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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전자BG송재길 S&OP팀장 인터뷰

“예측하지 않은 물량은 할당하지 않는다(No Forecast, No Allocation)”

신수정 | 69호 (2010년 11월 Issue 2)
 
 
 
두산전자 BG(Business Group)는 2008년 초부터 S&OP(판매&운용계획·Sales&Operation Plannings)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재고를 50% 이상 감축했다. 두산전자 BG는 ㈜두산의 사업부문으로 전자/정보통신 기기의 핵심소재인 CCL(Copper Clad Laminate), OLED, 매스램을 주력제품으로 하는 전자소재 전문기업이다.
 
두산전자 BG가 전사적으로 강력한 S&OP를 진행하면서 세웠던 원칙이 바로 ‘No Forecast, No Allocation(예측하지 않은 물량은 할당하지 않는다)’이다. 처음 이 원칙을 발표했을 때 영업 담당자들의 불만은 엄청났다. 하지만 임원진들의 확고한 신념으로 원칙을 지켰고, 매주 수요일마다 S&OP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서는 재고 및 납기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다음 주 계획을 수립했다. 전사적인 주 단위 S&OP 프로세스 혁신을 추진한 덕분에 지난 주 발생한 수요 변동을 금주 생산에 반영할 수 있었고, 다음 주 판매 계획도 실제 판매수치에 근접한 정보를 반영함으로써 부실 재고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장기악성 재고가 줄어듦에 따라 기업의 수익성과 현금 흐름도 좋아졌다. 납기 준수율과 판매계획 준수율도 개선됐다.
 
두산전자 BG는 이러한 혁신을 인정 받아 올해 5월 미국의 SCM 소프트웨어 벤더로 유명한 JDA가 주관한 국제 포럼에서 ‘Best in Supply Chain Planning’ 상을 받았다. 두산전자 BG의 S&OP 혁신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주관해온 송재길 S&OP 팀장으로부터 성공 사례로 평가 받는 두산전자의 수요관리 프로세스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두산전자 BG의 S&OP 프로세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수요관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SCM (Supply Chain Management·공급망 관리) 혁신부터 해야 했다. 2007년 SCM 팀을 발족해 수요, 공급망에 대한 사전 조사를 실시했다. 이때 움직이지 않는 악성 장기 재고가 많은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를 줄이고자 2008년 S&OP팀을 만들어 전사적 수요관리를 위한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S&OP는 최적의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이뤄 고객만족과 수익성을 충족하도록 도와주는 업무 프로세스다. 매주 수요일마다 윤희구 부사장 주재로 S&OP 회의를 열어 지난 주 시장에서 일어난 일을 이번 주 판매와 생산계획에 반영하고, 다음 주에 있을 법한 변화를 예측해 이를 금주 판매와 생산계획을 수립할 때 고려한다. 회의에는 생산, 영업, 구매 등 50여 명의 담당 임직원들이 참여한다.
주 단위로 S&OP 프로세스를 운영하는 것이 큰 변화였다. 단체 줄넘기를 예로 들어보겠다. 한달에 한 번 만나서 넘던 걸 네 번 만나서 넘으면 정확도는 당연히 높아진다. 목∼월요일까지는 정보를 입력해 수요를 예측하고, 화요일엔 공급계획을 수립하고, 수요일엔 S&OP 회의를 통해 공급 계획을 확정한 후 실행에 들어가는 타임스케줄이다.”
 
S&OP 프로세스의 운영 원칙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이전까지는 재고에 대한 책임을 사실상 생산부서가 졌지만 프로세스 혁신 후에는 영업 부서에서 지도록 했다. ‘재고는 죄(罪)고’라는 마인드를 갖고, 팔기로 한 것은 반드시 팔고, 신규 생산을 요청해서 파는 것보다는 기존 제품을 우선 소진토록 했다. 물론 영업 부서의 불만이 상당했지만 재고 수준이 높다는 데 모두 공감했고, 김학철 BG장의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원칙을 지켜나갈 수 있었다. 모든 혁신 관련 업무가 그렇듯이 CEO의 강력한 의지가 중요하고, 원칙을 정했으면 원칙대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고가 쌓이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조직 간 신뢰문제다. 가령 영업부서에서 100개가 필요하면 생산부서에 100개를 요청하지 않고 110개를 요청한다. 기간 내에 생산부서에서 다 만들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없애기 위해 ‘판매계획이 없는 생산계획은 없다’ ‘팔기로 한 것은 반드시 판다’라는 기본 원칙을 강조했다. 스티븐 M. R. 코비가 쓴 ‘신뢰의 속도’에 따르면, 조직 내에 신뢰가 있으면 스피드가 매우 빨라진다. 우리의 S&OP 운영 원칙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중간에 계획을 바꾸고,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전체 공급망이 흔들린다. 두산전자 S&OP 프로세스의 운영 원칙을 요약하면 프로세스 간의 약속을 지켜서 신뢰를 확보하자는 것이다. 매주 S&OP 회의를 통해 계획과 실적의 차이를 분석하고, 분석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해 다시 계획에 참고해 프로세스를 실행하고 있다.”
 
 
 
‘No Forecast, No Allocation’이란 원칙은 영업부서 직원들에게 상당히 부담이었을 것 같다. 불만도 상당했을 듯 한데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S&OP 프로세스를 진행했나?
재고는 프로세스의 모든 문제가 모이는 곳이다. 재고를 줄이려면 우선 재고가 정확하게 보여야 한다. 즉 재고의 가시성(visibility)을 확보해야 한다. 줄이려는 대상이 보여야 직원들을 움직일 수 있다.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고 했다. 우선 실시간으로 정확한 재고 수준을 측정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구축이 절실했다. 측정돼야 관리할 수 있고, 관리해야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관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오늘 재고가 몇 개냐’라는 질문에 정확한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 모델이 400∼500개 가량 되는데 각각의 세부적인 모델별로 재고가 몇 개인지 정확하게 측정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재고 아이템별로 고객사를 매칭시켰다. 이 말은 아이템별로 담당 영업사원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누구의 재고라는 것이 분명해야 책임 소재가 명확해진다.
 
개선하는 작업에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면 개선이 안 된다. 이전까지는 누가 요청을 해서 생산한 것인지, 가령 영업사원이 주문해서 생산한 것인지, 생산부서에서 임의대로 생산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재고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했기 때문에 악성 재고가 많았다. 보다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수요 예측 정확도, 판매계획 준수율을 KPI(핵심성과지표)에 포함시켜 평가와 연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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