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뿐인 영광’ 맹목적 경쟁심

9호 (2008년 5월 Issue 2)

디팩 말호트라, 길리안 쿠, J. 케이스 머니
 
오직 이기겠다는 일념으로 의사결정을 내린 후 그 결과를 경험하고서야 ‘내가 무슨 생각을 했던 걸까’ 하고 후회한 적이 있는가? 이런 의사결정은 우리가 ‘맹목적 경쟁심(competitive arousal)’이라고 부르는 격앙된 감정상태에서 주로 나타난다. 이런 일은 경영활동에서 흔히 일어나며 대부분 뼈아픈 실수로 귀결된다.
 
맹목적 경쟁심에 의한 대표적인 실패 사례는 보스턴 사이언티픽(Boston Scientific)이 의료기기 제작업체인 가이던트(Guidant)를 인수한 거래에서 찾을 수 있다. 2004년 12월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은 가이던트를 254억 달러에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런데 가이던트는 발표 후 얼마 안 있어 전체 생산량의 56%인 17만 개의 심장박동보조기를 리콜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를 안 존슨앤존슨은 당연히 거래중단 의사를 나타냈고, 가이던트는 존슨앤존슨을 상대로 계약이행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존슨앤존슨은 거래가를 215억 달러로 낮춰 제안했다.
 
그런데 갑자기 존슨앤존슨의 오랜 라이벌인 보스턴 사이언티픽이 가이던트를 247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가이던트의 재정이나 업계에서의 평판이 나빠진 상황이었지만, 보스턴 사이언티픽사의 개입으로 양사간의 인수전쟁이 시작됐다. 이 인수전은 2006년 1월 보스턴 사이언티픽이 가이던트를 272억 달러에 인수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는데 이는 존슨앤존슨이 최초에 제시한 가격보다 18억 달러나 많은 액수였다.
 
이것은 성공적인 거래였을까? 2006년 6월 보스턴 사이언티픽은 가이던트 심장박동보조기 2만3000개를 다시 리콜해야 했고 이미 이식 수술을 한 환자 2만7000명에게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고해야 했다. 인수 초기에 25달러이던 보스턴 사이언티픽 주가는 17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포천지는 가이던트 인수를 AOL의 타임워너 인수 다음가는 최악의 거래라고 평했다.
 
가이던트의 사례는 맹목적 경쟁심에 휩싸인 관리자들이 거래가치의 극대화라는 최초의 목표를 망각하고 무조건 ‘경쟁자를 물리치자’는 목표를 추구함으로써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잘 보여준다. 포천지는 가이던트 인수 거래에 대해 심층 취재하면서 맹목적 경쟁심이 인수전 촉발에 중요한 구실을 했음을 밝혀냈다. 포천은 “가이던트 인수전은 결단력 결여의 도가 지나쳐 기업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인 실패 사례다”라며 “이는 현명한 경영자들도 맹목적으로 승리를 추구하면 대상 거래의 실제 가치를 잊게 된다는 확실한 교훈을 보여준다”고 표현했다.
 
맹목적 경쟁심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유명한 경영상의 실수를 부추겼다는 강력한 증거는 많다. 경매, 협상, 법정 투쟁, 인수 및 합병, 승진 시험, 인재 유치 등의 다양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자들은 경쟁자를 이기겠다는 의식에 쉽게 사로잡힌다. 사람들은 이기는 것을 좋아하며 특히 어떤 대가를 지불하고서라도 라이벌을 이기고 싶어한다. 실제로 라이벌을 이기면 전략적인 혜택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만약 계약을 따내는 것이 경쟁자에게 장기간 재기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힌다면, 가격을 적정 수준보다 많이 지불하고서라도 이겨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수용 가능한 손해의 수준과 승리가 가져다 줄 혜택에 대한 명확하고 투명한 사전 분석이 요구된다. 하지만 이런 분석이 감정적으로 행해지면 맹목적 경쟁심에 의사결정이 지배되고 그 결과는 보통 ‘상처뿐인 영광’으로 나타난다.
 
이 논문은 맹목적 경쟁심의 원인과 전략적인 사고를 방해하고 거래의 가치를 파괴하는 상황 및 경영자들이 어떻게 하면 이런 치명적인 영향을 회피하거나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할 것이다. 경영 활동에서 맹목적 경쟁심을 일으키는 세 가지 주요 원인은 라이벌 의식, 시간의 압박, 우리가 ‘스포트라이트’라고 부르는 주위사람들의 관심 등이다. 이런 요인들은 개별적으로 경영상의 의사결정에 심각한 손상을 끼치며, 때때로 복합적으로 작용해 더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라이벌 의식
가이던트 인수전에서 볼 수 있듯이 맹목적 경쟁심은 라이벌 의식이 강할 때 가장 흔하게, 그리고 가장 위험하게 나타난다. 우리는 연구에서 일 대 일 라이벌 상황이 다른 어떤 대립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방해한다는 가설을 세웠다. 우리는 이를 입증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첫 번째 실험은 유명 미술가가 유리섬유로 디자인한 실물 크기의 암소 모형을 경매하기로 했다. 우리는 피실험자들에게는 경매 목적이 자선경매임을 알려주고, 1999년 11월에 140개의 암소 모형을 시카고 경매장과 인터넷에서 경매에 붙였다. 이 경매를 통해 모인 기금은 당초 예상보다 7배나 많은 350만 달러였다. 다른 도시에서도 같은 행사가 진행되었고 암소 모형뿐 아니라 돼지, 사슴, 물고기, 그리고 곰 모형까지 경매에 부쳐졌다. 우리는 이런 경매과정을 통해 수집한 거래 데이터와 경매 전후에 진행된 설문조사를 통해 ‘경매에서 경쟁자 수가 적을 때 참여자는 사전에 자신이 정한 한계보다 금액을 더 많이 부르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참가자가 적은 경우(특히 단 두 명만 있는 경우)에 가장 강력한 라이벌 의식이 발생하고 참가자들이 경쟁적으로 높은 가격을 부르며, 사전에 정한 한계를 넘어서는 경향이 많았다. 동일한 현상이 실험실에서도 확인됐다. 피실험자들은 단 한 명의 경쟁자를 상대할 때 사전에 정한 금액을 초과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초과 경매를 부추기는 심리적인 자극(흥분과 열망)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벌 의식이 협상을 실패로 이끄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 텔레콤회사 지분 매각을 고민하던 아시아의 거대 재벌기업의 사례를 살펴보자. 잠재적 구매자 중 하나가 매각사와 경쟁 관계였는데, 두 회사의 중역들은 개인적인 앙심을 품고 있기도 했다. 재벌기업 관계자는 매각을 고려하는 동안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저쪽이 다른 회사보다 1억 달러를 더 준다고 해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을 겁니다. 우리는 그들에게는 지분을 팔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만족감을 안겨줄 수는 없습니다. (중략) 이제 우리가 주도권을 가졌으니, 그들이 원하는 것을 가지게 놔두지 않을 것입니다.”
 
해당 자산이 매각되고 나면 판매자와 구매자는 더 이상 경쟁 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은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과거의 원한과 최대 라이벌을 파멸시키려는 욕심뿐이었다.
 
시간의 압박
경매, 협상, 논의, 그 밖의 경쟁에서 흘러가는 시간은 승리의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초조하게 만든다. 실제 경매에서 입찰자는 경매자가 “더 없으십니까? 하나, 둘…”이라고 할 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구직자는 종종 그 자리에서 결정하라는 제안을 받는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몇 시간 안에 입찰해야 하고 인수자는 입찰 마감일에 직면한다.
 
우리는 몇 년간의 연구를 통해 시간적 압박이 심리적인 흥분을 증가시켜 적합한 정보의 탐색 및 적용 능력을 감소시키고, 단순한 정보에 의거하여 의사결정을 하게 함으로써 의사결정을 방해한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우리가 진행한 경매 연구에서 사람들은 마감시간이 다가올수록 사전에 정한 한계보다 많은 금액을 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런 현상은 입찰의 규모와 입찰 경쟁자의 수와 상관 없었다.) 제한시간이 다 되어가면 입찰자들은 거래에 점점 집착하게 되고, 사고가 제한되며, 거래를 빨리 끝내려는 조급함에 사로잡힌다. 비록 한 번 더 흥정하면 거래를 유리하게 성사시킬 가능성이 커지지만, 대부분 과도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끝난다.
 
게임의 법칙에는 마감시간도 포함된다. 시간의 압박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외의 경우에도 의사결정자들은 불필요한 압력을 만들곤 한다. 한 기업 중역은 아침시간이 하루 중에 그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가장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아침식사를 하면서 중요한 거래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방법을 몇 년간 사용한 후에 그는 아침식사를 시간의 미팅은 예상하지 못한 제안이나 요청을 진지하게 고려하거나 응답할 만큼 시간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아침식사 동안 에 후회할 만한 계약을 맺거나 가격을 양보하는 데 동의해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DBR TIP] 변호사가 맹목적 경쟁심을 부추긴다
 
최근 연구에서 맹목적 경쟁심이라고 부르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기고 싶은 감정 상태를 촉발하는 강렬한 라이벌 의식, 시간의 압박, 관심 있는 청중 등의 요인 외에 또 다른 강력한 촉매제가 발견됐다. 바로 변호사의 과도한 개입이다. 물론 변호사들은 경영상의 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분쟁과 경쟁을 옳고(누가 이겨야 하는가?) 그름(누가 져야 하는가?)의 관점에서 보도록 훈련받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경영상의 분쟁에 대해 변호사에게 조정권한을 너무 많이 양도하는 것은 법적인 승패의 마인드셋을 인정한 것이 된다.
 
우리는 상업적인 중재자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면서 응답자들에게 최근의 중재활동을 회상하도록 요청했다. 특히 분쟁중인 상대편이 승리를 얻는 것에 집중하는 경우와 좋은 거래 결과를 얻는 것에 집중하는 경우를 비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응답에 따르면 분쟁의 초반부에 변호사가 과도하게 개입하면 분쟁 대상자들이 승리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말로 하면 법률 팀의 도움이 커질수록 당사자들이 맹목적 경쟁심에 빠지기 쉽다는 얘기다.
 
몇 년 전에 일어난 맨해튼의 콘도미니엄 분쟁이 이와 유사한 사례다. 콘도의 주인과 콘도 관리위원회가 각 가구에 설치한 909달러의 어린이용 창문 안전장치 대금을 누가 지불해야 하느냐의 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었다. 변호사들이 개입하자 분쟁은 6년을 끌었고 법률비용은 10만 달러를 초과했다. 양측은 어떻게든 이기려고 했다. 결국 판사는 판결을 포기했다.
 
협상과 경영상의 분쟁에서 법률적인 전문성은 중요하다. 그러나 경영상의 전문성이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성공의 열쇠는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콘스탄스 베이글리(Constance Bagley)는 관리자와 변호사들이 각각의 언어를 서로 배워야 한다고 제안한다. 관리자들은 법적인 문제에 대한 교육을 통해 통제력을 잃지 않고 법률적인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하며 변호사들은 거래의 상업적인 측면을 배워 가치를 훼손하는 전술을 제안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상황이 허락한다면 거래에서 변호사의 업무를 제한하거나 없앨 수 있다. 2005년 P&G가 질레트(Gillette)를 570억 달러에 인수한 거래는 CEO가 협상 초기에 변호사를 배제한 좋은 예이다. 포천지와의 인터뷰에서 A.G. 라플리(Lafley) P&G CEO는 그의 상대편인 질레트의 짐 킬츠(Jim Kilts)와 어떻게 거대한 협의를 이끌어 냈는지를 이렇게 회상했다.
 
나는 협상에서 협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짐과 내가 신뢰하는 한 사람, 맥킨지의 라자 굽타(Rajat Gupta) 회장을 불렀고 그는 짐을 설득해 비용상의 시너지와 질레트 기술의 미래상을 나에게 솔직하게 보여주게 했습니다. 우리는 정말 협조적이었고 상투적인 조언자는 없었습니다. 언젠가 짐이 나에게 재정자문을 안 부르냐고 물었습니다. 나는 재정자문은 필요없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는 변호사는 안 불렀느냐고 물었습니다. 나는 변호사도 필요없다고 대답했습니다. 나와 CFO인 클레이 달리(Clayt Daley)가 짐과 그의 CFO인 척 크램(Chuck Cramm), 그리고 질레트의 제조와 기술개발 담당 부회장인 에드 디그랜(Ed DeGraan)과 협상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 신뢰한다는 매우 중요한 신호였습니다.”
 
변호사 없이 실무적인 협상 위주로 진행된 거래의 성공은, 꼭 필요하기 전까지는 변호사의 개입을 배제함으로써 맹목적 경쟁심을 줄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포트라이트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청중이 있을 때, 특히 관여도가 높은 청중이 있는 경우에 심리적 흥분이 증가하고 문제해결이나 창조성이 필요한 활동 성과가 감소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오프라인 경매가 인터넷 경매보다 더 맹목적인 경쟁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경쟁 입찰자가 당신이 제시한 입찰가격에 도전하고 다른 사람들은 당신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보려고 기다리고 있다면 당신은 흥분이 고조되면서 더 높은 가격을 부르고 싶은 욕망을 참기 힘들 것이다. 반대로 온라인 경매는 매우 개인적이라 스포트라이트가 덜하다. 결과적으로 온라인 경매는 오프라인 경매보다 덜 흥분되고 더 이성적이다. 앞서의 유리섬유 동물 모형 경매를 예로 들면 인터넷에서 제한 가격을 넘어 초과입찰을 한 금액은 평균 1134달러였다. 오프라인 경매에서는 초과입찰 가격이 평균 5609달러였다. 이는 온라인 경매보다 5배나 많은 수치다. 또한 경매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덜하면, 즉 스포트라이트가 희미해지면 초과 입찰하는 사람이 더 적어진다는 결과도 나타났다. 이 결과는 주식 시장의 성과나 소비자 신뢰 지수와 같은 거시경제학적 변수들의 효과를 제거한 후에도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협상, 입찰 전쟁, 그리고 경영상의 논쟁 중에 스포트라이트의 강도는 매우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다. 어떤 논쟁은 공개적으로 알려지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함구령에 의해 통제되기도 한다. 스포트라이트가 더 밝을수록 맹목적 경쟁심이 높아지고 그에 따라 불리한 의사결정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름난 사모펀드 투자기업인 블랙스톤 그룹(The Blackstone Group)이 적절한 예가 될 것이다. 블랙스톤은 2007년 초 비즈니스 미디어의 각광을 받으며, 미국에서 사무용 빌딩을 가장 많이 소유한 업체 중 하나인 에쿼티 오피스 프로퍼티 트러스트(Equity Office Properties Trust)를 인수했다. 블랙스톤의 최종 제안가는 230억 달러의 현금과 160억 달러의 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이었다. 이는 보르나도 리얼티 트러스트(Vornado Realty Trust)의 제안가를 30억 달러나 초과하는 금액으로 개인자산에 대한 최대 규모의 거래였다. 만약 언론이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다면 블랙스톤이 이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려고 했을까? 맹목적 경쟁심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스포트라이트 효과가 이 사례에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거래에 대한 기사에서 “공개적인 경쟁에서 이기려는 욕망”과 “경제적으로 올바른 결정을 내리려는 욕구”라는 정반대 목표가 자아내는 긴장감을 강조했다. 저널은 “블랙스톤 같은 거대 사모펀드는 경쟁관계에 있는 두 개의 문화로 이뤄져 있다. 하나는 이처럼 큰 거래에서는 지지 않으려는 성향이고 다른 하나는 너무 많은 비용은 지불하지 않으려는 성향이다”라고 보도했다.
 
위험한 조합
라이벌 의식, 시간의 압박, 그리고 스포트라이트는 맹목적 경쟁심을 부추긴다. 이들이 합쳐지면 의사결정에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 우리는 최근 실험을 통해 이를 재연해 보았다. 온라인 자선 경매에서 초과입찰을 한 참가자들은 세 가지 메시지 중 하나를 받았다. 기본 메시지는 그들이 초과입찰을 했고 경매 웹사이트에서 계속 입찰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고, 자선 메시지는 당신이 이 자선 경매를 지속적으로 후원해주기 바란다며 참가자의 동정심을 유발하는 내용이었다. 경쟁 메시지는 경쟁이 강해지고 있으니 계속 도전하겠느냐는 내용으로 이기려는 욕망을 부추겼다. 경매의 마지막 날이라는 시간적 압박과 경매 입찰자가 당신과 다른 한 명밖에 남지 않았다는 높은 라이벌 의식을 조장한 상황에서 경쟁 메시지를 받은 입찰자들은 기본 메시지나 자선 메시지를 받은 사람보다 재입찰하는 확률이 50%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자문한 기업의 예를 살펴보면 라이벌 의식, 시간 압박, 그리고 스포트라이트가 눈에 띄게 상호작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한 기업은 B2B 역경매에 처음 참가했는데, 다른 경매와 마찬가지로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입찰자가 그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10명의 동료가 주요 의사결정자인 이 회사의 부사장을 주시하고 있었고, 수백만 달러가 오가는데도 경매 형식 때문에 의사결정에 시간 여유가 많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부사장은 사전에 계산된 이성적인 한계에 따라 입찰을 잘 진행했다. 마침내 ‘다행히도’ 그 회사는 경매에서 졌다. 부사장은 경매가 끝난 후에 마지막까지 남은 입찰자가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아서 경매를 중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남아있는 상대편이 자기 회사의 가장 큰 경쟁자임을 알았다면 입찰을 계속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라마운트 영화사(Paramount Pictures) 인수전은 이런 잠재적인 요인의 결합이 의사결정을 왜곡하는 또 다른 예를 보여준다. 1993년 후반에 오랜 라이벌인 섬너 레드스톤(Sumner Redstone) 비아콤(Viacom) CEO와 배리 딜러(Barry Diller) QVC CEO가 파라마운트의 공개인수전에서 맞붙었다. 여러 차례의 입찰과 반대입찰이 진행된 후에 비아콤이 승리했다. 이 인수전에 대한 페카 하이탈라(Pekka Hietala), 스티븐 카플란(Steven Kaplan), 데이비드 로빈슨(David Robinson)의 연구에 따르면, 비아콤은 20억 달러를 초과 지불했으며, QVC는 비아콤보다 6억8800만 달러를 덜 써낸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레드스톤은 타임지와의 회견에서 그가 원래 의도한 것보다 15억 달러를 초과 지불했다고 술회했다. 타임지는 의사결정의 진행과정을 이렇게 묘사했다.
 
비아콤 중역과 조언자들에게는 시간이 없었다.비아콤이 신속하고 강력하게 받아치지 않으면 싸움은 끝났을 것이다. (중략) 그 미팅에 참가한 모든 사람을 지배하는 하나의 생각은 딜러를 날려버릴 회심의 일격(Diller-killer)을 어떻게 날릴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이는 이성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묘사한 내용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미디어의 빛나는 스포트라이트 아래 오래된 라이벌끼리 시간의 압박에 몰려서 과도한 비용을 지불한 상황처럼 보인다. 문제의 근원은 섬너 레드스톤이 파라마운트사를 인수한 몇 년 후에 발간한 자서전 제목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것은 ‘승리의 열정’이었다.
 
[DBR TIP] 높은 이해관계의 높은 위험
 
이 논문에서 우리가 인용한 맹목적 경쟁심의 많은 사례가 어떤 경우에는 수백만 혹은 수십억 달러가 오갈 수 있는, 높은 이해관계의 의사결정을 묘사하고 있다. 우리의 최근 연구결과는 높은 이해관계 자체가 맹목적 경쟁심의 영향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에 대한 경매 실험에서 비교적 낮은 가치를 지닌 제품의 경우에는 입찰자가 상품 가격보다 평균 14% 정도 높은 가격을 부른 데 반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를 가진 제품의 경우에는 제품 가치보다 입찰자가 평균 54% 이상을 부른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이해관계를 가진 경매에 참가한 사람들은 낮은 이해관계를 가진 경매에 참가한 사람보다 심리적 자극(흥분과 우려)을 더 많이 느끼며 초과 입찰을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높은 이해관계가 시간의 압박과 연관되면 입찰자들은 평균 71%나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우리가 연구한 것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초과 입찰이었다. 높은 이해관계와 시간의 강력한 압박을 경험한 사람은 극도의 심리적 흥분을 느끼고 이는 엄청난 초과 입찰로 이어진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오랫동안 높은 이해관계는 명확한 사고와 신중한 분석의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비이성적인 의사결정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경쟁적인 의사결정에 대한 우리의 연구에서는 높은 이해관계는 의사결정의 악화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맹목적 경쟁심의 관리
맹목적 경쟁심에 빠질 위험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관리자와 중역들은 끊임없이 라이벌들과 거래 해야 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며, 공공의 눈을 의식하며 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맹목적 경쟁심의 잠재적 영향과 그 부작용을 두 가지 전략을 통해 최소화할 수 있다. 첫째는 특정 형태의 경쟁적인 상호작용을 피하는 것이고, 둘째는 위험 요소를 완화하는 것이다.
 
경쟁 우회 맹목적 경쟁심의 폐해는 잠재적인 위험을 사전에 예상하고 이에 따라 거래 과정을 창조적으로 재구축함으로써 막을 수 있다. NBC가 파라마운트의 히트 코미디 시리즈인 ‘프레이저(Fraiser)’의 TV 방영권을 얻기 위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거래 방식을 개선한 예를 살펴보자. 이 코미디 쇼는 NBC에서 8년 이상 방영됐고 성과도 좋았다. 계약 만기가 다가오자 파라마운트는 에피소드당 10%의 가격 인상과 함께 3년간의 재계약을 요구했다. 그러나 NBC는 쇼가 인기를 잃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가격 인하와 1년 계약(또는 시청률이 하락하면 3년째 계약을 보류하는 조항을 포함)을 원했다. NBC는 다른 어떤 방송사도 프레이저에 자신의 제시액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파라마운트는 특이한 위치에 있었다. 파라마운트의 모회사인 비아콤은 NBC의 라이벌인 CBS를 인수했고, 이것이 NBC에게 예상하지 못한 경쟁 환경을 제공했다. NBC 임원들은 CBS가 NBC보다 많은 가격을 지불하면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확신했지만, CBS는 단지 NBC를 이기기 위해 비아콤을 설득해 파라마운트가 CBS에 프레이저를 팔게끔 압력을 넣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내재된 위협은 NBC 중역들에게 맹목적 경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는데 여기에다 언론들이 모두 이 기사를 다루는 등 다른 위험 요인도 존재하고 있었다. NBC 측의 수석 협상가인 마크 그라보프(Mark Graboff)는 이런 상황 직전에 CBS에서 영입되었으며, 프레이저 건은 그에게 맡겨진 최초의 업무였다. 이 때문에 그는 내외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었다. 시간의 압박도 컸다. 협상은 계약 만기뿐만 아니라 파라마운트와 NBC 간에 약정된 협상기간도 넘어서고 있었다.
 
결국 NBC는 프레이저를 얻었으나 적정 가치보다는 많이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레이저는 처음 1년 동안은 인기가 있었지만, NBC가 최초에 분석한 대로 그 뒤 2년간은 최악이었다. 하지만 NBC는 이런 최악의 기간을 보상할 만한 조항을 계약서에 집어넣지 못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NBC는 거래 프로세스를 재구축했다. 특히 ‘자기 거래 금지 조항’을 포함시켜 NBC와 협상중인 제작업체가 협상 대상인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그들 (또는 모회사) 소유의 방송사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했다. 다른 기업들은 비이성적인 가격 전쟁과 경쟁 확산을 막고, 경쟁 입찰자의 진입을 제한하기 위해 만기 이전에 재협상 없이 계약을 갱신하는 연간 계약(rolling contract)을 이용하기도 한다. 기업 간의 비경쟁 조항(non-compete clause)도 라이벌과의 지나친 경쟁으로 기업의 유능한 인재가 유출되는 위험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몇몇 기업은 쓰라린 경험 후 B2B 역경매를 하지 않기로 했는데 이는 입찰 경쟁이 경쟁기업들로 하여금 비이성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하게 했기 때문이다.
 
위험 요소의 축소
파괴적인 경쟁이나 입찰 전쟁을 완전히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기업은 맹목적 경쟁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을 인식함으로써 비이성적인 행동의 확산을 조정할 수 있다.
 
라이벌 의식 완화시키기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겨야 한다는 욕망은 경쟁자가 오래된 숙적일 때 가장 강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쟁자도 이해관계를 가진 당사자일 뿐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들도 당신과 같이 영리하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어떤 면으로는 감정적이다. 그리고 아마도 당신을 숙적으로 여기고 있을 것이다. 물론 라이벌에 대한 당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언제나 쉽지는 않다. 그러나 경쟁자의 견해를 받아들이면 격한 경쟁상황에서도 안정되고 이성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라이벌 의식이 심한 경우, 기업은 라이벌 의식을 가장 강하게 느끼는 사람의 역할을 제한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 고객 중 한 회사는 가족 경영을 하는 큰 기업의 COO(Chief Opera-ting Officer,최고운영책임자)로 노련한 전직 국가 고위 정치관료를 고용했다. 그는 기업 내에서 전문적 반대의견 제시자(devil’s advocate)가 되어 CEO의 맹목적 경쟁심을 조절하는 일을 한다. 다른 이사회 구성원이 직언을 하기 힘든 경우에도 그는 이를 할 수 있도록 허락되어 있다. 이 COO는 여러 번 CEO를 설득해 CEO의 라이벌 의식이 의사결정을 방해할 때 의사결정을 주도하거나 협상을 진행하는 데서 한 발짝 물러나게 했다. 이처럼 흥분한 협상자가 강력한 라이벌과의 경쟁상황에서 경쟁의 불길을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 협상자를 협상 테이블에서 제거하는 것이 그에게 맡겨진 가장 중요한 일이 된다.
 
북미 아이스하키 리그(NHL)의 관리자들은 2005년과 2006년의 유명한 노사분규 동안에 이런 접근법을 잘 활용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커미셔너인 게리 베트맨(Gary Bettman)과 선수협회 위원장인 밥 구드나우(Bob Goodenow)의 라이벌 의식이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 예상했다. 그들은 그간의 협상에서 이기고 진 역사가 있었고, 사소한 일에도 의견 충돌을 보여왔다. 하지만 두 사람은 2인자(구단 측 법무담당 이사인 빌 댈리와 선수단 측 수석 이사인 테드 새스킨)에게 중요한 회의를 맡겨 충돌이 더 이상 커지지 않도록 했다.
  
 
라이벌 의식의 영향을 희석하는 다른 방법은 맹목적 경쟁심이 개입하기 전에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는지를 수치화하는 것이다. 협상, 경매, 법률 분쟁 등에서는 거래에서 발생하는 혜택(자산, 시너지, 평판상의 장점 등)뿐만 아니라 자존심 유지라는 명목으로 초래되는 비용도 확인해야 한다.
 
우리는 최근에 이에 관한 조언를 원하는 중역과 일한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의 지분 50%를 사내 파트너에게 팔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 사이가 틀어졌고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지 못하게 됐다. 우리가 그의 지분이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800달러 이하로는 절대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몇 가지 재무적인 분석과 다른 대안을 고려(외부에 지분을 파는 경우 등)한 결과 700달러가 거래의 최저선인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는 그가 암묵적으로 자존심에 대한 대가를 100달러로 산정했다는 설명을 한 후에, 그의 파트너를 협상에서 이길 수 있는 명시적인 가격이 얼마인지 알려달라고 했다. 그는 밤새 생각하더니 자신의 ‘자존심’을 20만 달러로 수정했다. 그는 자신의 감정적 반응이 가격을 초과 산정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새로운 가격에 만족해했다.
 
일단 경매, 협상, 인수, 또는 분쟁에서 당신의 한계를 신중하게 산정한 후 동료들과 이사회에 알려 이를 공식화해 놓으면 맹목적 경쟁심에 대한 안전 조치가 된다. 공식적인 인정을 위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간의 압박을 줄이기 누가 통제를 벗어난 입찰 전쟁을 멈출 수 있을까? 비아콤과 QVC의 파라마운트 입찰 전쟁을 다시 살펴보자. 타임지는 “1993년 말 배리 딜러(QVC CEO)는 인수전이 섬너 레드스톤(비아콤 CEO)과의 경쟁이라기보다는 전략적이고 재무적 측면에서 냉정한 결정이 필요한 것임을 깨달았다”고 보도했다. 해결의 첫 단계는 위험한 라이벌 의식을 진정시키는 것이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시간의 압박이 있는 거래 환경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타임지는 “딜러가 10파운드나 되는 파라마운트 관련 서류철을 집어 들고는 카리브해로 연말 휴가를 떠났다”고 설명했다. 요트를 타고 성 바트 섬 근처를 항해하면서 생각에 잠긴 딜러는 파라마운트는 QVC가 제시한 100억 달러보다 한 푼도 더 지급할 가치가 없다고 결정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 그는 원래 제안을 고수했고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했다. 비록 외부의 시간적 압박을 받더라도 이는 본질적으로 인식의 문제이며, 시간을 어떻게 인식하는느냐에 따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사무실에서 요트로 환경을 바꿈으로써, 딜러는 시간의 압박에 대한 인식을 감소시켜 시간의 흐름을 늦춤으로써 치밀하고 이성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효과적인 의사결정자는 그들의 가치 산정 기반을 재평가하고 중요한 이슈를 토의하며 협상할 수 있는 시간을 창조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업무를 완수하기 위한 소요 시간을 과소 추정하고 특히 시간의 압박을 받으면서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능력을 과대평가 하기 때문에 충분히 생각지 않고 마감시간을 결정하는데 이는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호간의 마감시한을 연장하거나 제거하는 것은 양측에 다 유리한 일이다. 콤에어(Comair)사와 조종사 및 승무원 간에 행해진 최근의 노사협상은 이런 종류의 유연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항공사 노조와 사측은 협상의 가치를 저하하는 경쟁적인 행동을 방지하기 위해 두 번이나 마감시한을 연장했다. 콤에어 조종사 노조위원장인 J.C. 로손(Lawson) 기장은 “조종사와 승무원들은 인위적인 마감시한과 상관없이 그들에게 불리한 계약 조항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콤에어의 대변인인 케이트 막스(Kate Marx)도 사용한 용어는 다르지만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우리는 1년 전 이 과정을 시작할 때의 목표인 합의된 동의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으로 연기에 동의했습니다.”
 
협상 및 다른 이해관계가 얽힌 의사결정 상황에서, 해결책으로서 연기의 효과를 의심한다면 ‘이 의사결정을 반드시 오늘 내려야 하는가?’라고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에 대답이 ‘아니오’라면 짧은 기간의 연기는 엄청나게 효과적이다.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항상 쉽지만은 않다.
 
스포트라이트를 비켜가기 스포트라이트는 언론같이 주로 기업의 외부에서 생겨나지만, 사태를 지켜보는 동료 등 조직 내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맹목적 경쟁심을 일으키는 내부적인 스포트라이트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중요하고 경쟁적인 의사결정을 팀 구성원에게 골고루 분산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통해 관리자나 중역 한 명이 스포트라이트에 혼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금융 서비스 기업에서 근무하는 우리의 한 고객은 최근 고객이 큰 규모의 거래를 제안하며 가격 할인을 요구해오면 오면 판매 담당자가 이를 동료나 상관에게 보고하는 정책을 채택했다. 과거에는 고객이 경쟁사로 옮겨가겠다고 위협하면 판매관리자는 개인적인 책임을 느끼고 이런 실패가 조직에 알려질까 두려워했고, 이 때문에 극단적이고 불필요한 가격 조정에 동의하기도 했었다. 새로운 정책은 팀원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비켜가게 하고 가격 정책을 유리하게 유지하도록 해주었다.
  
 
스포트라이트를 비켜가는 또 다른 방법은 개별 관리자를 다양한 업무에 배정하고, 그를 한 업무의 성과로 평가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성과로 평가하는 것이다. 출판사의 편집자를 예로 들면, 이들은 때로 유망한 작가를 유치하기 위해 감정적인 입찰전에 휘말린다. 개별 편집자들에게는 큰 거래의 기회가 흔하지 않기에 이런 경우 스포트라이트가 밝게 빛나게 된다. 이때 편집자들은 맹목적 경쟁심을 억제하기 어렵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몇 출판사는 CEO와 같이 회사의 전체적인 포트폴리오를 잘 알고 있는 한 사람에게 협상금액을 증액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CEO에게 각각의 거래는 많은 거래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스포트라이트에 신경 쓰지 않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논의한 여러 인수전은 여러 언론들이 경쟁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분석한 내용을 다룬 것이다. 이렇듯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비켜가기는 어려우나 미리 손을 써두면 의사결정에 끼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언론이 인수결과를 다룰 것이 예상되면 협상 당사자들은 거래에 대한 기사가 보도되기 전에 예정가격을 신중하게 산정해야 한다. 이런 산정은 인수자가 다양한 시나리오(예를 들면 경쟁자 X가 입찰에 참여하거나 언론이 입찰자간의 라이벌 의식을 자극하는 경우 등)에 따라 지불할 수도 있는 프리미엄을 포함해야 한다. 이런 사전 조치를 그대로 따르기는 힘들지만 이 방법을 통해 맹목적 경쟁심이 판단력을 흐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때로는 정책적인 측면 때문에 경쟁 당사자들이 스포트라이트로부터 보호받기도 한다. 분쟁의 조정에는 관련자들이 과정이나 결과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막기 위한 함구령이 포함된다. 물론 이런 정책은 단점이 있으므로 시행하기 전에 반드시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맹목적 경쟁심이 예상되는 경우(이것이 라이벌 의식에 의한 것이든, 시간 압박이나 스포트라이트에 의한 것이든, 또는 세 가지가 모두 상호작용 하는 것이든 간에)에 정신적인 준비는 가장 중요한 방어책이 된다. 현명하지 못한 경쟁적 행동을 피하기 위한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경쟁적인 상호작용에서 단순히 과거의 실수뿐만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잠재적인 실수도 고려하는 것이다. 이는 협상을 준비하면서 역할연기를 해봄으로써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사전에 거래를 시뮬레이션 해 봄으로써 협상자들은 맹목적 경쟁심에 대한 감정적인 반응을 예상할 수 있고 미리 설정한 전략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피할 수 있다. 만약 관리자들이 전체 거래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면 초과지불에 대한 미래의 후회를 예상하고 잘못된 의사결정을 피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연구는 우리가 자신을 이성적이고, 주의 깊으며, 논리적이라고 과대평가하고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또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보다 비이성적인 의사결정을 더 많이 한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이런 편향된 견해 때문에 우리는 맹목적 경쟁심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을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한다. 중역과 관리자들은 맹목적 경쟁심을 방지하거나 진정시켜야 한다. 또 경쟁의식을 효율적으로 거래에 집중시켜 상처뿐인 승리가 아니라 진정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조직적 역량을 확립해야 한다.
 
[DBR TIP] 맹목적 경쟁심을 진정시키기
 
어떤 수를 써서든 이기겠다는 비이성적인 의사결정은 맹목적 경쟁심이라고 불리는 격앙된 감정상태에서 유발된다. 이런 감정의 부정적인 효과를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동인(動因)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라이벌 의식
맹목적 경쟁심은 강력한 라이벌 의식이 존재할 때 자주 나타나고 가장 강력하다.
특히 일 대 일 라이벌 상황인 경우 이성적인 의사결정을 방해한다.
- 라이벌 의식을 배제하는 계약 환경을 설정한다.
- 경쟁자의 관점을 인정한다.
- 라이벌 의식을 가장 강력하게 느끼는 사람을 배제한다.
- 이기기 위해 지불할 수 있는 비용의 한계를 사전에 계산한다.
 
시간의 압박
흐르는 시간은 맹목적 경쟁심을 증가시키고 적절한 정보를 탐색하고 적용하는 능력을 감소시켜, 단순한 의사결정 원칙에 의존하게 만든다.
- 상호 간의 마감시간을 연장하거나 없앤다.
- 시간 압박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바꾼다.
 
스포트라이트
청중의 존재(특히 연관성이 높거나 판단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람의 존재)는 맹목적 경쟁심을 증가시키고 성과를 감소시킬 수 있다.
- 팀 구성원들에게 경쟁적 의사결정의 책임을 분산한다.
- 개인에게 한 과제를 맡기고 그 과제에 대한 성과만을 판단하는 대신에 다양한 과제를 맡기고 전체적으로 책임을 평가한다.
- 인수에 대한 언론보도가 나가기 전, 그리고 다른 경쟁자가 당신의 전략에 반응하기 전에 각 시나리오에 따른 예상 가격을 계산한다.
 
번역 오영건 kwonoy@hotmail.com
 
디팩 말호트라(dmalhotra@hbs.edu)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경영학과의 조교수다. 그는 맥스 베이저맨(Max Bazerman)과 를 공동으로 저술했다. 길리안 쿠(gku@london.edu)는 런던 경영대학원의 조직행동론 조교수다. J. 케이스 머니(keithm@kellogg.northwestern.edu)는 켈로그 경영대학원의 위험관리 담당 Harold H. Hines Jr. 석좌교수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