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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TV 광고 시대

DBR | 20호 (2008년 11월 Issue 1)
위험천만한 마케팅의 해
- 크리스토퍼 메이어
 
소비재에서 생명공학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고위 마케팅 담당자들과 가진 회의에서 필자는 2008년 예산의 90%를 전통적인 TV 광고비로 책정했다는 한 게임회사 상무의 이야기를 듣고 크게 놀랐다.
 
게임은 매우 새롭고,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하며, 인터넷에 기반을 두고 있는 분야다. 그런데 어째서 웹에 기반한 대체 미디어, 이벤트, 입소문 마케팅에는 그렇게 인색한 것일까. 매스 미디어 시대가 끝났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일까.
 
우리는 그 동안 매스 미디어의 주도권이 대체 미디어로 옮겨갈 것이라는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왔지만 아직까지 실제로 실현되는 것을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올해 말에 네트워크 광고의 폭풍이 몰려올 것이며, 오랫동안 참아온 만큼 그 위력이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어째서 지금일까. 첫 번째로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디지털 미디어 업체인 캐럿에 따르면 디지털 광고는 2008년 전체 광고 성장률 6%를 훌쩍 뛰어넘는 23%의 성장을 기록하며 모든 광고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대체 미디어도 어느 정도 안정적인 지위를 확보했다. 인터넷이 주류 고객에게 도달할 수 있는 매체로 자리잡자 인터넷을 통한 마케팅 역시 확대되고 있다.
 
목표 고객을 겨냥, 고객의 승인에 근거한 마케팅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기법이 발전함에 따라 기업이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할 수 있도록 돕는 업체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새로운 측정 기법 발달로 경영진은 점점 더 투자수익률(ROI)을 입증할 수 있는 마케팅을 강조하고 있다.
 
많은 마케팅 담당자에게 분명한 것은 모바일 광고, 커뮤니티 구축, 입소문 마케팅, 새로운 판매 시점 기법 등과 같은 떠오르는 대안들이 매스 미디어보다 더 쉽게 측정 가능하고 더욱 효과적이라는 사실이다. 이처럼 명확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변화는 더디게 진행되어 왔다.
 
그 이유는 관성이라는 말 한마디로 압축된다. 2만5000개 첨단 산업 기업들을 대상으로 매년 마케팅 기법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는 마케팅 전문회사 스트레티직 옥시전의 창업자인 마이클 게일에 따르면 관성의 중심에는 광고대행사가 있다.
 
“TV 광고의 7080%가 광고 점유율(경쟁 기업 및 제품의 광고를 포함한 전체 광고 중 기업의 메시지가 목표 수용자에게 도달하는 비율)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광고대행사들은 이러한 기법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동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마케팅 담당자들은 이를 냉정하게 따져보아야 한다”고 게일은 말한다.
 
대체 미디어의 역량은 커지고 있으며, 마케팅 담당자들은 이를 활용한 경우 ROI의 향상을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고위 경영진이라는 댐이 거대한 물줄기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그 물줄기가 터져 나오는 시점이 지금일까.
 
생각해 보라. 회사는 경기 침체기 때 언제나 마케팅 예산을 삭감한다. 마케팅 예산은 이윤을 보호해야 하는 최고경영자(CEO)가 줄일 수 있는 비용 가운데 몇 안 되는 주요 항목이다. 고통스런 예산 삭감이라는 현실 앞에 마케팅 담당자는 가능한 한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많이 잃지 않기를 바라며 재빨리 절충안을 모색한다.
 
게임업체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15%의 예산 감축을 요구한다고 가정해 보자. 마케팅 상무가 예산 삭감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겠다고 한다면 경영진은 그의 말에 귀 기울일 준비를 할까.
 
그는 다음과 같은 전략을 취할 수 있다. TV 광고비를 원래 예산의 90%에서 45%로 줄이고 CFO에게 15%를 되돌려준다. 그렇게 하면 30%가 남는다. 이는 기존에 10%의 예산만 책정한 대체 미디어의 광고비를 4배나 늘릴 수 있는 금액이다.
 
그의 동료들도 경영진과 동일한 반응을 보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 경제가 올해 4분기까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P&G와 같이 마케팅 활동에 막대한 비용을 쓰는 기업들도 제로베이스 매체 예산을 편성할 것이다. 이 경우 광고 중에서도 특히 TV 광고의 효과는 최악으로 나타날 것이다. 실제 P&G는 최근 제품 프로모션을 위해 입소문 마케팅, 판매 시점 기법, 새로운 뮤직 레이블인 태그 레코드에 투자를 감행하며 이러한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이제 폭풍의 흐름을 막는 또 다른 바람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2008년 하반기에는 TV 매체에 두 가지 대형 호재가 존재한다. 바로 하계 올림픽과 미국 대선이다. 이 시간대에 TV 광고를 요청하는 것은 Y2K 대혼란에 임박하여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요청하는 것과 같다.
 
이는 몰락으로 이끌지도 모르는 총체적인 취약성을 가리고 있다. 지난해에 수입이 8% 감소하고 올해엔 최소 10% 하락이 예상되는 현실이 암시하고 있듯이 내년 TV 네트워크는 어쩌면 현재 잡지가 걷고 있는 쇠락의 길로 들어설 지도 모른다.
 
급작스런 수요 증가는 가파른 점유율 하락을 불러올 것이다. 게임회사 상무가 내년을 위한 TV 광고 계약에 나설 때쯤 예산의 45%만으로도 올해 예산의 90%에 해당하는 광고 물량을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TV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기 바란다. 지난 7월 티보와 아마존은 TV 시청자들이 오프라 윈프리의 추천 도서와 같이 TV 프로그램에 나온 상품을 리모컨을 사용하여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매스 미디어 광고 담당자들이여, 아무래도 험난한 여정이 펼쳐질 전망이다.
 
크리스토퍼 메이어(chris_meyer@monitor.com)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소재한 모니터 네트웍스의 최고경영자다. 저서로는 <정보, 생물학, 비즈니스 컨버전스의 도래(It’s Alive: The Coming Convergence of Information, Biology, and Business>(크라운 비즈니스, 2003)가 있다.
 
자선사업과 현명한 군중
- 스티븐 H. 골드버그
 
미국의 중소 비영리 기관들은 우리의 가장 시급한 현안들에 가장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효율적인 마케팅 체계의 부재로 자본을 끌어들이지 못해 성장을 위한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비영리 기관들의 업적을 비교 평가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정보가 없다 보니 매년 수십억 원의 자선 기금이 150만여 곳의 자선 기구에 무계획적으로 배분되고 있다. 이 기관 중 일부는 기부금을 받을 가치조차 없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널리 알려진 개념인 ‘현명한 군중’에 달려 있다. 예측 시장에서 어떤 비영리 단체가 투자 대비 가장 높은 사회적 보상을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기부자들에게 자신의 기부금이 가장 가치 있게 사용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정보를 가지고 있는 다수가 최선의 예측 결과를 통합하도록 설계된 정보 시장은 그동안 선거, 영화, 스포츠 행사 등의 결과에 대해 전문가만큼, 때로는 전문가보다 더 정확한 예측을 해냈다. 베스트바이, 제너럴 일렉트릭(GE), 구글 등의 미래 지향적인 기업들은 매출 전망, 자원 배분, 심지어 전략 구축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 사내 예측 시장을 두루 활용하고 있다.
 
컨센서스 포인트나 잉클링과 같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포어사이트 익스체인지나 인트레이드와 같은 온라인 마케팅 플랫폼 업체들은 현재 가상 트레이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안정적인 정보 시장이 창출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비영리 기관들의 업적을 비교 평가하기 위한 툴은 충분히 구축 가능하다.
 
이 ‘길잡이’ 시장은 다음과 같은 질문의 형태로 가상 ‘주식’의 상장 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 ‘카붐은 지방 놀이터 건설 지원을 위한 신규 프로그램으로 2010년까지 새로운 놀이터 4500개 건설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아동을 위한 점프스타트’는 2011년까지 2만 명의 미취학 아동 지원을 위해 연간 5000명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할 수 있을까.’
 
주식 거래자들은 주식마다 0(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부터 100(그런 일은 분명히 일어난다)까지 점수를 매길 수 있다. 거래자들이 전략적 고용, 보조금, 후원 상황을 포함해 유포된 모든 정보에 근거하여 시장의 평가가 너무 낮거나 너무 높다고 판단하는 바에 따라 가상 주가는 오르락내리락할 것이다. 잠재적으로 수백만 명에 이르는 사회사업 분야의 기부자, 직원, 자원봉사자들의 전반적인 평가를 보여 줌으로써 시장은 기부금 경쟁을 벌이는 비영리 단체들의 성공 가능성을 비교하고 예측할 수 있다.
 
이 예측 시장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구축할 수 있다. 첫 번째, 전문적 투자자와 사회사업가들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통제 시험으로 예측 시장에 대한 사전 점검을 실시한다. 두 번째, 설계자들이 실제 현장에서 대규모의 통제된 시험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최종적으로 금전적인 것 이외의 참여 유인책을 제공하며 예측 시장을 일반에 공개한다.
 
집단적인 정보력으로 비영리 기업들의 효율성을 따져볼 수 있게 된다면 이들은 자신의 순위를 높이기 위해 업무 성과 자료들을 모으고 공개하려 할 것이다. 이후 훌륭한 업적을 달성한 기업들은 가장 유망한 투자 기회를 찾는 기부자들로부터 진정한 성장 자본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스티븐 H. 골드버그(stevengoldb@gmail.com)는 보스턴과 필라델피아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비영리회사 ‘요람에서 크레용까지(Cradles to Crayons)’의 최고운영책임자(COO)다.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소재한 비영리기관 루트코즈(Root Cause)의 선임 연구원으로도 재직하고 있다.
 
번역 이유진 krazylo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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