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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Brief Case: 눈길 끄는 롯데의 HR 혁신

그룹의 혁신을 HR 혁신으로부터
직급 아닌 직무 중심의 평가보상 변화 시도

장선희 | 379호 (2023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4차 산업혁명의 변화도 결국은 사람 손끝에서 시작된다. 우수 인재를 갖춘 조직만이 격동의 시기에도 미래를 제대로 대비할 수 있다. 조직을 위해 우수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롯데그룹은 그동안의 ‘순혈주의’를 과감히 벗어던지며 HR 분야의 혁신을 꾀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비즈니스 성과가 좋지 않다면 HR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계열사 주도의 ‘HR혁신통합TFT’를 꾸려 현재 각종 HR 분야 혁신을 추진 중이다. 외부에서 영입한 임원의 비율을 전체의 30%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핵심 인재를 발굴해 육성하는 프로그램 역시 지속적으로 향상시켜갈 계획이다. 한편 직급이 아닌 직무 중심의 평가 제도를 도입하고, 나아가 국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직무 등급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급 제도를 내년 2월 일부 시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실력대로 공정하게 평가받기 원하는 젊은 MZ세대 구성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조직 전체에 건강한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다.



“롯데의 고민거리는 왜 매번 반복되는가.”

2022년 8월 31일 열린 롯데그룹의 HR혁신통합TFT 킥오프 현장. 한 계열사 상무의 발표 슬라이드 문구 한 줄에 참석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뒤이은 슬라이드 2장에는 2009년과 2022년, 그룹이 제시한 인사 혁신 중점 추진 과제 목록과 현황이 나열돼 있었다. 놀랍게도 양 슬라이드에는 핵심 직무 후계자들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임원 리더십은 어떻게 향상시켜야 하는지, 주재원 지원은 어떻게 할 것이고, 계열사별 승진 정책은 어떻게 세울지 등 비슷한 주제의 고민거리가 잔뜩 나열돼 있었다. 13년이 지난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점은 눈에 띄지 않았다.

롯데의 HR혁신통합TFT는 이렇듯 ‘왜 비슷한 고민이 오랜 기간 해결되지 않고 반복되는가’에 대한 자기반성에서 출범했다. 본격적으로 혁신에 나서기 앞서 각 현장에서 인사 개혁 솔루션을 제대로 도출하고 적용해왔는지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그동안과는 전혀 다른 HR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논의 끝에 그룹과 지주는 혁신 과정에서 한발 물러서기로 했다. 대신 각 계열사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직접 필요한 제도와 시스템을 주도적으로 만들기로 HR혁신통합TFT의 굵직한 방향성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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