 리뷰들을 중점적으로 분석해 냈다.4

딥러닝 애플리케이션의 새로운 기회들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딥러닝은 실험을 장려하고, A/B 테스트(두 대안을 비교 평가해서 최적의 안을 선정하는 실험-역주)와 그 결과에 따른 변화를 실제로 적용할 수 있을지 보여준다. 필자들은 이미 소비자의 인지 스타일에 맞게끔 온라인 광고 콘텐츠와 영상을 조정해주는 간단한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와 함께 각 고객 집단을 위한 최고의 광고 카피가 무엇인지를 적응형 학습 방식으로 파악해주는 AI 기반의 실시간 실험 시스템도 개발했다. 기존의 통계 모델은 고객 전체를 공략하는 온라인 광고를 집행하게 해준다. 하지만 AI 시스템은 마케팅 담당자들이 개인의 인지 및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따라 맞춤형 광고 카피를 개발하고, 고객의 시각적 선호도에 맞춰 사진과 그래픽을 조정하고, 고객의 의사 결정 스타일에 부합하도록 통계와 다른 증거를 종합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애플리케이션은 이미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지만 딥러닝 기반의 새로운 알고리즘과 더 포괄적인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할 경우 한층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5


기업을 위한 시사점

이 모든 결과가 기업에는 어떤 의미를 줄까? 필자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마케팅 관리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주요 교훈들을 제시한다.

1. 미래의 기회에 대비하라. 통계 기반의 기존 시스템은 마케팅 분석에서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딥러닝이 지금의 마케팅 활동을 어떻게 개선하고 새로운 문제에 어떤 솔루션을 줄 수 있을지는 지금부터 상상해 봐야 한다. 딥러닝이 특히 잠재력을 발휘할 만한 영역으로는 정교한 프로모션 예산 편성과 일정 계획, 진보된 고객 타기팅, 철저한 신제품 개발 등이 있다.

2. 리치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하라. 다양한 출처에서 수집한 여러 유형의 데이터를 통합하면 소비자 반응 분석과 마케팅 자원 최적화 분야에서 큰 도약을 이끌 수 있다. 딥러닝을 구현하다 보면 데이터 수집과 데이터베이스 생성, 그리고 데이터 무결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신용카드 선택에 대한 본 연구에서 비용의 50% 이상은 데이터 수집, 라벨링, 클리닝과 관련된 작업에 쓰였다. 따라서 딥러닝의 이점을 탐색할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관리자들이라면 회사 웹사이트는 물론 아마존, 트위터,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소비자 의견, 나아가 고객들의 검색 및 구매 결정과 관련된 클릭 경로 기록들을 수집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에 투자해야 한다.

3. 내부 교육과 신규 인재 영입을 통해 역량을 쌓아라. 딥러닝 기술로 기회를 잡으려면 데이터베이스를 다룰 줄 아는 내부 전문가가 필요하다. 리치 데이터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데이터로 이전에는 풀지 못했던 마케팅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전략적 통찰력을 찾을 수 있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리치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AI에 대한 고도의 지식이 필요하고, 내부 인력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컨설턴트 고용을 위한 예산도 필요하다.

4. 실험 계획을 수립하라. 더 효율적이고 더 나은 A/B 테스트를 실행하는 데뿐만 아니라 새로운 마케팅 변수들을 테스트하는 데도 딥러닝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딥러닝의 가장 위대한 잠재력은 소비자 반응을 측정하기 위해 다양한 변수를 체계적으로 사용하는 실험을 통해 나타날 것이다. 최신 기술을 활용하면 사용자마다 다른 자극 요소를 실시간으로 적용할 수 있다. 그런 다음 딥러닝 방식으로 실험을 분석하면 된다.


미래를 위한 제언

기술을 구현하는 데 따르는 비용과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필자들은 딥러닝 기술의 잠재력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 이 기술은 리치 데이터베이스 분석과 실시간 실험을 통해 최신 마케팅 활동을 발전시킬 여지가 있다. 딥러닝 애플리케이션은 마케팅 분석에서 다음 3가지의 이점을 가져온다: (1) 고객 반응에 대한 예측 정확도를 향상시켜서 수익과 마케팅 투자수익률(ROI)을 극대화하고, (2) 제품 개발에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며, (3) 타깃 중심의 제품 디자인, 유통, 프로모션, 매체 최적화를 가능하게 한다. 오래된 데이터와 기존 분석 기법으로는 제한된 개선 효과만 기대할 수 있지만 새로운 분석 애플리케이션의 향상된 정확도와 통찰력은 딥러닝 기술 및 데이터에 대한 투자를 정당화할 것이다.


번역 |김성아 dazzlingkim@gmail.com


필자소개
글렌 어반(Glen Urban)은 MIT 슬론경영대학원의 마케팅 명예 교수이자 데이비드 오스틴(David Austin) 후원 교수다. 아르템 티모셴코(Artem Timoshenko)는 노스웨스턴대의 마케팅 조교수다. 파람비어 딜론(Paramveer Dhillon)은 미시간대의 정보학 조교수다. 존 R. 하우저(John R. Hauser)는 MIT 슬론경영대학원 마케팅 분야의 기린(Kirin) 후원 교수다. 이 글에 의견이 있는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61212에 접속해 남겨 주시기 바란다.

감사의 말
필자들은 본 연구를 위해 자금을 지원해 준 수루가은행(Suruga Bank)과 MIT 디지털경제연구소, 그리고 연구 데이터를 제공해 준 너드월릿(NerdWallet)과 컴스코어(Comscore)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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