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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시티 미래의 경쟁력

<9> 우물 밖 세계로 눈 돌려라

DBR | 1호 (2008년 1월)
경인권 10년내 ‘글로벌 톱5’ 도약, 스마트성장에 길이 있다
세계는 균형발전 이미 폐기, 광역경제권간 쟁탈전 치열
경인권 산업구조 질적 전환,부울경권 교통인프라 확충
거점개발 차별화전략 절실
 
《“글로벌 경쟁(Global Competition).” 도시계획 분야의 석학인 미국 남캘리포니아대(USC) 해리 리처드슨 교수는 최근 미국 프랑스 영국 일본 정부가 대도시권 육성에 나선 배경을 묻는 질문에 짤막한 한마디로 답했다. 뉴욕 런던 파리 도쿄 등 세계적인 광역경제권이 주목하고 있는 21세기 성장 키워드는‘글로벌 경쟁력’ 확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자본과 고급 두뇌를 둘러싼 광역경제권 간 쟁탈전도 치열하다.
한국에서는 이런 긴장감을 찾아보기 어렵다.오히려 세계 각국에서 용도 폐기된 하향평준화 균형논리가 계속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등 국내 대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것처럼 한국의 광역경제권도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어 국가 발전의 견인차로 거듭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역량 최하위권
 
한국 광역경제권의 위기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와 세계적 컨설팅회사인 모니터 그룹의 세계 20개 메가시티리전(MCR·광역경제권) 경쟁력 비교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의 간판 경제권인 경인권(서울 경기 인천)과 부울경권(부산 울산 경남)의 종합 순위는 각각 11위와 14위였고 특히 글로벌 역량은 최하위권이었다.
 
세계적인 MCR와 비교해 잠재력이 높은 경인권을 10년 내 글로벌 톱 5위권으로 육성하려면 취약한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산업구조의 질적 전환과 혁신 역량 강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인권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2004년 1580만 원으로 지방(1620만 원)과 역전됐다. 경인권의 노동생산성도 2004년을 기점으로 지방에 추월당했다.
 
광역경제권 내의 버스, 전철 등 광역 교통 인프라와 외국인학교, 병원 등 글로벌 인프라 개선도 시급한 과제로 나타났다. 다른 문화에 대한 개방성이나 글로벌 기업의 지역본부 유치 실적은 비교 대상 중 최하위권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 따르면 2006년 한국의 두뇌유출지수(BDI)는 4.91로 61개 조사대상국 중 40위를 차지했다.
 
부울경권은 부산의 거점도시 기능을 강화하고 교통 인프라 확충을 통한 지역 내 역할 분담 체계를 갖춰 동북아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MCR로 육성하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평가됐다.
 
○스마트 성장체제로 전환해야
 
국내 광역경제권이 글로벌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국내 지역 간의 우물 안 경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008년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등 신경제지리학자는 서비스업은 생산과 소비가 한 곳에서 일어나 생산이 소비를 늘리고 다시 생산이 증가하는 집적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서비스업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일자리는 10억 원당 15.2명, 제조업이 4.2명으로 서비스업의 취업유발계수가 더 컸다. 이에 따라 경인권이 글로벌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성장 억제 기조에서 벗어나 산업구조를 서비스업 등 지식기반산업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교통 혼잡, 환경오염 등 집적의 부작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스마트 성장’ 체제로의 전환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리와 프랑스 사막’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균형발전정책에 몰입했던 프랑스도 이 같은 스마트 성장 체제로 돌아서고 있다. 파리와 프랑스 지역개발 주무부처인 DIACT의 피에르 다르투 장관은 “지역 정책에서 균형은 있을 수 없다”며 “잠재력이 뛰어난 곳은 더 발전시키는 수월성(Excellence)과 낙후지역은 성장을 돕는 결속(Cohesion)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적 공감대가 성공의 열쇠
 
 
 
 
글로벌 MCR 육성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도 필요하다. 수도권 규제 완화와 균형발전을 둘러싼 소모적인 갈등은 국민적 부담만 키우고 단기 정책만 쏟아내는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사회적 갈등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 회원국 중 네 번째로 높았다.
 
반면 선진국에서는 경제적인 자료와 통계를 근거로 정책을 수립하는 ‘증거중심주의’와 국민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체계적인 계획으로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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