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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o-Zero Organization

수능 고득점 비결 ‘오답노트’ 조직 내 협업에 활용하라

이우창,김지유 | 194호 (2016년 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AAR(After Action Review) 4단계

 

최초의 기대실제 결과결과의 원인향후 보완 사항

 

 

AAR의 효과적 활용을 위한 3가지 원칙

 

AAR 작성 이전에 성공 수준을 명확히 정의하고 발생 가능한 리스크 및 대응 방안에 대해 사전에 정리하는 BAR(Before Action Review) 실시

 

신속(Fast)’하고자유(Free)’롭게, 정확한사실(Fact)’에 기반한 결과 정리 및 원인 분석

 

③ 구체적(Specific)이고, 측정 가능(Measurable)하며, 정확한 기한(Timed)이 있는 약속의 형태로 향후 보완 사항을 정리

 

편집자주

최근 컬래버레이션의 열풍에 힘입어 기업에서도 사내 컬래버, 즉 협업에 힘을 실어주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조사에 따르면 사내 협업에서 처음에 기대했던 것만큼의 성과를 거둔 사람은 10명 중 한두 명에 불과합니다. HSG 휴먼솔루션그룹에서 부서 간 장벽을 넘어 성과를 만들어 내는 협업의 기술을 실질적 툴과 함께 제시합니다.

 

수능이 끝나면 해방감을 만끽하며 그 순간을 즐기는 학생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도 있다. 목표한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다. 아쉽지만 다음 번에 더 좋은 결과를 기약하며 다시 한 해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다시 자신과의 싸움에 들어간다. 그런데 싸움의 모습이 사람에 따라 좀 다르다. 어떤 학생은 새 마음 새 뜻으로 공부를 시작한다. 힘들었던 과거를 깨끗하게 잊고 최신 유형을 반영한 새 문제집으로 책장을 채운다. 반면 정반대로 움직이는 학생들도 있다. 안타까운 기억이지만 이번 수능 문제를 다시 뒤적이는 걸로 공부를 시작한다. 그리고 이제껏 풀었던 문제집을 들춰본다. 여기서 틀렸던 문제들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는 것이다.

 

둘 중 어떤 쪽이 다음 번 수능에서 웃을 확률이 높을까?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대개는 후자, 즉 틀린 문제를 자신만의오답노트로 정리해 복습해 본 쪽이 더 좋은 점수를 받는다. 실제로 해마다 배출되는 수능 만점자들의 인터뷰를 보면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습니다만큼 자주 나오는 말이 있다. 바로틀린 문제 유형을 정리해 반복해서 풀어봅니다라는 답변이다. 생활 습관에는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오답노트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겐필수와도 같다. 물론 가방에 오답용 노트 하나 더 챙긴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노트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틀린 문제들을 모아 정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틀렸는지 이유를 분석해 보고 완벽히 이해해 눈과 손에 익을 때까지 몇 번이고다시풀어본다. 그렇게 해야만 다음에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또 마주했을 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입시 컨설팅도 아닌데 이런 이야기를 길게 한 이유는 입시 현장보다오답노트가 더 필요한 곳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바로조직 내 협업상황이다.

 

 

 

 

조직 내 협업에도오답노트작성이 필요

 

신제품 개발을 위해 3개월짜리 TFT를 발족시킨 한 회사가 있다. 다양한 팀에서 차출된 인력들이라 구성원 간 이해관계는 물론 중요도를 판단하는 방식, 일하는 스타일까지한 회사 사람이다라는 것 말고는 같은 게 없다. 그러다 보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크고 작은 문제와 실수들이 계속해서 벌어진다. 어제 벌어진 문제가 오늘 반복되기도 한다. 그러나 정해진 기한 내 달성해야 할 목표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TFT는 굴러간다. 3개월 후, 우여곡절 끝에 신제품 최종 기획안을 임원 보고에 올렸다. 다행히 평가는 나쁘지 않았고고생했다는 코멘트와 함께 TFT 활동은 끝이 난다.

 

이제 남은 것은 무엇일까? 고생한 팀원들끼리회식하며 서로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는 일일까? 물론 회식도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그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TFT 멤버들끼리 프로젝트에 대한오답노트를 작성해 보는 것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점에 대해 검토해 봄으로써 다음 TFT는 더욱 발전된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리뷰 프로세스는 잘만 활용하면 수험생의오답노트만큼이나 기업의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한 조사에 따르면 막상 이프로젝트 사후 리뷰단계를 실제로 진행하는 경우는 100개 중 3개꼴( 2.5%)도 안 된다. 프로젝트 과정에 대해 상세히 검토할수록 개인별 기여도와 책임이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굳이 끝난 일에 대한불편한언급을 피하려는 것이다.

 

한 번 보고 말 사이라면 상관없다. 하지만 조직에서의 일은 대부분 비슷한 패턴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개별 사안에 대한 노하우가 축적되지 않는다면 그건 조직으로 묶여 있을 이유가 없다고도 볼 수 있다. 개인이 모인 조직의 힘을 강하게 만들어 협업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조직의 오답 노트쓰는 법을 소개한다.

 

사후 강평 ‘AAR(After Action Review)’의 활용

 

이라크전 당시 미국 군인들이무언가를 하고 있는 모습이 뉴스에 보도가 되면서 화제가 됐다. 전장에서 별다른 장비 없이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이 과정에 ‘AAR(After Action Review)’이란 이름을 붙였다. 미 육군에서 교육 훈련 성과향상을 위해 개발한 전문 토의 방법으로 20여 년간 활용된 피드백 시스템이었다. 우리 말로 하자면 사후 강평 시간, 쉽게 말해 오답노트인 셈이다. 과정은 <그림 1>처럼 크게 4단계로 이뤄진다.

 

 

 

그림1 AAR(After Action Review) 4단계

 

 

쉬운 예로 AAR에 대해 설명해 보자. 많은 사람들의 단골 신년 목표인 다이어트. 야심 차게 한 달간 3㎏ 감량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게 1, 최초 우리가 기대한 것이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난 시점, 불안한 마음에 체중계에 올라보니 겨우 1㎏ 줄이는 데 그쳤다. 이걸 2, 결과에 쓴다. 그 다음 3, 이런 일이 생긴 원인. 이제부터 고민이 좀 필요하다. 스스로에 대한 솔직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먹방쿡방’ 등 각종 음식프로그램을 보다 참지 못한 두 번의 야식, ‘치맥’, 그리고 계속되는 야근으로 등록만 한 채 문 근처에도 가 보지 않은 헬스클럽 등이다. 좀 더 고민해보니 이달엔 지하철보다 택시로 출근한 날이 더 많았다. 늦잠이 원수다. 그러다 보니 하루에 서 있는 시간과 걷는 시간을 합해도 한 시간이 채 안 되는 듯하다. 그럼 이제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게 4, 향후 보완해야 할 것의 내용이다. 일단 야식으로 유혹하는 TV프로그램과 당분간 안녕이다. 대신 그 시간에 운동을 가기로 한다. 일주일에 최소한 3번 이상. 그리고 아침엔 택시 이용을 줄이기 위해 지하철 한 달 정액권을 끊는다. 기간이 지나면 사라져 버리는 정액권의 잔액이 아까워서라도 택시 이용을 최소화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이렇게 1, 애초 기대한 것부터 4, 향후 보완해야 할 것까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떤가? 단순해 보이는가? 하지만 협업 관련 워크숍을 하며 AAR을 설명하고 작성 연습을 해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왕좌왕한다. 네 가지 질문은 너무도 간단해 보이지만 막상내 문제가 되고 나면 답하기 힘들어 한다. 이유가 뭘까?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 미국 육군이 20년 이상 계속 사용하고 있는 AAR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노하우가 있다.

 

BAR(Before Action Review) 통해 최초 기대 수준 점검

 

협업 결과 리뷰를 위한 AAR을 작성할 때 많은 사람들이 첫 번째 질문, ‘최초에 우리가 기대한 것은 무엇인가에서부터 막막함을 느낀다. 그 이유는 프로젝트 시작 전에 프로젝트의 최종 결과나 기대치에 대해 서로 합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AAR 작성을 위해서는 사전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 그래서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BAR(Before Action Review)를 작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성공 수준을 명확히 정의하고, 이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와 발생 원인, 대응 방안 등에 대해 미리 적어둬야 한다는 것. 애초에 이에 대한 정리가 돼 있지 않으면 어떤 리뷰도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림 2)

 

 

 

그림2 BAR(Before Action Review) 양식 예시

 

조직에서비용 절감 TFT’를 운영한다고 가정해 보자. 첫 단계인 BAR이 없다면 TFT의 임무가 끝난 뒤 과정 리뷰를 위해 모였더라도서로 최선을 다 한 일을 얘기하기 바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만약판관비 3% 절감’ ‘소모품 구매비 7% 절감처럼 구체적인 목표를 생각해 두고 이를 실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와 원인 등에 대해 미리 작성을 해뒀다면? 당연히 이러한 구체적 목표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한 책임 등에 대해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현업 부서 임원이 비협조적이었다는 불평을 하려다가도 그게 사전에 생각해 본 리스크에 포함돼 있다면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최초 기대치 및 리스크를 명확히 하려는 시도가 프로젝트시작단계에서 꼭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어떤 이들은 반문한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문제부터 생각해 보는 건 창의적인 업무 운영을 막는 것 아니냐고 말이다. 일단 부딪혀 보면서 배워나가야 자유롭고 도전적인 시도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구글이나 고어(Gore), 픽사(Pixar) 등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주고 개인 및 팀 간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도전적 프로젝트를 하도록 장려하는 문화로 유명한 기업들은 이러한사전 안전 장치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프로젝트 준비 단계부터 대시보드(Project Dashboard)와 같은 장치를 통해 사전 리스크 분석을 철저하게 거친다. 이 과정을 통해 예측 가능한 문제 상황에 대한 사전 대응력을 높일 수도 있다는 점은 추가적인 혜택이다.

 

3F’ 원칙에 따라 실제 결과 및 원인 분석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 이런 말이 나온다. “나는 지도를 보면서 길을 찾기 위해 하룻밤을 꼬박 세웠다. 하지만 다 소용없는 일이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으므로….” 중요한 건 현재 위치다. 효과적 과정 리뷰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정확하게 아는 것, 그게 시작이다. 그래야 어디로든 갈 수 있다. 첫 칸을 제대로 적은 뒤에야 두 번째와 세 번째 항목, 실제 발생한 결과와 그 원인을 적을 수 있다. 이때는 3가지 원칙, ‘3F(Fast, Free, Fact)’를 지켜야 한다. 이것은 미군이 습관처럼 지키는 원칙이기도 하다.

 

첫 번째 원칙은 신속함(Fast)이다. 전투는 매일매일 진행된다. 오늘 승리했건 패배를 했건, 이때의 교훈을 다음 날 전투에바로반영할 때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미군은 AAR을 매일 진행한다. 이는 조직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마찬가지다. 어떤 이들은 ‘After’라는 것 때문에 전체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 진행하는 걸로 오해하기도 한다. 물론 이것도 의미는 있다. 유사한 프로젝트가 다음 번에 또 진행된다면 분명한 자산이 될 테니. 하지만 이왕이면이번프로젝트도 잘 마치면 더 좋은 것 아닌가? 그래서 주간 혹은 월간이라도 정기적 리뷰가 중요하다. 그렇게까지 하기 어렵다면 프로젝트를 몇 개의 단계(예를 들면 기획 단계, 발전 단계, 실행 단계 등)로 나눠 각각의 단계가 마무리되는 시점에라도 리뷰 미팅을 진행하는 게 필요하다. 그래야 프로젝트 멤버들이 현재의 위치(지금까지의 결과)와 그 원인(잘 되고 있는 비결 혹은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알게 된다.

 

두 번째 원칙은 자유로움(Free)이다. 미군들은 앞서 말한 것처럼 이라크전 같은 실제 전투에서도 AAR을 진행한다. 전장에서 조용한 회의실을 갖춰놓고 정해진 양식에 따라 보고서를 정교하게 작성하는 건 사치다. 최대한 편안한 상태로 프로젝트 리뷰에만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회의를 싫어하는 이유는? 사전 준비와 사후 정리 때문이다. 보여주기 위한 자료를 만들어야 하고, 일을 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자료를 정리한다. 하지만 AAR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이러한 비본질적인 요소들은 기꺼이 무시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세 번째 원칙은 사실(Fact)에 근거한 리뷰다. 미군이 AAR을 하는 이유는반성하거나 남을탓하기위함이 아니다. 오늘의 결과를 통해다음 전투에 어떻게할지 전략을 짜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서는 최대한 정확한 정보가 중요하다. 이는 협업을 해야 하는 조직에서도 너무나 중요한 원칙이다. 상대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혹은 일을 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마찰 때문에 생긴 감정이 피드백 상황에 개입이 되면 정확한 원인 파악은 힘들어진다. 그래서 원인 분석과 실제 결과를 정리할 때는 업무를 수행한 두 사람 이상이 함께 작성하게 해 객관성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일차원적인 상황 정리에만 그치지 않고 사전에 예상했던 결과와의 차이를 분석적으로 정리하는 게 핵심이다. 사전에 예상했던 리스크였는지, 그렇다면 왜 미리 대응하지 못했는지 등까지도 사실에 기반한 객관적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사실에 근거한 리뷰를 할 때 발생한 결과에 대한 칭찬 혹은 비난을 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칭찬이든, 비난이든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이렇게 되면 상대에 대한 심리적 부담(조직에서의 위계 질서일 수도 있고, 앞으로 프로젝트 진행 단계에서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걱정이 생길 수도 있다) 때문에 내용이 왜곡될 수 있다. 빠르고 자유롭게, 하지만 정확한 사실에 기반한 결과 정리와 원인 분석. 너무나 교과서적인 기본적인 내용이지만 어떨 때는 기본이 전부가 되기도 한다.

 

향후 보완 사항 정리

 

단지 사람들 모아놓고같이 고민해봐라는 게 협업이 아니다. 나의 잘못도 기꺼이 얘기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토론해 볼 수 있는 관계, 그게 진짜 협업이다.

 

이제 마지막 칸, 향후 보완해야 할 것을 정리해야 한다. AAR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앞으로 유사한 문제 상황이 생길 때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구체적 언급이 나와야 한다. 이 단계가 중요한 이유는 이런 과정을 통해 실수나 실패를 하더라도대안을 찾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을 구성원들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다음에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과정 리뷰가무서워서피하는 경우는 줄어들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내에서 AAR을 통해 얻어진 교훈을 다음 목표에 반영시키는 선순환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실제로 3M포스트잇역시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다. 대부분 알다시피 포스트잇은접착제 개발의 실수덕분에 만들어졌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은 실수를 다른 구성원에게공유하는 자리가 없었다면 포스트잇이 개발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단지 사람들 모아놓고같이 고민해봐라는 게 협업이 아니다. 나의 잘못도 기꺼이 얘기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토론해 볼 수 있는 관계, 그게 진짜 협업이다.

 

향후 보완해야 할 사항을 적을 때, 두 번째 칸에서 정리한원인 분석을 통해 쉽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글 서두에 언급한 다이어트 예시 상황에서 ‘TV 시청으로 인한 야식을 원인으로 찾아서먹방 보지 않기라는 실천 약속을 뽑은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조직에서 프로젝트를 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해 좀 더 정확한 행동 약속을 뽑아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3가지 요소, 즉 구체적(Specific)이고, 측정 가능(Measurable)하며, 정확한 기한(Timed)이 있는 약속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대한민국 역대 영화 관람객 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명량>. <난중일기>에 기반한 역사적 고증이 잘된 작품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런데 사실 이 영화를 제작하는 데 이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한 책이 있었다. 드라마로도 방송된 <징비록>으로, 유성룡이 임진왜란의 전후 사정에 대해 집필한 작품이다. 그는 책에 이런 말을 남겼다. “지금 와서 후회한 들 무슨 소용 있으랴. 다만 뒷날을 위해 경계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이 책을 써둘 따름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전쟁 재발을 막기 위해타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차후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왕의 정세 파악이 중요함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겪는 많은 일에는 대부분 후회와 아쉬움이 남는다. 이걸 그냥 흘려 보내느냐, 이를 또 다른 계기로 삼아 배움의 기회로 바꿔내느냐는 개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이게조직의 문제라면 생각은 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성공을 했더라도 나 혼자 이룬 것이 아닐 때가 대부분이고, 실패를 했더라도 나 혼자만의 잘못도 아니다. 중요한 건 그 다음이다. 다른 사람도 비슷한 성공을 하도록 도와 주는 것, 다른 사람이 이번과 유사한 문제 상황에 부딪혔을 때 조금은 수월하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디딤돌을 놓아주는 것. 조직에서 이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래서 우리에겐 AAR과 같은 프로젝트 리뷰가 필요하다. 징비록이든, 오답노트든, 이름은 무엇이든 상관없다.

 

  

이우창HSG 휴먼솔루션그룹 경영전략연구소장 wclee@hsg.or.kr

김지유HSG 휴먼솔루션그룹 연구원 jykim@hsg.or.kr

 

이우창 소장은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에서 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캐나다 요크대 슐릭경영대학원(Schulich School of Business)에서 MBA를 취득했다. 현대중공업 연구원을 시작으로 KMAC(한국능률협회컨설팅) 전략그룹장 및 IGM 세계경영연구원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김지유 연구원은 서강대에서 독어독문학 및 경영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IGM 세계경영연구원 R&D팀 연구원, 글로벌 컨설팅회사 액센츄어의 애널리스트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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