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식품 스타트업이 만든 ‘서울시스터즈 김치 시즈닝’이 미국 아마존 칠리파우더 부문 베스트셀러로 선정되고 출시 6개월 만에 카테고리 킬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김치=건강’을 동일시하는 전 세계 소비자들의 인식의 연결고리를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비건(채식),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글루텐 프리(밀가루 없음), Non-GMO(비유전자 변형 식품) 등 건강이나 환경 등의 키워드를 떠올렸을 때 연상되는 거의 모든 기준을 충족했다. 회사가 처음부터 미국 유기농 슈퍼마켓 체인 ‘홀푸드마켓’ 입점을 목표로 식물성 대체육 대표 제조사인 ‘비욘드미트’ 및 ‘임파서블푸드’와의 협업을 목표로 건강식품을 기획했기 때문이다. 현지 고객을 철저히 조사하고, 이들의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면 생산 단계의 난관에 굴하지 않았던 것이 서울시스터즈가 빠르게 해외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국내에서도 생소하고 해외에서는 더 생소한 뿌려 먹는 김치 가루로 미국 아마존의 칠리파우더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서울시스터즈 김치 시즈닝’은 최근 K-푸드의 해외 진출 성공의 대명사로서 많은 식품 창업가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영세한 한국 스타트업의 제품이 2020년 11월 미국 아마존에 입점한 지 7개월 만에 일본 ‘시치미’ 등 유수의 기성 제품과 대기업 제품을 제치고 ‘카테고리 킬러’에 올랐기 때문이다. 시즈닝은 ‘향신료와 허브 등을 첨가해 향과 맛을 더욱 높여주는 양념’이란 뜻이며 서울시스터즈의 김치 시즈닝은 완성된 식품에 뿌려 김치의 풍미를 더할 때 이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더욱이 제품이 반짝 인기로 그친 것이 아니라 1년여간 판매 1위 자리를 꾸준히 지키며 누적 판매량 12만 개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 제품을 개발한 푸드컬쳐랩의 안태양 대표(37)는 이에 대해 “일반 식품과 건강 기능 식품의 경계가 점차 흐려지고 있는 흐름을 잘 읽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김치 시즈닝이 단기간에 미국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비결이 결코 한류 콘텐츠 열풍이나 인플루언서 ‘먹방’ 등에 힘입은 K-푸드의 인기, 자극적인 매운맛에 대한 호기심에만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찰나의 인기는 지속성을 가질 수 없다. 세계 시장이 우호적으로 반응한 것은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김치=건강’을 동일시하는 인식의 연결고리를 강조한 결과였다. 건강식품과 관련된 모든 시장 트렌드를 빠짐없이 제품에 녹여낸 것이 김치를 찾는 잠재 고객의 니즈와 맞아떨어지면서 구매로 연결됐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철저한 시장 조사와 제품 개발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코로나19 시기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면역력 증강이라는 김치의 효능이 주목받는 기회를 잡지 못했을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서울시스터즈 김치 시즈닝의 성분을 들여다보면 ‘비건(채식)’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글루텐 프리(밀가루 없음)’11한국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계획’ 기준. (글루텐 함량 20㎎/㎏ 이하)
닫기 ‘Non-GMO(비유전자 변형 식품)’ 등 건강이나 환경 등의 키워드를 떠올렸을 때 연상되는 거의 모든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극단적인 채식주의자들도 먹을 수 있도록 젓갈 성분을 전부 뺐고 젓갈이 내는 감칠맛을 살리기 위해 재료 하나하나를 분쇄한 뒤 다시 발효, 숙성을 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했다. 시즈닝에 살아 있는 유산균을 넣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안 대표는 “사람들이 갈수록 편리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건강 기능 식품을 따로 챙겨 먹기보다는 한 끼에 온전하게 영양을 다 담으면서도 몸에 안 좋은 성분은 최소화한 완전식품을 찾는 추세”라면서 “김치 시즈닝의 선전은 식료품 하나를 고를 때도 깐깐하게 성분을 따지는 잠재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결과”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나고 자라지는 않았지만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전 세계 에어비앤비를 전전하며 몇 개월씩 투숙하면서 현지 식료품 슈퍼마켓과 가정집 주방을 그 누구보다 속속들이 들여다봤다고 자부하는 안 대표를 DBR가 만났다. 그리고 토종 한국인이 설립한 작은 회사가 어떻게 국산 제품으로 글로벌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는지 서울시스터즈의 식품 개발, 생산 및 유통 전략을 들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