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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생태계가 주목하는 B2B2C

수익과 확장이 절실한 스타트업 마케팅
‘초개인화’시대, B2B·B2C 구분 사라져

조인후 | 382호 (2023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그간 B2C 사업에 주력했던 스타트업 업계가 고금리 투자 혹한기를 맞아 B2B2C 비즈니스를 활로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B2B와 B2C 양면에 걸친 사업을 통해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B2C에 비해 문턱이 높은 B2B 분야는 아직까지 많은 스타트업에 생소하다. 국내 B2B 채팅 솔루션 스타트업으로 2017년 북미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을 사로잡으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센드버드의 사례는 그래서 주목을 받는다. 센드버드가 유수 글로벌 기업들을 잇달아 고객으로 삼으며 약진할 수 있었던 힘은 ‘최종소비자 경험 개선’에 대한 집착에 있었다. 오피스 커피 구독 서비스 ‘블리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브라운백 역시 총무·인사팀의 실무자가 아니라 사무실 일반 근무자, 즉 최종소비자들을 공략해 전국 3500여 고객사를 거느리게 됐다. 고객 데이터 플랫폼의 발달과 생성형 인공지능의 보급으로 초개인화가 표준이 되는 시대, 앞으로 B2B와 B2C의 경계선은 더욱 희미해질 것이다.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스타트업만이 생존을 넘어 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스타트업은 기업가정신의 영역에서 혁신의 선봉장이자, 파괴의 주체이며, 변화의 동력이다. 또한 스타트업은 시장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기존의 관행에 도전하고, 산업을 재창조한다. 그러나 성공의 길에는 수많은 난관이 있으며 그중 하나가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는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쿠팡, 토스, 배달의민족, 야놀자 등의 플랫폼 스타트업은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B2C(Business to Consumer) 사업을 한다. 이들 비즈니스는 성공할 경우에는 대중의 주목과 관심을 받을 수 있지만 거대한 자본과 감각적인 마케팅을 요구해 쉽지 않은 도전이다. 종종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거나 바이럴 마케팅으로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B2C 사업을 선호하고 호기롭게 시작하지만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그에 반해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B2B(Business to Business) 비즈니스는 접근성이 높고 성공 가능성도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줄어들자 과거에 중요하게 여겼던 가입자 수 및 재방문율 등 사용자 위주의 지표들보다 수익성이 중요해졌다. 그 결과 스타트업들이 활로로 삼은 것이 기업 간 거래(B2B)와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를 연계한 B2B2C 모델이다. 탄탄한 기업 고객 기반을 통해 대량 거래 구조를 구축할 수 있고 가격경쟁력 및 전문성을 확보하는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최종사용자 경험 개선에 집중해 성공가도 올라선 센드버드와 브라운백

기업을 대상으로 한 B2B 마케팅에서는 최종사용자의 경험을 개선한 레퍼런스가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스타트업이며 B2B 채팅 솔루션 기업인 센드버드 역시 B2B 마케팅을 개시하면서 초기엔 모두가 인정하고 신뢰할 만한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그 덕분에 2017년에 미국 시장 진출의 기회를 잡았다. 바로 레딧(Reddit)이라는 기업과의 협업이었다. 레딧은 북미 최대의 온라인 커뮤니티로, 국내 디시인사이드와 비슷하지만 규모가 훨씬 크다. 2022년 기준으로 9억 명 이상의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를 보유하고 있으며 트래픽 기준으로 글로벌 10위 안에 들어가는 서비스이다.

센드버드 외에도 다른 선택지가 있었음에도 레딧이 이 회사를 선택한 것은 결국 센드버드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최종소비자의 경험’에 대한 집착이었다. 센드버드는 단순히 서비스 제공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고객사의 앱 내 성공 지표를 확인하며 지속적으로 개선 작업을 한다. 고객사가 성장해야 센드버드도 성장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레딧의 급변하는 사용자 변화 추이에 대응하기 위해 레딧과 긴밀한 협업이 필요했다. 센드버드의 CTO 및 핵심 기술진이 레딧 사무실에서 상주하며 일을 했다. 레딧 직원들이 센드버드 직원들을 내부 직원으로 생각할 정도로 모두가 퇴근한 뒤까지 마지막까지 사무실을 지키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레딧의 보안이 워낙 엄격하고 장애가 날 수 있는 환경을 최대한 통제하다 보니 처음에는 센드버드 채팅을 일부 채널에만 적용했다. 당시 월간 이용자 유지율(month-over-month retention) 향상을 목표로 삼았는데 놀랍게도 이 지표가 8% 향상했다. 이는 레딧 역사상 최종 이용자의 잔존율이 가장 크게 개선한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전체 레딧 플랫폼으로 확장했고 센드버드의 그간의 노고에 감사하고 성과를 축하하기 위해 레딧 측이 파티를 열어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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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센드버드는 고객사 미팅에서 자신 있게 레딧을 고객사로 언급할 수 있었다. 필요하면 레퍼런스 확인을 위해 담당자를 소개해 줄 수 있다고까지 해 영업에 힘을 실을 수 있었다. B2B 제품을 구매하는 B2C 기업 입장에서는 결국 그들이 섬기는 최종사용자의 경험을 어떻게 개선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다른 기업이 사용 후 명확한 개선을 경험했다면 공급사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기가 매우 수월하다. 결과적으로 레딧이라는 레퍼런스는 센드버드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한 단계 높여줬다.

이처럼 기업을 대상으로 한 B2B 마케팅에서는 네트워크와 소개가 정말 중요하다. 2020년에 센드버드는 남미 1위 모바일 월렛 회사인 픽페이(PicPay)에 센드버드 도입을 제안했다. 픽페이는 토스와 비슷한 B2C 핀테크 서비스로 당시 결제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런데 픽페이 팀이 센드버드를 선택할지 망설이고 있던 중 픽페이 담당자가 남미 최고의 음식 배달 회사인 아이푸드(iFood)의 지인이 센드버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픽페이 담당자는 센드버드의 역량을 확인하기 위해 아이푸드의 담당자에게 레퍼런스 확인을 요청했다. 아이푸드는 센드버드 도입 후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이탈하지 않고 계속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유저 리텐션(User Retention)을 개선하고 이용자의 서비스 만족도 역시 높아졌다고 했다. 픽페이는 이후 센드버드 제품을 도입했고 지금까지도 센드버드를 이용하고 있다. 결국 B2B 사업을 하더라도 최종소비자의 경험을 개선했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했기에 계약으로 이어진 것이다.

일본의 라쿠텐도 비슷한 사례다. 라쿠텐은 NBA의 경기중계권을 계약하면서 NBA 측과 PoC를 진행하던 센드버드 라이브 채팅을 보고 NBA 측의 추천을 받아 센드버드와 계약했다. 현재 글로벌 라쿠텐의 5개가 넘는 계열사에서 센드버드를 이용하고 있다.

센드버드는 2023년 두 개의 신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본격적인 검증에 나섰다. 하나는 문자, 카카오톡 같은 알림 경험을 앱 안으로 가져와서 비용도 절감하고 경험도 대폭 향상 시켜주는 ‘노티피케이션즈’ 제품이고, 다른 하나는 생성형 AI(Generative AI) 기반 챗봇을 빠르게 비즈니스에 도입하도록 돕는 ‘스마트 어시스턴트’ 제품이다.

이 두 제품은 아직 시장 적합성이 검증되지 않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기존의 마케팅팀이 담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기존의 제품에 비해 마케팅 성과 지표(CTR, CPC, 전환율 등)가 낮을 수밖에 없고, 제한된 예산 내에서 영업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내야 하는 마케팅팀은 초기 제품에 충분한 투자를 하기 어려웠다. 그러자 점차 잠재 고객 미팅이 말라갔다. 이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인데 고객과 소통이 줄어들면 제품 개선에 대한 피드백의 기회 역시 축소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센드버드는 초기 제품을 위한 전문 GTM(Go-to-Market,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판매하기 위한 전체적인 전략)팀을 구성했다. PM, 마케터, 전문 영업의 작은 팀이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면서 실패를 빠르게 인정하고 성공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접근 방식을 취했다.

이 과정에서 몇 차례 실패를 겪었지만 결국 링크트인을 통해 영업 대상에게 조언을 구하는 방식으로 인터뷰를 요청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방법은 고객들의 제품에 대한 관심과 신뢰를 높여주면서 제품 피드백을 신속히 반영할 수 있었다. 또한 조언을 주는 고객들이 제품 도입에 대한 의사를 보이면 바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구매 의사가 있는 SQL(Sales Qualified Lead)로 전환할 수 있었다.

SQL로 전환돼 고객사와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조차 스타트업에는 중요한 성과이지만 고객과의 진중한 논의가 꼭 계약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타트업 초기에는 창업자가 직접 고객의 요청을 검토하고 영업에 깊게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에서는 창업자가 직접 영업 활동을 주도하는 ‘파운더 레드 세일즈(Founder-led Sales)’ 모델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센드버드의 신사업에서도 권한을 위임받은 초기 제품팀이 파운더 레드 세일즈와 비슷한 방식으로 고객과 소통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최종사용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고객의 문제를 공감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B2B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이라 할지라도 고객사의 고객(B2C)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울 수 있다. 센드버드는 여러 해 동안 사용자의 행동 패턴과 데이터에 대한 경험을 쌓았기에 가벼운 인터뷰로 시작한 고객과의 대화가 점차 심도 있는 내용으로 발전해 실제 계약으로 이어졌다.

신사업에서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B2B 기업이 신사업을 시도할 때는 반드시 해당 신사업 전문 GTM팀을 구성하고 충분한 권한을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사업은 수많은 기대를 받지만 명확한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잊히게 될 것이다. 이처럼 스타트업은 마케팅을 통해 거래처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생각지 못한 변수에 부딪히고 ICP1 를 수정하며 성공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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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커피 구독 서비스 ‘블리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브라운백은 대기업부터 스타트업, 정부기관, 대형 병원까지 전국 3500여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 초기에는 시장의 반응이 예상과 달라 애를 먹었다. 브라운백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량적 조사와 관계자 인터뷰를 통한 정성적 조사를 통해 블리스를 기업이 도입하는 데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은 구매팀이나 총무팀 혹은 인사팀의 실무자라는 것을 알아냈다.

브라운백은 블리스를 도입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할인 쿠폰이나 무료 거품기 제공, 판매장려금 프로그램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예상과 달리 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거부감을 불러일으켰다. 브라운백은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고객 인터뷰를 실시했다. 인터뷰 결과, 고객들은 판매장려금 같은 혜택에는 관심이 없고 오히려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브라운백이 세웠던 가설이 무너진 순간이었다. 기업의 의사결정자에게 집중하면 계약이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브라운백은 이후 대부분의 기업이 영업 조직을 두고 방문판매를 통해 고객을 유치하는 전략을 전면 변경했다. 대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로스해킹 컨설팅펌 마켓핏랩에 도움을 요청했다. 브라운백의 고충을 이해한 마켓핏랩은 10개 이내의 문항으로 구성된 설문을 통해 빠르게 견적을 산출하는 서비스를 제안했다. 이 서비스를 도입하고 AB테스트를 통해 검증한 결과, 상담 신청 전환율이 4배, 첫 견적 e메일 열람률이 10배 이상 증가해 90%에 달했다. 결국 고객의 니즈와 상황에 맞는 접근 방식을 적용한 것이 구매 전환율을 크게 높여줬다.

브라운백은 이후 오피스 커피에 대한 수요가 있는 곳을 디지털 마케팅으로 찾아내 구매 기업의 상황에 맞는 맞춤 견적을 랜딩 페이지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사용 경험이 없는 고객을 위해 2주간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업이 구매를 결정하면 전자 계약으로 블리스를 쉽게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공급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고객 조사를 실시해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무실 환경에 맞는 원두와 커피머신을 제공하고 있다.

회사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이 전체적인 회사 분위기와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이 브라운백의 철학이다. 이러한 고객 경험을 중시하는 노력 덕분에 중소기업들의 관심도 늘어나며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브라운백은 B2B 사업이라고 생각했던 커피 구독 서비스를 최종 고객인 직원들의 경험과 만족에 더 집중한 결과 이룬 성과라고 말한다.

앞서 스타트업들의 시장 확대와 신규 고객 유치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와 해결책에 대해 면밀하게 들여다봤다. 스타트업이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미지의 땅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 그렇기에 스타트업은 실전에서 끊임없이 시도하고 실험하고, 성공과 실패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배운 교훈을 체화해 다시 도전해야 한다. 그래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빠르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오히려 더 많은 시도를 할 기회로 이어진다.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전략적 다각화: B2B2C 비즈니스 모델

스타트업은 자신의 제품을 어떤 시장에, 어떻게 진출할지 전략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B2C 시장은 매력적이지만 경쟁도 치열하고 고객 유치와 유지에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 반면 B2B2C 시장은 높은 수익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가능하게 한다. B2B 비즈니스로 성공한 후 B2C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사업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스타트업이 제품의 시장성에 대해 고민하거나 기존의 시장에서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한다면 B2B2C 비즈니스로의 전환을 고려해 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다만 B2B에는 사치가 없다. 이해관계자들은 종종 예상 ROI를 기준으로 제품을 비교하고 평가한다. 소비자와 달리 기업은 단순히 보기 좋게 보이려고, 재미로, 또는 사용자 경험을 위해 기술을 구매하지 않는다. 거래 단위가 크고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새로운 기술을 구매할 때는 항상 ROI에 대한 기대가 있다. 그 덕분에 B2B 마케팅의 영역에서는 경쟁이 치열하고 충동구매가 아닌 구매 전환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길어서 많은 스타트업이 9부 능선을 넘지 못하고 좌절한다.

B2B2C 마케팅에서 시행착오 과정을 줄이고 구매 전환율을 높이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팔려는 제품의 핵심 고객이 누구인지 인지하고, 그들의 가장 큰 고충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이것을 정리한 것이 바로 ICP이다. ICP를 정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지금 우리 제품을 가장 잘 쓰고 있는 고객들의 공통점을 정리하는 것이다.

만약 초기 스타트업이고 아직 고객이 충분하지 않다면 ICP를 구체적으로 정의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 회사 규모, 산업, 연 매출, 의사결정 프로세스, 의사결정권을 가진 담당자의 직책과 소속을 고려해 ICP를 일차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후 잠재 고객들과 미팅을 하면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ICP를 업데이트해야 한다. 처음 정의했던 ICP를 절대불변이라 여기는 대신 지속적으로 보완을 하면 나중에는 구매 전환율이 높은 ICP에 다다를 수 있다.

ICP가 준비됐다면 이어서 이에 적합한 조직과 담당자들과 부딪혀야 한다. B2B 시장에서 성공한 스타트업들을 살펴보면 이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하는 열정적인 젊은 창업가들의 도전 정신과 집요함을 엿볼 수 있다. 기존의 틀에 국한되지 않고 자신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며 성장을 향해 나아간다. 이 과정에서 스타트업들이 자주 활용하는 B2B 마케팅 전략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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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은 왜 B2B2C 비즈니스를 주목하나?



구체적으로 B2B2C 비즈니스가 스타트업에 매력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수익원 다각화와 시장의 확장이 용이하다. B2B2C 모델을 통해 스타트업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를 참여시켜 수익원을 다각화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더 큰 시장과 더 넓은 고객층에 접근해 안정적인 수입원과 시장 확장에 기여한다. 또한 시너지를 창출해 다양한 비즈니스 채널에서 학습을 공유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둘째, 생산과 원가 측면에서 상당한 개선을 할 수 있다. B2B 사업은 고객사의 문제를 듣고 해결 방안을 제안하는 형태로 진행돼 제안이 수락되면 바로 계약으로 이어지고 제품 개발이 이뤄진다. 시장조사가 사업 제안 자체가 되는 것이다. 반면 B2C 사업은 시장조사를 통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더라도 계약 체결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으며 개인과 계약하기도 어렵다. 스타트업은 B2B와 B2C 활동에 모두 참여함으로써 생산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대규모 B2B 계약에는 대량 주문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대량 구매 할인, 간소화된 제조 프로세스, 단위당 생산 비용 절감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셋째, 계약 단위가 다르다. B2B 스타트업은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고객당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B2B 고객사들은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자본수익률)를 높일 수 있는 솔루션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B2B와 B2C 접근 방식을 결합하면 계약 규모를 늘리고 시장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 B2B 계약에는 종종 더 크고 가치 있는 거래가 포함되며 B2C 운영을 통해 스타트업은 더 넓은 소비자층에 도달할 수 있다. 두 부문을 모두 충족함으로써 스타트업은 잠재적으로 수익원과 시장 규모를 늘릴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이점에 힘입어 B2B2C 비즈니스는 혹한기를 맞이한 스타트업 업계의 활로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스타트업의 효율적인 B2B2C 마케팅 전략: 창의성과 소셜미디어, 자동화의 융합

1. 콘텐츠 마케팅, 효율과 경제성을 고려한 B2B 스타트업의 성공 전략

최근 B2B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콘텐츠 마케팅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이전에는 제품 또는 서비스를 직접 홍보하는 데 주력한 마케팅 전략이 주류였다. 이제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제공하고, 신뢰를 구축하고, 관계를 형성하고, 설득력 있는 내러티브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이 특정 산업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고 있을 때, 그들은 그 분야의 핵심 문제, 도전 과제 및 솔루션에 관한 가치 있는 정보를 공유한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은 자신의 전문성을 입증하고 고객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

스타트업은 블로그 글, 백서, 비디오, 웹세미나, 소셜미디어 게시물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 스타트업이 B2B 소프트웨어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 소프트웨어 사용법에 관한 유용한 팁과 트릭을 공유하는 블로그 글을 통해 잠재 고객에게 도달할 수 있다. 또한 백서를 통해 이 소프트웨어의 비즈니스적 혜택을 상세히 설명하고 웹세미나를 통해 실제 사용 사례를 보여줄 수 있다. 이러한 콘텐츠들은 고객들이 스타트업의 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관심을 끌고 더 깊은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이러한 콘텐츠들이 온라인에 누적되면 검색엔진 최적화(SEO)에도 큰 역할을 한다. 유용하고 정보성 있는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관련 검색어에서 상위 랭킹을 달성하고 더 많은 트래픽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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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마케팅을 아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기업 중 하나가 바로 허브스폿(HubSpot)이다. 인바운드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인데 이곳의 콘텐츠 마케팅 전략은 많은 기업이 벤치마킹할 정도로 체계적이고 효과가 증명됐다. 블로그, 비디오, 웹세미나, 인포그래픽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활용해 정보를 전달하고 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사 제품과 관련된 콘텐츠뿐만 아니라 고객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둬 콘텐츠의 가치를 높혔다. 허브스폿은 콘텐츠 마케팅 성과를 정량화하고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각 콘텐츠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파악하고 콘텐츠 전략을 최적화한다. 그 덕분에 고객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전문성을 입증하며, 검색엔진 최적화를 통해 꾸준한 잠재 고객을 유치할 수 있었다.

특히 최근 B2B 비즈니스들은 아웃바운드 마케팅의 효율 저하와 소셜미디어 광고의 효과 감소로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콘텐츠 제공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중에는 허수빈 대표가 창업한 페어리(Pairy)가 콘텐츠 마케팅 분야에서 최근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세일즈 커뮤니케이션 관리용 B2B SaaS 세일즈클루(Salesclue)를 올해 6월 선보였는데 현재 150개 이상의 기업이 채택할 정도로 시장의 반응이 뜨겁다. 세일즈클루는 제품소개서, 사업제안서 같은 마케팅과 세일즈 목적의 PDF 자료를 보낸 뒤 해당 자료에 대한 반응을 추적하는 서비스이다. 단순히 랜덤하게 전화를 돌리는 콜드콜을 집행하는 것보다 백서나 리포트처럼 잠재 고객이 관심을 가질 만한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숨은 니즈를 끌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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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클루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를 활용한 기업들은 아웃바운드 영업에서 벗어나 콘텐츠를 통해 미팅 건수를 두 배 이상 늘린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최근 세일즈클루와 함께 콘텐츠를 활용한 글로벌 채용 관리 플랫폼 기업 딜코리아(Deel Korea), 인플루언서 마케팅 서비스 기업 레뷰(REVU) 등도 그중 일부다. 이들은 관심을 끌 만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맞춤형으로 팔로우업함으로써 예약 건수를 크게 늘렸다.

딜코리아 측에 따르면 세일즈클루로 전자책(E-book) 콘텐츠를 배포하면서 잠재 고객을 끌어모으는 데 최적화한 랜딩페이지, 콘텐츠에 적용한 상호작용 요소를 통해 자연스럽게 미팅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늘었다. 그 결과 한 달 영업 목표치를 일주일 만에 달성했다고 한다.

2. 소셜미디어, B2B 전문성을 전달하며 고객과의 유대감 형성하는 채널

갈수록 영향력은 감소하지만 소셜미디어는 여전히 B2B 마케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스타트업이 잠재 고객과 소통하고, 관심을 끌고, 참여를 유도하고, 피드백을 수집하고, 팬을 만드는 데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B2C 기업들이 주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했지만 B2B 기업들도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전문적인 관계 구축과 고객 확보에 성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스타트업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들의 브랜드 인식도와 신뢰도를 높이고, 콘텐츠를 공유하고, 고객의 의견을 듣고,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다.

B2B 소셜미디어 마케팅은 기업의 전문성과 지식을 강조하는 데 중점을 둔다. B2B 전문가와 의사결정권자들을 연결할 수 있는 링크트인은 이를 위한 대표적인 플랫폼이다. 기업은 링크트인을 통해 업계 트렌드, 인사이트, 웹세미나 등의 전문적인 콘텐츠를 공유하고 논의함으로써 자신들의 전문성을 입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IBM은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컴퓨팅에 관한 콘텐츠를 지속해서 공유하며 기술 분야에서의 선도적인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세일즈포스 역시 이를 통해 업계 트렌드, 클라우드 컴퓨팅,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 관계 관리) 기술 등과 관련된 콘텐츠를 지속해서 공유하고 다양한 이벤트와 웹세미나를 홍보한다.

또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고도의 광고 타기팅 기능을 제공해 B2B 기업은 정확한 대상 고객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그중 링크트인은 특정 직무, 업종, 회사 규모, 지역 등을 설정할 수 있는 맞춤형 광고를 제공한다. 이로써 기업은 정밀 조준을 한 고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며 마케팅 예산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링크트인은 단순히 이력서를 올리고 직업을 찾는 플랫폼이 아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수 있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링크트인에서 이벤트를 개최하면 전 세계의 청중들과 연결될 수 있다. 한국에서는 200명 정도의 참여자를 모으기가 어려운데 링크트인에서는 주제에 따라 최대 3만 명까지 모집한 사례도 있다. 이렇게 모은 참여자들의 e메일을 수집하면 B2B 리드 제너레이션에 매우 유용하다. 또한 링크트인의 세일즈 내비게이터 기능을 활용하면 원하는 표적을 더욱 정확하게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링크트인에서 자주 활동하는 사람, 최근에 내가 관심 있는 보직으로 바꾼 사람 등을 필터링할 수 있다.

링크트인 인플루언서로 손꼽히는 무역협회의 박필재 스타트업 해외진출실장은 링크트인을 통해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는 국내 최대 스타트업 행사인 넥스트라이즈에 포천 500 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담당자들을 직접 검색하고 초청했다. 그뿐만 아니라 포천 500 기업들에 설문 조사를 실시하는 등 맥킨지나 BCG와 같은 전략 컨설팅 회사들이 큰 비용을 받고 대행해주는 리서치를 무료로 수행하고 언론에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사례들은 링크트인이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강력한 도구임을 보여준다.

덕분에 링크트인은 ABM(Account Based Marketing, 계정 기반 마케팅)의 주요 격전지이기도 하다. ABM은 전체 시장이 아니라 특정 조직이나 의사결정권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맞춤형 메시지와 콘텐츠를 제공하고, 개인화된 관계를 구축하고, 고객의 니즈와 목표에 맞춘 솔루션을 제안한다. 이로 인해 시간과 인적자원이 제한적인 스타트업은 ABM이 최적의 선택지로 고려된다.

ABM은 다양한 마케팅 채널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접근한다. e메일, 소셜미디어, 이벤트, 웹사이트, 전화 등을 활용해 고객과 상호작용을 촉진하며 여러 경로를 통해 고객에게 도달한다. 그러다 보니 영업팀 및 마케팅팀 간의 강력한 협업을 전제로 한다. 두 팀은 공동으로 타깃 계정에 접근하고, 개별 고객 관계를 관리하며, 판매 사이클을 최적화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어도비는 ABM을 활용해 중소기업 및 기업을 대상으로 타깃 계정을 설정하고 해당 계정에 대한 개별화된 콘텐츠와 메시징을 선보였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중요한 고객을 유치하고, 이해관계를 구축하며, 기업의 판매 성과를 향상할 수 있었다.

클라우드 데이터 웨어하우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노플레이크(Snowflake) 또한 ABM 전략을 통해 성공을 거둔 사례가 있다. 스노플레이크는 ABM 전문 기업인 터미너스(Terminus)와 함께 고객 프로파일링을 통해 가장 가치 있는 타깃 계정을 식별했다. 이를 통해 어떤 기업이 가장 잠재력이 높은 고객인지를 파악하고 목표를 설정했다. 이어서 터미너스와 스노플레이크는 이 타깃 계정들을 위해 개별화된 콘텐츠와 메시징을 개발했는데 각 고객의 고유한 요구 사항과 관심사를 고려해 제작됐다. e메일, 소셜미디어, 웹사이트, 이벤트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타깃 계정과 상호작용을 촉진했다.

B2B 기업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고객들과의 소통과 관계 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기도 한다. 토론, 질문 응답, 설문 조사 및 피드백 수집 등이 그 예이다. 세일즈포스는 X(전 Twitter)를 통해 고객 지원과 피드백 수렴에 탁월한 성과를 거두며 고객들과의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허브스폿은 X를 활용해 인바운드 마케팅, 판매, CRM 등과 관련된 고객 질의응답 세션을 주기적으로 개최한다.

소셜미디어는 영상을 활용하기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B2B 기업은 제품 데모, 고객 인터뷰, 웹세미나 등을 비디오 형식으로 게재해 고객의 참여와 이해를 촉진한다. 예를 들어 어도비는 유튜브를 통해 창의적인 비디오 콘텐츠를 공유해 제품 활용도와 함께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이외 세일즈포스가 X를 통해 드림포스 이벤트를 라이브 스트리밍하기도 했다.

3. 마케팅 자동화, 고객 여정을 완성하는 스타트업의 전략

인력이 가장 귀한 자산인 스타트업에 매끄러운 고객 여정을 위한 마케팅 자동화는 필수적인 전략이다. 마케팅 자동화란 다양한 마케팅 채널과 활동을 자동화하고, 통합하고, 측정하고, 최적화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마케터들은 반복적이고 시간 소모적인 작업을 줄이고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향상할 수 있다.

마케팅 자동화의 핵심은 고객들에게 맞춤형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허브스폿은 웹사이트 방문자의 행동과 관심사를 추적하는 마케팅 자동화 도구를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개별화된 e메일 캠페인을 자동으로 전송한다.

특히 CRM은 잠재 고객(리드)의 수집, 분류, 추적, 너처링(Nurturing)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이를 통해 리드를 전환하고 고객으로 만드는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블로그 게시물, 소셜미디어 업데이트, e메일 뉴스레터 등의 콘텐츠를 일정에 따라 자동으로 게시하거나 e메일로 고객에게 배포한다.

이외 마케팅 자동화 도구(예: Marketo, Pardot 등)를 통해 스타트업은 마케팅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다. 그 덕분에 스타트업은 대량의 리드(잠재 고객)를 효과적으로 확보하고 중요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됐다. 이후 수집한 리드를 세분화해 관리한다. 이를 통해 리드를 다양한 그룹으로 분류하고 각 그룹에 맞는 캠페인을 자동으로 실행할 수 있다.

초기 B2B 스타트업의 아웃바운드 세일즈에도 마케팅 자동화가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최대한 빨리 많은 잠재 고객을 확보하고 제품의 초기 버전을 실험하기 위해서이다. 이후에도 비즈니스 모델, 평균 거래 규모, 고객 관계 구축 방식에 따라 마케팅 자동화는 더욱 전략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아웃바운드 세일즈의 핵심은 결국 가장 이상적인 고객(Ideal Customer Profile)을 잘 정의하고, 의사결정자의 연락처를 확보한 뒤, 적절한 메시지와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서 연락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객 정보를 쉽게 관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릴레잇(relate)’ 같은 CRM 툴을 활용할 수 있다.

B2B 세일즈팀이 잠재 고객에 대해 검색하고, 연락처를 확보한 뒤, 자동으로 콜드 아웃바운드 e메일을 보낼 수 있는 CRM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모든 고객 정보, 커뮤니케이션, 계약 관련 정보 등을 쉽게 관리할 수 있다. 이 툴을 잘 활용하면 아웃바운드 영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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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릴레잇을 활용해서 아웃바운드 영업의 초기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스펙팅(Prospecting)을 훨씬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세일즈 프로스펙팅은 잠재 고객을 발굴하고 육성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을 의미한다. 또한 릴레잇을 통해 프로스펙팅하는 단계에서부터 어떤 고객과 어떤 내용으로 연락했었는지, 아웃바운드 캠페인의 결과는 어땠는지 등을 관리할 수 있다.

이처럼 리드 수집, e메일 마케팅, 리드 행동 분석, 세일즈 전환을 자동화하면 스타트업은 제한된 인적자원으로도 효과적인 마케팅과 영업을 수행할 수 있다.


스타트업 B2B2C 마케팅의 미래

스타트업의 마케팅은 지난 10년 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다. 스타트업들은 극한의 환경과 경쟁에 맞서 콘텐츠, 소셜미디어, 자동화 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은 무심하게도 멈추지 않고 빠르게 진화한다. 앞으로의 10년은 지난 10년보다 더욱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케팅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그로스해킹 컨설팅펌 마켓핏랩의 정성영 대표에게 B2B 마케팅의 미래를 물었다. 정성영 대표는 “앞으로 B2C와 B2B의 마케팅을 구분하는 게 크게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CDP(Customer Data Platform, 고객 데이터 플랫폼)의 발달과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의 보급으로 초개인화가 점차 표준이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고객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확보했더라도 이를 활용하기 어려웠다. 개인의 취향과 성향에 맞춘 콘텐츠와 정보를 제공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경우의 수에 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인해 실시간 콘텐츠 생산이 가능해져서 이제 적게는 수천 혹은 그 이상의 경우의 수도 더 이상 제약이 되지 않게 되었다. 실제로 이를 활용한 사례가 해외에서 조금씩 그 형태를 드러내고 있다.

정 대표는 올해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개인화 마테크 콘퍼런스 옵티콘2023에 참석하면서 이러한 변화를 목격했다고 했다. 이제까지는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개인의 니즈와 특성과는 무관하게 동일한 콘텐츠가 제시된다. 그나마 접속하는 IP의 국가에 따라 웹사이트의 언어가 자동으로 변경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유입되는 채널과 방식에 따라 보이는 웹사이트의 구성이 변경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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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하드웨어 제조사 A의 웹사이트가 있다. 어느 날 한 이용자가 이 기업의 신제품 광고를 보고 배너를 클릭해 유입되면 A의 일반적인 웹사이트 메인이 아닌 신제품을 눈에 띄게 강조하는 웹사이트를 보여준다. 그럼으로써 이용자가 웹사이트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노력을 줄여 구매 결정을 촉진할 것이다.

거기에서 끝이 아니다. 이용자가 로그인 후 오프라인 매장 등 다른 채널을 통해 구매한 제품을 등록하는 순간 또다시 웹사이트의 구성이 변경된다. 이제는 잠재 고객이 아닌 구매를 완료한 고객으로 인식해 구매한 제품의 설명서, 자주 묻는 질문, 제품과 관련된 소모품과 부품을 강조한 웹사이트로 변한다.

그리고 대리점 혹은 유통사들이 접속하면 일반적인 고객이 아닌 파트너사로 인지해 주문에 용이한 브로슈어 형태의 웹페이지 구성으로 변한다. 거기에 평소 주문 패턴을 참고해 자동으로 장바구니에 구매 가능성이 높은 제품들을 미리 담는 것도 가능하다. 예로, 벽지와 접착제를 장바구니에 담았다면 현재 고객이 인테리어 벽지를 교체하기 위한 구매를 진행 중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벽지를 교체하는 데 필요한 소모품을 자동으로 담는 것이다.


스타트업계가 맞는 변화에 대한 통찰

IT 산업은 지속적인 변화를 경험하며 세밀한 접근이 필요한 분야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변화에 대한 태도는 헤라클레이토스의 “유일한 상수는 변화다”라는 철학과 일치한다. 이는 스타트업계의 끊임없는 진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스타트업들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찾고 있다. 투자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특정 고객군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수익원을 모색하고 원가를 절감하며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들은 지속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마케팅 전략의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고객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그들의 니즈와 행동을 분석하며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이는 고객 만족도와 충성도를 높이고, 스타트업의 가치 제안을 강화하며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더불어 오프라인 행사와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피드백을 수집해 고객의 관심사와 성향에 부합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스타트업의 성장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시행착오와 고민을 겪으면서, 더 많은 고객에게 정확하게 도달하고, 더 빠르게 다양한 시도를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스타트업의 유동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예외가 아닌 근본적인 부분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산업 환경의 변화는 스타트업들이 더욱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요구한다.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수용하고 대비하는 스타트업만이 생존을 넘어 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다.
  • 조인후 | 작가

    조인후 작가는 세계 최대 식료품 전문 기업 네슬레에서 브랜드 매니저, 오픈 이노베이션 매니저로 일했으며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서 플랫폼 사업 기획, 마케팅 총괄을 거쳤다. 이후 매일유업에서 고객경험팀장을 맡아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기획하고 운영했다. 현재는 다음의 브런치에 브랜드와 스타트업 관련 글을 쓰며 모비인사이드, 창업진흥원 등 다양한 매체 및 기업과 협업하는 비즈니스 스토리텔링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jimmycho1@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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