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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3. AI를 활용한 인재 선발, 어떻게 운용해야 할까

AI가 지원자의 역량 등 비인지 영역 측정
기업-직무별로 최적화하는 것이 관건

최원호 | 309호 (2020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채용은 비즈니스 성공의 ‘치트키’로 꼽힌다. 문제는 중요한 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선발자는 지원자의 내밀한 면까지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싶지만 지원자는 단점은 최대한 숨기려고 노력한다. 단시간에 서류와 대면 면접으로 좋은 인재를 선발하기 어려운 이유다. 학력이나 경력이 업무 성과와 큰 연관이 없다는 연구도 있다. 그렇다면 누구를, 어떻게 뽑아야 할까. 지원자가 해당 직무에 적합한 적성을 가지고 있는지, 우리 회사의 기업 문화와 맞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지식, 말투, 표정 같은 인지 영역보다 역량, 본능, 본성 같은 비인지 영역에서 나타난다. 이 비인지 영역을 잘 파악해 사람을 뽑는 것이 중요하다. 인공지능(AI)이 이를 알아내는 열쇠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미 국내외에서 여러 기업이 AI를 활용해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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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에서 다루는 다양한 분야 중 한 가지만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면 어떤 분야를 가장 우선해야 될까? 돈을 버는 사업이 될 수도 있고, 돈을 관리하는 재무가 될 수도 있고, 제품과 기술 또는 마케팅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는 ‘인사’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펼쳐질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더욱더 인사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다. 그렇다면 인사 중에서 어떤 분야가 가장 중요할까? 인재를 선발하는 채용일 것이다. 채용은 기업 경영의 시작이고 조직을 성장시킬 씨앗을 고르는 일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인재들의 역량 수준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지원자를 모두 채용해 훌륭한 인재로 키울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 없지만 시간과 자원은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그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 회사, 그리고 해당 직무에서 잘 클 수 있는 사람을 뽑아 훌륭하게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잘 클 수 있는 사람을 선별하는 일 자체도 쉬운 일이 아니다. 잘못 선별한 결과는 기회비용을 크게 요구하게 된다.

기업들은 무엇으로 인재를 선발하고 있을까? 1차적으로 기업은 인재와 서류를 통해 만난다. 기업이 확보한 몇 장의 서류에는 그 사람의 역량이나 자질이 제대로 기록돼 있지 않다. 지원자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학력이나 스펙은 역량을 대변하는 신호 역할을 한다. 이력서에 기재된 학력이나 어학 점수를 포함한 스펙이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광고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수많은 청년이 취업과 입사를 위한 스펙 쌓기에 골몰한다. 기업이 스펙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선언해도 젊은이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역부족이다. 남들이 뭔가를 준비하고 있는데 자신만 가만히 있으면 불안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스펙이란 말은 공학 분야에서 설명서나 시방서를 의미하는 ‘specification’에서 유래했다. 기계나 건축물에 적용하는 용어를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은 우리 사회가 사람을 얼마나 기계적 수단으로 여기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과거에는 사람이 생산을 위한 수단으로 취급됐지만 지금은 사람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좋은 성과를 내고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스펙이 지원자의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을까? 과거 면접을 진행하다 보면 유수한 대학을 졸업하고 소위 최고의 스펙을 쌓은 지원자들이 많았다. 이들 대부분은 어린 시절부터 공부를 잘해 부모와 주변 사람들의 칭찬에 익숙해져 있다. 부모와 교사로부터 오직 공부를 잘한다는 칭찬만 듣고 자란 사람은 시키는 일은 잘할지 몰라도 자발성은 매우 낮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 성장을 위해 이런 인재들은 성과를 낼 수 없을뿐더러 조직 생활에 적응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스펙은 지원자의 역량을 증명해주지 못한다. 진짜 역량은 자신의 성장 과정에서 세상과 상호작용을 통해 체험하고 경험한 것으로부터 내재화된 잠재 역량이다.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발표된 연구1 에 따르면 영업 직무의 경우 경력이나 신입이 입사해 6개월에서 14개월이 지나면 학력이나 경력에 관계없이 업무 성과에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삼성그룹에서 30년간 인사 업무를 담당했던 전문가는 『면접의 비밀』이라는 책에서 “채용 당시 상위 성적 20%였던 그룹과 하위 20%인 그룹의 업무 성과를 5년간 관찰한 결과 입사 성적과 업무 성과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었다”고 말한다. 실제 필자가 몸담고 있는 마이다스아이티의 내부 조사에서도 고성과자의 55% 이상이 보편적인 학교 순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중하위권 대학 출신이었다. 경력과 학력 등 스펙은 실제 업무 성과와 매우 관련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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