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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코드 CEO포럼

나노기술과 친환경적 미래인간

정임수 | 12호 (2008년 7월 Issue 1)

나노기술이란
나노(nano)는 10억분의 1이라는 뜻이다. 1나노미터 크기는 원자 4개 정도의 크기, 즉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굵기 정도다. 나노 테크놀로지(NT, Nano Te- chnology)는 1에서 100나노미터 아래 크기로 내려갈 때 쓰는 말이다.
 
나노기술은 2000년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나노’라는 말을 쓰면서 일반 대중에게 알려졌다. 클린턴은 당시 나노기술을 3가지 예를 들어 설명했다.
 
솜털 같은 무게로 강철의 10배에 이르는 물질을 만들어 낼 수 있고, 국회 도서관에 소장하고 있는 방대한 자료를 각설탕만한 소자 안에 담을 수 있으며, 암세포가 만들어지기 시작할 때부터 감지해낼 수 있다.’”
 
우리 삶을 바꾸는 나노기술
“20세기 말부터 과학기술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복제양 돌리로 상징되는 BI가 대표적이다. 또한 인간 게놈은 나노기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나노 바이오의 대표적인 사례다. 나노기술을 통해 2000년에 DNA의 염기서열을 읽었다.
 
나노기술이 접목된 또 다른 분야는 IT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0NT를 써 세계 최초로 30나노 64기가(Gb)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했다. 컨버전스(convergence)가 화두로 되고 있는 가운데, 여러 기술이 합쳐져 고성능의 탄소 나노튜브 섬유도 만들 수 있다. 탄소 나노튜브는 굉장히 강해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이를 이용해 옷 자체로 쓸 수도 있고, 전자기기에 쓰면 옷이 화면이나 건강측정기가 되기도 한다. 나노기술이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하고 있고, 이를 통해 우리의 생활이 달리지고 있다.”
 
이제 화두는 에너지 문제
“2004년이 두 번째 안식년이었다. 뭔가 새로운 연구 주제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전부터 환경, 에너지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ET의 E는 에너지(Energy)뿐만 아니라 생태(Ecology), 환경(Environment)을 나타낸다. 앞으로 대두될 가장 중요한 주제가 에너지라고 결론을 내렸다.
 
미래를 생각할 때 피부로 느끼는 게 전 지구적인 환경 문제다. 과거 환경이라고 하면 오염을 먼저 떠올렸다. 물론 이것도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이제는 이산화탄소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가장 큰 문제다.
 
과거 논란이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과학자가 이산화탄소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것이 지구의 평균 온도가 높아지는 것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데 동의한다. 지난 1000년 동안 지구의 온도와 대기 중 이산화탄소량을 측정한 데이터를 보면 놀랍게도 1950년 이후 두 데이터가 동시에 뛰고 있다.
 
역시 원인은 자동차를 비롯해 석탄, 석유 등 화석 에너지를 이용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때문이다. 현재 속도가 유지된다면 몇 십 년 후에는 인류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문명의 발전이나 미래의 양상이 달라질 것이다. 나는 길게 잡아 이를 30년 으로 본다.
 
그런데 현실은 중국, 인도 등 못 살던 나라들의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화석 연료 수요가 더 늘고 있고 에너지 자원은 심각한 속도로 고갈되고 있다. 해결할 길이 더 어려워지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나는 과학자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됐고, 에너지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다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됐다.”
 
친환경, 기술주도형의 수소에너지
수소에너지는 자원 의존적이지 않고 기술주도적이다. 수소 시대가 되면 자원을 많이 가진 나라보다 기술을 가진 나라가 중요하게 된다. 수소는 기본적으로 물을 분해하면 나온다. 물은 어디에나 있다. 수소를 사용하면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고, 그것이 다시 물로 돌아간다. 물에서 시작해 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처럼 수소는 재생 가능하며 자원의 지속성을 갖는다. 그래서 다른 오염 물질도 없고 이산화탄소 배출 또한 전무하다.
 
그런데 수소에너지를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데 3가지 과제가 있다. 첫째 수소를 만들어야 하고, 둘째 이를 저장해야 하며, 셋째 이를 이용해 동력용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가 필요하다.
 
수소를 생산하는 데는 특별한 기술적 어려움이 없지만 수소를 저장하는 게 문제가 된다. 수소는 우주에 존재하는 존재 가운데 가장 가볍고 부피가 크기 때문에 저장에 어려움이 따른다. 자동차 한 대가 500km를 달리려면 집채보다 더 큰 수소탱크를 싣고 다녀야 한다. 따라서 압축해서 저장해야 하는데 압축하면 폭발 위험이 커진다.”
 
NT와 ET 융합기술: 수소(H2) 저장
따라서 현재로서는 수소를 저장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수소를 저장하는 방법으로는 먼저 압축해서 고압가스 탱크에 저장하는 방식이 있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대로 폭발 위험 등 안전 문제가 따른다.
 
두 번째로 수소를 액체로 만들어 저장하는 액화수소가 있다. BMW는 이 방식으로 2006년 수소 자동차 ‘하이드로진7’을 내놓았다. 수소를 액체로 만들면 부피는 크게 줄어들어 저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수소를 액체로 만들려면 영하 250도까지 끌어내야 하는 문제가 있고, 막대한 비용과 에너지가 든다.
 
마지막으로 수소를 고체를 만드는 방법이 있다. 기체는 압축해야 하므로 폭발 위험성이 있고, 액체는 상온에서 저장할 수 없으니 안전한 고체로 만들자는 것. 실제로 많은 과학자들이 수소를 성분으로 갖는 고체에 대해 수십 년 동안 연구를 해 왔지만 잘 안되고 있다. 그래서 나노기술을 이용해 수소를 고체화하려는 연구가 시작되고 있다.
 
나도 2005년에 시작해서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이 분야에 입문했다. 나는 수소를 그냥 고체 성분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노기술을 이용해 나노 저장체에 기체분자가 고체처럼 빽빽하게 달라붙는 경우를 연구했다. 가는 실처럼 생긴 ‘폴리머’라는 물질에 ‘티타늄’이라는 금속 원자를 부착시키면 다량의 수소가 상온에서 달라붙어 저장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최근에는 더욱 다양한 물질을 시험했다.”
 
수소 자동차 실용화 기술 선점해야
수소 저장하면 역시 자동차가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이다. 전문가들이 내놓은 과학기술 로드맵이 있다. 이에 따르면 2005년부터 하이브리드카가 점점 늘어나 2010년이 되면 본격적으로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수소 자동차는 2020년에 상용화가 시작돼 2040년에 대부분의 자동차가 수소 자동차로 대체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런데 현재 예상보다 연구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사람들은 왜 하이브리드카로 끝나지 않고 다른 자동차가 나올 필요가 있는지 물어본다. 하이브리드카는 휘발유를 쓰는 자동차다. 휘발유 에너지가 낭비되는 부분을 전기로 저장했다가 이후 휘발유와 전기 에너지 가운데 효율적인 것을 골라 쓰기 때문에 효율이 높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석유를 쓰기 때문에 앞으로 30년 정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을 볼 때 수소 자동차를 상용화 하려면 저장 문제 등 중요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세계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고, 우리도 세계적인 경쟁을 하고 있다.
 
탄소 나노를 연구할 때는 미국 연구팀과 협력을 많이 했다. 하지만 수소에너지 연구는 처음부터 외국과 협력하지 않았다. 물론 우리 팀에 베트남, 중국 학생들이 있다. 이 나라들이 이 분야의 기술 속도가 뒤처져 있긴 하지만 워낙 쫓아오는 속도가 빨라서 510년 내에 우리나라를 추월할 분야도 있다. 서글픈 얘기지만 앞으로 계속 우수한 외국 학생을 우리 연구팀으로 뽑는 것이 바람직한지 걱정된다.
 
다른 나라 연구팀과 비교하면 우리 수준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종사하는 사람의 수로 보면 다른 나라가 10배 정도 많다. 수가 많으니 확률적으로 외국 연구팀이 더 잘할 가능성은 높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팀은 수소 자동차 실용화가 선택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먼저 성공해야 한다는 각오로 연구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 수소 에너지는 원료가 필요 없는 기술 집약적 분야다. 수소 시대가 되면 자원을 많이 가진 나라보다 기술을 가진 나라가 앞선다. 따라서 우리는 미래의 세계 경제를 좌우할 에너지 주도권을 한국이 쥔다는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
 
정리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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