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Biz & Art Conference

창조의 시대, 경영과 예술 접목은 필수

119호 (2012년 12월 Issue 2)

 

 

 

편집자주

21세기는문화 예술의 시대입니다. 문화 예술은 개인의 삶과 사회를 풍요롭게 할 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과 국가 경제의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예술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영자원으로 예술을 활용해 창의성과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메세나협의회의 후원으로 1116일 열린 ‘2012 Biz&Art Conference’의 주요 내용을 요약합니다.

※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김정수(서강대 영미어문학과 4학년), 김현태(서울시립대 경영학과 4학년), 윤경미(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이태용(건국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기조 강연>

조동성 서울대 교수

이번 포럼의 두 가지 주제, 예술과 경영에 대해 현재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소개하려고 한다. 우선 소개할 첫 번째 과목은디자인과 경영전략이다. 경영학이 추구하는 목표는 효율성, 즉 인풋(input) 대비 아웃풋(output)을 늘리는 것인데 경영이 이런 식으로만 흘러가면 기업인들이 비판받는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다. 사회 구성원들이 각자 추구하는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서로 부딪치지 않으며 조화롭게 살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기업에는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주주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지난 몇 백 년 동안 지배적이었다. 이런 사고방식 때문에 각종 문제가 발생했고 최근 기업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면서 월스트리트 점령 같은 파괴적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제는 기업의 경영가치가 균형을 갖고 더 나은 삶을 얻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여기서 사회적 기업이라는 새로운 기업 형태가 많이 모색된다. 사기업이 사회적 성격을 갖지 않고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은 공감하면서도 역으로 사회적 기업이 사기업적 효율성이 없어도 되느냐는 문제에는 둔감한 경우가 많다. 그렇게 간다면 정부의 지원이 끊기는 순간 대부분의 사회적 기업이 없어질 것이다. 이제는 사회적 기업이든, 사기업이든 두 가지 축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두 번째 과목은기업과 사회적 책임이다. 나눔을 추구한다. 100년 전 헨리 포드로 상징되는 생산관리가 경영학의 문을 열었다. 1950년대에 접어들면서 만들어도 안 팔리는 시대가 됐다. 필립 코틀러로 대표되는 마케팅의 시대가 열렸다. 오일쇼크가 일어난 1970년대 이후에는 미래가 안 보이니까 전략을 추구했다. 마이클 포터라는 상징적 인물의 이론이 경영학을 지배했다. 전략이 보편화되면서 뒤집어보자 해서 혁신이 나타났고 1990년대 잭 웰치 등이 혁신을 강조하면서 경영의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은 스티브 잡스로 대표되는 창조의 시대다. 다시 정리해보면 생산관리-마케팅-전략-혁신은 모두 자뇌지향적이다. 이제는 우뇌지향적 창조의 시대다. 그런데 창조는 그동안 경영학에서 다루지 않았던 것이다. 좌뇌편향적이고 지식습득적인 것, 분석하는 것은 창조가 아니다. 감성을 자극하는 발상이나 기존 생각의 틀을 타파하는 것에서 창조가 나온다. 그래서 예술과 경영을 접목해야 한다.

과거 기업의 목표는 이윤과 매출의 시가총액을 극대화하는 것이었다.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매출을 올리거나 원가를 낮춰야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장수, 사회발전, 종업원 행복 등이 어우러지는 조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목표가 바뀌고 있다. 여기에 예술이 활용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SWOT이나 Andrews 모델 등을 사용했지만 이제는 예술을 활용해서 새로운 틀을 만들 수 있다.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이 기회주의적이고 이기적이라고 비판하는데 그것은 학생들의 잘못이 아니다. 기성세대들이 학생들을 그런 방향으로 가도록 한 탓이다. 학생들을 풀어놓고 마음대로 영화도 찍고 연극도 하게 하면 마음껏 끼를 발휘하면서 창조경영을 만들어갈 수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식사회를 뛰어넘었다. 법조인이나 의사가 되기보다 연예인이 되는 길을 선호하고 더 부러워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문화가 중심인 21세기에 가장 선진국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나라가 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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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강연>

위르겐 파우스트 독일 매크로미디어대 학장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의 중요한 세 가지 요소로 파토스(Pathos), 에토스(Ethos), 로고스(Logos)를 꼽았다. 파토스는 감정에 있어서의 문제, 에토스는 신뢰에 있어서의 문제, 로고스는 논리에 있어서의 문제를 뜻한다. 어느 분야든 이 세 가지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적으로 접근할 때 문제가 생긴다.

 

비즈니스 모델은 경영 활동에서 일종의 가시성을 제공하지만 오히려 막아버리는 경우도 있다.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모델을 만들 때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데 이때 과학 또는 예술이 도움을 준다.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는여러 가지 경이로운 것들은 예술적인 측면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분석적인 결과가 항상 맞는 것은 아니다.로고스는 갖고 있는데 파토스나 에토스를 갖지 못할 때 문제가 생긴다.

21세기 경영 환경에는 복잡성이 극도로 높아진다. 비즈니스가 갖고 있는 영향력도 광범위해졌다. 문제를 만들어내는 요소도,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법도 크게 늘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방향성이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냐에 따라 모델링도, 모델을 적용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이때도 중요한 것이 파토스와 에토스, 로고스 간 균형을 잡는 것인데 비즈니스 활동에서 간과될 수 있는 에토스와 파토스를 예술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 단지 수익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게 돕는 가치를 생산하는 것, 이것을 기업 오너들이 인식해야 한다. 이것을 돕는 요소가 예술이다.

 

유진룡 가톨릭대 한류대학원장

오사카에서 열린 한류상품전시회에 참석했다가 어제 귀국했다. 오후에 JYJ 공연이 있었는데 600석 규모의 실내 공연장을 만들어 진행할 예정이었다. 추첨을 통해 입장객을 받기로 했는데 4만 명 이상이 지원했다. 너무 많은 인원이 몰려 할 수 없이 600석을 1000석으로 늘리고 외부에 와이드스크린을 설치해 3000명 정도가 추가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예상보다 많은 인원에 주최 측이 곤란을 겪는 것을 보고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어떻게 끌고 가야 할 것인가를 생각했다. 문화 예술의 가치를 다시 한번 점검해봐야 한다.

지금까지는 예술과 산업의 구분이 명확했다. 이전에는 지고지순해야 할 예술이 상업성을 추구한다는 점에 반감이 심했다. 그러나 갈수록 둘 사이의 경계가 불명확해지고 있다. 오히려 서로 융합하고 있다. 이분법적인 경계 설정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그리고 문화 예술의 가치사슬이 끊임없이 확장되고 있다. 문화 예술이 단순히 감성, 창의성, 지적 재산으로만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산업과 사회 및 교육의 영역, 조직 문화와 기업의 마케팅 영역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개인 역량 증대나 지역 활성화 효과도 크다.

이제는 문화 예술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문화는 더 이상 그 자체적인 영역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사회, 경제, 정치적으로 다양한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실천적 요소로 봐야 한다. 개인과 지역, 사회, 국가,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여러 경로로 새로운 경제적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돈이 다시 예술을 움직이는, 순환 고리가 만들어진다.

산업 구조가 고도화할수록 문화 콘텐츠 산업이 더욱 중요해진다. 우리나라 예술의 수출은 연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총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7%에 불과하다. 이것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문화 콘텐츠 산업 수출이 100달러 증가할 때 다른 산업을 통해 파급되는 효과는 412달러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리나라가 현재 세계 문화 콘텐츠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 추산치는 2.2%.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크다.

문화 예술의 다양한 가치사슬로 국가 경제적인 도움을 받으려면 기본적으로 문화적인 토양이 튼실해야 한다. 지식 정보가 충분히 교류되고 우수한 인력이 공급돼야 하며 기술 개발과 재정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대중문화와 예술에 대한 개인과 사회, 국가 정책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문화 예술의 발달을 지원해야 할 때다.

 

안석준 CJ E&M 음악사업부문 대표

음악이라는 것이 어떻게 사업화되는지 얘기하려고 한다. 음악이 사업화, 산업화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4가지 요소가 있는데 기획, 시스템, 360도 비즈니스, 글로벌 비즈니스다.

 

우선 기획 면에서 예전에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오너의 감이었다. 지금은 모든 자료와 정보가 데이터화돼 있어서 앨범을 제작할 때 출시 시점과 가수의 특성, 마케팅 등을 결정한다.

둘째, 시스템이다. 요즘 가장 중요한 것은 음원을 판매했을 때 징수 및 분배, 유통을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의 문제다. 음악에 관심이 있지만 제도권 밖에 있는 친구들은 유통 자체가 힘들다. CJ는 오픈 시스템을 마련해서 누구라도 자기가 만든 음악을 올릴 수 있게 한다.

셋째, 360도 비즈니스다. 슈퍼스타K 360도 비즈니스의 대표적인 모델이다. 슈퍼스타K를 기획할 때 먼저 기업 스폰서를 구한다. 그리고 광고를 붙인다. 방송이 시작되면 미션곡으로 참가자들이 불렀던 노래들이 매주 음원으로 출시된다. 방송이 끝나면 톱10이 전국을 돌면서 콘서트를 갖는다. 3는 광고에도 출연하고 음반을 내서 음원을 낸다.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다. 다양한 영역의 사업을 전개한다는 의미에서 360도라고 이름을 붙였다.

넷째, 글로벌 비즈니스다. 마마(MAMA·Mnet Asian Music Awards) 페스티벌을 예로 들 수 있다. 3년 전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이 비아냥거렸다. 돈도 안 되는 일에 왜 그렇게 돈을 많이 쓰나, 왜 해외에서 공연하나 등등. 하지만 우리에게는 케이팝(K-Pop)의 위상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아시아 최대 음악 축제로 자리 잡게 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무대 뒤에서는 많은 기업 관계자들이 해외 관계자들을 만나 또 다른 비즈니스를 논의한다. 2, 3의 비즈니스가 만들어지는 장인 셈이다.

 

조앤 셰프 번스타인 미 노스웨스턴대 경영연구소 교수

예전에는 기업에서 주로 자선 형태로 예술을 지원했다. 10∼15년 전부터는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마케팅 활동의 일부로 예술을 후원하는 기업이 많아졌다. 이제까지 마케팅이라고 하면 TV 광고가 대부분이었다. 이제는 마케팅이 통합적, 감성 위주로 가야 한다. 장기적으로 소비자와 지속가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어야 한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기업들은 동일한 1달러를 쓰더라도 더 큰 효과를 얻길 바란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도 전략을 잘 짜야 한다. 예술이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있었던 일이다. 공연을 보러 갔는데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주차가 힘들었다. 렉서스가 이 공연의 스폰서였다. 렉서스는 자사 고객들을 위한 마케팅을 기획했다. 오페라하우스 주변에 렉서스 티셔츠를 입고 있는 사람을 찾아가서 공연 티켓을 보여주면 주차를 해주고 공연 중간에 샴페인을 마실 수 있는 쿠폰을 제공했다. 고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사람들이 오페라하우스를 가려고 렉서스를 사지는 않는다. 하지만 렉서스로 인해 기분 좋은 경험을 하고 삶의 질이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기업의 후원은 다양한 효용을 창출한다. 공연장에서는 생생한 청중을 만날 수 있다. 이는 충성도 높은 고객으로 연결될 수 있다. 소비자는오늘은 오페라를 보고 내일은 차를 사야지!” 하면서 각각의 행동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경험과 느낌이 합해져서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기업은 예술을 통해 이 과정에 세밀하게 접근할 수 있다.

 

<사례 발표>

김소영 숙명여대 교수

국내외의 다양한 아트비즈니스 사례를 소개하겠다.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메세나적 측면이다. 순수한 후원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 마케팅적 차원이다. 셋째, 내부 고객관리, 즉 직원의 창의성이나 만족도, 팀워크,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해서 문화 예술을 활용하는 경우다.

알트리아그룹 자체는 생소할지 몰라도 밀러 맥주와 필립모리스 담배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그룹은 술과 담배를 파는 대신 지역 사회 오페라단이나 앤디 워홀 같은 아티스트를 지속적으로 지원해 부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해소하고 직원들의 자존감을 높였다. 미국의 Healthman 호텔은 포틀랜드시에 있는 작은 규모의 호텔이다. ‘자는 동안 예술에 기부하세요(Give to the arts even in your sleep)’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주말 방 수입의 1%를 적립했다. 적립된 금액은 예술단체에 후원했다. 예술가들이 감사의 뜻으로 이 호텔에서 모임을 하고 예술 작품을 기증하기 시작했다. 그 작품들을 호텔 룸마다 전시하면서 자연스럽게 갤러리 호텔로 변했다.

마케팅 전략 측면에서도 예술을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PDP TV를 출시하면서 루브르박물관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가졌다. 신제품에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입히기 위한 것으로 크게 성공을 거뒀다. 프라다는 쇼핑센터를 아예 하나의 예술 공간으로 만들었다. 쇼핑뿐 아니라 콘서트나 영화를 볼 수도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내부고객 관리 전략 측면에서 예술을 활용하는 예도 설명하겠다. 유니레버가 대표적인 사례다. 유니레버는 유니와 레버,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조직 간 이질감이 굉장히 컸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조직원들이 함께 연극, 음악, 미술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유니레버 회장이 경기침체로 광고비를 줄여도 이 비용은 줄이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로 좋은 성과를 낸 프로그램이다. 체이스스테드(Chasestead)는 영국의 작은 금속가공 회사다. 이 회사는 기업 내부 자투리 공간에 금속공예가를 무료로 입주하게 하고 남는 재료로 작품을 만들도록 했다. 남는 재료가 작품이 되는 것을 보고 근로자들이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기업의 예술 후원 활동은 분명히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지닌다. 메세나 활동을 하는 기업은 다른 곳보다 이미지, 고객 유지, 인지도, 가격 프리미엄 측면에서 분명한 혜택이 있다. 또한 내부 직원들은 조직과의 동질감이나 몰입 등에서 상당히 강한 효과를 보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업이 진정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다. 진정성은 지속성, 일관성, 공공성을 필요로 한다. 그래야 고객이나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술 콘텐츠 자체가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타깃 마켓의 고객들이 이 콘텐츠를 얼마나 매력적으로 느끼는지의 문제다.

 

김경훈 ㈜예감 대표

‘점프(Jump)’라는 공연을 2003년 제작해서 최근까지 약 40개 국, 60개 이상 도시를 투어했다. 처음 해외 공연을 나갔을 때는 한국에서 만든 공연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했다. 관객인 척 하고 다른 나라 관객들에게이 공연이 어느 나라 것인 줄 아니라고 물어보기도 하고 무대 위에 태극기를 빔 프로젝터로 쏘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다 한 영국인 친구가이 작품이 한국 것이면 어떻고 일본 것이면 어때, 어느 나라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문득 깨달았다. 국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더 중요하고 작품이나 배우가 마음에 든다면 그 너머에 있는 국가와 문화까지 자연스럽게 관심이 확장된다는 것을. 욘사마라는 사람의 예를 보자. 사람들이 처음에는 배용준이라는 사람 자체를 좋아했겠지만 그를 좋아하게 되면서 속한 나라를 궁금해 하게 되고 그런 관심이 김치로, 불국사로, 남대문으로 확장된다. 따라서 우리 작품을 좋아하게 됐다는 것은 그 너머에 있는 문화까지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무형의 문화들을 해외 시장에 알리고 그 부대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것, 이것이 문화가 갖고 있는 힘이다.

 

김상래 성도GL 대표

성도GL GL ‘Graphic Art Leader’의 약자다. 우리 업()의 정의를그래픽 솔루션 파워하우스로 정했고 개인과 조직이 갖고 있는 꿈과 상상을 세상에 구현해서 인류문화 발전에 공헌한다는 미션과 사명을 발표했다. 우리가 하는 일(그래픽 솔루션 개발)을 통해 고객과 지역사회의 그래픽 드림(Graphic Dream)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 우리의 가치관이다. 회사 차원에서 고객과 직원, 지역사회의 이해 관계자들과 창조적 소통을 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가 문화경영이 가장 생산적이고 윤리적이며 감동적이라는 사실을 체험했다. 파트너사와도 음주 접대보다는 공연 티켓을 보내 초대하고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한국어를 알릴 수 있는 영자 도서와 음반들을 해외로 보낸다. 해외에서 방문하는 고객사를 이전에는 호텔에서 대접했지만 지금은 점프나 난타 등 공연을 보고 덕수궁이나 현대미술관 등에 함께 간다. 이를 통해 고객과의 관계가 훨씬 친밀해졌다.

 

 

 

정리=최한나 기자 han@donga.com

 

 

동아비즈니스리뷰 326호 The Rise of Resale 2021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