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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루머, 반성과 역전의 기회!

전재영 | 20호 (2008년 11월 Issue 1)
최근 들어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심각한 생각에 빠져 있습니다. 더 이상 빠져나올 탈출구가 보이지 않아서입니다. 이유는 바로 저에 대한 ‘사내루머’입니다. 소문은 제가 ‘출세를 하려고 주변 사람들을 이용할 수 있으니 특히 조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얘기를 처음 접했을 때 어이가 없어 무시하고 넘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동료 및 후배 사원들과 함께 한 회식자리에서 친한 동료가 “주변에 이용할 남자가 많아서 얼마나 좋아, 수완이 좋다”면서 농담반 진담반 투의 말을 하더군요. 주변에 보는 눈도 있고 해서 동료 앞에서는 관대한 척 웃어 넘겼지요.
 
그런데 문제는 사내커플인 저의 남자친구가 그 소문과 함께 제 주변관계에 대해 의심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이러한 태도를 보이는 남자친구가 실망스러웠고, 그 소문을 맨 처음 퍼뜨린 사람도 너무나 원망스럽더군요. 요즘 같아서는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 정말 두렵습니다. 남자친구와의 오해는 어느 정도 해결했지만 도대체 발 없는 소문이 어디까지 갈지 걱정입니다. 소문의 정확한 출처도 모르니 딱히 이의를 제기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헛소문에 무방비 상태로 내던져진 느낌입니다.
 
남자들이 대다수인 조직 안에서 제가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나름대로 고생도 많이 했고, 스스로 자부심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내루머’의 희생양이 되어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ID: 억울함)
   


사내루머를 퍼뜨린 당사자를 안다면 따져보기라도 할 텐데 사내루머의 근원지가 어딘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속만 태우는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군요. 지금껏 떠도는 사내루머를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태연하게 있자니 그것을 인정하는 꼴로 비칠 수 있어 참으로 곤혹스럽겠지요.
 
지금 당신이 느끼는 억울함과 속상함을 애써 참으라고 얘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 감정과 하나가 될 필요도 없습니다. 그 감정에 그저 동화되어 지배받는 꼴이 되는 것이니까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사내루머의 진실 여부를 지금 당장 밝히는 것이 과연 당신의 삶 전반에 걸쳐 유익한지 아닌지를 따져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남들의 수군거림이 진실이냐 아니냐를 두고 생각하면 끊임없는 번민만 거듭될 것이며, 이로 인해 당신이 겪는 심리적 수고는 이루 말할 수 없겠지요. 그러니 오히려 쓸데없는 곳에 마음을 두지 말고 심리적 에너지를 지금 가장 긴급한 업무나 행동에 집중하는 지혜를 발휘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사내루머 내용이 당신의 머릿속을 어지럽히려 들겠지요. 그러나 그것과 싸우지 말고 그 감정을 감싸 안으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럴 수 있으려면 먼저 조직 내 루머의 속성을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조직 내에서 주변 사람들의 비공식적인 평가나 소문이 한 개인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것은 ‘경쟁’ 에서 그 사람을 고립시키기 때문입니다. 공정하게 주어진 기회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유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때 어떤 사람들은 은밀한 방법을 통해 상대를 폄하하고 비하하는 수단을 사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에 대한 소문을 당신이 놓인 처지와 동일시하면 바로 그 소문이 노리고자 하는 목표에 바로 무릎을 꿇는 셈이 되겠지요. 그렇다고 루머 내용에 공공연히 반박하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에 저항하는 것 또한 사내루머가 노리는 또 다른 면이니까요. 소문 때문에 상처받거나, 변명하려 하거나, 격하게 겨루려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적극적인 모함이라면 공개적인 대응도 필요하겠지요. 그러나 풍문으로 느껴진다면 한 발 비켜서려 노력하고 건강한 자존감을 높이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따라서 새로운 태도와 심리 전략이 필요합니다.
 
현재 상황을 당신 자신이 수용하면 됩니다. 이때의 ‘수용’은 그냥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라 직면한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인정한다고 하여 소문 내용에 ‘동의’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인정하려는 마음이 생기면 그 상황에 자신을 개방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길 것입니다. 용기를 가지고 인정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할 수 있겠군요. 그러면 당신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와 해결할 수 없는 것 사이의 ‘차이’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인정과 수용의 태도를 가지고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도해 보십시오. 예를 들어 누군가 어쩌다 그러한 사내루머를 당신에게 언급하기라도 하면 억울한 감정을 누르고 ‘그렇구나’라고 인정하면서 주변사람들은 그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구하거나,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자기 개방성’이 있어야 합니다. 아직 당신의 마음을 열어 보일 여유가 생기지 않고, 여전히 억울함과 분함 속에 매어 있다면 ‘사내루머’의 먹이사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빨리 자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변의 여론을 묻고 그 반응을 경청하기 바랍니다.
 
사내 루머를 ‘자기반성’과 성장의 기회로 활용하고자 하는 겸허한 마음도 가져야 합니다. 자신이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지닌 사람일수록 누군가 부정적인 면을 지적할 때 쉽게 자존심이 상하여 반발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법이지요. 그러나 부족함을 당신 스스로가 먼저 인정하고 나면 오히려 그것을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활용하고자 하는 통찰도 생길 것입니다. 당신이 누군가의 눈에는 출세를 위해 사람들을 이용하는 사람으로 비춰졌다면 자신의 정직성을 반성하는 기회도 될 것입니다.
 
당신 자신이 지나치게 관계에 의존하는 경향은 없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일반적으로 관계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타인과의 갈등을 유발하지 않아 불협화음은 없지만 주변사람들로부터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경향이 큽니다. 그래서 자신과 상반된 견해가 있을 때 자신의 의견을 고수하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자신만의 분명한 색깔이 없기 때문에 주변의 부정적 평가에 지나치게 신경 쓰게 됩니다, 자신의 이런 성향을 깨달으면 이후의 인간관계에서 심리적 균형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자신을 보게 될 것입니다.
 
사내루머를 통해 들리는 험담이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이를 유익하게 극복하는 기회로 만든다면 당신의 정서 역량은 한층 강해질 것입니다. 그 여부는 이후에 또 다른 소문을 접하게 될 때 좀 더 의연해진 자신의 모습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겠지요.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수많은 소문에 둘러싸이게 됩니다. 어쩌면 지금도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어떤 사내루머가 떠돌고 있겠지요. 그것이 좋은 칭찬이나 유익한 것이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냥 흘러왔다가 흘러가게 내버려 두세요. 진실과 거짓 사이에 걸쳐진 다리 같은 것, 사람의 마음을 유혹하기도 하고 고통을 주기도 하는 것이 소문의 마력이면서 가장 무기력한 허상입니다. 진실은 먼저 당신의 마음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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