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측정하는 통상적인 방법들은 직원들의 경력 개발과 복지를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인 직장 내 인간관계를 간과한다. 가령, 단순히 여성을 얼마나 많이 채용했는지만 가지고는 성별 포용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이들이 조직 생활의 주요 영역에 포진해 있는지가 관건인데 겉으로 드러난 성별 대표성 지표만 가지고는 중요한 의사결정 네트워크에서 여성이 상대적으로 배제돼 있다는 점, 남성이 상사들과 더 많은 인맥을 맺고 있다는 점 등을 놓치기 쉽다. 진심으로 성별 포용성을 높이고 싶다면 조직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네트워크 내 여성의 위치, 네트워크의 구성원과 구조 등 현황을 파악하고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유명 하이테크 기업들이 저마다 성별 다양성을 높이겠다고 다짐하지만 해마다 발표되는 노동 통계 보고서를 보면 조직 내 여성 비율이 여전히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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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분야는 다른 업종에 비해 임원 및 전문직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특히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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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 있는 비기술 기업들은 남녀 직원 비율이 거의 비슷한 데 반해 같은 지역에 있는 상위 75개 기술 기업은 직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고작 3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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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서치(Pew Research)가 과학·기술·공학·수학(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의 약자인 STEM으로 부른다)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조사한 2018년 보고서에서 한 여성 기술 컨설턴트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제가 여성이니까 무의식적으로 비서나 기술과 별로 상관없는 일을 할 것으로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 기술 관련된 네트워크를 쌓기가 어렵더라고요. 사람들이 제 남자 동료들은 불러도 저는 부르지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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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성공을 가로막는 가장 거대한 장벽은 직장 내 공식 네트워크에서 배제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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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들은 성별 포용적인 네트워크를 개발할 때 따르는 문제와 그에 대한 해법을 파악하기 위해 수십 개 기업의 조직 네트워크를 연구하고, 수천 명의 직원과 설문 조사를 실시했으며, 조직에서 성별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iversity, Equity, Inclusion, 이하 DEI) 향상을 책임지는 임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DBR mini box 1 ‘연구 내용’ 참고.) 연구 결과 승진을 하려면 종종 무엇을 아는지보다 누구를 아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