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좁게 만드는 허브의 힘

16호 (2008년 9월 Issue 1)

세상 참 좁다”는 얘기를 할 때 ‘6단계 분리(six degrees of separation)’ 이론이 자주 언급된다. 1960년대 미국 하버드대 사회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 교수가 실험을 통해 세상은 6명만 거치면 모두 연결된다고 발표한 내용이다. 최근 이 이론이 MS 메신저에도 적용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연구원인 에릭 호비츠가 전 세계 2억 4000만 명의 MS 메신저 사용자들이 주고받은 메시지를 분석한 결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최소 6.6명을 거쳐 연결될 수 있었다고 한다.
 
예전에 읽은 ‘링크’라는 책이 떠오른다. 네트워크 이론의 세계적 권위자인 알버트 라즐로 바라바시는 이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허브는 전체 네트워크의 구조를 지배하며, 엄청나게 많은 수의 노드(node)와 링크를 가지고 시스템 내의 두 노드 간 경로를 짧게 만듦으로써 이것을 좁은 세상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 결과 지구상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두 사람 간의 평균 거리는 6이지만, 임의의 사람과 커넥터 간 거리는 대개 1, 2의 링크 연쇄에 불과하다. 이와 마찬가지로 웹 상의 두 페이지 사이는 평균 19클릭만큼의 거리지만, 거대한 허브인 야후닷컴은 대부분의 웹 페이지에서 2, 3 클릭 만에 도달할 수 있다.”
 
거대 허브를 이용해 성장한 신생 노드들
네트워크 세상에서는 연결이 생명이다. 허브는 연결이 지배하는 네트워크 세상에서 엄청난 파워를 갖는다. 허브를 통해 세상이 좁아지고 수많은 노드가 가치를 공유한다. 네트워크 상에서는 노드와 노드 간 연결을 지배하는 거대한 허브를 통하지 않고는 대규모 연결을 이끌어내기가 어렵다.
 
웹 상에서 볼 때 우리나라엔 네이버, 미국엔 구글이라는 거대 허브가 있다. 최근 급성장세를 보인 사이트들은 거대 허브의 링크 지배력과 조화를 이루면서 트래픽이 크게 증가했다. 위키피디아의 트래픽이 성장하게 된 원동력은 구글이다. 위키피디아의 콘텐츠가 풍성해지면서 구글 검색 결과에서의 높은 페이지 랭크를 바탕으로 페이지 상단에 노출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유튜브의 트래픽이 급성장한 것도 구글의 유니버설 검색 덕분이다. 구글의 검색 결과에 유튜브의 비디오 리스팅이 직접 노출되면서 유튜브 트래픽이 증가한 것이다. 블로그 서비스인 티스토리와 이글루스 트래픽이 급등세를 타기 시작한 것 역시 네이버 블로그 검색 결과에 대거 노출되면서부터였다. 이 사례들은 네트워크 상에서 허브 크기가 크면 클수록 신생 노드는 허브의 힘을 잘 이용해야 의미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허브와 윈윈 관계 맺기
처음 시작하는 노드가 아무리 매력적이라 하더라도 링크 지배력은 아직 현저히 낮기 때문에 자신의 매력을 세상에 널리 전파할 매개체가 필요하다. 그 매개체가 바로 허브다.
 
연결을 주도하는 허브는 수많은 노드에 대한 강한 지배력을 가진 것만큼이나 수많은 노드에 의존하고 있게 마련이다. 허브의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고 어떻게 허브와 윈윈 관계를 형성하면서 작은 허브로 성장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현재 가공할 만한 링크 지배력을 과시하는 거대 허브들도 한때는 작은 노드에 지나지 않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허브로서의 성장에 성장을 거듭한 것이다.
 
거대 허브의 힘을 이용하면 앞에서 언급했듯이 재미난 일들이 일어난다. 위키피디아처럼 자신의 성장을 도와준 거대 허브(구글)를 위협할 정도의 허브로 성장할 수도 있고, 유튜브처럼 거대 허브(구글)에 인수를 당할 수도 있다.
 
거대 허브는 무질서로 가득한 네트워크 세계에서 자기조직화 메커니즘을 통해 질서를 이룩한 존재다. 거대 허브의 힘을 이용한다는 것은 거대 허브가 오랜 세월을 거쳐 경험한 자기조직화의 메커니즘 속으로 편입됨을 의미한다. 세상을 좁게 만드는 거대 허브와 어떤 관계를 맺느냐 하는 것은 노드 성장에 분명 중요한 변수다.
 
필자는 인터넷 회사에서 웹 서비스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 ‘Read & Lead’에서 웹·경영·자기계발과 관련한 다양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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