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nce & Accounting

기업의 미래,경영진 속 권력관계를 보라?

103호 (2012년 4월 Issue 2)


Finance & Accounting

기업의 미래,경영진 속 권력관계를 보라?

Based on “CEO Pay Slice” by Lucian A. Bebchuk, K.J. Martijn Cremers, Urs C. Peyer(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Vol. 102, No. 1 (2011), pp. 199-221)


무엇을 연구했나

David Yermack(뉴욕대 교수)은 2006년에 CEO가 회사 비행기를 개인적으로 이용할 경우 기업가치(Market Value of a Firm) 및 실적(Performance)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다소 엉뚱해 보이는 이 연구 결과는 파이낸스 분야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소위 말하는 경영자의 사적이익(Private Benefit of Control) 추구를 재미있는 지표를 통해 증명해낸 것이다. CEO가 회사 비행기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CEO가 회사 자원을 주주의 이익이 아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경영 전반의 의사 결정이 왜곡될 수 있고 결국 기업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한다.

사실 파이낸스 분야에서는 기업가치 또는 실적을 증대(또는 악화)시키는 요인들에 관심이 많은데 특성을 수치화(quantify)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경영진의 권력관계, 팀워크, 능력 등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지만 이를 학문적으로 증명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숫자화하기가 난감하기 때문이다. 최근 이러한 작업에 도전한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연구했으며 결과는 무엇인가

Lucian Bebchuck(미국 하버드대 교수) 외 2명의 학자들은 CEO Pay Slice(이하 CPS)라는 새로운 지표를 개발했다. CPS는 기업 내 연봉 서열이 상위 5위 안에 들어가는 경영진의 임금을 합한 총액 중 CEO의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CPS 평균은 약 35.7%로 나타났다). 그들은 1993년부터 2004년까지 8659개 미국 기업의 CPS를 계산한 후 이것이 기업가치 및 실적뿐만 아니라 인수합병 의사결정, CEO 임금 결정, CEO 해임 결정 등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 연구했다.

CPS 지표 자체는 단순하지만 이는 풍부한 발견으로 이어졌다. 우선 CPS가 높은 기업은 기업가치 및 실적이 낮았다. 또 CPS가 높은 기업은 인수합병 결정을 잘못할 가능성이 컸다. 세 번째로 CPS가 높으면 CEO에게 행사가격이 매우 낮은 스톡옵션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이를 두고 CEO 입장에서 행운의 옵션을 받는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행사가격이 낮으면 별다른 노력 없이도 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CPS가 높으면 실적이 좋지 않은 CEO가 해임당하는 확률이 낮았다.


시사점은 무엇인가

이들의 발견은 앞으로 많은 논쟁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에 따르면 우선 높은 CPS는 매우 좋지 않은 신호다. 즉 CEO가 경영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임금을 많이 가져가면 기업가치 및 실적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주요 의사결정(인수합병, CEO 임금, CEO 해임) 전반이 다 왜곡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특히 실적이 좋지 않아도 해임당하지 않는다는 것은 CEO의 인센티브에 매우 부정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다른 말로 하면 높은 CPS는 기업 의사결정에서 CEO가 (좋지 않은 의미에서) 절대 권력을 행사하고 있고 누구도 CEO를 견제하지 못하는 내부 상황을 나타내는 증거가 된다. CPS는 CEO가 얼마나 센 권력을 갖는지를 나타내는 숫자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을 판단할 때 눈여겨봐야 할 정보가 되는 셈이다. 또한 경영진 내 임금 배분은 경영진의 상대적 능력 또는 기업가치에 대한 상대적 기여보다는 권력관계에 크게 영향 받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와 모순되는 또 다른 추세가 존재한다. 최근 20년 동안 미국 기업의 CPS가 꾸준히 증가해왔다는 사실이다. CEO가 주주의 이익과 상관없이 제멋대로 의사결정하는 현상이 미국에서 심해졌다는 것은 언뜻 이해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다른 한편에서는 CPS를 경영진 내에서 CEO가 상대적으로 얼마나 중요성을 지니는지(relative importance)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중립적 의미에서) CEO 역할이 상대적으로 커지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임금을 받는다는 것이다.

앞서 소개된 본 연구의 관점을 따를 때 CPS와 기업가치, 실적, 의사결정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CEO의 상대적 중요성이 커질수록 기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CEO가 다른 경영진에게 일정 정도의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 기업에 도움이 된다는 중요한 함의를 제공할 수 있다.

필자소개 이창민 국민대 경영대학 교수 changmin0415@gmail.com
이창민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주립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금융연구소를 거쳐 국민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재무(Finance)와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 분야에서 활발하게 강의 및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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