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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민첩성 확보방안

“대응은 빠르지만 위기 감지는 늦죠” 조직 최일선의 촉수를 살려라

허문구 | 211호 (2016년 10월 lssue 2)

Article at a Glance

1. 조직민첩성: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면서도 경직되지 않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

2. 한국 기업들의 조직민첩성: 속도에 있어서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속도 역시 환경감지(sensing)가 아니라 대응(responding)에서만 뛰어난 반쪽짜리. 유연성 측면에서는 감지와 대응 양쪽에서 모두 취약.

3. 조직민첩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조직형태 변화만으로는 민첩성을 높일 수 없으며 조직구조에 대한 관점의 변화가 필요. 크게는 2가지가 필수.

1) 구조보다는 프로세스가 우선이 되는 조직 구성: 구조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프로세스별로 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부서의 사람들이 함께 협업.

2)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 환경대응의 주체가 돼야 함: 최고경영자가 아니라 조직의 최일선에 있는 직원들이 환경의 변화를 읽고 대응. 이를 위해서는 상명하복식의상사와 부하’ 관계, 거래적인회사-구성원관계의 혁신이 요구.

 

 

 

조직민첩성이란 무엇인가

 

경쟁자보다 더 나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더 빨리 출시하는 것이 기업의 성공을 좌우하는가. 기술의 변화가 너무 빨라서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이 출현하는가. 고객의 욕구 변화를 따라 잡기 어려운가. 새로운 경쟁자가 빈번히 나타나서 기존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는가.

 

이 질문들은 조직의 민첩성(agility)을 요구하는 오늘날의 기업 환경을 보여준다. ‘민첩한 조직을 만드는 것은 기업들이 당면한 핵심 과제다. 이 글에서는 조직민첩성의 의미는 무엇이며, 조직민첩성 측면에서 한국 기업, 특히 한국 대기업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분석하고 민첩한 조직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도대체 조직이 민첩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의사결정이나 실행의 속도가 빠르면 민첩한 것인가? 그렇다면 한국의 성공적인 대기업도 꽤 민첩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조직민첩성은 속도(speed)와 유연성(flexibility)의 두 속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면서도 경직되지 않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동시에 갖춰야 민첩한 조직이라 할 수 있다.

 

한국 대기업들의 민첩성속도도 반쪽짜리, 유연성 낮아

 

조직민첩성 측면에서 한국 기업을 평가해보자. 상당수의 일반 기업들은 <그림 1> 1상한, 즉 유연성도 낮고 의사결정이나 실행의 속도도 빠르지 않은 경우에 속한다. 이에 속한 기업들은 환경 변화에 적응력을 상실하기 쉽고, 따라서 자신의 운명을 외부 환경에 맡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서도 성공한 기업들이 있는데, 이는 대부분 전통적인 산업에서 운영효과성(operational effectiveness)이 성공의 원천이 된 경우다. 국내외 경쟁자에 비해 낮은 요소비용이나 우월한 공정기술, 근로자의 근면성 등에 바탕을 두고 압도적인 원가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은 민첩하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점점 전통 제조업 분야에도 더 효율적인 경쟁자의 등장이나 새로운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 성공했던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과거의 섬유산업, 근래에는 조선, 철강 등과 같은 분야가 대표적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대기업들은 대체로 2상한, 즉 유연성은 높지 않지만 빠른 환경 대응 속도를 바탕으로 성공한 기업들이다. 결국 반쪽짜리 민첩함으로 성공을 이루었다는 말이다. 이들의 성공 패턴을 살펴보자. 고객의 욕구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이나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사업기회의 창출 등은 소위 선진기업에 맡겨두고 이들 기업은 시장이 만들어지고 성공가능성이 확인되면 그때 모든 자원을 쏟아부어 맹렬한 속도로 앞선 기업을 추격하는 소위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반도체 산업이 그렇고, 자동차도 이러한 궤적을 통해 비약적 발전을 이루었다.모토로라의 휴대폰을 모방해 휴대폰 사업에 뛰어들었던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도 소위 한국형 스피드 경영의 결실이다. 휴대폰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스마트폰에서도 아이폰의 출시로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 형성되고 그 가능성이 확인된 후에 삼성은 애플을 빠르게 추격함으로써 성공하고 있다.

 

그러나 조직민첩성이란 측면에서 보면 속도는 빠르지만 유연성이 부족하다. 따라서 고객의 욕구 변화나 새로운 기술의 등장 등과 같은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빠른 추격자로서 성공은 거뒀지만 새로운 수요나 시장을 만들어 개척자(pioneer)로서 성공하는 기업이 한국에서 보기 드문 이유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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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문구moongoo@knu.ac.kr

    - (현)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
    - 포스코 경영연구소 센터장 역임
    - 포스코 자문위원 역임
    - 한국전략경영학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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