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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수익 증대를 위한 ‘이커머스 멤버십’

등급 구분·보상 타이밍·평가 방법…
고객 관점서 멤버십 프로그램 따져 보라

김형수,박대윤 | 381호 (2023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점화되면서 생존의 사투를 벌이는 기업들이 고객을 빼앗기지 않고 록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각종 멤버십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멤버십 프로그램은 1) 식별 고객 확보를 통해 타깃 마케팅을 가능케 하고 2) 보상과 제휴를 통해 단골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3)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4) 유료화를 통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해준다는 점에서 기업들에 매력적인 선택지다. 멤버십이 디지털 고객 경영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플랫폼이 된 만큼 이제는 멤버십의 구성 요소 하나하나도 더 전략적으로, 분석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유료 멤버십을 선택할 것인지, 고객 등급을 몇 개로 나눌 것인지, 보상물을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 보상 타이밍을 언제로 잡을 것인지, 누구와 제휴할 것인지, 마지막으로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등 설계 요소들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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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은 그 어느 때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뜨거웠던 한 해다. 11월 말부터 12월 초에 진행되는 사이버 위크1 를 한 달여 앞둔 10월 말부터 일찌감치 지마켓, 롯데, 신세계, 11번가 등 온라인 유통 공룡들이 대거 ‘프리(Pre)’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를 펼친 것도 이 경쟁의 열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이버 위크는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준비하는, 연중 가장 규모가 큰 온라인 판촉 행사다. 그런 만큼 사이버 위크 특수를 선점하기 위해 기업들이 발 빠르게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이커머스 시장이 얼마나 치열한지 그 속내를 짐작게 한다. 그간 이커머스 기업들은 급격한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제품 다양성, 가격 경쟁력, 배송 편의성을 강화하고 각종 소셜미디어 광고와 라이브 커머스 등을 이용한 신규 고객 유치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양적 성장에 주력한 결과, 대다수가 아직까지 누적 손실을 해소하지 못한 채 시장 정체기를 맞았고, 매출액 증대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러한 연유로 기존 고객을 경쟁사에 빼앗기지 않기 위한 CRM(고객관계관리) 마케팅이 기업 C레벨의 중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 중심에 멤버십 프로그램이 있다. 멤버십 프로그램이 이 생존 싸움에서 비장의 카드로 떠오른 셈이다.


이커머스 시장이 멤버십 프로그램에 주목하는 이유

기업들이 멤버십 프로그램을 매출액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좇는 도구로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자사의 멤버십 프로그램이 다음의 네 가지 측면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1) 식별 고객 확보를 통한 타깃 마케팅

첫 번째, 멤버십 프로그램은 식별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다. 멤버십 프로그램은 거래하는 모든 고객이 아닌 우대 자격을 갖는 ‘회원’ 고객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런 특성은 기업이 관리해야 할 대상을 쉽게 식별하고 이 대상에 자원을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즉, 기업은 멤버십을 통해 거래 고객 중 회원의 비중을 높여야만 개인화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할 수 있는 식별 고객을 늘릴 수 있다. 고객의 사전 동의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식별 고객 집단이 클수록 기업은 그들의 구매 패턴, 관심사, 선호도에 기반을 둔 정교한 타기팅으로 고객 만족도와 마케팅 효율을 제고할 수 있다. 멤버십 프로그램이 CRM 활동의 근간이 되는 이유이다. 고객의 거래 데이터를 이커머스의 수익성에 직결되는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에 활용해야 재고 부족에 따른 기회 손실을 줄이고, 적정 재고 유지를 통해 재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2) 보상과 혜택을 통한 단골 고객 이탈 방지

두 번째, 멤버십 프로그램은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도구다. 멤버십의 본원적 기능은 기업이 고객에게 ‘회원’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과 동시에 회원 자격에 걸맞게 우대하는 것이다. 그 결과, 회원이 된 고객들은 비회원 고객들에 비해 더 지속적으로, 더 많이, 더 자주, 해당 브랜드와 거래하며 경쟁사로 쉽게 이탈하지 않는다. 회원에게만 제공하는 차별화된 보상과 혜택은 고객의 평균 거래액과 구매 빈도를 높일 뿐 아니라 기존에 이용하지 않았던 브랜드나 카테고리로의 교차 구매를 촉진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고객의 매출과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경영 컨설팅 기업인 로열티원(LoyaltyOne)의 멤버십 운영 실태 조사에 따르면 멤버십 운영 기업의 95%가 비회원보다 회원의 연간 소비량이 더 많았다. 또한 이 기업 중 60%는 회원 구매량이 비회원의 2~3배에 달했고 23%는 무려 4배를 넘어섰다.2

3) 전략적 제휴를 통한 신규 고객 유치

세 번째, 멤버십 제휴는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경로다. 멤버십은 회원에게 제공하는 혜택과 서비스를 강화하기도 하지만 제휴사의 고객들을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여 시장을 확장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지금과 같은 시장 정체기에 이커머스 기업들이 멤버십 제휴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물론 브랜드 이미지 관리가 중요한 D2C(Direct to Customer) 기반 공식 온라인 쇼핑몰(이하 자사 몰)을 운영하는 브랜드들은 제휴사를 선별할 때 브랜드 간 시너지가 생길 수 있도록 브랜드 관련성(예: 스포츠의류 쇼핑몰과 피트니스센터 제휴)과 라이프스타일 관련성(예: 전자제품 쇼핑몰과 온라인 게임 제휴)을 고려하곤 한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의 고객이 이용하는 종합 인터넷 쇼핑몰이나 이커머스 플랫폼은 범용성(예: 이커머스 플랫폼과 신용카드사 제휴) 측면에서 다양한 고객층의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에 용이한 제휴처를 선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4) 유료화를 통한 안정적인 현금 흐름 창출

네 번째, 멤버십 프로그램은 안정적인 수익 창출원이 될 수 있다. 월정액 또는 연회비로 회원비를 받는 멤버십 유료화 전략은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어 온·오프라인의 유통과 서비스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유료 멤버십을 선보이고 있는 이유다. 유료 멤버십의 가장 큰 장점은 회원들의 정기적인 회원비 결제가 기업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기여한다는 데 있다. 상당수의 고객으로부터 회원비를 받음으로써 기업은 예측 가능한 현금 흐름을 확보하고, 멤버십의 운영 비용을 충당하거나 차별화된 보상과 혜택을 돌려주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유료 멤버십의 근본적인 취지는 고객들에게 회원비를 받는 대가로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있다. 그러므로 유료화 전략에서는 회원비만큼 포인트로 즉시 페이백하기보다는 회원비를 상쇄하는 수준의 다양한 보상물을 회원 기간 동안 누리게 함으로써 브랜드 충성도를 제고하는 방식이 적절하다.


이커머스 시장의 멤버십 운영 현황

그렇다면 현재 국내의 멤버십 운영 현황과 특성은 어떨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크게 대형 유통사의 종합 인터넷 쇼핑몰과 이커머스 플랫폼, 브랜드(또는 제조사)들의 D2C 자사 몰로 나뉜다. 먼저, 현재 대형 유통사들의 멤버십 전략은 ‘그룹사 통합 멤버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로 할인점, 아웃렛, 편의점, TV홈쇼핑 등 다양한 리테일 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대형 유통사들(예: 롯데, 신세계, 현대, GS, CJ 등)은 기존의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운영 노하우와 제품 및 서비스 경쟁력을 앞세워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자연히 이들의 목표는 고객들이 계열사를 넘나들며 온·오프라인 쇼핑을 하도록 촉진함으로써 그룹사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데 있다. 따라서 대형 유통사 멤버십 성공의 관건은 얼마나 참여사들이 운영 취지에 공감하고 동조하는 문화를 조성하는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즈니스 여건과 멤버십에 대한 니즈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내부 잡음과 소극적인 참여가 프로그램 활성화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멤버십을 통한 시너지 효과는 참여사들 간 교차 구매와 One ID에 기반한 정교한 타깃 마케팅 실행을 통해 가시화할 수 있다.

다음으로, 토종 온라인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멤버십 전략은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형 유통사들의 공격적인 시장 침투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장점유율을 보면 토종 온라인 기업들인 이커머스 플랫폼의 견제가 견고하다. 신세계가 인수한 지마켓을 포함해 쿠팡, 네이버, 11번가 등은 인터넷 생태계에 최적화된 시스템과 대규모 판매자 집단을 이용해 시장을 장악 중이다. 다만 고객 서비스를 강조하다 보면 자칫 멤버십을 단순히 포인트나 쿠폰 발행을 위한 판촉 도구로 바라보는 우를 범하기 쉽다. 그보다는 배송, 결제, 반품 등 소비자들이 중시하는 온라인 거래의 불편 요소를 해결하는 서비스, 차별화된 콘텐츠, 오프라인에서의 브랜드 경험 기회 등을 개발해 이커머스 플랫폼 고유의 경쟁력 있는 멤버십을 고안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최근 급성장 중인 D2C 브랜드 자사 몰의 멤버십 전략은 다른 유통사에서 경험할 수 없는 ‘브랜드 경험 기회 제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D2C 자사 몰은 이제 명실상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다. 전통적인 이커머스 주류 카테고리인 식품, 패션, 미용, 가전 영역의 브랜드뿐 아니라 최근에는 자동차나 명품 업계까지 자사 몰 운영에 합류하는 추세다. 이들은 중간 유통 단계 없이 직접 소비자와 소통하고, 중간 유통 단계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게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제품, 서비스를 시도하면서 적극적으로 고객을 관리한다. 자사 몰이 브랜드 경험을 강조하는 주된 목적은 충성 고객 집단 확대에 있다. 자사 몰은 본사 공식 유통 채널이라는 점에서 가격 할인 판매에는 제약이 있지만 샘플 제공, 신제품 선경험 기회 제공, 매장이나 메타버스를 이용한 회원 대상 행사 초청, NFT 발행 등 유통사들이 실행하기 어려운 혜택을 줄 수 있다. 즉, 브랜드 이미지를 투영한 독특한 멤버십 개발을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 집단을 형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멤버십 프로그램 전략적 설계 요소

이처럼 이제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도 멤버십을 더 이상 단순한 고객 리베이트의 도구가 아니라 모든 형태의 디지털 고객 경영을 실행할 수 있는 일종의 플랫폼으로 인식하면서 멤버십에 더 몰입하고 있다. 멤버십 프로그램이 고객 경영 플랫폼이라면 멤버십의 구성 요소 하나하나도 더 전략적, 분석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그렇다면 멤버십 프로그램의 성공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적 설계 요소에는 무엇이 있을까.

1) 유료 멤버십을 선택할 것인가?

최근 이커머스 시장에서 유행하는 유료 멤버십의 도입을 고민할 때는 업종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사실 대부분의 업종에서 유료 멤버십을 도입해 볼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조금 더 유리한 업종은 있다. 소비자들의 구매액 분포가 넓은 기업, 서비스 이용에 있어서 지리적 제한이 적은 기업, 특별 우대 회원으로서 누리는 유형의 가치가 타인에게 노출되는 브랜드 기업, 회원비 이상의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할 정도의 그룹사 연계 또는 제휴 역량이 존재하는 기업에 유료 멤버십이 조금 더 적합하다. 한편 유료화를 추진하기로 했다면 회원비의 수준은 자사 고객의 평균 구매 주기와 평균 구매액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회원비를 납부하는 주기도 중요하다. 매월 납입하는 형태와 매년 납입하는 형태로 구분할 수 있는데 자사의 비즈니스에 시계열적, 계절적 특성이 존재한다면 매월 납입하는 형태가 고객의 거부감을 줄이고 수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관점에서 낫다. 물론 매월 납입하는 형태라도 연간 납입 옵션을 함께 제공해야 한다.

2) 몇 개의 고객 등급을 구성할 것인가?

회원비가 유료든 무료든 멤버십에 있어서 고객 등급 체계는 오래전부터 중요한 설계 요소다. 모든 고객을 같은 세그먼트로 취급하는 것보다는 적절한 기준으로 세분화하고 각 그룹에 맞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실행하는 것이 멤버십 프로그램의 기본 취지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 등급을 나눌 때 역시 업종별 특성을 생각해봐야 한다. 모든 회원을 단일 그룹으로 관리하는 게 유리한 업종도 있기 때문이다. 통신, 인터넷, 주유소 등과 같이 상품이나 서비스가 유틸리티에 가까운 산업이 대표적이다. 유틸리티 성향을 갖는 서비스는 고객마다 자신의 한계 소비량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의 노력이나 충성도에 따라 더 나은 등급으로 상승 이동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 등급 체계를 나누는 게 적절치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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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복수의 고객 등급을 운영하기로 했다면 고객 등급의 개수와 등급을 나누는 경계 값(cut-off value)을 결정하는 것도 설계의 주요 포인트다. 잘못된 고객 등급 설계는 호리병 형태나 삿갓형, 고깔형, 역삼각형과 같은 기형적인 고객 피라미드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기형적 고객 등급 구조는 특정 등급이나 세그먼트의 고객들을 항상 그 자리에 머물러 있게 하는 고객 정체 현상을 야기할 수 있으며, 이는 다시 멤버십의 적립 활용과 포인트의 상환 저조, 충당 부채의 과도한 증대를 낳을 수 있다. 자사에 적합한 고객 등급의 수와 경계 값의 결정은 기본적으로 구매액에 대한 고객 분포를 바탕으로 내려야 한다. 단, 이때 업의 특성과 회사의 경험을 가미하고 주기적으로 재검토하는 것도 필요하다. 멤버십 등급 체계의 적합성을 평가하기 위해 등급 과밀도 지수나 등급 첨도(skewness)와 같은 분석 지표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3

3) 보상물을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고객에게 판매하는 상품을 차별화하기 위해 인공지능 개인화 추천 기법까지 동원하는 시대에 멤버십 보상물은 모든 고객에게 동일하게 적용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기적인 발상에 가깝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1대1 개인화란 추천 상품을 차별화하는 것만이 아니라 멤버십 보상물을 차별화하는 것도 포함된다. 보상물 차별화를 위해서는 먼저 보상물의 유형을 전략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 멤버십 전략에서 자주 활용하는 보상물 분류 기준은 현금성 여부에 따라 현금성 보상물과 현물성(비현금성) 보상물로, 보상물 특징에 따라 실용재 보상물과 감성재 보상물로 구분할 수 있다. 현금성 보상물은 액면 가치가 명확하고 구매 결제 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이나 캐시백 같은 보상물을, 현물성 보상물은 제품이나 서비스와 같은 특정 상품을 직접 제공하는 보상물을 가리킨다. 실용재(slippery) 보상물은 식품이나 생활용품처럼 일상생활에 실용적인 보상물을, 감성재(sticky) 보상물은 문화예술공연, 콘텐츠, 액세서리와 같이 감성적이고 문화적인 차원의 보상물을 의미한다. 이런 기준을 교차해서 생각하면 현금성 실용재, 현금성 감성재, 현물성 실용재, 현물성 감성재 등 4가지 차원의 보상물 유형이 나올 수 있다. 이 기준을 바탕으로 업종의 특성, 회사의 조달 및 공급 능력, 고객의 인구통계적 특성과 행태적 특성을 고려해 보상물을 차별화해야 한다. 최근 2년간 인테리어 소품을 많이 구매한 여성 VIP에게 조달 원가 5000원에 해당하는 보상물을 지급한다면 주방 세제를 선물할지, 작은 관상용 화분을 선물할지는 전략적 선택의 문제다.

4) 보상 타이밍을 언제로 잡을 것인가?

타이밍 역시 보상 설계에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즉시 보상 방식이 있고, 지연 보상 방식이 있다. 이커머스에서 주로 사용하는 포인트 제도의 경우 적립되는 포인트를 모두 즉시 사용할 수 있다면 즉시 보상에 해당하고 적립 포인트가 5000원 이상 됐을 때부터 사용할 수 있다면 지연 보상에 해당한다. 어떤 보상 방식이 더 좋은지 단언할 수는 없지만 통상적으로 평균 제품 단가가 낮을수록 즉시 보상 방식이 유리하고, 구매액 규모보다 방문 빈도가 더 큰 의미를 갖는 업종에서는 일정 수준의 지연 보상이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령, 화장품이나 의류처럼 주기적이고 반복적인 구매 패턴이 중요한 업종의 경우 적절한 수준의 지연 보상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지연 보상의 적정 수준이란 무엇인가? 통상 안정적인 거래 관계가 형성된다고 판단되는 구매 횟수의 적립금 규모가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최근 필자가 멤버십 설계에 관여한 소모품 리테일 업체의 경우 원래 평균 객단가가 1만1000원이고 포인트 적립률은 1%인데 적립 포인트를 5000원부터 사용할 수 있는 지연 보상 구조를 택하고 있었다. 보편적인 고객 구매 횟수가 월 2회인데 회당 평균 110원씩 적립하게 되면 5000원 포인트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월 2회씩 거의 2년을 구매해야 하는 셈이었다. 보상의 지연성이 너무 컸던 것이다. 따라서 이 회사의 경우 멤버십 침투율은 60%에 가까웠지만 멤버십 활용률과 포인트 상환율이 너무 낮았고, 회원과 비회원의 구매력 차이도 크지 않았다. 이 같은 타이밍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체는 결제 사용 포인트 기준을 1000원으로 낮추고 특정 날짜와 특정 상품에 대해서는 더블 적립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렇게 전략을 바꾸자 멤버십 활용률이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5) 누구와 공생하고 제휴할 것인가?

멤버십 프로그램에 있어 제휴는 필수가 됐지만 이를 고객 경영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기업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전략적이지 못한 멤버십 제휴는 제휴 상품의 활용 부족, 제휴로 인한 고객 유입 미비, 포인트의 지나친 외부 유출, 혹은 거꾸로 지나친 포인트 매출로 인한 실제 수익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고객 불만족을 야기해 회원들의 이탈을 가져오기도 한다.

전략적인 멤버십 제휴는 자사의 멤버십 제휴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를 냉철하게 판단해보는 데서 출발한다. 고객 경영 관점에서 멤버십 제휴의 목적은 두 가지다. 새로운 고객을 영입하거나, 기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거나 둘 중 하나다. 새로운 고객을 유입하기 위한 인바운드(in-bound) 제휴의 목적은 주로 제휴 기업의 고객을 자사 회원으로 ‘끌어들이는’ 데 있다. 자사의 정상적인 영업만으로는 충분한 고객 풀(pool)을 확보할 수 없거나 해당 사업의 정체성으로 인해 신규 고객 유입이 한계에 이른 기업이 사용하는 제휴 전략이다. 패스트푸드나 소비재 브랜드들이 신용카드나 통신사와 제휴하는 것은 인바운드 제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제휴는 흔히 아웃바운드(out-bound) 제휴라고 하며 자사 상품만으로 멤버십 회원들을 만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회사 밖의 다양한 제휴처를 통해 멤버십 혜택을 받도록 고객을 ‘내보내는’ 제휴라고 할 수 있다. 앞의 예시와는 반대로 통신사와 같은 유틸리티 서비스 기업이나 신용카드, 보험사 같은 금융기업 혹은 자동차와 같은 내구성 소비재 기업들에 있어 아웃바운드 제휴가 중요하다.

이렇게 회사에 필요한 제휴의 목적이 둘 중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히 알고 현재 제휴하고 있는 브랜드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제휴처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생길 것이다.

6) 어떻게 측정하고 평가할 것인가?

멤버십 프로그램 설계의 완성은 성과평가 체계의 수립에서 이뤄진다. ‘올바른 성과평가 자체가 전략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적절한 핵심성과지표(KPI)의 조합은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의 방향성까지 명확히 제시해준다.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한국CRM디지털마케팅협회에서는 멤버십 프로그램 진단 및 성과평가 시스템(MemPIS)4 을 구축하고 있는데 이를 기초로 멤버십 프로그램의 주요 성과평가 요소를 살펴보겠다.

멤버십 프로그램의 측정과 평가는 크게 재무적 관점과 비재무적 관점으로 나뉜다. 재무적 관점의 평가는 기업 평가를 위해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재무적 성과평가 체계와 동일하게 멤버십의 수익성, 성장성, 안정성, 활동성을 평가한다. 멤버십의 수익성은 기업의 멤버십 프로그램이 실제로 기업의 영업이익에 어느 정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총매출액 대비 멤버십 매출액의 비중, 멤버십 ROI, 회원 매출액 리프트(Lift) 등으로 측정된다. 여기에서 회원 매출액 리프트란 비회원 매출액 대비 회원 매출액의 규모가 얼마나 더 큰지를 나타낸다. 멤버십의 성장성은 회원의 증가율, 멤버십 침투율, 포인트 증가율과 같이 멤버십의 규모가 얼마나 증가하고 있는지의 지표다. 멤버십의 안정성은 멤버십의 안정적인 운영에 초점을 맞춘 지표로 회원유지율, 유효회원율, 등급유지율 등으로 측정된다. 마지막으로, 멤버십의 활동성은 회원들이 상품 구매 시 얼마나 멤버십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로 포인트 상환율, 적립 활용률, 차감 활용률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측정된다. 포인트 상환율과 차감 활용률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개념적으로 다르다. 전통적인 멤버십 성과지표 중 하나인 포인트 상환율(redemption ratio)은 총 누적 포인트 중에서 차감 지출된 포인트의 비율을 의미하고, 적립 활용률은 회원들의 총 구매 횟수 중에서 포인트 차감을 적용한 구매 횟수의 비율을 의미한다. 즉, 두 가지 평가지표 간에 상관관계는 있지만 하나는 포인트의 성과적인 측면에, 하나는 회원의 행태적인 측면에 초점을 둔다.

한편, 비재무적 관점의 평가는 재무적 성과 영역의 선행적인(antecedent) 평가 요소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멤버십의 구조적 설계와 운영 관리가 적절해야 비로소 재무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재무적 관점의 멤버십 평가에는 앞서 논의했던 적립 설계, 보상 설계, 등급 설계 적합성이 포함돼야 한다.5

아울러 멤버십의 비재무적 관점의 평가에는 운영 관리적인 차원의 요소도 들어갈 필요가 있다. 가령, 필자는 멤버십 컨설팅 과정에서 종종 고객 등급의 평가 주기 적합성이나 매장의 멤버십 권장 지수와 같은 것을 측정하곤 한다. 고객 등급의 평가 주기 적합성은 회원들의 등급 평가가 얼마나 적절한 주기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취급 품목이 구매 주기가 짧은 소모품에 가까울수록 회원 등급 평가는 실시간에 가까운 주기로 자주 이뤄져야 하고, 평균 구매 주기가 3개월 이상 소요되는 화장품이나 패션 아이템의 경우 회원 등급 평가는 분기나 반기에 한 번씩 이뤄져도 무방하다. 매장의 멤버십 권장 지수는 편의점이나 화장품처럼 오프라인 매장 운영이 필수적인 기업의 경우 현장에서 매장 직원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멤버십 가입 및 사용을 권장하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다. 직원이 소비자에게 멤버십을 강하게 권할수록 멤버십 침투율이나 멤버십 활용률이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


이커머스 멤버십을 위한 추가 제언


지금까지 살펴본 멤버십의 설계 요소는 아니지만 멤버십 프로그램들의 개선을 고민하는 기업들이 유념해야 할 몇 가지 추가적인 제안 사항이 있다. 첫째, 고객에게 보여지는 멤버십 제도와 멤버십 안내는 가급적 단순하게 만들어야 한다. 다양한 멤버십 설계 요소에 과학적이고, 분석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말을 멤버십을 복잡하게 만들자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멤버십 이용 과정의 복잡함과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은 멤버십 사용의 주된 포기 사유임을 기억하자. 둘째, 유료 멤버십의 경우 보상물의 모순점을 찾아 가급적 제거해야 한다. 가령, 멤버십 할인가보다 더 저렴한 판매 채널의 존재, 보상 쿠폰의 중복 내지는 사용 불능 상황,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보상물 지급 제한 조건, 사용 빈도가 거의 없는 혜택 종류 늘리기 등은 이런 보상물의 모순점에 해당한다. 유료 회원이 이러한 모순을 발견하면 강한 불만과 탈퇴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셋째, 멤버십 관계 진화 과정에 따라 고객 여정 캠페인을 전개해야 한다. 멤버십에 갓 가입한 단계, 안정적인 멤버십 사용 단계, 일정 수준의 구매력을 돌파한 단계, 회원 유효 기간이 1개월 미만인 단계 등 자사에 적합한 멤버십 생애주기를 설정하고 단계별로 특화된 캠페인을 전개해야 멤버십의 운영 성과를 더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멤버십을 추천하거나 입소문을 내는 활동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보상해야 한다. 특히 이커머스 환경에서 고객들의 자발적인 멤버십 추천, 리뷰, 좋아요, 댓글 등은 멤버십에 대한 긍정적인 평판을 형성하고 비회원 구매자들의 멤버십 가입을 촉진하는 좋은 마케팅 활동이 될 수 있다.

이커머스 멤버십 전쟁이 배송 전쟁에 이어 또 다른 형태의 출혈 경쟁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이커머스 기업이 멤버십 프로그램을 정비하고 있는 이유는 더 이상 상품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차별화된 고객 관계 관리로 식별 고객의 비중을 높이고,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경쟁사와 유사하게 포인트 제도를 구성했는 데도 불구하고, 다양한 회원 이벤트와 캠페인을 펼쳤는 데도 불구하고 기업 매출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점차 잊혀 가거나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멤버십 프로그램도 많다. 이런 멤버십 프로그램들을 들여다보면 공통적으로 외형적인 마케팅 차원의 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멤버십 프로그램의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멤버십 프로그램의 개선을 고민하는 이커머스 기업이라면 지금 우리 회사에 유료 멤버십이 필요한지, 회원비와 혜택의 수준은 적합한지, 회원 등급의 개수와 분류 기준은 올바른지, 포인트 적립률은 타당한지, 업종과 회원 특성에 부합한 보상물이 선정되고 적시에 지급되고 있는지, 현재 멤버십 제휴 기업과의 관계가 우리에게 유익한지를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멤버십 설계의 완성은 측정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성과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도 스스로 묻고 답을 찾아봐야 한다.
  • 김형수 김형수 | 한성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

    필자는 ㈔한국CRM·디지털마케팅협회의 협회장을 맡고 있다. 20년 이상 다양한 업종의 CRM과 고객 전략 관련 컨설팅과 자문을 수행해오고 있으며 수십 편의 저명 국내외 학술지 연구 논문과 전문 서적을 집필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고객 데이터분석, CRM, 멤버십프로그램 등이다. 고객제표 전문위원단장을 맡고 있다.
    hskim803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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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대윤 | 고객경영기술원 이사

    박대윤 이사는 CRM·데이터 분석 전문 산학협력 벤처기업인 고객경영기술원에서 책임 컨설턴트로 재직 중이다. 고려대 경영대학에서 마케팅 전공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국민대 경영대학원 조교수로 재직한 바 있다. 최근에는 캘리포니아주립대 새크라멘토(California State University Sacramento) 경영대학에서 멤버십 프로그램과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전문 분야는 CRM, 디지털마케팅, 멤버십 프로그램의 전략 개발, 고객자산가치 평가이고, 다수의 관련 연구논문과 전문 서적을 출간했다. 고객제표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dypark@customer.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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