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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120다산콜센터, 감동을 서비스 한다

신수정 | 73호 (2011년 1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이민재(25·고려대 경영학과 4) 씨가 참여했습니다.

 

 

#1 어느 날 전화기 너머로 묵직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침통한 목소리가 뭔가 큰 일이 있었다는 걸 직감하게 했다.

 

고객: 제가 오늘 낮에 대구 비산2동 주민센터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머니와 헤어진 지는 10년이 되었고, 경황이 없어서 어머니가 어느 병원에 있는지 제대로 못 들었습니다. 지금 대구로 내려가려고 하는데 주민센터 업무가 끝나서 어느 병원인지 확인할 수가 없네요.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몰라서 120에 전화를 했습니다. 어머니가 어느 병원에 있는지 찾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나는 최대한 침착하게 행동했다. 일단 어머님 성함부터 여쭤봤다. 전화기를 놓는 순간까지 고객님은 꼭 도와달라고만 하셨고, 그 간절함이 내 가슴에 와 닿았다.

 

나는 대구에 있는 모든 병원에 전해서 알아볼까 생각하다가 구청 상황실을 떠올렸다. 마음속으로 바쁘게 지혜를 짜냈다. 비산2동은 대구 서구에 속해 있는 곳이다. 대구 서구청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꼭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진심을 담아 부탁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객의 어머님이 모셔져 있는 병원이 어디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상담을 하면서 참 많은 것을 배운다. 처음에 그저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이 일이 점점 깊이를 더해 사람을 알아가고, 사람을 배우며, 사람과 소통하는 힘이 된다.

 

#2 오후 5. 수많은 고객들과의 상담으로 조금은 지친 시간이다. 오랜 상담으로 입에 침은 바싹 마르고, 기운이 없으면서 배도 슬슬 고파오는 바로 그런 시간. 전화벨이 울린 건 그 무렵이었다.

 

고객: 사이코가 어디서 유래됐고 무슨 뜻이에요?

 

상담원: 고객님! 원래는 정신병자로 사용되는 말인데사이코라는 영화가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에서도 그 말이 유행했다고 합니다.

 

내 답변이 너무 짧았는지 고객 분은 질문을 이어갔다.

 

고객: , 그럼 사이코가 무슨 뜻인가요?

 

상담원: 정신 의학에서 사용되는 말로 정신병, 혹은 정신 분석을 하다라는 뜻입니다.

 

고객: , ….

 

답변이 모두 끝났지만 그 고객 분은 전화기를 놓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다산콜센터에 근무하면서 나의 예지력이 높아진 것일까? 그 분은 분명 뭔가를 더 듣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나는 순간 무릎을 탁 쳤다.

 

상담원: 고객님, 사전에는 없지만 제 생각에는사이코라는 말이 무척 개성 있다는 뜻이고, 나아가 인생을 개성 있게 산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제서야 고객 분의 목소리가 밝아졌다.

 

고객: ,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내 예측이 맞았다. 혹시 고객님이 누군가에게사이코라는 말을 들으신 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내 나름대로사이코를 긍정적 의미로 해석해본 게 적중한 것이다. 무척 만족해 하던 그 고객 분을 생각하면 지금도 기분이 좋아진다.

 

 

 

앞의 두 사례는 2010 2월 발간된서울시 120다산콜센터 상담 사례집에 실린 글들이다. 서울시의 전화민원서비스 120다산콜센터는 끊임없는 서비스 혁신으로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전화 한 통화로 고객의 궁금증을 해결해준다는 목표로 만들어진 120다산콜센터는 민원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무원은 불친절하다는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택시 운전사들마저도잘 뚫리는 길을 찾기 위해 120을 이용할 정도다.

 

2007 9월 출범 당시 하루 평균 4500건이던 상담 건수는 2010년 평균 41000여건으로 10배가량 급증했다. 지난 3년간 상담원 수도 20명에서 551명으로, 고객 만족도는 77점에서 95, 인지도는 14.5%에서 82.5%로 급등했다. 다른 어떤 콜센터보다도 친절하고 편리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다산콜센터의 재이용 의향률은 99.6%나 된다.

 

 

 

도입 3년 만에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서울시 120다산콜센터의 성공 요인을 윤영철 서울시 시민고객담당관, 오세양 서울시 시민고객담당관 콜센터운영팀장, 정원식 서울시 시민고객담당 주무관, 진은실 서울시 120다산콜센터 매니저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집중 분석했다.

 

시민 감동 행정서비스를 목표로 구축

서울시 120다산콜센터의 기본 개념은 120이라는 하나의 번호로 시민고객의 다양한 문의를 신속, 정확, 친절하게 상담해준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시청 내 105개 부서, 44개 사업소, 25개 구청, 400개 동주민센터에 공무원 수는 47000여 명이나 되는 복잡하고 방대한 조직이다. 120다산콜센터가 출범하기 전, 서울시에는 16개 기관에 17 ARS, 25개 자치구에 52 ARS가 운영되고 있었다.

 

따라서 시민들이 민원이 생겼을 때 어디로 전화를 걸어야 할지조차 헷갈리는 상태였다. 설사 전화가 연결된다 하더라도 해당 공무원과 접촉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을 거쳐야 했다. 2006 11월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시민이 민원 상담을 위해 해당 공무원과 통화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70.7분으로 조사됐다. 바쁜 업무 시간에 수시로 걸려오는 민원 전화를 받느라 공무원들 역시 불만이 많았다. 전화 때문에 일을 집중해서 못하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당시 시민들이 체감하는 민원 전화 만족도는 41점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민원서비스 개선을 위해 120다산콜센터가 출범했다. 다산(茶山)이라는 명칭은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의 위민(爲民), 청렴(淸廉), 창의(創意)의 지방행정혁신 철학을 갖고 편리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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