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트잇, 트렌비, 발란(머트발)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명품 플랫폼 시장은 명품 시장의 유통 구조상 신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제조사와 계약을 맺고 명품을 유통하는 도매상 ‘부티크’는 명품 비공식 유통의 핵심 축이지만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공급하지 않아 신뢰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은 가격 단절이라는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했지만 동시에 신뢰 문제, 가격 경쟁에 휘말렸다. 명품 제조사들 역시 자체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거나 블록체인 정품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변화에 적응하고 있다. 자체 물류센터를 운영해 정품 검증을 거쳐 제품을 판매하거나 블록체인으로 유통 기록을 검증하는 등 신뢰를 얻는 데 성공한 플랫폼이 생존할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아직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다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기에 코로나19로 만들어진 ‘비정상’이 언제 다시 ‘정상’으로 돌아갈지 모를 일이다. 이 비정상이 호재로 작용했던 산업이 있다면 온라인 명품 커머스 시장일 것이다.
2021년 기준으로 소위 ‘머트발’로 불리는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등 온라인 명품 커머스 사업자 3사의 거래액은 3500억 원, 3200억 원, 3150억 원으로 총 1조 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2022년 발란의 상반기 거래액만 놓고 봐도 3812억 원에 달하는 등 이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온라인 명품 커머스 시장은 다양한 이슈를 양산하고 있다. 그중 가장 큰 이슈는 가품 논란이다. 가품 논란은 캐치패션11캐치패션은 공식 유통과 비공식 유통이라는 관점에서 머트발 3사를 저작권 무단 도용, 부정 상품 정보 취득과 허위 광고 등의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캐치패션은 브랜드와 공식 계약을 맺은 글로벌 플랫폼을 중계한다. 병행수입이 주를 이루는 머트발 3사는 비공식 유통에 해당한다는 게 캐치패션의 주장이다. 병행수입이란 같은 상표의 상품을 여러 수입 업자가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게 만든 제도다.
닫기이 머트발 3사를 고발하면서 명품 유통 구조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수면 위로 올렸다. 또한 3사의 거래액 경쟁 과정에서 만들어진 공급 시장 확장의 부산물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무신사와 크림의 분쟁이 큰 화제가 됐다.222022년 1월, 한 소비자가 무신사에서 구매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피어오브갓’의 세컨드 라인인 ‘에센셜’의 티셔츠를 네이버의 리셀 플랫폼 크림에 되팔기 위해 정품 감정을 맡겼다. 크림은 이 제품을 가품으로 결론 내렸고, 무신사는 글로벌 공식 유통사에서 수입한 정품이라 반박했다. 크림은 피어오브갓 본사에 재검증을 정식으로 요청했고, 피어오브갓은 해당 제품을 명백한 가품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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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트발이 무엇인가
먼저 머트발 3사 가운데 머스트잇은 역사가 가장 오래된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전형적인 시장 플랫폼 형태를 띠고 있다. 병행수입사가 대표적인 판매자이고 이들이 오픈마켓에 상품을 올려 구매자에게 판매한다. 머스트잇은 이 과정을 연결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상품에 대한 신뢰는 판매자가 제공해야 하고 가품이 발생하면 플랫폼이 개입한다. 따라서 가품 논란에 대해 사후에 인지, 대응할 수밖에 없는 점이 리스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