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모바일 기기는 개인화된 유저의 정보를 마케터가 실시간으로 입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과거엔 상상할 수도 없었던 ‘퍼포먼스 기반의 마케팅’이 가능한 시대다. 이를 위한 4가지 조언.
1. 우리 앱의 ‘퍼널’ 구조를 확인하고 문제가 생기는 퍼널을 집중 개선하라
2. 마케팅 비용을 본격 집행하기 전에 고객 생애가치(LTV)와 유저 획득 비용(UAC)의 차이를 주의 깊게 파악하라
3. 우리 서비스의 ‘캐즘’ 구간을 확인하고 브랜드 마케팅을 론칭하라
4. 실시간 퍼포먼스 모니터링으로 각종 마케팅 채널의 효과를 꼼꼼히 확인하라
들어가면서스티브 잡스는 2007년 맥월드에서 최초의 아이폰을 공개했다. 그는 기존 스마트폰들이 전혀 ‘스마트’하지 않고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꼬집으면서 직관적인 유저 인터페이스와 편리한 모바일 인터넷 기능, 그리고 앱스토어를 탑재한 아이폰을 소개했다. 아이폰은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준이 됐을 뿐 아니라 스마트폰 시대를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그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스마트폰 보급률은 국내 91%, 전 세계 주요 50개국에서 70%에 육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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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제조업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 속에 성숙단계에 접어들었다. 모바일 OS(운영체제) 시장은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가 양분하고 있다. 서비스 시장도 빠르게 확장 중이다. 모바일 메신저를 필두로 모바일 커머스, 모바일 게임, O2O 서비스 등이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서비스(앱)는 PC보다 확산의 속도가 훨씬 빠르고 파괴적이다. PC 기반 웹사이트로 출발했던 페이스북은 가입자 수 1억 명을 달성하는 데 54개월이 걸렸지만(2008년 8월), 네이버가 만든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불과 출시 26개월 만에 가입자 1억 명을 돌파했다(2013년 1월). 그런가 하면 2016년 12월14일 한국에서 출시된 모바일 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1달 만에 약 2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앱 생태계의 확장성을 증명한 사건이다.
O2O(Online to Offline) 연계가 가능하다는 것 역시 모바일 서비스의 특성이다. 교통수단을 연결해주는 카카오택시와 우버, 필자가 일하고 있는 직방과 같은 부동산 중개앱, 카셰어링 앱인 소카와 그린카, 또 호텔과 모텔의 빈방을 잡아주는 숙박 예약 서비스 야놀자 등이 대표적인 O2O 서비스다. 이렇게 O2O는 기존 오프라인 시장의 비효율성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소비자 이용 행태를 만들어가고 있다.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기존 산업의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세상과 그 속에 사는 우리를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 마케팅의 방법론들도 모바일 시대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
퍼포먼스 마케팅 vs. 퍼포먼스 기반 마케팅모바일 시대에 등장한 여러 마케팅 방법론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퍼포먼스 마케팅 혹은 프로그래매틱(programmatic) 마케팅이라 불리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 정의는 달라질 수 있지만 모바일 앱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소비자의 특정 행동을 유도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고 검증해 개선시키는 마케팅 활동을 퍼포먼스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 두 가지 형태의 광고를 내놓고 효과를 비교한 다음 효과가 더 좋은 쪽에 예산을 몰아주는 A/B 테스트가 대표적이다. 광고 내용(크리에이티브)뿐 아니라 타깃 소비자나 채널, 시간대 등도 이렇게 개선할 수 있다. 프로그래매틱 마케팅은 이런 퍼포먼스 마케팅의 분석-개선 절차를 인간이 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으로 자동화한 것, 혹은 분석 툴을 이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두 가지 용어 중에서는 아무래도 퍼포먼스 마케팅이 더 자주 쓰인다.
사실 ‘퍼포먼스 마케팅’이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과거에도 보험사나 대부업체들은 낮은 레벨의 퍼포먼스 기반의 마케팅을 진행해 왔다. 예를 들어 생명보험, 손해보험 회사들은 케이블 TV 채널에 광고를 할 때, 채널별로 보험 가입신청 번호를 다르게 한다. 예를 들어 A 영화채널에서는 0001번으로 가입전화를 안내하고, B 뉴스 채널에서는 0002번으로 안내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서 어떤 채널의 어떤 프로그램에 광고가 붙었을 때 소비자의 콜이 많이 발생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이 결과를 놓고 콜 퍼포먼스가 높은 채널과 프로그램에 광고 예산을 더 많이 편성하는 최적화 작업을 진행한다. 퍼포먼스를 기반으로 매체를 결정하고 크리에이티브(광고 내용), 예산 등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모바일 마케팅 업계에서는 ‘퍼포먼스 마케팅’을 전통적 의미의 ‘브랜드 마케팅’과 대비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
모바일 시대에 퍼포먼스 마케팅이 더욱 각광받게 된 이유는 개인화된 정보의 습득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예전 PC 시대의 마케팅은 배너광고와 검색광고로 대표됐었다. 이 시대에는 마케터들이 사용자의 특성을 분석하려면 ‘회원가입’ 절차를 통해 주민등록번호, 성별, 나이 등의 개인식별 정보를 입력하도록 강요해야 했다. 또 사용자가 남기는 쿠키(cookie, 웹사이트 이용 내역) 정보를 이용하기도 했다. 이런 정보들은 수집하기도 어려울뿐더러 개인정보 보호 등의 문제가 있었다. 기업과 마케터 입장에서도 개인정보 보호는 큰 리스크다. 하지만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모바일 기기는 자체적인 고유번호가 있다. 또 내장된 GPS 센서, WiFi 위치 정보, 블루투스 정보, 카메라 등을 이용해 사용자 특성에 대한 정보를 익명으로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주민번호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입력하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촌이나 강남역 등 특정 지역을 자주 방문하는 사람, 아이폰을 쓰는 사람, 장거리 여행을 하는 사람 등을 파악해낼 수 있다. 따라서 이렇게 이용자가 남기는 기록을 바탕으로 그와 연관된, 구매를 이끌 것으로 예상하는 광고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이 변화해왔다. 모바일 앱 시대에 퍼포먼스 마케팅이 각광받게 된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필자가 이 글에서 소개하는 앱 비즈니스의 마케팅 방법론은 ‘퍼포먼스 기반의 마케팅(PBM· performance-based marketing)’으로, ‘퍼포먼스 마케팅’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 앱 업계에선 ‘퍼포먼스 마케팅 = 모바일 광고’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퍼포먼스 기반의 마케팅’은 모바일 광고뿐만 아니라 TV광고, 옥외광고, SNS 채널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모두 활용해서 ‘유저 획득’이라는 마케팅 목표와 KPI(핵심성과지표)를 달성하는 마케팅이다. 즉, 흔히 얘기하는 퍼포먼스 마케팅과 브랜드 마케팅을 포괄하는 상위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용어들은 아직까지는 앱 생태계에서 주로 쓰이는 표현이며 제조업에서는 아직 널리 쓰이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