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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1. RPA 전략의 새 판

대세가 된 RPA, 코로나로 한층 더 주목
업무 시간 절감보다 사업성과 연결해야

백승헌 | 304호 (2020년 9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앞으로 기업들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질 것이다. 자동화를 받아들이는 자(Adapter)가 되거나, 피하는 자(Avoider)가 되거나. 그동안 한국의 RPA 시장은 크게 네 단계를 거치며 진화를 거듭했다. RPA 초기 성공 요인을 고민하던 1단계, 일본의 기업용 RPA를 참고하던 2단계, 글로벌 기업의 RPA 확산을 목격한 3단계, 그리고 언택트 상황에서 자동화가 더 절실해진 현재의 4단계다. 이 4단계의 세상에서는 자동화의 전개 방식과 속도, 범위에 있어 기존과 다른 새 판이 필요하다. RPA를 업무 시간 절감의 도구로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KPI를 통해 사업 성과와 연결하고, 현업 부서로 책임을 확장하며, 다른 기술 및 트렌드와 융합해야 한다. 또 직원 참여를 유도하고, 포털 같은 인프라를 구축하며, 운영과 변화 관리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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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도로 성장 중인 엔터프라이즈(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는 새로운 기술이자 플랫폼, 그리고 트렌드로서 조명을 받고 있다. ‘나의 귀찮음을 대신해주는 비서’인 RPA의 확산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특히 앞으로 사회에 진출하는 신입 직원들은 조직에 자동화를 보다 더 당당하게 요구하게 될 것이다. 이들은 단순하고 쉬운 일은 결코 내 것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겹고 재미없는 일을 수년간 견뎌낼 만큼의 인내 DNA가 상대적으로 적으며, 반복적인 일로부터 나의 부담을 덜어줄 것을 조직에 적극적으로 요구한다. 경제 가능 인구가 연일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보다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두지 않는다면 우수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기업에서도 RPA가 점점 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만큼 이제는 게임이 달라져야 한다.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기업들을 위한 RPA 전략을 정리하기에 앞서 RPA의 발전 과정을 직접 목격하고 시행착오를 겪어 온 필자의 관점에서 격동의 시간이었던 지난 2년을 돌아보고자 한다. 한국 RPA 시장의 성장과 궤를 같이하는 이 시간은 크게 네 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 •2018 하반기
RPA 성공 요인에 대한 초기 고민, 전담 조직 구성의 필요성이 강조되다.

이 시기는 처음 RPA 성공 요인을 고민하며 기업들을 상대로 전담 조직 구성과 역할의 중요성을 역설하던 때였다. 실제로 RPA를 먼저 경험한 나라의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RPA 전담 조직인 COE(Center of Excellence) 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PA가 다른 IT 프로젝트와 달리 긴 여정이기 때문에 기술과 사람 및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발전시킬 조직 없이는 제대로 시작할 수 없다는 게 선발주자들의 설명이었다. 지금은 RPA COE가 국내 기업 사이에서도 일반 명사화됐지만 당시만 해도 기업들에 이런 조직을 왜 구성해야 하는지를 설파하는 게 하나의 미션이었다.

2단계 • 2019년 상반기
일본의 엔터프라이즈 RPA를 보다.

일본의 엔터프라이즈 RPA의 도입과 전개 사례를 접한 때다. 기업들의 RPA 성공 사례를 발표하는 ‘RPA 포워드 도쿄(Forward Tokyo)’에서는 전사 규모의 RPA를 도입했다는 전설 같은 무용담들이 오갔다. 사례 발표자들은 일본에서 자동화가 얼마나 절실한 과제인지 강조하면서 RPA 도입 사유와 목적, 톱다운(Top Down) 방식의 체계적인 전개 과정을 소개했다. 나아가 일부 기업은 RPA 운영과 관련된 시행착오도 솔직하게 나눴다. 당시 ‘연 100만 시간의 자동화’를 만들어 내고 있던 일본 ‘S’ 금융기관의 RPA 사례가 가장 주목받았고, 이는 한국의 금융기관과 그룹 핵심 계열사의 RPA에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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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승헌

    백승헌shbaek@uipath.com

    유아이패스 코리아 전무

    필자는 고려대에서 법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 학위를, 동국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GE(캐피털, 헬스케어, 인터내셔널)와 현대캐피탈에서 임원을 역임하며 경영 전문가로서의 지식과 경험을 쌓았다. 2018년부터는 엔터프라이즈용 자동화 선도 기업 유아이패스 코리아의 전무로 재직하고 있으며 명지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로 활동했다. 로보틱 처리 자동화(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 1세대 전문가로 2020년 『RPA 하이퍼 오토메이션 플랫폼』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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