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전문가의 장점은 무엇인가?

4호 (2008년 3월 Issue 1)

마이클 J. 모부신
 
컴퓨팅 파워가 증가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대중의 지혜가 널리 확산됨에 따라 문제 해결 및 미래 예측과 관련한 전문가의 고유한 가치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내가 ‘전문가들의 압박(the expert squeeze)’이라고 표현하는 트렌드는 전문가가 필요 없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조직들이 전문가를 활용하는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까지 전문가의 권고안은 비록 완벽하지는 않더라고 선택 가능한 최고의 안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전적으로 전문가의 의견을 따랐다. 복잡한 문제의 예로는 규칙을 적용하면 잘 풀 수 있는, 원인-결과가 변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요즘은 컴퓨터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잦아졌다. 컴퓨터가 하면 비용도 줄고 전문가보다 정확성도 높일 수 있다. 복잡한 문제의 다른 예로는 주식 시장을 예측하는 것과 같이 원인-결과의 관계가 불분명하고 성과가 우연에 의해 결정되는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때는 종종 일반인의 지혜를 모으는 것이 전문가보다 나을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시스템에서 심리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연구들은 전문가들이 여전히 우월한 부분이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원칙을 바탕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문제에 능통하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의 종류에 따라 전문가들의 자유가 결정된다. 오목을 두는 것처럼 해결책의 종류가 제한적일 때는 전문가에게 제한된 자유가 주어진다. ‘Go’라는 보드게임처럼 잠재적 해결책이 아주 다양할 때는 전문가에게 많은 자유가 주어진다. 문제의 종류가 원칙을 바탕으로 하는 것인지, 가능성에 의한 것인지에 상관없이 문제 해결에 있어 더 많은 자유가 주어질수록 문제는 아주 복잡한 것이다.
 
컴퓨터는 오목 게임과 같이 제한된 자유가 있으며 원칙에 근거한 문제 해결이 가능한 분야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컴퓨터는 사람처럼 비생산적인 해결책은 금방 제거해 버리거나 정보를 갖고 창의적 연결 고리를 만들어 내는 일은 하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원칙을 바탕으로 하지만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는 혁신, 디자인과 같은 분야에서 계속 컴퓨터를 능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정보를 효과적이고 창의적으로 재결합 시킬 수 있는 참신하고 생산적인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대중이 가능성에 근거한 일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종종 전문 지식이 부족해서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대중에 속한 개인들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대중은 이라크에서 대량 살상 무기가 발견될 것이라는 잘못된 예측을 했다. 전문가는 특정 분야에 전문 지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반 대중보다 게임 운영 계획을 보다 잘 작성할 것이다. 또 기업 내 전문가는 기업 전략 구상에 있어 비전문가 집단을 능가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지금도 사내 개인 전문가나 소규모 전문가 집단은 원칙을 바탕으로 하면서 많은 자유가 주어지는 혁신, 전략 개발, 문제 해결과 같은 분야에서 여전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경영인들은 이런 장점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 그들이 직면한 문제를 잘 분류해야 한다. 경영인들은 해당 문제를 컴퓨터가 전문가보다 잘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매출 예상과 같은 문제에 대해 기업들은 전문가를 대신해 직원들이 사업성과에 대한 의견을 사고 팔 수 있는 내부 예측 시장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베스트바이, 마이크로 소프트, 구글 같은 많은 기업들이 적절한 지식을 갖고 있는 다양한 집단의 직원들이 예산 전문가들보다 매출, 이익과 같은 수치 예상을 더 정확히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문가들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이슈와 관련해 심리학자 필립 테틀록은 바람직한 전문가 육성 방법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리스의 시인 아킬로쿠스의 은유를 빌려 테틀록은 전문가를 고슴도치와 여우로 분류했다. 고슴도치는 한 가지 사안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어 한 가지 논리를 그가 접하는 모든 사안에 적용시키려고 한다. 반면에 여우는 많은 분야에 대해 약간씩 지식을 갖고 있어서 복잡한 문제를 풀 때 한 가지 방법에 편중되지 않는다. 테틀록을 비롯한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는 조직들이 여우같이 다양성을 인지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슴도치에 비해 여우는 인식 도구 상자에 다양한 도구를 갖고 있어 효과적으로 문제에 맞는 해결책을 찾아낸다.
 
저자 Michael J. Mauboussin은 볼티모어의 Legg Mason Capital Management에서 투자전략 책임자 직을 맡고 있다. 또 컬럼비아 경영대 부교수로 재직 중이고, <당신이 알고 있는 그 이상의 것: 예상치 못한 곳에서 금융 지혜 발견하기(Columbia University Press, 2006)>를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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