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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Zero)UI

UI 없는 편리한 서비스의 명암
저성과자 의사결정 능력 퇴보할 수도

강양석 | 400호 (2024년 9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AI 기술의 발전으로 ‘UI가 사라진(제로UI)’ 직관적이고 편리한 서비스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AI비서는 개인화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일 뿐 아니라 기업의 업무 환경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특히 AI비서가 잡무를 대신해 주면서 고도의 판단력과 의사결정 능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기업은 AI 기술의 도입과 더불어 사고력을 증진시키는 훈련을 병행해야 하며 암묵지 중심의 의사소통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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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한 ‘자비스’에 못지않은 AI비서가 현실화되고 있다. 오픈AI의 챗GPT가 그 포문을 연 데 이어 구글, 애플 등이 잇달아 AI 서비스 출시를 예고하면서 빅테크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구글은 5월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통해 최신 AI 모델인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영상, 음성 등을 한 번에 처리하는 멀티모달 AI 어시스턴트를 발표했다. 애플이 6월 발표한 ‘애플 인텔리전스’에서 음성 비서 ‘시리’는 AI에 힘입어 훨씬 더 똑똑해졌다. 연락처, 메시지 등에서 사용자에 대한 맥락 정보를 파악해 여러 앱을 알아서 오가며 사용자의 지시를 빠르게 수행한다. 이처럼 똑똑한 AI비서의 등장은 단순히 기술 발전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인간과 컴퓨터 간 상호작용의 성격 자체를 바꿔놓는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그동안 사용자와 컴퓨터의 상호작용을 위해 존재했던 수많은 유저 인터페이스(UI)들이 AI비서로 인해 불필요해지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인간과 컴퓨터를 연결해주던 매개체가 사라지는 ‘제로UI’의 시대가 코앞에 다가온 것이다. 2025년 제로UI는 본격적으로 소비자 경험뿐 아니라 업무 환경을 바꿈으로써 기업의 의사결정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AI로 인한 사용자 경험의 변화를 ‘제로UI’라는 키워드로 정의하고 그 의미와 대응 방안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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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UI, 소비자 편의의 극대화

제로UI(Zero UI)는 말 그대로 유저 인터페이스(UI)가 사라지는, UI가 불필요해지는 생활 환경을 의미한다.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주로 쓰인 개념으로 인터페이스의 진화한 미래를 표현하는 개념으로 활용됐다. 그런데 최근 AI의 발전으로 제로UI를 실현한 서비스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AI 비즈니스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AI 서비스가 유저 인터페이스를 최소화하는 제로UI의 구체적인 형태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로UI 환경에서는 사용자가 별도의 매개체를 사용하지 않아도 시스템이 알아서 사용자의 움직임, 목소리, 손짓, 생각 등을 인지하고 반응한다. 기존의 인터페이스가 텍스트를 입력하거나 마우스로 클릭하는 방식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음성을 활용하거나 이미지 인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스템이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사용자의 지시를 이행한다. 그 과정이 너무나 직관적이고 자연스러워서 사용자가 마치 특별히 지시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제로UI는 사용자가 기기와 소통하는 데 들어가는 품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하고 효율적이며 사용자의 환경과 상태에 맞춰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제로UI 시장의 성장세는 실로 대단하다. 2024년 일본 시장조사 분석기관인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AI 가상 비서 시장 규모는 연평균 32.7%의 성장률을 보이며 지난 2023년 111억3000만 달러(약 12조2500억 원) 규모에서 오는 2028년 458억3000만 달러(약 62조6900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앞으로 제로UI 시장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는 잠재력을 보여준다.

제로UI는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 부문에서도 혁신을 촉발하고 있다. 최근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든 애플의 비전프로는 제로UI 관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애플이 비전프로를 통해 시장에 던진 메시지는 공간 컴퓨팅이었다. 공간 컴퓨팅은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정보를 결합해 사용자가 물리적 공간에서 디지털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 등의 형태로 구현되지만 핵심은 물리적 제약을 뛰어넘어 가장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다. 예컨대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AI비서 자비스와 음성 대화를 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증강, 가상, 혼합현실 데이터를 공중에 띄워 논의한다. 이처럼 공간 컴퓨팅은 사용자가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원활하게 오갈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제로UI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 기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정보의 활용은 최대화되는 한편 그에 필요한 UI는 최소화될 수 있다.

국내 가전과 통신 업체들도 제로UI를 지향하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음성 비서 ‘빅스비’에 갤럭시 S24 시리즈부터 추가된 ‘갤럭시 AI’의 일부 기능을 연동해 스마트폰에서 음성 명령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이용자는 실시간 통역을 비롯해 노트 어시스트, 전화 어시스트, 브라우징 어시스트 등 갤럭시 AI의 주요 기능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독자 개발한 AI 음성인식 엔진을 스마트홈 플랫폼 ‘LG씽큐’에 처음 적용해 ‘구글 어시스턴트’를 대체했다. 플랫폼에 연동되는 모든 가전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음성 제어할 수 있으며 서비스 수리 및 예약 등도 모두 음성으로 가능하다. SK텔레콤은 ‘나만의 AI 개인비서’를 목표로 지난해 9월 개인형 AI비서 서비스 ‘에이닷(A.)’을 정식 출시했다. 에이닷은 수면 관리를 돕는 ‘A. sleep’, AI가 통화 내용을 요약하고 통화 녹음을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A. 전화’, 통화 중 실시간 통역이 가능한 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AX의 핵심은 제로UI

제로UI는 인간과 컴퓨터 간의 상호작용을 개선할 뿐 아니라 인간과 인간 간의 상호작용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제로UI 시대의 업무 환경은 어떻게 바뀔까? 다음과 같은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당신은 사무실에 출근한 후(물론 재택근무를 할 수도 있다) 어떤 그룹웨어에도 접속하지 않고 AI비서에게 말을 건다. “오늘 내가 뭘 해야 하지”라고 물으면 AI비서가 어떤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고 알려준다. 그러면 또 묻는다. “그 업무를 수행하려면 내가 뭘 결정해야 할까?” 그러면 AI비서가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항을 정리해준다. 또 묻는다. “내가 어떤 부분에 확신이 없어 판단이 안 되는데 누구와 의논하면 좋을까?” 그러면 그 AI비서는 적임자를 찾아 미팅을 잡아준다. 미팅 상대방도 AI비서가 있기 때문에 빠르게 최적의 시간을 논의할 수 있었다. 이렇게 간단히 AI비서와의 대화 몇 마디로 많은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현재 국내 많은 기업이 사무실 내에서 제로UI를 실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 한국딜로이트그룹이 발간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생성형 AI 업무 활용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아태 지역 기업 직원의 43%가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후에는 32%의 사람이 매일 생성형 AI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근로시간 중 110억 시간이 생성형 AI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로UI에 다가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디바이스 경험(DX) 부문과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에 업무 보조용 생성형 AI를 도입했다. 가전·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에 기반한 ‘가우스 포털’을 도입해 메일 작성, 문서 요약, 번역 등 업무 보조 용도로 사용 중이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은 생성형 AI 기반 ‘DS 어시스턴트’를 도입했다. 시장·회사 분석, 번역, 코드 생성, 문서 생성 등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을 자동화한다. 나아가 삼성전자는 미래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전 사업장에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차세대 ‘N-ERP’로 교체했다. AI에 기반한 업무 의사결정, 광학적문자판독(OCR)을 활용한 업무 자동화 등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LG전자의 ‘찾다(CHATDA)’ 서비스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를 적용해 제품 기획·개발을 위한 고객 데이터 분석을 용이하게 하는 서비스이다. 직원이 고객의 사용 패턴에 대한 질문을 입력하면 AI 모델이 최근 3년간 고객들이 실제 사용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답을 내놓는다. (표 1) 일반적으로 이런 분석을 하려면 회사의 데이터베이스에 들어가서 특정 제품을 선택하고, 그 제품의 여러 데이터 중 자신이 원하는 값(예: 사용 시간)을 선택한 후 고객 특성에 맞게 해당 값을 필터를 걸어 다운로드해야 한다. 그렇게 얻은 데이터는 아마도 엑셀에 잔뜩 숫자로 채워져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요약하려면 모종의 함수를 걸어 요약 값을 도출해야 한다. 만약 동료와 논의라도 해야 한다면 차트 데이터 등으로 정리까지 해줘야 한다. 아무리 손이 빨라도 족히 30분은 걸릴 일이다. 이런 복잡한 절차를 모두 없앴다는 점에서 ‘찾다’는 업무 환경에 제로UI를 도입한 대표적인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업무 환경의 AI트랜스포메이션(AX)은 제로UI와 떼 놓을 수 없는 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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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UI 시대의 의사결정

이처럼 제로UI 중심으로 AX가 진행되면서 기업의 의사결정 방식도 달라질 전망이다. 우선 앞으로 업무 환경이 ‘작업자’의 시대에서 ‘작업관리자’의 시대로 변화할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 현재는 작업자 중심으로 작업자와 작업관리자가 공존한다. 그런데 제로UI 시대에는 실행자 중심에서 의사결정자 중심으로 업무 환경이 바뀔 것이다. 그래서 의사결정자들의 책임감이 더욱 강화되고 그들이 얼마나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지가 핵심 경쟁력이 된다. 작업관리자의 역할 또한 지금과 달라지는데 관리의 대상이 사람에서 AI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때 관리한다는 것은 단순히 일을 시키고 그 일의 진척 상황을 확인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수행의 주체가 되는 AI의 판단을 의심하고 선별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는 2023년 ‘생성형 AI와 북미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에서 생성형 AI로 인해 작업관리자의 시대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망하면서 2030년 업무 자동화가 미국 전체 근로시간의 29.5%를 차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AI에 의해 대부분의 업무 수행이 이뤄지고 사람은 판단 중심의 생산성을 발휘하는 것이 제로UI 업무 환경의 특징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업무 환경은 관리자의 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를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논문1 이 2023년 발표됐다. AI가 지식노동자의 생산성과 작업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하버드경영대학원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758명의 컨설턴트를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 실험을 수행했다. 여기서 주지할 사실은 실험 참가자들이 이미 높은 수준의 판단 능력을 훈련받은 경영 컨설턴트로 작업관리자의 모습에 가장 가까운 역량을 보유한 집단이라는 점이다. 결과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우선 생산성과 작업 품질이 향상됐다. AI를 사용한 컨설턴트는 평균적으로 12.2% 더 많은 작업을 완료하고 작업 속도는 25.1% 더 빨랐다. AI를 사용한 그룹은 작업 내용의 품질 점수가 40% 이상 높았다. 그런데 향상된 수준은 성과 등급별로 달랐다. 업무 성과가 평균 이하인 컨설턴트는 43%, 평균 이상인 컨설턴트는 성과가 17% 향상했다. AI의 한계도 나타났다. AI가 처리할 수 없는 작업에서 AI를 사용한 컨설턴트는 정확한 솔루션을 도출할 확률이 오히려 19%포인트 낮아졌다. 이 연구 결과는 AI로 인해 업무 생산성이 전반적으로 향상될 수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고급 작업관리자일수록 AI의 효과가 더디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과 업무의 성격에 따라서 오히려 AI가 생산성에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연구진은 인간과 AI가 함께 일하는 유형을 크게 두 가지, 켄타우로스와 사이보그 접근법으로 구분했다. 반인반수인 켄타우로스는 AI와 인간 작업을 전략적으로 분배해야 하는 업무 유형, 인간과 기계가 합쳐진 사이보그는 AI와 인간 작업이 긴밀히 통합돼 있어 종국적으로는 어떤 부분을 AI가 담당했는지 모를 법한 유형을 의미한다. 고급 의사결정일수록 켄타우로스 유형에 가까우며 어떤 조직에서든 인재 중에서도 핵심 인재가 이 업무를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AI와의 업무 경계가 명확할 정도로 독보적인 역량 영역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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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의사결정자들의 생산성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킨다고 할지라도 세부적인 일의 유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분별한 AI 사용은 오히려 생산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 [표 2]는 업무의 종류별로 AI의 활용 방식이 달라져야 함을 요약해 보여준다. 제로UI 시대에 일의 특성을 구분하는 식견이 없다면 오히려 생산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간접 증거인 셈이다. 또한 고급 의사결정일수록 켄타우로스형 업무에 가까우며 이들은 AI에 의해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덜 증가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AI가 모두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저성과자가 상대적으로 생산성 향상 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는데 본 연구는 저성과 컨설턴트들의 생산성이 증가한 주요 원인으로 허드렛일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이로부터 AI로 허드렛일을 줄인 저성과 컨설턴트들이 아무리 AI를 더 사용한다 하더라도 고성과 컨설턴트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일의 유형과 역량의 격차에 따라 AI의 효과가 상이하다는 것은 AI비서가 모든 업무의 생산성 향상을 담보하거나 저성과를 고성과로 탈바꿈시키는 만능 도구가 아님을 보여준다.


판단력 양극화에 대비해야

제로UI 업무 환경에서 조직 내 저성과자와 고성과자의 양극화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고성과자와 저성과자의 격차는 판단력의 양극화에서 비롯한다. 허드렛일과 고급 의사결정 역량이 혼재한 환경에서는 성과 격차가 상대적으로 덜 뚜렷하게 드러난다. 왜냐하면 고급 의사결정자도 허드렛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한데 제로UI의 시대에 모두의 허드렛일이 감소하면 고성과자는 더더욱 고급 의사결정에 집중할 시간을 벌게 될 것이다. 반면 저성과자는 단기적으로 허드렛일이 줄어 높은 생산성 향상을 누릴 수 있지만 고성과자만 가진 특별한 노하우를 알지 못하면 계속 저성과에 머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로UI 시대의 핵심 인재 조건은 AI가 도움을 줄 수 없는 고도의 판단력을 가진 켄타우로스형 인재이다. 이를 다소 비약해서 정리하면 제로UI의 시대는 사고력의 시대라고 봐도 무방하다. 전방위적인 자동화는 전방위적인 사고력의 양극화와 직결될 것이다. 지식이나 부의 양극화보다 판단력의 양극화가 무서운 이유는 판단력은 너무 비정형적이라서 단순 노력만으로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AI로 인해 단순히 일이 편해지고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안도감에 머무르면 안 된다. 기업은 제로UI 시대를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서 디지털 투자와 함께 구성원의 순수 사고력 훈련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암묵지 중심의 의사소통 또한 중요하다. 기업의 데이터는 기업이 가진 문제해결 경험을 체계화한 기억(Corporate Memory)에 의존한다. AI가 학습할 수 있는 형식지는 비교적 빠른 속도로 체계화가 가능하나 그 문제해결의 주체인 사람에게 쌓이는 암묵지는 체계화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앞으로 조직원 간에 암묵지가 얼마나 잘 소통되는지가 기업 전체의 의사결정 능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강양석 stephen.kang@deepskill.io

    딥스킬 대표

    필자는 딜로이트컨설팅 전략팀장, 글로벌 1억 명 사용자 비즈니스 플랫폼의 최고전략임원(CSO), 인공지능 서비스 상장사 최고운영임원(COO)을 거친 경영자 출신 데이터 전략가이다. 현재 딥스킬(deepskill.io)의 대표로 강의, 출판, 컨설팅을 통해 데이터 사고력(Soft skill)과 툴을 다루는 힘(Hard skill)의 균형을 확산시키고자 한다. KT그룹, 현대자동차그룹, KB금융그룹 임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및 데이터 관련 강의를 했다. 2021년 국가인재원 데이터 리터러시 분야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2022년 행정안전부 장관상(데이터 사고력 공적 인정)을 수상했으며, 저서로 『데이터로 말하라(2015)』, 국회도서관 추천 도서인 『데이터 리터러시(2021)』가 있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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