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실패가 불가피하다는 것은 우리 모두 너무나 잘 압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실패를 무릅쓰는 데는 심리적인 부담이 따르는데요, 실패가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특히 성공지향적인 문화가 강한 한국에서 실패의 가치를 긍정하기는 쉽지 않은데요, KAIST가 2021년 6월 국내 대학 최초로 실패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실패에 대한 이 같은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미래를 선도할 위대한 혁신이 가능하려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교육 및 연구 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판단했는데요, 올해로 설립 3주년을 맞이한 KAIST 실패연구소가 그간의 활동을 통해 얻은 교훈을 정리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실패연구소는 우선 실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어려서부터 성공 지향적인 문화를 내면화해 온 KAIST 학생들에게 ‘실패해도 괜찮다’ ‘실패를 공유하자’란 메시지를 전파하는 캠페인은 큰 효과가 없었습니다.

실패연구소는 접근 방식을 바꿔 참여자가 사진으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포토보이스’ 방식을 활용한 워크숍을 진행했는데요, 연구 참여자를 모집한 후 그들에게 학교 생활 중 실패를 경험하거나 실패감을 떠올리는 순간을 사진으로 촬영해 상황에 대한 설명과 함께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그 후 집단 워크숍을 통해 본인이 포착한 실패의 순간을 설명하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이슈를 토론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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