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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유형과 욕망

정주영… 스티브 잡스… 테레사 수녀… 욕망이 좌절될 때, 그들은 달랐다

이현주 | 110호 (2012년 8월 Issue 1)




동일한 상황이라고 해도 사람마다 경험하는 주관적인 감정과 사고는 모두 다르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면 더욱 활기를 띠며 드러나는 행동을 더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쏟아지는 관심을 피하기 위해 자리를 피해버리는 사람도 있다. 권한을 받게 돼서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설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혹시라도 잘못을 저지를까 두려워 우울해지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어떤 제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도 있고 구입하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행동의 차이는 어디에서부터 비롯되는가?

 

행동의 차이를 설명하는 포괄적인 개념은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성격은 타고난 기질이 성장환경을 거치면서 다듬어지고 안정되면서 개인이 주요하게 추구하는 사고와 정서, 그리고 행동을 결정짓는 것이다. 성격에 따라서 다양한 상황에서의 행동패턴, 태도, 선호, 흥미, 그리고 핵심적인 욕구가 달라진다. 이러한 차이는 상황에 관계없이 안정적이고 시간에 따라 일관적으로 나타난다.

 

상대방의 성격을 파악한다면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대인관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 이는 개인 수준에서의 관계뿐 아니라 기업과 고객 간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고객의 성격유형을 파악할 수 있다면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1. 성격 유형과 주요 욕구

성격을 이해하고 유형을 분류하는 데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융의 심리유형론에서는 인간의 차이를 에너지(libido, 리비도)의 방향과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 및 판단 방식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봤다. 특히 에너지의 방향과 판단의 방식의 차이는 행동의 차이로 분명하게 드러난다.

 

우선 에너지의 방향에 따라서 에너지를 외부에서 얻으며 관심을 외부에 두고 있는 사람과 자기 내부에 관심을 두고 에너지를 얻는 사람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자의 경우는 외향적인 사람으로서 적극적이며 행동지향적이고 사교적이다. 후자의 경우에 해당하는 내향적인 사람은 사색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하고 수동적이며 신중하다.

 

판단의 방식은 논리적인 분석을 주로 따르는가, 혹은 상황이나 사람을 고려해 주관적인 판단을 선호하는가에 따라 나눌 수 있다. 전자의 경우는 사고형이라고 하는데 논리 정연한 주장을 따르며 객관적인 사실을 중시한다. 후자는 감정형으로서 사람을 중시하고 우호적인 관계와 화합에 가치를 둔다. 두 차원을 가지고 유형을 나누면 <그림1>과 같이 4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은 외향적인 사고형이다. 이들은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성향이 뚜렷하며 과제 지향적이고 업무 중심적인 성향이 강하다. 가용한 자료를 종합해 일반적인 견해나 새로운 사실을 산출하고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판단하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논리를 주변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것을 즐기며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으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한다. 사업가나 정치가처럼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개진하며 우호적인 관계보다는 성과 창출을 더 중시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추구하는 욕구는 영향력, 즉 지배욕구와 우월감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 유형을 지배자 유형(ruler type)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배자 유형은 성취를 통해 권한을 얻고, 주변을 통제함으로써 우월감을 경험할 수 있을 때 높은 만족감을 느낀다. 널리 알려져 있는 CEO 중 도널드 트럼프, 록펠러, 정주영 등이 이 유형에 해당한다. 히틀러도 이 유형에 속하는 인물 중 하나다. 히틀러는 지배자 유형에 속하는 이들의 지배욕구와 우월감이 그릇된 방식으로 표출될 때 극단적으로 어떻게 나타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두 번째 유형은 외향적인 감정형이다. 이들은 관계중심적이고 사교적인 성향이 뚜렷하며 사람들과 호의적이고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자 한다. 타인에게 도움이 되기를 원하며 긍정적인 감정 표현을 잘 나타내는 등 의사소통을 잘한다. 이들이 추구하는 주요 욕구가 관심을 끌고자 하는 욕구라는 점에서 배우 유형(star type)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들은 마치 배우가 대중으로부터 관심을 구하듯이 사람들로부터 관심받는 것을 즐기고 그것을 향해 적극적인 행동을 취한다. 배우 유형 역시 성취에 관심을 나타낼 수 있지만 지배자 유형과는 달리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관심과 주목을 받기 위해서다. 엘리자베스 테일러, 마릴린 먼로, 산드라 블록 등이 여기에 속하며 정치가 중에선 도널드 레이건과 빌 클린턴이 이 유형에 속한다. 강호동이 성취와 경쟁을 강조하는 지배자 유형이라면 유재석은 관계와 협력을 강조하는 배우형이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유형은 내향적인 사고형이다. 이들은 말수는 적으나 간단하고 명료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생각이 완전히 정리된 후에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신중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합리적이고 분석적인 성향이 뚜렷하며 정확한 절차와 규정을 따른다. 효율을 추구하며 엄격하고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사실 분석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분석가 유형(analyst type)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충족하기를 원하는 욕구는 신뢰와 공정함이다. 부당하고 공정하지 못하다고 인지하면 상당한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규칙을 준수하고 원칙을 따르고자 하며 해야 할 일이 제대로 돼가고 있는지 감찰한다. 과학자, 혹은 연구개발자들이 이 유형에 속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티븐 호킹, 아인슈타인, 스티브 잡스, 그리고 안철수 등이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다. 정치가로서는 존 F. 케네디, 링컨, 그리고 세종대왕도 분석가형이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마지막 유형은 내향적인 감정형으로 온유형(loving type)이라고 칭할 수 있다. 이들은 온화하고 부드러운 사람들로서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분위기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대인관계에서 각자의 입장을 존중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수용하려고 하며 자신의 의견을 남들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수용적이고 지지적인 성향이 뚜렷하며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조화와 타협을 위해 노력한다. 이들이 인생을 통해서 추구하는 욕구는 재보증(reassurance)과 지지(support). 좁게는 곁에 있는 가족과, 넓게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 안정적이고 지지적인 관계를 맺고자 한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주변을 변화시키기보다는 스스로를 맞춰 가는 순응적이고 협력적이며 따뜻한 안정적인 관계 속에서 만족감을 느낀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남들에게 애정을 베풀고자 하는 성향으로 봉사, 교육, 종교계통 등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테레사 수녀가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며 화려한 배우였지만 일생의 후반부를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헌신했던 오드리 햅번, 그리고 김수환 추기경도 이 유형에 속할 것이다.

 

드라마에서 대비되는 성격을 지닌 서너 명의 친구가 등장하게 되면 이 4가지 유형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근 방영 중인신사의 품격이라는 드라마를 보면 4명의 남자 주인공 중 임태산(김수로 분)이 지배자 유형에 해당한다. 극 중 임태산은 사업가와 리더 기질이 두드러지는데 친구와 동업하는 건축사무소에서 설계보다는 경영을 담당하며 야구단을 운영하기도 한다. 철없는 바람둥이 캐릭터인 이정록(이종혁 분)은 배우 유형이다. 낙천적이고 사교적이며 정이 넘치는 성격으로 업무 성취보다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가운데 만족을 느낀다. 극 중 대표적인꽃중년역할을 맡고 있는 김도진(장동건 분)은 분석가 유형에 가장 가깝다. 분석과 통계에 집착하고 감정을 무시한 채 지나치게 사실에 입각한 그의 비판은 남들에게 독설이 되곤 한다. 그가 보이는까칠하고 냉소적인 태도는 분석가형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마지막으로, 드라마에서 친구들이 치는 사고를 차분하게 뒷수습해주는 따뜻하고 다정하며 사려 깊은 인물인 최윤(김민종 분)은 온유형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재채기와 사랑은 숨길 수 없다고 하는데 성격 역시 숨기기 힘들다. 기업과 고객과의 관계에서 성격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를 내부 고객과 외부 고객으로 나눠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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