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세일즈 글을 고객이 오래 기억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의 뇌는 단순 반복 노출되는 정보보다 적극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정보를 더 오래 기억한다. 고객이 적극적으로 생각하도록 뇌를 자극하려면 질문을 활용해야 한다. 특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 기억을 회상시키는 질문, 의견을 요청하는 질문이 고객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제약 영업 부문에서 나름 인정받고 있는 정 과장이지만 새로운 약품의 매출을 올리는 것은 늘 쉽지 않는 일이다. 세상에 쉬운 영업은 없겠지만 제약 영업은 특히 어렵다. 의사들이 약품 구매를 결정하는데, 이들을 직접 만나기도 힘들고, 막상 만난다고 하더라도 상품 설명에 필요한 면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쓰려는 목적에서 새로 나온 약품을 소개하는 글을 면담 전에 보내지만 대부분의 의사는 회신조차 없다. 답답한 마음에 핵심 내용을 간략히 요약해 다시 보내면 이번에는 ‘수신했다’는 아주 짧은 답장만 돌아올 뿐이다. 어쨌든 보긴 봤다는 메시지이니, 이제 본격적으로 세일즈를 할 타이밍이라 생각하고 병원을 방문했다. 그런데 정작 오랜 시간 기다려 만난 의사들은 약을 보자마자 이렇게 말한다. “그 약이 뭐죠? 처음 보는 거네요?” 이런! 벌써 다음 진료 예약 환자가 들어올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데 언제 다 설명하지?
고객이 기억하지 못하는 글이 세일즈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까? 무의식 효과를 논외로 한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세일즈 글을 어떻게 쓰면 고객이 기억하기가 쉬워질까? 기억이 잘되는 글의 특징 중 하나는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다. 1 1기억이 잘되는 글은 다음 여섯 가지 특징이 있다. ① 주의 집중이 잘된다. ② 문장이 짧고 간결하다. ③ 이미지로 떠올리기 쉽다. ④ 내용이 이해하기 쉽다. ⑤ 생각하게 만든다. ⑥ 감정과 결합시킨다. / 출처. 이수민(2020), 이제 말이 아닌 글로 팔아라, 갈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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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적극적으로 생각할 때 기억은더 오래 유지된다.
우리 뇌는 크게 보면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감각 입력과 운동 출력이다. 감각 입력은 외부 자극을 눈과 귀와 같은 감각 기관을 통해 입력하는 것이다. 운동 출력은 실행 명령을 몸의 각 부분에 보내는 것을 말한다. 어느 쪽이 더 중요할까? 물론 모두 중요하다. 그렇지만 기억의 관점에서 보면 운동 출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기억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운동 출력은 ‘생각’을 말한다. 뇌과학에서 생각이란 뇌 안에서 일어나는 운동이다.
워싱턴대에서 실시한 기억에 관한 흥미로운 실험이 있다.22에릭 캔델, 래리 스콰이어(2016), 기억의 비밀, 해나무.
닫기 학생들에게 일정 분량의 글을 외우게(학습) 했다. 시간이 좀 지난 후 학생들을 A, B 그룹으로 나눴고, 그들에게 각각 다른 지시를 내렸다. A그룹 학생들에게는 글을 다시 외울 추가 시간 7분을 줬고(재학습), B그룹 학생들에게는 학습한 글 중 기억나는 것들을 써내라고 요구했다(시험). 그리고 시간의 경과에 따른 두 그룹의 기억 비율을 조사했다. 어느 그룹의 기억 비율이 더 높았을까? 시험을 치른 B그룹이었다. 재학습이나 시험을 실시한 직후에는 재학습이 기억에 효과적이었지만 2일 이상의 시간이 지나고부터는 시험의 효과가 훨씬 높았다. 3 3Roediger III, H.L, and Karpicke, J.D.(2006). Test-enhanced learning: Taking memory tests improves long-term retention, Psychological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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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sumin@smnjpartners.com
SM&J PARTNERS 대표
이수민 대표는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EMBA)에서 경영전문석사 학위를 받았다. 잡 크래프팅 전문가 백수진 박사와 강의 중심 교육 컨설팅사인 SM&J PARTNERS를 운영하며 문제해결 중심 리더십 코칭 및 기업 교육 강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강의 분야는 ‘리더십’ ‘전략’ ‘잡 크래프팅’ ‘강의스킬’ ‘조직관점 MBTI’ ‘B2B 협상스킬’ 등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smnjpartner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서로는 『불편하지만 진짜 리더가 되고 싶은가요?』 『좋은 강사가 되고 싶은가요?』 『이제 말이 아닌 글로 팔아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