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보면 푸마 운동화를 산다?

8호 (2008년 5월 Issue 1)

매일 아침 출근길에 개를 보는 것이 당신이 운동화를 구입하는 것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가? 와튼 스쿨의 마케팅 교수인 요나 버거는 자신의 최근 연구 논문에서 우리가 매일 일상생활에서 보는 것들이 소비자인 우리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논문의 제목은 ‘길거리의 개, 발에는 푸마 운동화: 환경 속 단서들이 상품에 대한 평가와 선택에 끼치는 영향’이다. 반복해서 개의 사진을 본 실험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푸마 브랜드를 더 빨리 알아봤고 푸마 운동화를 더 선호했다. 버거 교수의 논문 제목은 이 실험 결과를 반영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이해를 못 하겠는가? 개는 고양이와 관련이 있고, 결국 고양이는 푸마와도 관련이 있다는 의미다.
 
물론 개를 본다고 해서 사람들이 그 즉시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가 푸마 운동화 열 켤레를 사지는 않는다고 버거 교수는 말했다. 하지만 실험 결과는 비록 소비자가 의식하지 못해도 환경 단서들이 어떤 것을 선호하고 구매하는 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알려준다.
 
“마케터들은 흔히 단숨에 눈에 들어오는 슬로건이나 세련되고 기발한 광고를 만들어야 이목을 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연구에 따르면 기업은 자신의 상품을 환경에 존재하는 것과 연결시킬 때 더 큰 소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 광고는 사람들에게 상품을 상기시켜주는 매개체입니다. 상품을 환경과 결부시킨다면 결국 그 환경이 알아서 판매를 촉진하는 광고 구실을 합니다.”
 
버거 교수는 타이드(Tide) 세제를 예로 들었다. 소비자가 타이드 세제 광고를 자주 볼수록 그 상품을 더 많이 구입하고 싶어진다는 것이 기업의 기존 사고방식이다. 하지만 그는 해변에서 파도를 바라보는 광고도 소비자가 타이드 세제에 관심을 가게 하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마르스 바(Mars Bars)’ 캔디가 그러한 사례다. 1997년 7월 4,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패스파인더(Pathfinder)가 화성에 착륙한 후 이 캔디의 판매량이 증가했다. 마르스 바란 이름은 화성이 아닌 회사 설립자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것이지만 소비자는 화성에 관한 뉴스를 접하고 이 캔디를 더 많이 구입했다.
 
버거 교수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워털루대 심리학 교수인 그라네 피츠시몬은 환경 단서와 관련한 연구 결과를 학술지 ‘저널 오브 마케팅 리서치(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2월호에 실었다.
 
환경 단서가 상품 선호도 영향
두 교수는 ‘환경 단서와 접촉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특정 상품을 선호하도록 두뇌의 기억 장치에서 점화 작용을 한다’고 가설을 세웠다. 그들은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일련의 실험을 고안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 그들은 핼러윈 무렵 흔히 볼 수 있는 오렌지 색상이 특정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알아봤다. 그들은 쇼핑을 나온 144명의 사람들에게 사탕, 초콜릿, 음료수 종류 중 머리에 떠오르는 상품을 재빨리 기록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 중 절반은 핼러윈 하루 전에, 나머지 절반은 핼러윈 1주일 후에 설문을 실시했다.
 
그 결과, 핼러윈 전날의 설문참여자들은 일주일 후의 설문참여자들에 비해 오렌지 색상 상품인 리시즈 캔디, 오렌지 크러시, 선키스트 탄산수 등을 기입하는 비율이 두 배 정도 높았다.
 
“실험 결과는 색상과 같이 아주 단순한 환경 단서라도 이것과 접촉하는 것이 상품의 매력도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같은 이유에서 아일랜드에 기독교를 전파한 성자를 기념하는 ‘성 패트릭 데이(St. Patrick’s Day)’ 즈음에는 아일랜드의 상징색인 녹색 계열의 스프라이트가 더욱 잘 팔릴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두 교수는 두 번째 실험에서는 한 대학 캠퍼스에서 만난 29명에게 ‘소비자 선택 설문 조사’를 작성해달라고 요청했다. 참가자 절반에게는 주황색 펜을, 나머지 절반에게는 녹색 펜을 주고 설문지를 쓰게 했다. 그들은 우선 설문 참여자들이 펜의 색상에 익숙해지도록 몇 개의 문장을 써보라고 했다. 이후 사탕, 세제, 음료수와 같은 여러 상품의 사진을 보여주고 두 가지 상품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지시했다. 선키스트 탄산수와 레몬라임 게토레이를 보여주고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식이다.
 
설문 참여자들은 대체로 자신이 사용한 펜과 동일한 색상의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주황색 펜을 사용한 사람은 오렌지색 상품을, 녹색 펜을 사용한 참가자는 녹색 상품을 상대 그룹보다 20% 정도 더 선호했다.
 

두 교수가 실시한 또 다른 실험은 특히 영양학자와 공중보건 근로자들의 관심을 끌 것이다. 이 실험은 과일과 채소, 식당 내의 쟁반과 관련이 있다. 두 교수는 ‘과일과 채소를 더 많이 섭취하라’는 슬로건이 일상생활의 어떤 특정 요소(이 경우에는 식당 내 쟁반)와 관련 있을 때 학생들이 실제로 과일과 채소를 더 많이 섭취하는지를 알아보려 했다.
 
이 실험에는 몇 가지 변수가 주어졌다. 일부 학생들은 쟁반 접시를 사용하는 식당에서 식사를 했고 일부는 그렇지 않은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일부 참가자들에게는 쟁반 접시와 같은 환경 단서 없이 단순히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매일 5개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라’는 슬로건을 사용했다. 그 외의 참여자에게는 환경 요소가 등장하는 ‘각각의 모든 식당 쟁반에는 하루 5개의 과일과 채소가 필요하다’는 슬로건을 들려줬다.
 
실험 참가자들은 2주간 자신이 먹은 음식을 기록했다. 1주일이 지난 뒤 그들에게 두 가지 슬로건 중 하나를 접하게 했다. 버거 교수는 앞서의 실험처럼 차별적 환경 단서를 제공할 경우, 일상생활에서 식당 쟁반을 접하는 참여자들이 과일과 채소를 더 많이 섭취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버거는 비(非) 대조 그룹, 즉 쟁반을 언급하지 않은 슬로건과 쟁반이 없는 식당에서 식사한 학생들의 섭취 패턴에는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환경 단서를 제공한 학생들의 과일 및 채소 섭취량은 25% 증가했다.
 
개념적 점화 효과(Priming effect)
이 발견이 알려주는 바와 같이 버거 교수는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영양, 흡연, 음주에 관한 문제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환경적 단서들이 가진 영향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양이 풍부한 음식의 섭취를 늘리라는 슬로건을 강조한다고 해서 이를 접한 사람들이 점심이나 저녁 시간에 반드시 이 슬로건을 따르지는 않습니다. 배운 정보를 기억해내야 사람들은 관련 행동을 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따라서 대학생의 생활환경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물건, 즉 쟁반이란 단어를 슬로건에 포함시키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푸마 브랜드에 관한 연구에서 두 공동 저자는 이전의 연구 조사에 입각해 “애완동물로서 고양이와 개는 비슷한 특징을 많이 갖고 있다. 그래서 사람의 기억에서 매우 강한 연상 인식 작용을 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연구 참가자들에게 20여 개의 사진을 보여줬다. 일부에게는 스테이플러처럼 푸마와 아무 관련이 없는 사진만을, 나머지 참가자들에게는 개가 나온 사진을 5개나 10개씩 보여줬다. 이후 모든 참가자에게 여러 브랜드의 운동화 사진을 보여주자 개 사진을 본 사람은 푸마 브랜드를 알아보는 속도가 반대 그룹보다 30%나 빨랐다.
 
두 사람의 연구는 주어진 환경 단서에 얼마나 자주 접하느냐, 얼마나 최근에 접했느냐가 상품에 대한 평가와 선택에 영향을 끼친다는 결과도 보여준다. 개 사진을 자주 본 실험 참가자들은 푸마 브랜드를 쉽게 알아보고 다른 브랜드에 비해 더욱 호의적으로 평가했다.
 
두 교수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리복과 같은 다른 브랜드의 운동화 사진과 푸마 운동화 사진을 함께 보여주고 이를 평가해보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개 사진을 많이 본 사람들이 푸마를 더 선호했다.
 
버거 교수는 광고주와 마케터에게 상품을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에 존재하는 것과 연결시키라고 권고한다. 사업차 여행하는 사람에게 상품을 홍보하려는 마케터는 여행 가방 이미지에 환경적 단서를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동일한 환경적 단서를 사용하는 것은 최상의 방법이 아니라고 두 교수는 지적한다. 슬로건, 브랜드 명, 광고 문구를 위한 환경 단서를 고를 때는 지리적 요소(서부 지역 거주자에게는 야자나무), 인구통계학적 요소(학생에게는 사물함) 등을 고려해 특이성을 부여하라는 의미다.
 
“마케터는 상품 이름, 포장, 광고 캠페인을 디자인할 때 반드시 소비자의 환경적 특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미네소타의 자동차 대리점은 자신들의 이미지를 추운 날씨나 벙어리 장갑에 연결시킬 수 있습니다. 반면 애리조나의 식당이라면 건조한 기후와 연관지을 수 있죠. 미 항공우주국이 다음에 어떤 행성에 우주선을 보내느냐에 따라 마르스 캔디회사가 새로운 사탕을 출시할 수도 있습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