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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을 통해 본 유통 생태계의 연결과 변화

물건 팔아 마진 남기는 유통 사업?
‘긍정적 사용자 체험’이 성패 좌우

박찬희 | 381호 (2023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다양한 사업자와 사용자가 네트워크로 맞물린 세상에서 사업의 주도적 지위는 이 관계를 연결하는, 특히 사용자 접점(user interface)을 확보한 참가자에게 돌아간다. 특정 참가자를 중심으로 연결될 때 더 많은 가치가 만들어진다면 그 지위는 더욱 강해지고, 이 참가자는 이른바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된다. 서로의 사업 모델을 모방하면서 상대방의 영역으로 확대하는 아마존과 월마트의 전략도 주도적 지위를 빼앗기 위한 플랫폼 경쟁의 단면이다. 한 번 네트워크 효과의 중심에서 주도권을 쥔 플랫폼 사업자에 쏠림 현상이 발생하면 더욱 막강해질 것 같지만 다양한 사용자 접점에서 구체적 현실을 풀어내지 못하면 압도적 플랫폼도 언제든 무력해질 수 있다. 나름의 안목과 전문성으로 의미 있는 정보를 가려주는 큐레이션을 보강하지 못하면 언제든 전문 사업자에 잠식당할 수 있다. 옴니채널 환경에서 입체적 전략을 구사해 다양한 접점에서 만족스런 사용자 체험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서로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연결해 거래를 만드는 일을 ‘상업’이라고 한다. 이는 직접 무언가를 만드는 ‘공업’과 구분된다. 산업 분류에서는 유통이란 개념도 나오는데 사실 산업은 경영자를 위한 개념이 아니어서 사업을 둘러싼 다양한 관계를 담지 못한다. 백화점, 온라인 쇼핑 같은 유통업을 생각해 보자. 집화, 창고, 배송 전시 등 실물의 흐름과 결제, 신용, 보험과 같은 금융의 과정이 시설, 온라인 시스템의 운영과 함께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고객은 물론 다양한 사업 파트너와 관계를 만들어간다. 더 넓게는 도시 개발, 교통, 건축의 세계와 함께하고, 전시, 공연, 스포츠와도 연결된다.

따라서 현실의 경영자는 세상 모든 일을 생각하며 사업 기회를 찾는다. 꽉 막힌 경영학 수업에서나 뻔한 얘기들을 외워댈 뿐이다. 유통, 넓게는 상업 활동을 두고 ‘하는 일 없이 중간에 끼어들어 돈을 번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가치는 오로지 땀 흘려 만드는 일에서만 나온다는 단순한 논리와 근로 기반의 일만 노동으로 인정하는 대중의 심리가 그 기저에 깔려 있다. 실제로 고물가가 이슈가 되면 민심 처방으로 ‘중간상 폭리’를 수사했던 사례가 있는데 이는 그만큼 상업 활동이 만드는 가치가 대중에게 쉽게 와 닿지 않는다는 뜻이다. (DBR minibox I ‘상업 활동이 만드는 가치’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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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희 |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전략경영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다양한 실전 체험을 통해 얻은 전략의 지혜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알리는 한편 기업과 정부에 도움이 되고자 애쓰고 있다. 시류에 거슬러 힘에 부치면 수업과 운동으로 버틴다.
    cparkdba@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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