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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4. 황희승 잡플래닛 대표 인터뷰

“연봉과 야근이 기업 평판을 좌우?
경영진의 리더십이 가장 큰 영향”

김윤진 | 273호 (2019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기업 평판 관리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불필요한 야근과 차별을 참지 않고, 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며, 신뢰할 만한 경영진을 원하는 ‘까다로운 인재’들이 구직활동에 앞서 전·현직 임직원들의 후기까지 꼼꼼히 챙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이나 갑질 등이 노출되기라도 하면 공들여 쌓은 평판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어설픈 입단속은 자칫 더 큰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2014년 채용 정보 플랫폼으로 시작한 잡플래닛에는 국내 30만 개 기업의 전·현직 임직원이 남긴 생생한 후기 2800만 건이 누적돼 있다. 황희승 잡플래닛 대표는 이 빅데이터가 기업 평판을 나락으로 빠뜨릴 수 있는 위기 징후를 말해줄 수 있으며 기업 이미지 변신의 단서까지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에이스프로젝트, KSS해운, 한국MSD, 한국가스공사 등 잡플래닛에서 좋은 평판을 유지하는 기업들의 특징과 나쁜 평판을 가진 기업들의 특징을 통해 평판 관리의 해법을 들여다봤다.




“회사 그만두겠습니다.” 상사 앞에 사표를 내던진 직원이 얼마나 솔직하게 퇴사 사유를 말할 수 있을까. 진짜 속마음과 거리가 먼 적당한 논리로 둘러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구직을 위해 들어간 직장 평판 사이트 ‘잡플래닛(Jobplanet)’에서 가입 조건으로 전 직장에 대한 평가를 남기라 한다면 얘기가 다를 수 있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공간에서 그동안의 경험과 뒷이야기를 쏟아내도 거리낄 게 없기 때문이다. 구직자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의 적나라한 ‘민낯’을 엿보기 위해 이런 사이트를 참고하는 이유다.

2014년 4월 채용 정보 플랫폼으로 시작한 잡플래닛에는 수년간 이런 ‘내부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기업의 고급 정보들이 차곡차곡 쌓여 왔다. 기업 문화의 실상과 치부가 낱낱이 담긴 빅데이터가 누적된 셈이다. 실제 기업에서 근무해 본 전·현직 임직원만 후기를 남길 수 있기에 이 데이터를 분석하면 채용설명회나 취업박람회 홍보 부스에서는 듣기 어려운 근무조건이나 조직문화 등 기업의 이면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비공식 정보 행위는 구직자들의 의사결정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재 잡플래닛의 월간 방문자는 300만 명, 월간 페이지 조회 수는
1억 뷰에 달하며 기업에 대한 누적 정보만 2800만 건이 넘는다.

그동안 확보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업 컨설팅도 병행하고 있는 잡플래닛의 황희승 대표(35)는 최근 DBR과 만나 “평생직장이란 말이 어색할 정도로 이제는 이직이 자연스러워졌고, 기업 내부적으로도 우수 인재가 귀해지고 있다”며 “경영자들도 인재를 유치하고 붙잡아두기 위해 임직원 만족도나 기업 내부 평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판 글래스도어로 불리는 잡플래닛의 창업자로부터 기업 평판을 결정하는 요인, 평판이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의 면면에 대해 들어봤다.



많은 기업이 평판을 관리하고 싶어 하지만 익명의 힘을 빌린 전·현직 임직원들의 신랄한 평가와 독설까지 막지는 못한다. 익명성에도 불구에도 잡플래닛 안에서 좋은 평판을 가진 기업들이 있나.
그렇다. 아무래도 임직원의 희생을 강요하는 기업들보다는 일과 삶의 균형을 가능케 하는 곳들이 평판이 좋다. 같은 업계여도 얼마나 직원들에게 자기 계발 시간과 워라밸을 보장해주냐에 따라 평가가 갈린다. 가령, 모바일 게임 회사들은 대체로 잦은 야근과 촉박한 개발 일정으로 임직원 불만이 굉장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에이스프로젝트란 기업은 게임 회사지만 직원들에게 일정 선택의 자유와 시간적 여유를 최대한 보장해 임직원 만족도 등 전반적인 평점이 높게 나타난다. 자기 계발 시간 확보도 가능하다. ‘공부 중’이라는 팻말만 세워 놓으면 업무 시간에도 언제든지 필요한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구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라 야구 경기를 보는 일도 공부에 포함된다. 또한 보통 직원들은 ‘이유 없이 갈려 들어가는 문화’에 반감을 가지는데, 이 회사는 입사 단계부터 자기가 해보고 싶은 일을 구체적으로 선택해 지원하도록 해 직원들이 일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게끔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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