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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목에서 기다려라 인터넷 고객도 쉬는 곳이 있다

박보현 | 3호 (2008년 2월 Issue 2)
 

소비자의 움직이는 길을 잡아라
가끔 등산을 할 때면 숨이 목까지 차오를 때가 있다. 이럴 때 주위를 둘러보면 아니나 다를까 쉼터가 있고 그 주변 어딘가에 음료수를 파는 이들을 만나게 된다. 사야 할 지를 고민할 틈도 없이 시원한 물 한 모금을 사서 마시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또 가끔은 여러 갈래 등산로 앞에서 고민하는 순간 ‘등산로 아님’ 이라는 안내 표지가 시원하게 해답을 던져준다. 타깃 고객이 머물지 않고 온라인 세상에서 계속 움직여 다닌다는 이동성 측면에서 인터넷 마케팅도 등산객에게 음료수를 파는 것과 유사한 면이 있다. 즉 인터넷에서 타깃 고객들이 이동하는 길목에서 기다렸다가 커뮤니케이션 접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또 하나는 인터넷 사용자들의 활동이 매우 폭넓다는 점이다. 기업에 인터넷은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중 하나지만 소비자들의 인터넷 이용 행태는 놀이, 교육, 커뮤니케이션 등 매우 다양하다. 이는 온라인을 통한 고객 마케팅에서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만큼이나 ‘전달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효과적인 마케팅 결과를 가져다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오프라인 미디어와 달리 인터넷상에서 기업과 고객의 관계는 더 이상 이분법적 접근이 어렵다. 어디까지가 정보이고 광고인지, 또 어디까지가 마케터이고 소비자인지 구별이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개방성과 공유로 정의되는 웹2.0과 위키노믹스(wikinomics)를 굳이 이해하지 않더라도 커뮤니케이션의 시작과 끝을 구별할 수 없는 이런 인터넷 마케팅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가 마케터가 되다
롯데칠성이 차(茶)시장 공략을 위해 내놓은 ‘오늘의 차’ 온라인 마케팅 사례는 소비자가 어떻게 훌륭한 마케터로 변신할 수 있는 지를 보여준다. 롯데칠성은 경쟁 브랜드보다 높은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계획을 세웠다. 이 회사는 ‘오늘의 차’ 성장률을 경쟁 브랜드에 비해 높이기 위해 광고모델을 남성모델로 교체하고 오프라인 이벤트, 오프라인 광고와 함께 온라인에서 새로운 마케팅 활동을 기획했다. 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의 경우 광고와 이벤트를 진행할 당시에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 브랜드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분명 한계가 있다.
 
결국 메인타깃인 여대생을 대상으로 소비자가 마케터가 되어 제품에 대한 관여도를 높이고 그들이 지인과 주변인에게 마케팅을 하도록 하는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이 필요했다.
 
우선 자발적 브랜드 선호도를 가진 여대생 20명을 선발해 그들이 직접 온라인을 통한 마케팅 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과의 ‘1차 관계설정’이다.
 
그들을 소비자가 아닌 기업의 ‘2차 생산자’로 포지셔닝을 해야한다. 가끔 이들을 아르바이트로 여기고 ‘일을 시킨다’는 식으로 접근할 경우 그들의 로열티는 기대할 수 없다. 이들은 제품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제품에 대한 마니아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다. 따라서 마케팅 활동에 있어 자발적 주인의식을 갖고 직접 참여한다는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바이럴 마케팅은 크게 4가지로 진행되었다.
 
첫째, 오프라인 이벤트와의 연계방안으로 오프라인 이벤트 참여를 극대화하기 위해 행사 내용에 대한 현장 동영상과 일반인들의 인터뷰 등을 제작해 행사에 대한 관심을 극대화했다. 현장 동영상은 동영상 전문 사이트를 통해 유포했으며 사진이나 동영상 검색결과로 노출을 극대화했다.
 
둘째, 제품에 대한 직간접 노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타깃 고객의 관심 분야와 접목해 손수제작물(UCC) 제작을 시도했다. 타깃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피부미용 강의에 ‘오늘의 차’를 코믹하게 접목시킨 ‘피부 김선생 시즌’이 대표적인 예다. 이 UCC 동영상은 다음미즈넷 베스트와 네이버, 다음카페 베스트 UCC로 선정되기도 했다.
   
세 번째는 다이어트 등 여대생의 관심이 높은 콘텐츠에 간접적으로 제품 브랜드를 노출시켰다. 마지막으로 포털 카페나 네이버 지식인, 블로그 등 타깃 고객들의 온라인 이용 동선을 따라 제품과 관련한 컨텐츠 및 제품 정보를 유포하는 바이럴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다.
 
이런 전방위 활동을 통해 실제 브랜드에 대한 노출과 제품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최근 바이럴 마케팅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특성을 가장 잘 활용하면서도 고객에 의한 고객으로의 커뮤니케이션에 강력한 힘을 발휘해 많은 기업에서 선호하고 있다.
 
물론 무리한 마케팅 활동으로 오히려 부정적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위험이 있긴 하지만 1%의 ‘시티즌 마케터(citizen marketer)’를 생성함으로써 파괴력 있는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티즌 마케터는 미국의 마케팅 컨설턴트인 벤 맥코넬과 재키 후바의 저서 ‘시티즌 마케터’에서 처음으로 쓴 용어다. 일반 시민들이 마케터로서 강력한 파워를 행사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저서에 소개된 한 사례를 보면 아이팟 마니아인 조지 마스터즈는 개인적으로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아이팟 광고를 제작해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렸다. ‘타이니 머신’이라는 이름의 그 동영상 광고는 업로드된 지 한 달 만에 인터넷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가 50만 회나 상영되었고 조지 마스터즈는 주요 언론의 집중 세례를 받았다. 이를 본 한 영상 제작회사는 그에게 애니메이션 제작을 의뢰했고 마스터즈는 이를 수락해 새로운 인생을 맞이했다.
 
온라인으로 소비자 충성심을 잡아라
온라인의 또 하나의 특성은 고객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지속적으로 유지함으로써 중장기적인 고객의 충성도를 높여 오프라인 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의 충성심을 심어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일단 충성 고객을 잡는다면 온라인에서 이들의 확장성과 파워는 예상보다 훨씬 클 수 있다.
 
최근에는 체험 마케팅을 통해 고객의 로열티를 높이는 경우도 많다. 초기 제품평가단, 모니터 요원 등의 형태에서 현재 기업 인터십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고 있다. 참여자들이 기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함으로써 기업과의 공유를 통한 오너십을 가지게 한다. 이를 통해 브랜드와 기업에 대한 로열티를 높이는 것이다.
 
타깃마다 차이가 있지만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고객층은 역시 대학생이다. 대학생들의 기업 참여 활동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그 결과 또한 긍정적이다.
 
KTF가 2003년부터 시작해온 모바일퓨처리스트(MF)는 대표적인 대학생 기업참여 프로그램이다. 경쟁률이 보통 7대 1정도이며, 매년 400명 규모의 전국 대학생을 선발해 KTF의 다양한 서비스 및 상품 기획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또 광고평가 및 일반인 대상의 휴대폰 교육 등의 공익적인 활동까지 그 범위를 넓힘으로써 브랜드와 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
 
인터넷 마케팅의 공식은 없다. 결국 인터넷이라는 무한한 공간에서 다양성이 인정되고 상호 관계 속에서 발전하면서 인터넷은 새로운 소비형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네티즌들도 자연스럽게 변화시킬 것이다. 그리고 마케터들이 그들이 갈 곳에 미리 그물을 던져 커뮤니케이션의 동선을 커버할 수 있는 길은 무궁무진하다.
 
필자는 중앙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제일기획 커뮤니케이션 마케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98년 인터넷 마케팅 업테인 마우스닷컴을 창업해 인터넷 및 바이럴 마케팅 개념을 국내에 도입했다. 그동안 20여개 기업의 온라인 광고 마케팅을 대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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