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인수합병(M&A)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접근하면서 M&A 규모는 작아지고 거래는 활발해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M&A 전문가들이 성사시키는 거래 건수는 한 해에 3∼4개에 그쳤고, 주요 관심사도 덩치 불리기를 통한 업계 구조 재편 및 원가절감 효과에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10∼20개의 소규모 M&A를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하는 경영자들이 많아졌다. 이들은 상호 보완적인 여러 건의 M&A를 동시에 추진해 성장을 위한 하나의 전략적 발판을 구축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일련의 소규모 사업체들을 인수해 단일 조직으로 통합한 뒤 단순히 각 부분을 합친 것보다 더 큰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성장 잠재력을 확보하는 식이다.
기본적으로 다른 성격의 M&A를 여러 건 동시에 추진할 경우 프로세스 최적화에 난항을 겪게 된다. 생산성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많은 기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건의 M&A를 진행할 만한 여력이 충분치 않으며, 프로세스 운영이 미숙할 경우 오히려 성장 잠재력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M&A의 포커스가 명확하지 않고, 의사결정이 분명하지 않으며 인수 대상 기업에 대한 물색 과정이 수동적으로 진행되는 사례는 허다하다. M&A 착수부터 종료 시점까지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하지 않으면 예상한 속도로 거래를 성사시키는 게 불가능하다.
이런 환경 변화는 M&A 역량이 뛰어난 기업에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맥킨지 조사 결과 M&A에 성공한 기업들은 이 같은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고 인수합병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몇 가지 원칙을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칙에는 모든 M&A 거래를 전사적인 전략에 명확히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거나, 거래 유형별 근본적 차이점을 감안해 각 요건에 알맞은 적절한 프로세스를 수립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그 원칙을 다음에서 소개한다.
전략적 성과에 주력하라
모든 M&A 거래는 전사적인 전략에 부합해야 한다. 이는 효과적으로 M&A를 추진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자주 간과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조사 결과 많은 기업은 개별 M&A 거래가 전략적 방향과 구체적 혹은 정량화할 수 있는 연관성이 없어도 총론적으로 관련이 있다면 M&A 전략을 제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이는 성공적인 M&A를 담보하기에 충분치 않다. M&A를 추진하기에 앞서 해당 거래가 기업의 성장 전략을 어떻게 증진시키는 지에 대해 몇 가지 M&A 테마를 통해 명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시장 점유율 증대, 업계 내 선도적 입지 확보 등과 같이 분명한 전략적 목표 실현의 일환으로 해당 거래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목표가 공격적이고 명확할수록 기업들은 M&A 재료를 발굴하는 데 적극성을 띈다. 이는 또한 여러 건의 M&A를 통해 성장에 필요한 규모 확장 및 당위성 확보, 가치평가 접근법의 확립에도 도움이 된다. 경영진은 또 △중소업체 △지분 공개(carve-outs) 기업 △매수자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는 대규모 공기업 등의 다양한 M&A 재료를 발굴하고 평가하는 데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많은 M&A 거래가 소기의 성과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는 거래 유형을 막론하고 획일적인 접근법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비영업 부문의 비용 시너지 창출을 목적으로 한 인수합병과 영업력 증대를 위한 M&A에 동일한 접근법을 적용하는 식이다.
M&A의 주 목적이 수익 증대나 신규 역량 구축인 경우 인수 대상 기업 발굴, 가치평가, 실사 및 통합에 전혀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따라서 관리자들은 해당 거래의 목적이 단기적 비용 시너지 창출인지 장기적 수익 성장인지 먼저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그림 1) 또 실행 방법을 잘 알고 있는 M&A 거래 가운데 어떤 유형의 거래가 적합한지 특정 거래가 기업의 전통적 가치 혹은 경험에 위배되지 않는지도 분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