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호 (2012년 7월 Issue 1)
마키아벨리는 영웅 체사레 보르자의 몰락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봤다. 마키아 벨리에 따르면 체사레의 몰락은 초심을 잃었기 때문이다. 체사레가 영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타인의 무력이나 호의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권력의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우호적인 자세를 보였던 율리우스 2세를 너무 믿는 바람에 결국 배신을 당하고 말았다.
자신의 확고한 지지 세력 없이 권력을 잡은 사람은 체사레가 초기에 그랬던 것처럼 반드시 자신만을 신뢰하고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 마키아벨리는 영웅의 등장과 몰락을 지켜보며 포르투나(Fortuna·운명)의 위력도 실감했다. 하지만 그는 포르투나의 힘을 인정하면서도 ‘인간의 자유의지’를 잃지 말라고 촉구한다. 포르투나가 운명의 절반을 결정하지만 적어도 나머지 반은 우리들 각자의 비르투스(Virtus)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강조했다. “포르투나의 신은 여신이기 때문에 그 운명의 신을 정복하려면 대담하게 다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