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사례

직관이 인사를 망친다
데이터로 인사를 혁신하라

271호 (2019년 4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해외에서는 HR 애널리틱스 전담 조직을 구축하거나 관련 전문가들과 연계해 HR 데이터 분석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 셰브론은 전 세계 300여 명의 데이터 분석 전문가와 프로젝트를 진행해 30% 이상 생산성을 높였다. HR 애널리틱스를 통해 우수 인재를 채용하고 관리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입사 후 첫 주에 상사와 일대일 미팅을 하면 몰입도가 8%가량 늘어나고, 팀원과 협업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3배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미국의 멕시칸 음식 체인 타코벨은 HR 애널리틱스를 통해 이직률을 낮췄다.


구인, 구직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하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업체 링크트인(Linkedin)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HR 애널리틱스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3배 정도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실제로 점점 많은 글로벌 기업이 별도의 HR 애널리틱스팀을 두고 있는 현상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이미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구글의 파이랩(PiLab, People Operations) 외에도 글로벌 에너지 기업 셸(Shell)의 HR Data & Analytics, 글로벌 제약회사인 화이자(Pfizer)의 Talent Analytics, 제너럴일렉트릭(GE)의 People Strategy, Analytics, Digital Learning & HR Operations 등 다양한 명칭의 HR 애널리틱스 전담 조직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기업 내 HR 애널리틱스팀은 초기에는 HR 프로세스 개선을 목표로 데이터를 통합하고, 지표를 관리하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고 나서는 사업 전략과 성과 향상에 필요한 HR 관련 정보를 모으고, 인사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분석 어젠다를 정한다. 흔히 볼 수 있는 분석 어젠다로는 채용 성공률 제고, 이직률 감소, 성과 향상을 위해 개선점을 찾고 이를 실행 방안까지 연계하기 등이 있다. 경영진이 HR 애널리틱스팀에게 기대하는 것들, 예를 들어 ‘어떤 포지션에 어떤 사람을 배치해야 가장 성공 확률이 높을까’ ‘조직을 어떻게 바꿔야 가장 효과적인가’ 등의 예측 기반의 HR 애널리틱스는 충분한 역량과 자원,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에서도 혁신적이라고 할 만한 새로운 사례들이 단기간 내에 쏟아지고 있지는 않다. 다만 확실한 것은 점점 더 많은 기업이 꾸준한 노력을 이 분야에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머신러닝 기술 등의 급속한 발전으로 HR 애널리틱스에 기대하는 바가 더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통한 면접에서는 AI가 지원자의 얼굴 표정, 음성 높낮이와 떨림, 심장 박동과 자주 쓰는 어휘 등을 분석해 당락을 결정하며, 뇌파까지 분석하는 경우도 있다. 다수의 인원 중 적합한 지원자를 선별해야 할 때 면접관의 오류를 줄이고 공정한 채용 결과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향방이 주목된다. 2017년 11월 HR 분야 전문 사이트 HR.com에서 95개 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현재 인공지능을 인사조직 분야에 활용하고 있는가”라고 묻자 약 7%가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 결과를 보면 5년 내 이 비중이 39%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미국 위스콘신주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 스리스퀘어마켓(32M으로도 불림)은 구성원들의 체내에 마이크로칩을 이식해 업무 효율성을 증대하겠다고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미국 식약청 등으로부터 인체에 무해하다는 판정을 받은 이 마이크로칩은 참여를 원하는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엄지와 검지 사이에 이식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80%가 넘는 구성원들이 참여했다. 이 칩을 통해 32M 구성원들은 컴퓨터 로그인/아웃, 회사 출입, 카페테리아 결제 등을 할 수 있으며 NFC 기술만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이동 경로 추적 등은 불가능하다. 32M 회사의 이러한 결정이 매스컴을 타면서 전반적으로는 32M의 급진적인 의사결정이 회사 홍보를 위한 도구였다는 해석이 많았지만 이 행위가 윤리적인지, 앞으로 확산될 만한 추세인지에 대해 많은 전문가의 의견이 오고 가며 화제의 중심이 됐다.

인공지능 면접관과 마이크로칩을 통한 업무 효율성 향상은 HR 애널리틱스의 미래를 보여주는 단상이라기보다 눈길을 끄는 흥미로운 사례로 보인다. 그러나 두 케이스의 공통점은 HR과 관련한 데이터 수집, 분석 및 활용의 발전이라는 측면에 있다. 빅데이터 시대에 이어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업종에 관계없이 많은 기업이 디지털 변혁(Digital Transformation)에 관심을 갖고 추진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기업 경쟁의 핵심인 인재와 각종 의사결정을 위해 HR 애널리틱스로 객관성을 확보하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살펴보도록 한다.


우수 인재 채용
인사 부서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우수한 인재를 뽑는 것이다. 이는 인사부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의 중차대한 업무다. 어떻게 하면 좋은 성과를 낼 인재를 뽑을 수 있을까. 이를 해결하면 HR의 많은 고민과 이슈는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HR 애널리틱스가 흔히 가장 많이 적용되는 분야도 ‘선발 도구 검증’ 같은 채용 부문인데 예측률을 높이기 어려운 분야 또한 채용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구글은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여러 검증을 통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MS는 2015년 직원들의 ‘시간 소비’를 추적하고 계량, 분석하는 소프트웨어 업체 볼로메트릭스(Volometrix)를 인수했다. 2016년에는 전 세계 5억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비즈니스 기반의 소셜네트워크 업체 링크트인도 인수하면서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앞으로는 사업 측면에서도 HR 분석 관련 소프트웨어에 더 많은 관심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MS는 사내 시스템을 통해 발생되는 데이터를 통해 온보딩 프로그램의 효과를 분석해 공유했다. 해외 기업의 경우 대규모 공채가 있지 않고, 각각 입사한 후 필요 시 오리엔테이션을 받는다. 그런데 일이 바쁘면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이나 교육을 미루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이 때문에 초기 온보딩의 중요성을 검증하기 위해 온보딩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분석 어젠다로 잡았다.

MS는 입사 후 첫 1년이 구성원들이 조직에 잘 적응하는 것의 핵심이라고 판단,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해 봤다. 이를 위해 구성원들의 e메일, 일정(회의 참석)을 분석 범위에 포함하고 별도의 설문을 시행했다. 분석 결과 회사에서 제공하는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우 내부에서 형성한 네트워크의 크기가 33% 더 컸으며, 몰입도는 9%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몰입이 높은 구성원들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 더 많이 참여했다. 신규 입사자와 상사의 상호작용과 몰입도, 소속감의 관계도 분석한 결과 입사 첫 주 상사와 일대일 미팅을 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 대비 몰입도가 8% 높았다. 소속감과 본인이 팀에 기여하고 있다고 믿는 정도도 높아졌고, 팀과 협업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3배 이상 줄었다. MS에서는 이를 통해 초기 온보딩 프로그램 참여와 상사의 일대일 케어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신규 입사자와 소속 조직에 이를 장려할 수 있었다.


봉통(Bon-Ton)
80여 개의 체인을 소유한 미국의 백화점 봉통(The Bon-Ton Company)은 매출이 가장 큰 1층 화장품 매장에 어떤 직원을 채용해야 성과가 높은지를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검증했다. 데이터 분석 전 봉통이 생각하고 있던 채용 기준 중 하나는 화장품 매장 직원의 ‘외모’였다. 화장을 잘하는 사람이 제품을 판매해야 고객들이 더 신뢰감을 느끼고 화장품을 구매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다. 기존 판매 직원들을 중심으로 인성, 적성 검사를 실시하고 성과 데이터를 비교해 분석했다.

그랬더니 매출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인지 능력’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 능력이 좋아야 빠른 판단으로 고객에게 적절한 제품을 추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인지 능력 상위 50%의 집단이 하위 집단보다 매출 10%가 더 높고 본인의 직무에 대한 만족도 또한 높았다. 이후 채용 시에는 ‘인지 능력’ ‘상황판단력’ ‘주도성’에 대한 평가를 포함해 점수가 높은 후보자 위주로 채용했고, 이후 과거 대비 매장당 평균 이직률은 25% 정도 감소하고 매장당 월 매출이 1400달러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Google)
구글에서는 모든 HR 관련 의사결정이 데이터에 의해 결정된다고 자부할 만큼 HR 애널리틱스의 활용도가 높은 곳이며 채용에서도 예외는 없다. 일단 채용 원칙 중 하나는 직속 상사보다는 채용위원회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직속 상사는 급한 마음에 자기와 비슷한 사람을 일단 뽑으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인재를 바라보기 위해 집단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구글에서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집단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통계적인 알고리즘을 채용에 적용했다. 또한 채용 속도가 고용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발견하고 최고의 인재를 뽑기 위해 심사숙고하면서 약 6개월에서 9개월이 걸리던 채용 프로세스를 47일로 확 줄였다. 한 채용 후보를 4명 이상이 인터뷰하는 것은 예측력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결과를 참고해 기존에 15명에서 25명씩 인터뷰를 보던 것을 과감히 축소했다. 사람에 대한 판단을 하는 부분만큼은 여전히 관련된 사람들의 직관이 들어가는 바 구글에서는 최대한 이를 보완하기 위해 HR 애널리틱스를 활용하고 있다.


이직률 감소를 위한 핵심 요인 발굴 및 개선 활동
인재를 뽑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조직에서 인재가 이탈하는 것을 막는 일이다. 한 명의 인재를 뽑고 적응시키는 데 많은 투자가 이뤄진다. 이직률이 높거나, 이탈하려는 인재가 핵심 인재일 경우 조직에 큰 타격이 있을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HR 애널리틱스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다만 유의할 점은 실제로 이직이 현재의 사업에 영향을 미칠 만한 중요한 이슈가 맞느냐를 확인해야 하고, 이탈하고 있는 인재들이 조직에 꼭 필요한 사람들인지를 체크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직률 감소를 위한 HR 애널리틱스의 적용은 흔한 지표 관리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타코벨(Taco Bell)
미국의 멕시칸 음식 체인 타코벨은 2017년 매출 규모만 약 10조 원에 이르는 대형 프랜차이즈다. 830여 개의 직영점에서 3만 명 이상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중 50% 이하는 22살 이하의 젊은 직원들이다. 타코벨 내에서는 직원들의 높은 이직률이 문제가 됐는데 가장 큰 이직 원인은 적은 급여였다. 또한 몰입도가 낮은 직원들의 이직이 높았던 만큼 타코벨이 궁극적으로 우려했던 것은 이직을 하려는 구성원이 많을수록 고객 서비스 품질이 저하되는 것이었다. 이에 타코벨은 글로벌 HR 컨설팅 기업 머서(Mercer)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의 보상 전략이 타코벨이 처한 환경이 맞게 설계돼 있는지 등을 HR 애널리틱스를 통해 점검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직률을 낮추기 위한 실행방안을 모색했다.

일단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여러 지역에서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한 결과 타코벨에서 계속 일하고 싶은 이유로는 가족적인 근무 환경, 조정 가능하고 유연한 스케줄이 꼽혔으며, 떠나고 싶은 이유는 훈련 불충분, 스트레스, 더 좋은 기회 등으로 나타났다. 타코벨이 HR 애널리틱스를 통해 알고 싶었던 것은 ‘직원들에게 주는 보너스가 매장의 이익을 늘리는 데 기여할 것인가’였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일단 보너스와 매장 이익의 상관관계를 살펴봤다. 보너스를 지급하고 시간이 지난 뒤 매장의 이익이 늘었는지 인과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매장 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나머지 변수들은 통제하는 방식으로 분석했다. ①성과 변수로는 매장의 이익, 고객 만족도, 서비스 신속성으로 놓았고 ②인력 변수로는 이직률, 보상(초임, 급여 수준, 보너스), 승진, 오버타임, 고용 형태, 근속연수, 평균 나이, 교육 훈련 증서, 준법(푸드 핸들링)을, ③외부 변수로는 매장 설립 연도, 규모, 수리, 지역 실업률, 인구밀도 등을 놓고 분석했다. 분석 결과 구성원 이직은 매장 이익, 고객 만족, 서비스 신속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으며 보상, 트레이닝 타임, 근속연수는 성과 변수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이직과 관련해 발견한 것은 평균적으로 6개월 안에 50% 이상이 그만두고 있었는데 이직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세후 소득이었다. 오히려 오버타임을 많이 할 수 있는 매장에서의 이직률은 더 낮았다.

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타코벨에서는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했다. 일단 2016년에는 지점장들을 대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보너스를 책정해줬고, 이직이 낮은 지점의 매니저가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 보상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2017년부터는 ‘Start with us, Stay with us’라는 프로그램을 발족했다. 차별화된 경력 경로를 설계해 스킬 습득을 원하는 사회 초년생들을 위해서는 Start with us 트랙을, 장기간 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더 많은 교육과 기회를 제공하는 Stay with us 트랙을 제공하기로 했다. 결정적으로는 핵심적인 직원들이 한 달에 100시간 이상을 일해서 총 보상이 높아질 수 있도록 스케줄링을 재조정했다. 다양한 프로그램의 결과로 타코벨의 이직률은 낮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익스피리언(Experian)
정보 서비스 전문 업체 익스피리언은 경영진이 기대하는 것보다 이직률이 3∼4% 이상 높은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이직을 촉발할 수 있는 약 200개의 요인을 분석했다. 이 기업이 특화돼 있는 신용 평가 모델을 접목해 분석한 결과 구성원들의 이직 가능 스코어를 도출해낼 수 있었다. 분석 결과 중에는 팀원 수가 10∼12명 이상이 있는 팀은 구성원들의 이직률이 높아져서 팀 설계 시 이를 고려할 필요성이 드러났다. 이직 가능 스코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북미, 유럽 등 다 주요 요인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고, 모델이 유효한지 확인하기 위해 6개월에 한 번씩 모델을 재점검했다. 그 결과 이직률은 18개월 동안 기존 대비 2∼3% 내려갔고, 이와 관련된 비용도 확연히 감소했다. 익스피리언은 이 프로젝트의 성공 원인을 HR 애널리틱스의 잠재력에 대한 시니어 리더들의 신뢰와 실행을 강력하게 지원해준 HR 리더십을 꼽았다.



존슨컨트롤즈(Johnson Controls)
존슨컨트롤즈는 창립된 지 100년이 넘은 미국의 빌딩 솔루션 업체다. 플랜트 현장에서 이직이 높아지는 현상과 함께 추가 근무 시간이 긴 것을 발견해 HR 애널리틱스를 통해 구성원들의 이직 원인을 좀 더 면밀히 파악하기 위한 분석을 시작했다. 일단 HR에서는 플랜트 현장의 리더들에게 직무, 보상, 현장 생활 관련 질문을 통해 실상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①직무: 직무의 어떤 점이 이직을 촉진시키는가, 상사의 관할 범위나 성격이 이직에 영향을 미치는가, 실업률이나 통근 거리 등이 이직에 영향을 미치는가 등. ②보상: 보상이 구성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 구성원들이 육성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유지에 도움이 되는가 등. ③현장 생활: 재무적 성과나 투자가 직원 유지를 예측할 수 있는가, 채용 계획이나 공석이 이직에 영향을 미치는가, 조직문화가 이직에 영향을 미치는가, 생활 환경이 이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플랜트 전체의 몰입도나 리더십 효과성이 이직에 영향을 미치는가 등.

인터뷰를 통해 주요 포인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은 후 인구통계학적 요소, 재직 기간, 보상, 오버타임, 성별, 승진 같은 구성원들의 특성과 조직 환경(조직 규모, 감독 범위, 배치), 외부 환경(노동시장 상황, 시장 평균 임금 등), 플랜트 성과(제조 수, 비용, 구매 비용, 자본 비용 등), 이직률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초과 근무가 늘어나서 구성원들이 이탈하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초과 근무는 오히려 보상을 높여주기 때문에 이탈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분석하기 전에 가지고 있던 가설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존슨컨트롤즈는 분석 결과에 대한 실행안을 마련하기 위해 유관 부서들과 워크숍을 개최해 함께 결과를 논의하고 이직률 개선을 위한 TF팀을 구성해 이직률을 낮추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HR 애널리틱스 전담 조직 구축 및 기업 전략과의 연계
글로벌 기업들은 HR 애널리틱스 조직을 만들 때 명확하게 역할을 규정한다. 특히 기업의 사업 전략 및 가치 등을 HR 애널리틱스팀의 방향성과 일치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단순히 HR 부서의 성과 증명에 치우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구성원들과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것이 실행 방안까지 연계할 수 있도록 점검하는 것이다. 구성원들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부터 HR 프로세스 개선까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AT&T
미국의 통신 기업 AT&T의 HR 애널리틱스 부서는(Workforce Analytics Team) 자신들의 활동이 조직에 유용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우선 사업과 긴밀하게 연계되는 것, HR 애널리틱스에서 만든 데이터와 분석한 인사이트들이 쉽게 접근 가능하게끔 환경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AT&T의 HR 애널리틱스 부서를 세 개의 역할로 구분했다. ①데이터를 관리하고 제공하는 팀 ②리포트 요청이 있을 때마다 대응하는 팀 ③고급 분석을 하는 컨설팅팀으로 역할을 구분했다. 특히 컨설팅팀은 각 사업부를 HR과 연결해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사업과의 긴밀한 연계 덕분에 각 사업부는 거의 매일 사람과 관련된 이슈를 HR 애널리틱스팀의 컨설팅팀과 논의하기도 했다. HR 애널리틱스팀은 승진 발표에 따른 구성원들의 감정과 사기 측정 및 분석, 온라인 현황판 등을 통해 구성원들의 태도(몰입도 설문 조사 결과), 활동(이직률, 내부 이동/배치 현황 등), 조직 구조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프로젝트들을 수행했다.

AT&T는 2년에 한 번, 약 25만 명의 임직원이 참여하는 설문을 실시한다. 응답 결과에 따라 AT&T는 조직 내 AT&T를 옹호하고 지지하는 구성원과 수동적인 입장을 취하는 구성원들,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는 구성원들의 비율을 알아볼 수 있었다. 궁극적으로는 순옹호자 지수(Net Promoter Score, 직장으로서 AT&T를 주변에 강력하게 추천, AT&T의 제품과 서비스를 주변에 강력하게 추천하는 구성원의 비율에서 그렇지 않은 비율을 뺀 점수)를 매년 산출해 구성원 관리의 주요 지표로 활용한다.



HR 애널리틱스 부서는 특히 AT&T를 주변 친구와 가족에게 일할 만한 직장으로서 추천하는지에 관한 문항을 집중 분석했다. 어떤 요인들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6개월 주기로 세 번에 걸쳐 설문(설문마다 약 19만 명 정도가 응답)을 진행했다. 각 설문에서 아예 다른 카테고리로 이동(예로 옹호자 그룹에서 비방자 그룹으로 이동, 비방자 그룹에서 옹호자 그룹으로 이동)하는 경우는 25% 정도였지만 각각의 그룹을 전체로 놓고 보면 지수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다만 분석팀에서는 왜 그룹 이동이 일어나고, 어떤 요인이 이것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가설을 세워 검증해봤다. 예를 들어, 설문 전후에 승진이 순옹호지수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등이다.

AT&T의 HR 애널리스틱팀은 구성원들의 특성과 상황을 다양하게 설정해 어떤 것이 순옹호지수에 변화가 있을지 분석했는데 이를 위해 선형 예측 분석, 분류 분석, 머신러닝 기법 등이 동원됐다. 분석 결과, 조직, 상사의 변화가 있을 때(승진 혹은 직무 변화 제외)가 순옹호자 지수가 변화하는 하나의 주요한 요인으로 나타나 이런 조직의 구성원들을 케어할 필요가 드러났다. 또한 승진은 주요한 영향이긴 하지만 3개월 이후에는 그 영향력이 없어져서 승진을 하지 못한 구성원 등의 경우 멘토링 등의 활동을 전개했고, 영업직 혹은 고객 대면 직무로의 이동 등이 있을 때는 온보딩 프로그램(조직 내 새로 합류한 사람이 빠르게 조직의 문화를 익히고 적응하도록 돕는 과정)을 운영했다.



인튜이트(Intuit)
기업 재무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인튜이트의 HR 애널리틱스 전략은 구성원들의 경험과 의견을 중심에 두고 이와 관련한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수집, 분석하는 것이다. 인튜이트는 ‘구성원이 기업 존재의 중심, 그다음이 고객, 파트너, 주주다’라는 지향점을 갖고 있다. HR 애널리틱스 전략 또한 이와 연계했다. 구성원들의 경험과 의견을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의사소통 채널을 통합할 필요성을 느낀 인튜이트의 HR 애널리틱스팀은 서베이만 들여다봐서는 구성원들을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매년 100개 이상의 문항으로 시행하는 구성원 서베이 대신 좀 더 자주, 확장 질문형으로(예로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다’ 같은) 구성원이 느끼기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게 변경했다. 구성원들이 비용을 처리하는 방식과 자신의 개인정보를 업데이트하는 것 등 HR 프로세스에 대해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하는지도 측정했다. HR에 요청한 사항이 처리되는 HR 케어 데이터도 분석 범위에 포함했다.

HR과 구성원의 상호 작용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통합·관리하는 구조는 인튜이트가 구성원들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했다. 나아가 조직이 뭘 할 수 있을지를 좀 더 효과적으로 찾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퍼지고 있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데이터를 통해 보여줄 수 있었고(여성 엔지니어들의 이직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루머가 돌고 있는 것에 대해 과거 대비 이직률의 변화가 없음을 공개), 세부적인 질문(영업 일선에 있는 매니저들을 코치하기 위해 뭘 하고 있는가, 성과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하기 위한 준비를 시키고 있는가 등 구성원들이 실제로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 답을 주는 등)에도 답할 수 있었다. 인튜이트 HR 애널리틱스 책임자는 다양한 HR-구성원 상호작용 채널을 통합하는 전략은 구성원들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에 도움을 주고, 깊은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셰브론(Chevron)
글로벌 에너지 기업 셰브론은 유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이익을 확대하고 1인당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셰브론의 HR 애널리틱스 조직은 이런 상황 속에서 인재와 HR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업 전략을 지원하고 주요 정보를 알리는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운영했다. 일단 본사와 사업부, 각 지역에서 HR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것이 중복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HR 애널리틱스 조직의 미션을 ‘셰브론의 사업 전략을 데이터를 통해 보다 효과적이고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로 재정의했다.

HR 외 전 세계 300여 명의 사업 및 데이터 분석 인력들과 지식공유모임을 통해 협업하기 시작했다. HR 인력, 데이터 분석 전문가 등 다양한 부서에서 참여한 가운데 이들은 화상 회의 등을 통해 함께 데이터 모델에 대해 토론하고 데이터를 공유, 새로운 기법을 서로 소개해주면서 서로의 역량 강화에 도움을 줬다. 또 문제 해결 능력, 데이터 분석, 시각화, 통계 등 HR 데이터 분석 커리큘럼을 만들어 HR 애널리틱스에 대한 기본 지식과 이해를 넓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런 노력 끝에 2년이 지난 현재 셰브론에서는 10개 이상의 HR 애널리틱스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전체적인 역량이 강화돼 이전 대비 프로젝트를 완료하는 시간이 훨씬 단축됐고, 기업 내 사람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데이터 분석을 제공해 신뢰성을 높였다. 이제 셰브론은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인력 지표를 활용하고 있고, 중앙집권화된 HR 애널리틱스 조직에서 조직 구조 재설계, 구조조정 등과 같은 이슈들에 대해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기존 대비 적은 인원으로 운영돼 30% 이상의 생산성을 높였고, 특히 불필요한 보고 작업에 들어가는 시간을 100시간 이상 단축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국가별로 ‘미래 인재 공급과 수요’ 모델을 만들었는데 이 모델의 정확성은 약 8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률을 예측하기 위해 필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쓰는 것을 증명하고 유관 부서의 비용을 감소시켰다.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좀 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증거 기반의 HR 의사결정을 위해 HR 애널리틱스의 필요성을 느끼고 전담 조직을 만들어 단계적으로 조직 역량을 높이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HR 애널리틱스를 호기심 차원에서 무엇인가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갖고 섣불리 접근해서는 기대하는 바를 이루기 어렵다. 우리의 조직에 인력 관련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란 큰 명제를 갖고 구체적으로 분석 어젠다를 정한 후 장기적인 호흡을 갖고 HR 애널리틱스에 접근했을 때 국내에서도 몇 년 안에 의미 있는 성공 사례들이 공유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소개 원지현 LG 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jhwon@lgeri.com
필자는 고려대에서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졸업하고, LG경제연구원에서 인사조직 컨설팅을 하고 있다. 2012년부터 HR 애널리틱스 분야에 관한 연구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5호 AI on the Rise 2019년 11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