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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1. 동남아 지역 벤처 투자 어떻게

한국의 다음 시장? 한국과 다른 시장!
규제 불확실성 등 꼼꼼히 체크해야

박제홍 | 366호 (2023년 0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동남아 벤처 투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2년 동남아 지역의 신규 벤처 투자 규모는 약 13조1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에서 집행된 신규 벤처 투자 규모의 2배에 달한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벤처캐피털이 동남아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동남아 벤처 투자 시장에도 명과 암이 공존한다. 빠른 속도로 디지털 경제가 성장하고 있고 스타트업의 생애주기에 따른 투자사들 간 투자 영역이 세분화돼 있지만 정책 펀드가 부재해 불황기에 불확실성이 크고 상장, M&A 등 회수 시장이 미흡하다. 동남아 시장 투자나 진출을 계획 중이라면 동남아가 ‘한국 다음 시장’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현지인의 시각에서 시장 기회를 포착하려는 관점이 필요하다. 선진국에 비해 정치 역시 성숙하지 못했고 산업 관련 규제도 아직 확립되지 못했기에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최근 2~3년 사이 동남아시아 벤처 투자 시장은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2022년 신규 벤처 투자 규모는 약 13조1000억 원 규모로 집계됐는데 이는 같은 기간 국내에서 집행된 신규 벤처 투자 규모 6조8000억 원의 2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특히 동남아 벤처 투자의 50% 이상은 시리즈 B 이하 초기 기업 투자에 집중되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이 지역 스타트업의 미래 성장성에 더욱 높은 점수를 주고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다.

2010년 초부터 국내의 몇몇 벤처캐피털(VC) 또한 동남아 스타트업 투자에 뛰어들어 나름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다. 인도네시아의 전자상거래 기업 ‘토코피디아’, 캐시백 서비스 ‘숍백’, P2P 랜딩 기업 ‘펀딩소사이어티’, 중고 거래 플랫폼 ‘캐로셀’ 등 현재 유니콘 단계에 도달한 다수의 포트폴리오 기업의 초기 단계에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동남아 최대의 차량 공유 및 온디맨드 기업인 ‘그랩’은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미래에셋, 스틱인베스트로부터 수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한 후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바 있다. VC뿐 아니라 국내의 다양한 전략적 및 재무적 투자자들이 동남아 벤처 투자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동남아 스타트업 투자는 명과 암이 공존한다. 국내와 동남아 벤처 투자 환경의 특징들을 바탕으로 최근 동남아 시장이 주목받게 된 이유와 함께 현지 스타트업 투자 시 주의해야 할 점들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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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벤처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

동남아는 전 세계 VC의 각축장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다양한 투자사가 활동하는 곳이다. 일본의 이커머스 상장사 비노스(Beenos)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자회사인 비넥스트(BeeNext)는 2015년 싱가포르 사무소를 개소한 이래 무려 300곳 이상의 동남아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행한 대표적인 현지 VC이다. 유럽의 로켓인터넷이 모기업인 글로벌파운더스캐피털(Global Founders Capital, GFC) 또한 동남아에서만 100 곳이 넘는 피투자사를 보유한 대표적인 초기 기업 투자자로 통한다.

글로벌 VC로 명성이 높은 세쿼이아캐피털은 세쿼이아캐피털인도에서 동남아 시장까지 관할해왔으나 최근에는 세쿼이아동남아(Sequoia Southeast Asia)를 단일 지역군으로 격상하고 별도의 팀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운용 자산 규모가 20조 원에 달하는 실리콘밸리의 VC 라이트스피드벤처파트너스(Lightspeed Venture Partners), 미국 버지니아에 위치한 핀테크 전문 VC QED인베스터스(QED Investors)도 각각 2020년과 2022년에 처음으로 싱가포르 사무소를 열고 적극적으로 현지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나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VC 행사에 참여하면 현지 펀드는 물론 중국, 일본, 인도, 유럽, 미국 투자자들을 모두 한곳에서 만날 수 있어 빠르게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있는 동남아의 투자 환경을 잘 파악할 수 있다. 도대체 동남아의 어떤 점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일까?

1. 젊은 인구 구조
- 청장년층 인구가 성장하는 미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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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동남아 주요 경제권이라고 하면 연간 국민총생산(GDP) 규모가 3000억 달러를 넘어선 6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을 포괄해 지칭한다. 해당 6개국의 인구 규모는 6억 명에 달한다. 인도네시아는 곧 3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베트남과 필리핀 또한 각각 1억 명을 넘어섰다. 특히 투자자들은 동남아의 15~35세 청장년층 인구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인구학자들에 따르면 동남아 6개국의 청장년층 인구는 꾸준히 증가 곡선을 그리다가 2031년에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의 15~35세 인구가 1992년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일본은 1994년, 대만은 1995년, 중국은 1998년부터 ‘청장년층’ 인구 감소를 경험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점이다. (그림 2)

1인당 GDP 또한 주목해야 하는 지표다. 보통 1인당 GDP가 3000달러가 넘어가면 경제 성장의 근간이 되는 중산층이 형성되기 시작하고 여행이나 콘텐츠 소비와 같은 비필수 소비 시장이 열린다고 판단한다. 현재 동남아 6개 주요 국가의 1인당 GDP는 2020년부터 모두 3000달러를 넘어서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6개 국가 중 GDP가 가장 높은 인도네시아는 2021년 1인당 GDP가 4000달러를 넘어섰는데 인구 14억 명을 가진 인도의 1인당 GDP가 여전히 2000달러에 불과하다는 점을 비교해보면 두 신흥 시장의 차이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즉, 인도는 방대한 경제 규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빈곤층의 비율이 높아 국가 단위의 경제 발전에 제약이 있다. 반면 자원이 풍부하고 내수 소비 경제가 형성된 인도네시아는 이제 중산층이 등장하는 본격적인 경제 발전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1인당 GDP가 4000달러를 넘어선 시점이 불과 10년 전인 2010년이었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전 세계 4위의 인구 규모를 갖춘 인도네시아가 중국을 대체할 소비 대국이 될 것인지의 여부도 결국 앞으로의 1인당 GDP 성장에 달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 디지털 경제의 확산
- 모바일 퍼스트로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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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이 동남아를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젊은 인구가 주도하는 디지털 경제의 빠른 성장성 때문이다. 동남아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2G 인터넷망과 저가 스마트폰이 보급되며 모바일 기반의 디지털 서비스가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기존 인터넷 경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모바일 경제로 이행하며 디지털, 비대면, 온디맨드 서비스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2년간의 팬데믹은 동남아 지역 디지털 인구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구글과 테마섹, 베인앤드컴퍼니가 매년 공동으로 발간하는 동남아 디지털 경제 리포트 ‘e-Conomy SEA 2022’에 따르면 2019년 3억6000만 명으로 추산된 디지털 인구 규모는 불과 3년 만에 4억6000만 명으로 증가하며 연평균 30%의 디지털 인구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한 도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하는 5대 디지털 서비스인 전자상거래, 음식 배달, 모빌리티, 장보기 및 여행 분야의 서비스 침투율은 2022년 기준 모두 60%를 넘어섰으며 전자상거래의 경우 시장침투율이 94%에 달해 이미 거의 모든 도시 가구가 사용하는 서비스가 된 지 오래다. 팬데믹 기간 서비스 영역이 확장된 음식 배달 서비스 또한 도시 거주자의 80%가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이다.

e-Conomy SEA 2022에 따르면 해당 지역의 디지털 경제의 규모는 2019년 1020억 달러에서 2022년 3년 만에 1940억 달러로 2배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앞으로도 연평균 20%의 고성장을 거듭하며 2025년에는 33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3. 글로벌 금융 허브 싱가포르
- 동남아 투자의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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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투자를 고려할 때 싱가포르라는 글로벌 금융 허브의 영향력은 실로 막강하다. 서로 언어와 문화도 다르고 법체계도 상이한 동남아의 여러 국가가 전 세계 투자자들로부터 비교적 쉽게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이유는 싱가포르와 같은 글로벌 금융 허브가 해당 지역에 투자를 유입시키는 ‘관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도나 남아메리카와 같은 다른 신흥 시장이 갖지 못한 동남아만의 경쟁력 중 하나이다.

사실 동남아는 하나의 단일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 않다. 종교적으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태국은 불교, 베트남은 유교 문화권에 가깝다. 또한 다수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아직까지 경제 발전 수준의 지역적 격차가 크다. 게다가 각 나라가 영어 사용권도 아니고 상법 및 회계 기준 또한 글로벌 스탠더드와 차이가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해외 투자를 손쉽게 끌어들일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벤처 투자자들이 동남아에 사무실을 내고 직접 진출하는 이유는 싱가포르가 타 동남아 국가로 통하는 완충지이자 ‘자본의 수도’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동남아에서 해외 자본을 유치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의 90%는 싱가포르에 최상단 지주사를 세우고 지역별로 자회사를 설립해 운영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그 결과 해외 투자자의 자금을 유치할 때 언어 차이나 상이한 법체계에서 오는 장벽을 겪지 않고도 빠른 투자 유치가 가능하다.

싱가포르는 모든 문서를 영어로 작성하고 상법, 증권법 및 회계 기준이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통용될 정도로 글로벌 기준에 맞춰져 있어 해외 투자자들이 손쉽게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과 같은 역내 국가 간에는 자회사 설립이나 지분 조건, 이전 가격 설정 및 조세 등 국가 간 거래에 관한 다양한 제도가 이미 정립돼 있어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두고 각 지역에 자회사를 운영하는 방식을 통해 단계별로 국가별 사업 확장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기도 한다.

동남아 벤처 투자 환경의 특징

1. 디지털 전환은 동남아 벤처 생태계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

e-Conomy SEA 2022는 현재 동남아 지역 디지털 전환 경제를 이끄는 5대 핵심 섹터로 1) 전자상거래 2) 온라인 여행 3) 온디맨드(차량 공유 & 음식 배달) 4) 게임 & 미디어 5) 핀테크를 꼽고 있는데 모든 분야가 2025년까지 연평균 15% 이상의 고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표 1)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동남아 벤처 투자의 주력은 전자상거래 분야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2018년 동남아 벤처 투자의 약 73%가 전자상거래 단일 분야에 집중됐다면 5년이 지난 지금은 전자상거래, 핀테크, 소프트웨어, 물류 및 리테일 분야에 걸쳐 다양한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만큼 생태계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곳이 바로 동남아다. (그림 4) 또한 2022년까지 유니콘에 등극한 스타트업 또한 44곳에 달하는데 이는 국내 대비 2배나 많은 숫자다. 지역별로는 싱가포르가 21곳, 인도네시아 13곳, 베트남과 태국이 각 4곳, 필리핀과 말레이시아가 각 1곳의 유니콘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시(SEA)그룹, 그랩, 고투그룹과 같은 현지 유니콘 기업이 10년 이상의 비상장 기간을 거쳐 조 단위 기업 가치로 상장에 성공하자 해당 기업에서 스타트업의 고성장을 경험한 많은 인재가 재창업에 나서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드는 인재들은 대부분 해외 유학 생활 중 디지털 산업 성장을 경험한 유학파 인력들이 본국에 돌아와 창업에 나서는 ‘바다거북’ 유형이 대세였다면 최근에는 ‘그랩마피아’ ‘고젝마피아’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현지 스타트업 출신 창업자 및 연쇄창업자의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뛰어난 창업자가 지속적으로 창업에 나서고 스타트업에 합류하는 것이 현지 벤처 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볼 때 동남아는 이미 성장의 선순환에 진입한 단계인 것이다.

2. 글로벌화된 민간 주도의 벤처 투자 환경

동남아 VC 투자 환경이 국내와 다른 점을 꼽으라면 첫 번째는 로컬 및 글로벌 투자자가 조화를 이루면서 투자 단계별로 분업화가 잘된 투자 환경, 두 번째는 민간 주도의 자금이 시장을 이끌기 때문에 호황기에는 적극적인 투자도 가능하지만 불황기에는 빠르게 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 시장의 부침도 심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동남아에 꾸준히 자금을 집행하는 투자자는 크게 성장 단계에 집중하는 글로벌 투자자, 동남아 전역을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는 리저널 펀드, 개별 국가에 투자를 집중하는 하이퍼로컬 VC로 크게 나눠볼 수 있다.

각 투자사들 간 스타트업의 생애주기에 따른 분업이 잘 형성됐다는 점도 동남아 벤처 투자 생태계의 특징이다. 예를 들어, 하이퍼로컬 투자자들의 경우 지역 전문성을 바탕으로 초기 기업 투자에 집중하는 반면 리저널 투자자들은 데스밸리를 넘어선 시리즈 A~C 단계 투자에 집중해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돕는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유니콘 단계에 투자자로 참여해 회사의 지역 확장 및 해외 거래소 상장을 돕는 방식이다.

동남아 최대 규모의 디지털 플랫폼 시그룹의 2017년 뉴욕 증시 상장을 이끈 닉 내시가 2019년 설립한 아시아파트너스(Asia Partners)는 오직 동남아 기업의 시리즈 B~C 단계에 집중하는 4000억 원 규모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다수의 기업에 투자하는 대신 단일 기업에 500억 원 이상 투자를 집행해 이사회 참여를 통해 적극적으로 경영에도 참여하는 등 VC의 범위를 넘어선 전략을 바탕으로 많은 출자자의 호응을 받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배경을 가진 투자사들이 자생적으로 생겨난다는 점은 동남아 벤처 생태계가 가진 장점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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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동남아에는 한국의 모태펀드와 같은 정책 펀드가 존재하지 않는다. 국가별로 정부 자금을 일부 위탁 받아 운용하는 투자사가 있지만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인 GIC와 테마섹은 동남아 기반 VC에도 활발하게 자금을 공급하고 있지만 두 기관은 철저하게 시장 논리에 따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를 전개한다. 이러한 성격을 고려해볼 때 특정 정책 목적 달성을 우선시하는 정부 예산 기반의 국내 벤처 자금과는 크게 다른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다. 시장 논리에 따라 벤처 투자 집행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동남아 벤처 투자 환경은 정부의 입김이 센 한국, 일본 또는 대만과 같은 단일 국가보다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유사한 성격을 띤다. 즉, 호황기에는 자금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만 불황기에는 각자의 상황에 따라 투자를 급격히 줄이거나 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일례로 벤처 투자의 혹한기가 본격화된 2022년 국내 신규 벤처 투자는 전년 대비 11.9% 감소한 반면 동남아 전체 지역의 신규 벤처 투자는 2021년 19조2000억 원에서 2022년 13조1000억 원으로 31.6% 급감했다.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스타트업 혁신 생태계에 꾸준한 자금이 공급되도록 설계된 국내 모태펀드와 같은 존재가 없는 동남아 벤처 투자 생태계는 사실 국내 대비 더욱 혹독한 겨울을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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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직은 미흡한 회수 시장

회수 시장의 발전이 아직까지 미흡하다는 점도 동남아 벤처 투자 시장의 큰 약점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벤처 투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투자자가 가진 지분을 매각하는 구주 거래(세컨더리), 스타트업의 거래소 상장, M&A 등이 활발해져야 하는데 아직까지 다소 미흡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내의 경우 2013년부터 모태펀드 주도로 일반 세컨더리 펀드 활성화에 나서며 펀드 간 회사 지분을 사고파는 구주 거래가 꾸준히 활성화되고 있지만 동남아의 경우 일부 세컨더리 펀드가 존재하지만 규모가 크지 않고 스타트업 구주 거래의 경우 브로커를 통해 알음알음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국 세컨더리 거래가 활발해지지 못하는 것도 스타트업 지분이 IPO나 M&A를 통해 회수되는 사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선 코스닥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시가총액 500억 원만 넘어서더라도 상장을 노려볼 수 있는 개방된 거래소를 가지고 있는 반면 현재 동남아의 거래소들은 기술 기업에 특화된 2차, 3차 거래소가 전무한 상황이다. 게다가 동남아 자본의 수도 역할을 하는 싱가포르의 거래소는 기술 기업이나 적자 고성장 기업의 상장에 상당히 인색한 편이다.

동남아에서 가장 많은 벤처 투자가 몰리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2021년 현지 전자상거래 유니콘 기업 부칼라팍이 처음 상장에 성공하며 대형 기술 기업 상장의 물꼬를 텄다. 이후 대어로 주목받던 차량 공유 및 온디맨드 기업 고젝과 전자상거래 기업 토코피디아의 합병 법인인 고투그룹이 2022년 4월 인도네시아 거래소 상장에 성공했다. 두 기업 모두 상장 당시 10조 원이 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대형 플랫폼사였기 때문에 적자 단계에서도 거래소의 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이는 기업 가치 1조 원 미만의 스타트업에는 여전히 상장의 문턱이 높은 곳이 바로 동남아 시장이라는 방증이다.

동남아의 각 국가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재벌 그룹들 또한 최근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뛰어들고 있지만 실제 M&A로 이어지는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한국의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대형 인터넷 기업이 가끔 스타트업 M&A에 나서는 것처럼 동남아에서는 시그룹, 그랩, 고젝과 같은 대형 플랫폼 기업이 2020년 이전까지는 활발하게 스타트업 M&A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주가 하락과 적자 개선 압력이 커지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못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동남아 투자 및 진출 시 주의할 점

동남아 지역 벤처 투자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한 시장이다. 특히 최근 스타트업들 사이 옥석 가리기가 전개되면서 갑작스럽게 사업을 종료하거나, 사업 개선 여지가 적은데 끊임없이 투자 유치에만 힘을 쏟는 좀비 스타트업들도 눈에 띈다. 게다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들의 영업 정지 및 폐업 사례가 잇따르면서 현지 투자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에게도 주의가 요구된다.

1. 한국의 트렌드는 과감히 잊어야

국내에서 동남아로 활동 반경을 넓히는 투자사라면 한국에서 인기를 끌거나 익숙한 아이템에 더 끌리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스타트업 아이디어도 K-팝이나 K-드라마처럼 자연스럽게 국내에서 동남아로 전파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동남아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이미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접점이 많은 개방 경제에 가깝고 그만큼 생존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이다.

국내 투자사들이 국내에서 쌓은 투자 경험을 앞세워 현지에 진출할 때 크게 두 가지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첫째, 앞에서 언급한 대로 동남아라는 곳은 굉장히 이질적인 국가들의 조합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와 같은 도시국가는 서울 정도의 인구를 가지고 있고 생활 수준도 높아 유행에 민감하면서 구매력도 높지만 인도네시아만 하더라도 여전히 1인당 GDP가 한국의 10분의 1정도에 불과하다. 즉, 동남아는 지역별 격차 때문에 대규모 단일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지역이다. 1인당 GDP가 6만 달러를 넘어서는 싱가포르와 1인당 GDP가 이제 막 4000달러를 넘어선 인도네시아에서 동일한 서비스가 똑같은 소구력을 가지기 어려운 것처럼 처음부터 동남아의 여러 지역을 커버하는 서비스가 과연 존재할 수 있는지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에서 각광받는 서비스를 당장 인도네시아나 베트남과 같은 지역에 가져간다고 해서 유사한 반응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여전히 가처분 소득의 대부분이 의식주와 같은 필수 소비에 사용되기 때문에 소비자의 구매력 또한 선진국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전자상거래나 간편 결제 등 이미 90%에 가까운 시장 침투율을 보이는 서비스도 있지만 대부분의 프리미엄 서비스는 동남아의 일부 대도시 특정 소비 계층에게만 소구되는 경우가 많다.

가장 대표적으로 참고할 만한 사례가 동남아의 신선 식품 배달 스타트업인 ‘해피프레시’다. 2014년 설립된 해피프레시는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 걸쳐 장보기 서비스를 출시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2015년 시리즈 A를 시작으로 다수의 현지 VC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2021년에는 ‘동남아의 마켓컬리’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네이버, 미래에셋,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다수의 국내 투자 컨소시엄으로부터 7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을 유치해 국내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실상은 기대와는 달랐다. 동남아에서 신선 식품 배달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은 대도시에서도 일부 젊은 부유층에 국한되기 때문에 기대한 수준의 빠른 성장성을 달성하기에는 잠재 시장의 규모가 너무 작았던 것이다. 결국 해피프레시는 감염병 사태가 완화되기 시작한 시점인 2022년 9월 구조 조정에 돌입하게 되고 지금은 채권단의 관리하에서 일부 서비스만 명맥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료품 배달이라는 작은 영역도 단순히 하나의 사업 모델을 이식하는 수준으로는 현지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어렵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오히려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처럼 교통 체증이 심한 도시에서는 퍼스널 쇼퍼가 장보기를 대행하는 컨시어지 서비스보다는 모빌리티와 하이퍼로컬 배달 서비스를 결합한 ‘퀵커머스’가 많은 대중에게 어필하는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15분 배송’ 퀵커머스 스타트업 아스트로(Astro)는 2021년 9월 창업 후 불과 6개월 만에 시드, 시리즈 A~B 라운드를 완료하며 무려 10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해피프레시가 8년동안 조달한 금액에 맞먹는 수준이다.

결국 현지인의 시각으로 고객과 시장을 바라보고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현지 투자에 성공하기 위한 첫 단계가 돼야 한다. 많은 전략적 투자가가 자신들의 사업을 현지에 진출시키기 위한 관점에서 스타트업 투자를 바라보게 되는데 이 경우에는 항상 ‘기준점 편향(Anchoring Bias)’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1

2. 동남아는 ‘한국 다음’의 시장이 아니다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 있어 동남아 시장의 발전 속도는 한국보다 빠르고 이미 글로벌 서비스에 편입돼 있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구글이나 메타 같은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은 인도네시아처럼 인구 규모와 잠재력이 높은 곳에 우선 진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심지어는 한국 시장보다도 우선순위를 두는 경우도 많다. 일례로 인도네시아의 메신저 시장은 메타의 왓츠앱이 독보적인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OTT는 뷰(Viu)와 같은 홍콩 기업이 시장 태동기 때부터 진출해 시장을 선점했다. 라인이 일본, 태국 시장을 선점하고 카카오가 한국 시장을 독점했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과 같은 인구 대국에서는 시장 진출 타이밍을 놓치고 만 것이다.

즉, 동남아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플랫폼 및 서비스 기업의 경우 ‘한국 시장을 공고히 한 후 동남아에 진출’한다는 선후 관계에 기반한 진출 전략이 잘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금처럼 실리콘밸리에서 유행하는 서비스가 몇 달 만에 전 세계에 퍼지는 시대에는 거의 모든 유망 서비스가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현지화를 거쳐 발전해 나간다고 봐야 한다. 대부분의 국내 서비스 분야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역시 국내에서 어느 정도의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한 후 추가 성장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동남아와 같은 신흥 시장에 눈을 돌리게 된다. 그리고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가는 그린필드 방식의 스타트업 방법론을 동남아 현지에서도 그대로 활용하는 직접 진출 방식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미 현지 시장에서 비슷한 시기에 설립돼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즉, 한국에서는 1등이었지만 동남아에서는 후발 주자인 것이다. 당연히 1등의 경쟁 방식과 후발 주자의 경쟁 방식은 상이하며 시장에 접근하고 점유율을 빼앗아 오거나 유지하는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 국내 1위 사업자가 동남아에 현지 직접 진출을 하게 되면 낯선 시장에서 낯선 방식으로 경쟁을 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다.

국내 음식 배달 1위 서비스 배달의민족은 기업 가치 3조 원을 인정받은 2018년 당시 베트남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현지 기업 인수나 파트너십이 아닌 직접 진출 방식을 채택한다. 배달의민족의 시각에서는 매우 전략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2018년은 배달의민족이 국내 시장점유율을 55%까지 끌어올리며 1등 사업자의 위치를 공고히 했던 시점으로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서기에 적기였다. 한국과 문화적으로 가까운 베트남 시장에서 배달의민족 특유의 바이럴 마케팅 전략을 내세워 바닥부터 시장을 차지해 나가는 전략 역시 주효할 것이라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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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8년의 베트남 음식 배달 시장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당시에는 이미 소프트뱅크와 도요타로부터 수조 원의 자금을 조달하던 그랩이 공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던 시기이며 동남아 전자상거래 1위 기업 시그룹이 2017년 현지 음식 배달 플랫폼 ‘후발 주자’의 입장에서 푸디(Foody, 브랜드명 NOW)를 인수하며 경쟁에 뛰어든 시점이다. 기업 가치가 10조 원에 육박하는 대형 플랫폼 두 곳이 수백억 원의 프로모션 비용을 집행하며 시장점유율 확보에 열을 올리는 시장에 배달의민족은 2015년 한국에서 통하던 바이럴마케팅 전략으로 뒤늦게 진입한 것이다.

4년이 지난 2022년 말 기준 베트남 음식 배달 시장의 점유율은 그랩의 그랩푸드가 45%, 시그룹의 쇼피푸드가 41%로 시장을 양분하고 있으며 배달의민족은 12% 시점점유율에 그치고 있다.2 2017년 시그룹이 푸디를 인수한 금액이 불과 800억 원 수준이라 배달의민족 입장에서는 더욱 아쉬울 수 있는 대목이다.

배달의민족 사례처럼 국내 스타트업의 동남아 진출은 타이밍과 자금력의 한계에 부딪쳐왔다. 막상 해외 진출에 관심이 생기는 시점에는 이미 현지 시장이 1~2개 주도 기업 위주로 재편돼 있는 경우가 많았다. 후발 주자로서 시장을 뒤집고 들어가기에는 자금력이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 토스가 베트남 진출 3년 만에 시장 철수를 선언한 것도 결국 비슷한 딜레마를 경험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결국 동남아를 ‘한국 다음’ 시장으로 고려하는 프레임 자체를 버려야 현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현지에서 재창업을 할 게 아니라 한국에서 쌓아 올린 경험과 역량을 가져갈 때는 더더욱 ‘후발 주자의 딜레마’를 경계해야 한다.

3. 규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한 숙제

동남아 국가들의 정치 불안, 부정부패가 새로운 뉴스는 아닐 것이다. 이미 현지 시장 진출 및 투자를 계획했다면 당연히 고민해야 할 요인이다. 동남아 주요 6개국 정치 체계 또한 나라마다 굉장히 상이하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말레이시아와 태국은 여전히 국왕 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대통령제를 채택한 반면 베트남은 여전히 공산당 일당 독재 체제를 고수한다. 정치 체제 측면에서도 동남아는 단일 경제 구역으로 보기 어려운 것이다.

베트남은 일견 일사불란한 정치 체계를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 공산당 내부 권력 다툼이 불거지면서 중국과 같은 정치 체계 리스크가 대두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항상 정치 환경이 불안해 국가 잠재력에 비해 경제 발전이 더딘 지역으로 분류되곤 한다. 단순히 인구 규모와 성장성만 보고 투자 및 시장 진출을 고려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큰 시장인 것이다.

반면 동남아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인도네시아는 2014년 개혁 성향의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정치가 안정화되고 빠른 경제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특히 조코위 정부는 인도네시아 최대 디지털 플랫폼 기업 고젝의 창업자 나디엠 마카림을 교육부 장관에 중용하는 모습을 보이며 기술 기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을 추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차등의결권을 도입해 고투그룹과 같은 적자 유니콘 기업이 거래소에 상장될 수 있는 길을 터주었으며 최근에는 일자리창출법이라 불리는 ‘옴니버스법’을 제정해 기업 활동 편의 보장,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한 환경 개선, 사업 허가 절차 단순화 등 국가 발전 개혁 과제들을 꾸준히 실행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2024년 인도네시아 대선은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는 헌법상 대통령 3선이 불가능한데 조코위 대통령의 2번째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에도 유력 주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조코위 대통령의 퇴임 이후 정치 상황이 불안해지거나 지난 10년간 이어진 디지털 경제 친화적인 정책이 후퇴할 가능성도 점쳐지기 때문에 앞으로도 인도네시아가 과거 10년과 같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디지털 서비스 등 신(新)경제와 관련한 분야는 한국처럼 동남아 국가들도 명확한 규제가 확립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현지 진출 또는 투자를 고려한다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 P2P 대출의 경우 2015년 정책 입안 당시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에서 발급하는 최종 라이선스가 없더라도 임시 면허를 통한 영업을 허용했다. 최근 업체들이 난립하고 P2P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자 신규 면허 발급을 중단하고 기존 업체들의 최저 자본 요건을 신설하는 등 시장 상황에 맞춰 규제 환경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 변화를 최전선에서 파악하기 위해서는 현지에 팀을 갖추고 꾸준히 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지난 10년간 모바일 기반의 디지털 경제를 적극 받아들이며 고속 성장을 거듭한 동남아 시장은 이제 또 다른 변곡점에 서 있는 상황이다. 1세대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시그룹, 그랩, 고투그룹은 2021년을 기점으로 모두 상장사가 돼 이제는 성장보다는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10년 전만 하더라도 동남아는 VC의 불모지나 다름없었지만 지금은 이스트벤처스(East Ventures)나 알파JWC(Alpha JWC)와 같은 현지 VC의 운용 자산이 5000억 원을 넘어설 정도로 투자 생태계가 활성화된 곳이다. 그리고 현지 투자 생태계의 투자자와 대기업, 스타트업 모두의 최대 고민은 ‘디지털 경제’ 다음으로 동남아의 성장을 견인할 동력이 무엇이 될 것인가이다.

한국에 동남아는 항상 기회와 위험이 공존하는 시장이다. 시장 잠재력을 보고 모여든 다양한 국가와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국내 기업들이 1990년대 1세대 인프라 건설 단계에서는 일본과, 2000년대 2세대 소비 부흥의 시기에는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한 곳이 바로 동남아다. 그리고 2010년 이후 3세대 디지털 경제의 시기에는 글로벌 자본과의 경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치열한 경쟁 상황에 대한 면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장 진출 전략을 세워야 국내 자본의 현지 투자 성공 사례도 더욱 풍부해질 것이다.
  • 박제홍 | 아틀라스퍼시픽 대표

    박제홍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다. 에이티커니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근무하며 국내외 대기업과 다수의 성장 전략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이후 국내 사모펀드에서 중소중견기업 경영권 인수 및 성장 자본 투자를 이끌었다. 현재는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캐피털 ‘아틀라스퍼시픽’에서 전 세계 혁신 기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으며 스타트업 및 테크 전문 뉴스레터 ‘CapitalEDG’를 운영하며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DBR 주최 CES 2024 참관 투어에서 현지 모더레이터로 활동했다.
    jehong@atlas-pa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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