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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Business Succession

후계자의 의지와 훈련에 ‘가족회의’ 지지 더해라

남영호 | 98호 (2012년 2월 Issue 1)



어떤 기업이 가족기업(family business)인가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약 60여 가지의 정의가 존재하지만 보통 가족기업이란특정 가족이 기업의 소유권(혹은 경영권)을 갖고 있으며 2세대가 기업경영에 관여하는 기업으로 정의한다. 이런 가족기업이 우리나라에서는 가족(구성원) 간의 치열한 갈등이나 잘못된 승계(상속)로 인한 불화, 심지어 족벌주의(nepotism), 황제경영 등의 단점으로 인해 나쁜 기업, 없어져야 할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가족기업은 엄연히 존재하며 그 역할 역시 매우 큼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월마트, 도요타, 포드, 이브생로랑, CNN, 맥그로힐, 그리고 우리나라의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수많은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이 가족기업으로 추정된다.

 

가족기업은 크게소상공인이나 소기업이 속하는 소규모 가족기업(small family business) △중기업이나 중견기업 위주의 중규모 가족기업(medium family business) △대기업이나 우리나라 재벌을 예로 들 수 있는 대규모 가족기업(large family business) 세 가지로 분류된다. 가족 기업 경영 관련 전문 매거진인 패밀리비즈니스매거진(www.familybusinessmagazine.com)에 의하면 <포춘> 선정 500대 기업의 약 37%는 대규모 가족기업에 해당된다.

 

가족기업은 가족과 기업의 복합어로 인식하고 기업의 주역할인 경제적 역할과 가정의 주역할인 사회적 역할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먼저 가족기업의 경제적 역할은 미국의 경우 전체 기업의 92%, 독일은 전체 노동력의 75%, 호주는 전체 기업의 75%, 캐나다는 전 기업의 65∼90%, 영국은 상위 8000대 기업의 76%, 우리나라는 전체 기업의 68%(실제로는 90% 이상으로 추정)가 가족기업으로 조사되고 있다. 또한 가족기업의 한 축인 가족은 사회의 근간이므로 가족의 화목과 신뢰구축은 일자리 창출은 물론 자살방지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한다.

 

이처럼 가족기업이 경제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데에는 가족기업만의 강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족기업의 강점으로는 첫째, 시장에 재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둘째, 니치 시장을 목표로 한다. 셋째, 생산성이 우수하며 소유권이 집중돼 있으므로 관련 다각화, R&D 비용, 교육훈련 등이 뛰어나다. 넷째, 품질이 우수하다. 선대의 기술이나 비법 전수가 용이하므로 품질수준이 우수하다. 다섯째, 장기지향적이며 인내자본(patient capital·상업화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산업에 투자되는 자본)이 존재한다. 여섯째, 총비용이 저렴하다. 소유권과 경영권의 일치로 대리인 비용(agency cost)이 거의 없어 관련 비용이 비가족 기업에 비해 적게 소요되기 때문이다(Poza, 2007).

 

가족기업은 일반기업과 달리 소유권(ownership), 경영권(business), 가족(family)이라는 3차원 시스템을 갖고 있다. 따라서 기업경영의 중요한 한 축으로 가족이란 변수를 고려해야 하며 이 가족이 부채가 아닌 하나의 자원(resource)으로 작용할 때 가족기업은 성장, 발전한다고 여기고 있다.


 

1. 승계계획(Succession Plan)의 본질

 

Aronoff Ward(1992)는 가족기업에는 세 가지 과제가 있는데 첫 번째 과제는 승계요, 두 번째 과제도 승계요, 나머지 세 번째 과제도 승계라고 주장했다. Ward(1987)는 가족기업의 승계를가족의 다음 세대에게 경영권과 통제권을 성공적으로 넘겨주는 것으로 정의했다. 승계는 경영권 승계(management succession)와 소유권 승계(ownership succession)로 나눌 수 있다. 경영권 승계는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넘겨주는 것처럼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을 가진 후계자에게, 소유권 승계는 타인에게 기업을 매매하는 것처럼 기업에 가장 큰 이득을 가져줄 사람에게 승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런 소유권과 경영권의 승계는 중소규모 가족기업의 경우 동시에 발생하므로 두 승계가 원만하게 잘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승계는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기나긴 하나의 과정(process)이며 보통 15∼20년 정도 소요된다고 여기고 있다. 미국 가족기업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Danco는 승계는 하나의 사건이 아닌 프로세스라고 했다. 승계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고 복잡한 감정적 요인이 포함돼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Malinen은 가족기업의 승계는 반드시 사전에 계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승계프로세스는 자식이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 하지만 보통 대학 졸업 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승계프로세스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몇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 먼저 현 경영자는은퇴하려는 자발적 의지가족구성원과 기업의 비전과 가치 공유후계자에게 교육훈련과 지식이전을 수행해야 한다. 후계자는후계자의 경영능력자발적 승계의지가족기업에 헌신하려는 성향 등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가족구성원은 가족끼리의 화합과 조화(harmony), 후계자에 대한 신뢰, 기업에 대한 가족구성원의 헌신 등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이런 승계프로세스는 < 1>처럼 5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1단계는 현 경영자의 단독경영시기이며 후계자는 어릴 적부터 기업방문(shop talk), 방학을 이용한 파트타임 등 가족기업에 대한 관심 이외에는 특별한 역할이 없다. 2단계는 후계자의 훈련 및 개발단계로 후계자가 다른 기업에서 자기관리 위주의 기초교육을 받거나 가족기업에 입사 후 가장 낮은 직급부터 일을 시작해 실무경험을 쌓으며 현 경영자는 기업경영의 노하우와 암묵지를 점진적으로 전수한다(3∼5년 정도). 3단계는 상호협력단계로 후계자는 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현 경영자는 감독자, 보호자, 소개자, 협력자, 스승, 동기부여자 등의 6가지 역할을 수행한다(3∼5년 정도). 4단계는 리더십의 점진적 이전단계로 현 경영자는 권한이 점차 감소하나 후계자는 권한과 통제권이 점차 증가하는 단계다(2∼3년 정도). 마지막 5단계는 경영권이 후계자에게 완전히 이전되는 단계로 후계자는 새로운 경영자로, () 경영자는 옵저버나 멘토의 역할을 수행한다. 나아가 위의 승계프로세스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현 경영자와 후계자의 좋은 관계(quality relationship)가 선행되는 게 매우 중요하다.

 

2. 승계계획의 준비 사항

 

1) 현 경영자의 준비사항

 

성공적인 승계프로세스를 위해서는 여러 이해관계자 특히 현 경영자, 후계자, 그리고 가족구성원의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 먼저 현재의 경영자는 가족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현 경영자는 후계자를 포함한 가족구성원을 리드하며 15년 이상 긴 기간이 소요되는 승계 관련 기초를 마련해야 하는데 자식이 어렸을 때부터 승계를 위한 기초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이때 현 경영자는 사업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모두 자식에게 알려줘 자식이 스스로 사업에 참여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승계할 것인가와 이때 기업의 장기발전계획이 포함된 전략적 계획이 준비돼야 한다. 나아가 은퇴 후 앞으로 어떻게, 무엇으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재정계획 등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두 번째로 팀 단위 접근을 위한 기초를 마련해야 한다. 팀 단위로 접근하는 것은 가족기업의 단점인 오너의 횡포와 독단경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접근방법이다. 구체적으로 기업경영의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후계자 결정 같은 중차대한 결정을 현 경영자 독단으로 하기보다는전문자문역, 경영진, 가족구성원, 사외이사. 원로종업원등으로 구성된 팀 위주의 시스템이 필요하다. 나아가 후계자는 남녀 구별하지 말고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세 번째로 이사회의 구성을 들 수 있다. 가족기업의 이사회는 기업의 자원이며 미래의 위기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 성격을 띠고 있다. 가족기업 이사회는 가족기업의 최고 의사결정 기관이다. 가족기업의 단점인 네포티즘(친족중용주의), 잘못된 승계나 상속으로 인한 불화와 같은 문제를 미리 예방해 이를 장점으로 바꾸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한다. 가족기업 이사회의 유형에는 일반기업의 이사회와 동일한 유형 외에 자문이사회, 가족이사회가 있다. 자문이사회(advisory board)는 사외이사와 비가족구성원, 그리고 기업의 자문역 등으로 구성되며 소규모 가족기업에 많이 존재한다. 가족이사회(family board)는 기업의 지분(소유권)을 가진 가족 구성원으로 이뤄진 이사회로 기업에서 직접 일을 하지 않은 가족구성원도 포함된다. 가족기업의 자문이사회, 가족이사회 등은 오너의 독단경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는 것이므로 소규모 가족기업도 필요하다. 이런 가족기업 이사회의 조직은 팀 단위의 원리를 적용해 가족구성원은 물론 사내 경영진과 원로종업원, 사외 전문자문역과 사외이사 등의 공동협의에 따라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가족기업의 경우 소규모라 하더라도 사외이사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사외이사는 객관적이며 편견에서 벗어나 신선하고 폭넓은 관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 2, 3)


 

승계계획에서 현재 경영자는 기업의 리더이므로 승계계획의 통제자이며 이의 완급 조절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친다. 그러므로 현 경영자는 위에서 언급한 기초마련, 팀 단위 접근, 그리고 이사회의 구성 등을 준비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이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나아가 현경영자가 승계계획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은퇴계획도 미리 세워야한다. 결론적으로 현 경영자의 준비사항은 물론 후계자와 가족구성원의 준비사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은 바로 현재의 오너인 경영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2) 후계자의 준비사항

 

성공적인 승계가 이뤄지려면 후계자들의 준비 역시 필요하다. 먼저 기업을 물려받겠다는 의지가 후계자들에게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부모님이 평생 동안 일구어놓은 기업을 물려받고 싶은 생각이 없거나 부족한 후계자는 후계자로서의 자격이 없음을 승계 관련 이해관계자 모두가 깨달아야 한다. 두 번째로 이런 의지와 더불어 해당 기업을 경영할 정도의 능력과 식견을 구비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이 잘 이뤄져야 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후계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훈련의 필요성은 자그마치 응답자의 98.5%였다. 그렇다면 후계자의 물려받을 의지와 교육훈련을 위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 첫째, 승계에 대한 기본개념의 정립으로 승계는 필연적으로 일어난다는 엄연한 사실을 기억하고 현 경영자 중심으로 후계자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둘째, 후계자는 자신이 향후 참여할 기업에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신이 관심 있는 기업의 부서나 영역은 어디인지, 가족기업의 오랜 전통을 지키고 지역사회를 위해 일할 생각이 있는지 등을 점검해 보아야 한다. 셋째, 차세대는 과거로부터의 교훈을 검토해 미래의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준비가 끝나면 구체적으로 후계자에 대한 교육훈련이 이뤄져야 한다. 후계자의 교육훈련(경영수업)은 누가(who), 무엇을(what), 어떻게(how), 그리고 언제(when) 할 것인가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먼저 후계자의 교육훈련은 이 분야의 전문적인 식견과 지식, 그리고 경험을 가진 교수나 컨설턴트가 맡는 게 좋다. 특히 대기업과 이해관계가 있는 중소기업은 이들 대기업의 임원이나 실무자들이 직접 가르치는 게 의미가 클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동반성장이 아닐까? 다음으로 무엇을, 어떻게 교육훈련시킬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다. 교육훈련의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멘토 제도, 주니어 미팅(젊은 사장단모임과 같은 수평 그룹이나 다른 회사의 방문), 산업(실무) 교육, 팀 구축 (태스크포스, 외근팀, 연합출장), 순환·교환 훈련, 사업에 참여(이사회 회의, 전략기획 회의, 회사 친목모임과 행사 등), 정보흐름 분석, 회사 밖의 동료 모임, 재무제표 분석등을 들 수 있겠다. 먼저 멘토제도에서 멘토는 부모보다는 삼촌이나 가까운 친척, 원로임직원이나 전문자문역, 사외이사 등이 맡는 게 좋다

산업교육은 대학이나 전문기관에서 수행하는 최고경영자과정(AMP)이나 MBA 과정 등을 의미하며 순환·교환 훈련은 일본에서 많이 시행하는 후계자 교육훈련 프로그램으로 경쟁기업이 아닌 기업들이 후계자들을 상호 교환해 교육을 시키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이런 모든 프로그램은 일반기업이 아닌 오로지 가족기업의 후계자를 위한 교과과정으로 구성돼야 함을 잊지 말아야한다. 그런데 이런 차세대 교육훈련은 승계계획의 하나로 15년 이상 장기간이 소요되는 기나긴 과정이므로 보통 후계자가 대학을 졸업한 후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20대 후반)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 4)

 

한편 Moores는 먼저외부기업에서 기업에 대한 일반적인 기초교육과 관리능력을 최소 3∼5년간 교육받아야 한다고 한다. 그 후 물려받을 가족기업에 입사해 전통을 이어받되 환경변화에 적합하게 변화된다르게 이어받기체계적인 전문교육(3∼5년 정도)’과 실질적인 의미의리더십을 실무 중심으로 공부(3∼5년 정도)해야 한다. 여기에는 물려받을 회사에서 종업원으로부터의 존경받는 방법, 의사결정 능력과 혜안, 자신감, 창의성 등이 포함돼 있어야 한다. ( 5)

 

3) 가족구성원의 준비사항

 

가족기업의 이미지가 좋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가까운 가족구성원끼리의 갈등과 분쟁이다. 특히 돈 많은 기업의 경영권(소유권)을 둘러싼 부자 간, 형제 간, 남매 간 갈등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창업자가 생존해 있을 동안 가족구성원끼리 머리를 맞대고 미리미리 계획하고 준비하면 이런 갈등과 분쟁은 상당수 해결되리라 여겨진다. 이 세상에서 제일 믿을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가족구성원끼리의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지 않고는 100, 200년 업력의 장수기업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 이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가족구성원은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 먼저 가족의 역사, 가족의 비전, 가족사명서, 그리고 행동 계획 등이 포함된 가족계획(family plan)과 가족전체의 상호 관심사를 다룰 가족회의(family meeting)를 꼽을 수 있다.

 

가족계획에는 가족의 역사, 비전, 가족사명서 등이 포함된다. 가족의 역사는 기록과 이야기로부터 가족의 역사를 만드는 것이며 가족의 비전은 가족이 미래에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을 의미한다. 가족사명서는 왜 가족이 사업에 관여하는지를 포함한 가족철학을 설명한 것으로 가헌(家憲)과 가훈(家訓) 등도 포함된다. 가족헌법인 가헌의 대표적인 예로 < 6>에서 제시된 1900년도 일본의 미쓰이가(三井家)의 가헌과 15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스웨덴의 대표기업발렌베리가의 가훈인대대로 내려오는 원칙을 공유하라, 일요일 아침마다 자녀들과 산책을 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라등을 참고할 수 있겠다. 또한 호주의 데니스 기업(Dennis Corporation)의 가족사명서는현 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해 장기적이며 지속가능한 가족기업을 구축한다이다. 가족회의는 가족구성원들이 기업과 관련된 주요 사항을 의사소통하는 것으로 이는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기업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가족회의의 구체적인 예로 매주 일요일 저녁이나 넷째 주말 저녁에 부모님 집에 모이거나 성문화된 정기모임은 없으나 필요시 수시로 개최하는 경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가족회의는 앞의 가족역사나 가족사명서를 작성하기 위한 출발점이며 동시에 가족구성원으로서 같이 일하며 함께 계획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가족회의는 건강한 가족(strong family)과 튼튼한 기업(strong business)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창업세대 기준 3대 이상이 되면 가족회의보다는 각 집안의 대표들로 구성된 가족위원회(family council)가 더 바람직하다. 각 집안의 대표들은 기업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거나 지분을 갖고 있지 않는 가족구성원으로 대부분 가족오너의 배우자와 자식들이다. 가족위원회는 가족의 조직적 계획과 전략적 계획을 수행하는 위원회로 여기에서 가족의 가치관, 정책, 그리고 미래의 방향을 결정하기도 한다. 보통 가족회의는 단계별로 진화하는데 창업단계(1단계)와 남매협력단계(2단계)의 경우 가족회의가 효율적이며, 마지막 3단계인 가족왕국단계는 가족위원회가 적합하다. 따라서 업력이 약 50년 이상 된 기업의 경우 각 집안의 대표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창업자의 유지를 받들고 창업자의 가치관(values)을 공유하기 위한 가족위원회가 필요하다. 가족위원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족구성원의 교육을 담당할 교육프로그램이나 가족의 놀이를 위한 가족의 공동재산 마련, 가족의 공유된 관심사를 논의하기 위한 가족사무실(family office) 준비, 가족구성원에게 창업과 기업가정신을 제고시키기 위한 벤처기금 등의 마련도 필요하다.

 

4. 결론

 

가족기업의 승계(가업승계)가 성공하려면 가족기업의 승계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 인식과 반기업가 정신 극복 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오너의 전략적 계획과 가족이사회 등 승계 관련 기초 마련, 후계자의 승계 의지와 보다 철저한 교육훈련, 가족구성원의 가족계획과 가족회의 등의 준비가 미리미리 계획돼야 한다. 그런데 이런 모든 준비는 현재 오너가 중심이 되고 후계자와 다른 가족구성원이 함께 힘을 모아 논의할 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이처럼 가업승계에 대한 경영자의 철저한 준비는 가족기업에 대한 일반 국민의 긍정적 인식 제고와 더불어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관심(: 상속세제 개선, 가업승계진흥원의 설립)의 표출로 나타날 것이다. 2012년 임진년에는 가업승계가 빛을 발해 가족기업이 고용 창출과 각종 사회문제 해결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해 본다.

 

남영호 한국가족기업경영연구소장 nyh3850@kku.ac.kr

 

필자는 건국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케네소주립대(Kennesaw State University)와 호주 본드대(Bond University)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며 가족기업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현재 건국대 사회과학대학원장(경영학과 교수)이며 한국중소기업학회 부회장 겸 가업승계연구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주 연구 분야는 가족기업의 승계계획과 갈등관리다.

 

참고문헌

 

1. 김선화, 남영호(2011), ‘가족기업의 승계프로세스관련 이해관계자별 영향요인에 관한 문헌검토’, 중소기업연구, 33(3), 23-48.

 

2. 남영호(2010), ‘가족기업의 승계계획과 가족회의의 관련성에 관한 연구’, 대한경영학회지, 23(3), 1461-1480.

 

3. 남영호(2008), ‘가족은 기업에 영향을 끼치는가’, 중소기업연구, 30(1), 15-40.

 

4. 남영호(2006), ‘가족기업의 승계계획에 관한 연구’, 산업경제연구, 18(1), 57-78.

 

5. 남영호, 박근서(2008), <가족기업론>, 청목출판사.

 

6. 캔 무어스, 메리배럿 지음, 남영호 역(2011), <가업승계의 패러독스와 해법>, 한울.

 

7. 무타가쿠 지음, 김영철 옮김(2002), <오너사장학>, 일빛.

 

8. Aronoff, C.E. & John Ward(1992), <Family Meetings: How to build a stronger family and a stronger business>, Family Business Leadership Series, No.2, Business Owner Resources.

 

9. Gersick, K.E., J.A. Davis, M.M. Hampton & Ivan Lansberg(1997), <Generation to Generation: Life Cycles of the Family Business>,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10. Poza, Ernesto J.(2007), <Family Busines>, Thomson South-Western.

 

11. Ward, John L.(1987), <Keeping The Family Business Healthy>, Jossey-Bass.

  • 남영호 남영호 | -(현) 한국가족기업경영연구소장
    -(현)건국대 사회과학대학원장(경영학과 교수)
    -(현)한국중소기업학회 부회장 겸 가업승계연구회 위원장
    -(전) 미국 케네소주립대(Kennesaw State University), 호주 본드대(Bond University) 객원연구원
    nyh3850@k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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