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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배우는 발상의 전환: 지킬 박사와 하이드

당신 안의 ‘하이드’는 어떤 모습인가

강신장 | 234호 (2017년 10월 Issue 1)


#1. 클로즈업

“오늘 아침, 아주 끔찍한 사건을 목격했다네.”

“한 남자가 길을 건너던 작은 소녀를 짓밟고는 울부짖는 소녀를 버려둔 채 가버리는 게 아닌가!”

“그런 악한 인간이 있단 말인가? 대체 그가 누군가?”

“그의 이름은 ‘에드워드 하이드’라네.”

독실하고 덕이 많아 사람들로부터 추앙받는 ‘헨리 지킬’ 박사.

그는 인간 본성의 선과 악을 분리시킬 수 있는 약을 연구했다.

두 가지 본성이 분리되면 인간이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개발한 신약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약을 먹어본 지킬 박사는

추악한 외모에 악한 성격을 지닌 괴물 ‘하이드’로 변신하며 묘한 희열을 느낀다.

 

“지금의 명성을 얻기 위해 얼마나 나를 억누르고 살았던가!” -헨리 지킬

 

지킬 박사는 약품을 계속 사용하면서 수시로 하이드로 변신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는 더 이상 사악한 하이드를 통제할 수 없게 됐음을 깨닫고 공포에 시달린다.

마침내 파멸의 길을 직감한 지킬 박사는 마지막 남은 약 한 방울을 마시고 죽음을 맞는다.

 

 

#2. 깊이 읽기

‘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출간과 동시에 4만 부가 판매되고 문학뿐 아니라 연극, 영화, 뮤지컬 등

수많은 장르로 리메이크되며 오늘날까지도 강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이 살았던 19세기 후반 영국 사회를 풍자하려고 했다.

그가 바라본 당시 빅토리아 여왕 시대는 산업혁명의 성과로 대영제국의 절정기를 맞았지만

도덕적으로는 크게 타락해 위선이 가득한 시대였다.

겉으로는 근엄하게 체면을 차리면서도 속으로는 탐욕으로 가득 찬 사람들.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두 모습은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이 가진 이중적인 모습과 다름 없었다.

 

“나는 인간이 하나가 아니라 둘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간은 궁극적으로 다면적이며 이율배반적인 별개의 인자들이 모여

이뤄진 구성체이다.” -저자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아무리 선한 인간이라도 그 안에는 악한 면이 존재하고,

아무리 악한 인간이라도 그 안에는 선한 면이 존재한다.

내면에 공존하는 선과 악의 이중성으로 인해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의 길에 놓인다.

그리고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3. 비즈니스 인사이트


최근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병폐들도 ‘하이드적인’ 면모로 재조명할 수 있다.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하이드적인 면모를 보여 사회적 지탄을 받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예컨대 폴크스바겐은 ‘연비 좋은 디젤엔진’을 강조하며 지킬 박사인 척했지만 실제로는 배출 가스량 테스트 때 배출가스가 덜 나오게 프로그래밍하는 하이드적 태도를 보였다. 옥시는 가습기에 들어가는 살균제 성분에 독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확보하고도 이를 은폐해 수많은 인명의 사망과 고통을 유발했다. 이 밖에도 살충제 계란, 독성 물질이 포함된 생리대, E형 간염을 일으키는 소시지 같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건 뒤에는 경영자들의 하이드적 자세가 숨어 있다.

경영자들의 ‘갑질’ 행태에서도 하이드적인 면모가 발견된다. 대한항공 오너가가 저질렀던 사무장과 승무원에 대한 모욕적 행동,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하청 기업에 과도하게 불리한 조건을 강요하고 중소기업 임직원들을 괴롭히는 일부 대기업의 행위도 하이드적인 속성에 다름 없다.

경영자들이 하이드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이유는 권력의 집중에서 찾을 수 있다. 경영자들이 인사와 조직 관리를 총괄하는 최고 권력에 익숙해져 자기 내면에 살아 숨쉬는 ‘하이드’를 통제하지 못한 결과다. 자기도 모르게, 관행이라는 명분으로, 혹은 눈앞의 이익에 휩쓸려 자기 안의 하이드의 준동을 슬며시 못 본 체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개인의 모든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디지털 사회는 더 이상 하이드를 용납하지 않는다. 아무리 대통령 같은 일국의 최고 권력자라고 할지라도 자기 안의 하이드를 제어하지 못하면 그 순간 파멸에 이를 수 있다.

탐욕과 오만이라는 하이드에게 휘둘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내 안에 하이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또 그런 하이드를 방치할 경우 나 자신뿐 아니라 조직 전체를 파멸로 이끌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끊임없는 자기 성찰이 내 안의 하이드를 잠재울 수 있다.

지금 당신 안의 하이드는 어떤 모습인가.

 
“인간 내부를 보면 때로는 선과 악이 대립하고 투쟁하며, 때로는 조화를 이뤄 균형을 유지한다.

이러한 평형 관계가 깨질 때 성격 분열이 일어나 이중인격자가 되고 마침내 파멸의 길을 걷게 된다.”

- 지킬 박사와 하이드, 서문(序文)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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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장 모네상스 대표 ceo@monaissance.com

필자는 삼성경제연구소 시절 대한민국 최대 CEO 커뮤니티 ‘SERI CEO’를 만들었다. ㈜세라젬 사장일 때는 몸을 스캐닝한 후 맞춤 마사지하는 헬스기기 ‘V3’를 개발했다. IGM세계경영연구원장 시절에는 경영자를 위한 ‘창조력 Switch-On’ 과정을 만들었다. 2014년 2월 복잡한 인문학 지식을 ‘5분 영상’으로 재창조하는 콘텐츠 기업 ㈜모네상스를 창업했으며 한양대 경영학부 특임 교수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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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신장

    강신장ceo@monaissance.com

    -(현)모네상스 대표, 한양대 경영학부 특임 교수로 강의
    -삼성경제연구소 시절 대한민국 최대 CEO 커뮤니티 ‘SERI CEO’를 만듦
    -㈜세라젬 사장일 때, 몸을 스캐닝한 후 맞춤 마사지하는 헬스기기 ‘V3’를 개발
    -IGM세계경영연구원장 시절에는 경영자를 위한 ‘창조력 Switch-On’ 과정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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