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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CT&T, CJ인터넷

‘그림의 떡’ 올림픽도 생각만 바꾸면 잡는다

박용 | 54호 (2010년 4월 Issue 1)

삼성이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한 비결이 무엇입니까?” “기술력과 품질 외에 올림픽 후원 등 스포츠 마케팅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했던 2000년대 초·중반 윤종용 당시 부회장은 성공 비결을 묻는 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스포츠 마케팅 효과를 자주 언급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무선통신 후원사로 처음 올림픽과 인연을 맺은 후 스포츠 마케팅을 대폭 강화했으며 이후 브랜드 가치가 급상승했다.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1999년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가 31억 달러에 그쳤지만 2009년에는 175억 1800만 달러로 세계 19위에 올라섰다. 삼성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 나이키, 아디다스, 코카콜라 등은 올림픽 같은 스포츠 이벤트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졌다.
따라서 스포츠 마케팅은 글로벌 기업의 ‘등용문’으로 불린다. 인종이나 이념, 종교, 국경과 상관없이 모두가 하나의 규칙에 따라 경쟁하는 스포츠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준다. 또 수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스포츠 이벤트는 기업에 비약적인 성장의 기회도 제공한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막대한 비용이다. 대회 규모가 크고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수록, 인지도가 높은 스포츠 스타일수록 투자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한정된 마케팅 예산이라는 제약을 받는 규모가 작은 기업들에게 스포츠 마케팅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일부 기업들은 ‘매복 마케팅’으로 굵직한 스포츠 행사에 자사 브랜드를 최대한 노출시키는 전략을 구사한다. 하지만 대회 조직위원회의 감시가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어 매복 마케팅의 효과를 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중소·중견기업들은 스포츠 마케팅을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자원 제약에도 불구하고 규모가 작은 일부 기업들은 효과적인 전략과 과감한 의사결정으로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큰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베이징올림픽에 전기차를 공급한 CT&T와 한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 야구의 타이틀 스폰서로 나선 CJ인터넷이다. CT&T는 매출액이 200억 원대로 올림픽 무대에서 경쟁하는 글로벌 기업과 규모 면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CJ인터넷도 대기업 계열사지만 매출이 2000억 원대여서 프로 야구 타이틀 스폰서로서는 격이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실제 CJ인터넷 이전에 프로 야구 타이틀 스폰서는 삼성이었다.
CT&T와 CJ인터넷은 마케팅 예산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시장 변화와 위기 상황을 역이용했고 대기업이 공략하지 않은 틈새시장을 골라 마케팅을 펼쳤으며 투자 대비 효과를 철저하게 분석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 재무적 위험을 최소화했다. 특히 이들 업체는 회사의 주력 사업과 스포츠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연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회사 관계자들과의 인터뷰, 문헌 조사 등을 토대로 두 회사의 스포츠 마케팅 사례를 집중 분석했다.
 
Case 1CT&T의 올림픽 마케팅
중소기업이 올림픽 스폰서로 나서기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올림픽 공식 파트너로 활동하려면 마케팅 비용까지 포함해 수천억 원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올림픽과 버금가는 관심을 끄는 월드컵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문턱이 높은 국제 스포츠 행사를 마케팅 기회로 십분 활용한 중소기업이 있다. 바로 신생 중소기업인 CT&T다. 이 회사는 스포츠 행사 주최 측 욕구를 파악하고 틈새시장을 발굴하는 전략으로 큰 성과를 냈다. CT&T는 전 세계인의 잔치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자사 제품과 브랜드를 알릴 수 있었다. 물론 공식 후원사 자격은 아니었다. 이 회사는 자사의 주력 제품과 타깃 시장, 고객 욕구에 맞는 전략을 개발해 올림픽이란 대형 이벤트를 마케팅에 활용했다.
도로 주행용 전기차 개발로 글로벌 시장 공략 CT&T는 2004년 현대자동차 출신이 주축이 돼 설립한 전기차 생산 회사다. 2005년 골프 카트를 처음 생산하고 국내 골프 카트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국내 전동 골프 카트 시장에서 야마하, 산요, 히타치 등 일본 회사들의 시장점유율이 90%를 넘었다.
일제 골프 카트는 대당 2500만 원 정도였다. CT&T는 이의 절반 수준인 1200만 원대 제품을 내놓았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을 잠식했고, 시장점유율을 60%까지 늘렸다.
하지만 국내 골프 카트 시장에만 안주할 수는 없었다. 국내 골프 카트 수요는 연 40005000대 정도여서 전체 시장 규모가 약 50060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승용형 전기차 시장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CT&T는 2007년 도로 주행이 가능한 도시형 전기차인 ‘e-ZONE’을 개발했다. 당시 국내에서는 전기차의 도로 주행이 불법이었지만,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게다가 이들 국가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보조금까지 지급했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전기차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전기차의 대당 가격은 약 2000만 원 선이지만 미국과 일본 소비자들은 정부 보조금 덕분에 1000만 원 선에 구입할 수 있다.
CT&T는 2008년 5월 부산 모터쇼에서 전기차를 처음 선보이고, 미국, 일본, 중국, 피지 등에 수출을 시작하며 해외 마케팅을 본격화했다. 2008년 샘플용으로 100여 대를 해외에 수출했고, 2009년에는 500대 정도를 수출했다.
올해는 각국 전기차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완성차 3000대와 부품 형태의 수출 1만 대 등 총 1만 3000대의 전기차를 수출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3월 30일부터 전기차의 도로 주행이 허용돼 관공서 등에서 새로운 수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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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

    박용

    - 동아일보 기자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부설 국가보안기술연구소(NSRI) 연구원
    -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정책연구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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