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롯데그룹은 전사적으로 RPA를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렇게 그룹 차원에서 광범위하게 자동화에 나선 것은 아니었다. 롯데홈쇼핑의 선제적인 도입이 가시적인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고 코로나19 사태 같은 위기 상황을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되면서 그룹 내에서도 RPA 적용의 당위성에 대한 공감대가 생겼을 따름이다. 롯데홈쇼핑은 주로 은행, 보험사 등 금융권에서 진행되던 RPA를 홈쇼핑 업계 최초로 시도하며 유통업계 자동화 선두주자로서 길을 닦고 있다. 이 여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진호 롯데홈쇼핑 DT(Digital transformation)부문장으로부터 디지털 인력(Digital labor)이 어떻게 조직에 침투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홈쇼핑 업계에서는 생소한 개념이던 RPA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은?
홈쇼핑 업계는 최근 새로운 소비층인 MZ(밀레니얼+Z)세대의 ‘TV 시청 시간 감소’와 ‘채널 경쟁 심화’ 등의 요인으로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DT를 세 가지 갈래로 추진 중이다. 1) 고객의 불편을 덜고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기술을 도입하는 전략, 2) 조직과 인력의 워크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 3) 이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 성장을 이어 나가는 전략이 그 세 가지다. 우리라고 처음부터 RPA를 도입하려 했던 건 아니다. 두 번째 DT 전략, 즉 일하는 방식을 효율화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현장에서 겪는 난제를 해결할 기술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RPA를 만났을 뿐이다. 당시 현업에서는 업무량에 비해 인원이 턱없이 부족하고, 단순 반복 업무로 집중력이 떨어져 오류가 자주 발생하는 부서들이 있었다. 이런 업무들에 RPA를 시범 도입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