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HR

AI 활용하려면 조직 변화 관리 먼저

한지영 | 365호 (2023년 03월 Issue 2)
Based on “Artificial intelligence and knowledge management: A partnership between human and AI”(2023)
by Jarrahi, M.H., Askay, D., Eshraghi, A., & Preston, S. in Business Horizons, 66, 87-99.

무엇을, 왜 연구했나?


최근 챗GPT가 화제에 오르면서 인공지능(AI)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다시 한번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AI가 일상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공존하는 상황이다. 특히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능력(시각, 청각, 자연어 처리, 분석 능력 등)을 시뮬레이션하는 알고리즘의 역량이 극적으로 향상되면서 기업 경영에 AI를 적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딥러닝 알고리즘은 컴퓨터 네트워크에서 방대한 양의 라벨링돼 있는 데이터를 활용, 노드(Nodes) 사이의 연결 강도를 훈련해 데이터의 패턴을 읽음으로써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사실 AI 기술이 발전하기 전에도 많은 기업은 지식 경영 프로세스를 도입해 지속적인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핵심 역량을 학습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전통적 방식은 주로 조직 내 전문가들을 활용해 지식을 발굴, 공유 및 적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지식과 학습이라는 특성을 고려할 때 AI와 지식 경영 분야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지식 경영 활동을 지원하는 AI 시스템의 잠재적 역할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는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캠퍼스 교수 등으로 이뤄진 연구진은 인간과 AI가 갈등하고 대립하는 관점이 아닌 파트너십을 강조하는 균형적인 관점을 채택해 연구를 설계했다. 즉, 딥러닝 기반의 AI가 인간의 지적 능력을 대체하거나 능가한다는 관점이 아닌 인간의 경험을 풍부하게 증진시킨다는 관점이다. 연구진은 미국 조지아공과대의 마르얌 알라비 교수가 기존 연구에서 제시한 바 있는 지식 경영 프로세스의 분류 체계에 따라 지식 경영을 지원하는 AI의 역할을 명시적으로 설명했다. 또한 지식 경영 측면에서 AI와 인간의 고유 역량을 강조하며 각각의 잠재적 역할을 예견해 정립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진은 지식 경영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AI 시스템에 대해 논의했다. 기존 지식 경영 관련 연구에서 제시한 바 있는 지식 경영 프로세스의 분류 체계에 따라 지식의 창출, 지식의 저장과 검색, 지식의 공유, 지식의 적용에 관한 분야로 구분하고 각각의 분야에서 AI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예를 들어 설명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식의 창출 분야에서는 이미 존재하지만 기존 조직에서는 충분히 활용하지 않고 있던 다양하고 방대한 데이터(Call, Enterprise Chat, CRM Database)를 AI가 분석해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조직의 비효율을 쉽고 빠르게 발견해 낼 수 있다. 지식의 저장과 검색 분야에서는 법적인 이슈가 발생할 경우 선례를 체계화하고 요약하는 일에 AI가 활용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발생한 유사한 사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AI의 역할이다.

또한 연구진은 인간과 AI가 상호 보완적인 강점을 바탕으로 AI의 역할과 인간의 역할을 구분해 조직 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발전적 파트너십을 모색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먼저, 지식의 저장과 검색 측면에서 AI에 맡겨진 가장 효과적인 역할은 범람하는 정보 자원을 지식의 형태로 저장하고 분류해 지식 근로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기 학습 능력이 있는 AI는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개별 지식 근로자의 니즈, 업무 흐름, 선호, 피드백을 학습하게 된다. 이처럼 AI 시스템이 개별 지식 근로자와 상호작용과 피드백을 통해 발전하게 되므로 AI의 효과를 설계하는 중요한 역할은 여전히 인간이 해야 할 일이다. 결국 AI는 지식 경영을 하는 인간의 조력자 역할을 하고, 인간은 AI를 훈련시키고 성과를 모니터링, 평가하면서 인간과 AI는 상호작용하는 프로세스를 통해 함께 진화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연구진은 지식 창출 프로세스 측면에서 AI의 역할과 인간의 역할도 제시했다. AI는 전문화된 특정 지식(Specialized Intelligence) 분야에서 명문화된 지식을 저장하고 검색하고 분석한다. 구글 ‘네스트’에서 스마트 온도조절장치가 난방 시스템에도 호환되는가에 대한 고객의 질문에 AI가 적절히 처리하는 것과 같은 사례다. 반면, 전략적 수준의 사고와 의사결정을 하는 데 필요한 전반적인 지식(General Intelligence)은 인간 고유의 역할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은 예지력, 사회적 감정적 지능, 자기 계발, 상상력, 호기심과 같은 전반적 능력을 활용해 새로운 상황에서도 사회적 조직적 영향력을 고려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고유의 역할을 한다.

그런가 하면 지식 공유 측면에서 AI는 형식적 지식(Explicit Knowledge)을 체계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AI 시스템은 방대한 양의 일상적인 업무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류해 분석해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지식 근로자가 전략적 이슈에 바로 접근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을 공유하는 것은 인간의 영역으로 규정한다. 암묵적 지식의 경우 경험과 실행을 통해 얻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사회적 상호작용을 거치거나 도제 제도와 같이 비공식적 관계를 통해 전해지기 때문이다.

AI 알고리즘은 미지의 블랙박스를 통해 대안을 추천한다. 지식 적용의 측면에서 AI 알고리즘은 스스로 의미 부여를 할 수 없으므로 자체적으로 추론을 평가할 수 없다. 여기에 AI의 파트너로서 인간의 역할이 있다. 어떻게 AI 시스템이 인풋(Input)으로부터 최종 결과물을 추천하게 됐는지 그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의학, 법률, 재정, 행정 분야와 같이 증거 기반의 산업에서는 더욱 그렇다. 인간은 AI 기반의 추론에 대한 이유(Know Why)를 정립해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야만 의사결정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고 조직도 지원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딥러닝 기술의 발달에 따른 AI의 출현과 이를 활용한 학습에 대한 접근 방식은 기존에 실행해왔던 지식 경영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 때문에 조직 내에서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변화 관리가 수반돼야 한다. AI의 가치가 잘 발휘되기 위해서는 ‘기술’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기술을 활용하는 사람들(People), 그에 적합한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s), 프로세스(Process)의 재설계가 고려돼야 한다.

조직은 AI 기술을 활용하는 지식 근로자들이 조직 내에서 더욱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AI를 파트너로서 이용할 수 있는 통찰력과 역량 및 스킬을 함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지식 근로자들은 AI의 등장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알고리즘에 대한 혐오나 자동화의 함정을 피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편 AI가 조직 내 산재해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인식해 기존에 조직 간 정보 공유의 부족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 착안해 팀 수준을 초월한 조직 간 협업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재설계해야 한다. 조직의 사일로(Silo)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데이터 통합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조직은 ‘AI 챔피언’을 두고 AI를 활용한 데이터의 구축과 분석, 저장 활용에 관해 커뮤니케이션하며 전사적인 노력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AI의 학습 역랑을 과대평가하거나 과신하는 것은 지식 경영 시스템의 실제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 또한 AI 시스템이 기존 조직 내 고착화된 암묵적 편향을 증폭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있으므로 조직 내 AI에 대한 감사(Audit)를 지속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 한지영 | 비어케이 영업2본부장, 기술경영학 박사

    필자는 서울대 소비자 아동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기술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다양한 규모의 국내외 기업과 조직에서 15년 이상 C-Level 임원(CMO)으로 일해 왔으며 현재 글로벌 프리미엄 맥주 ‘칭따오’를 수입 유통하는 ‘비어케이’에서 소비자 채널의 영업과 마케팅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주요 관심 연구 분야는 조직 및 팀 성과 창출, 조직 변화 관리와 리더십,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조직 자원 이론 등이다.
    jeo0915@naver.com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