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DBR Brief Case: 국내 첫 비건 매트리스 선보인 ‘시몬스’의 ESG 전략

비건-난연 소재에 고객과 함께 기부도
마음까지 편안한 숙면을 꿈꾸다

신민기 | 387호 (2024년 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MZ세대의 가치소비 트렌드와 함께 건강과 동물복지, 환경 등을 생각한 비건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침대 업체 최초로 전 제품에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은 비건 매트리스인 시몬스의 N32가 주목받고 있다. 이 밖에도 시몬스는 구매 금액의 일부를 기부하는 ESG 침대와 화재 위험을 낮춘 난연 매트리스를 개발하고 관련 특허를 공개하는 등 다양한 ESG 제품을 내놓으며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이에 더해 시몬스의 브랜딩 역량을 활용한 소셜라이징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상생에 앞장서면서 참신한 방식으로 ESG 경영 전략을 실천할 수 있었다.



굳이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건강과 환경을 위해 식물성으로 만든 제품을 찾는 이들이 많다. 되도록이면 동물을 학대하거나 고통을 주지 않고 만든 제품을 사기 위해 이것저것 따져 보기도 한다. 먹는 것은 물론 화장품이나 옷을 살 때도 비건 인증 마크를 확인하면 죄책감이 조금은 덜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침대 매트리스에도 ‘비건(vegan)’이 있다. 시몬스의 비건 매트리스 컬렉션 N32는 국내 침대 업계 최초로 전 제품에 비건 인증을 받았다. N32는 비건 인증을 받은 것은 물론 친환경 인증까지 동시에 확보한 제품이다. 시몬스는 MZ세대의 가치소비 트렌드를 읽어내고 이를 기업이 추구하는 ESG 경영 철학에 접목하는 방식을 택했다.


비건 트렌드에 답하다

오늘날 비건은 의식주를 포함해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중요한 가치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전적인 의미의 비건은 식물성 음식 이외에는 우유나 계란을 비롯해 동물성 음식은 아무것도 먹지 않는 완전한 채식주의자를 지칭하며 비건 제품은 동물성 성분을 완전히 배제한 제품을 말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순히 채식을 하는 것을 넘어 동물성 식품과 제품 소비를 지양함으로써 환경보호에 동참하고 동물을 착취하거나 학대해 생산한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하지 않겠다는 삶의 태도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건 인구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국내에서 비건 채식을 하는 인구는 2008년 15만 명에서 2021년 약 250만 명으로 급성장했다. 엄격한 의미의 비건이 아니더라도 육류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유연하게 식단을 조절하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도 크게 늘고 있어 넓은 의미의 비건 인구는 이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20240213_134127


늘어나는 수요에 발맞춰 기업들이 앞다퉈 비건 제품을 내놓으며 비건 시장 역시 커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비건 식품 시장 규모는 2022년에 약 165억5000만 달러였으며 2023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평균 10.7%씩 성장해 2030년에는 약 37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비건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전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은 2021년 약 151억7000만 달러 규모였으며 2022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6.3%의 성장률로 2030년 261억6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건 트렌드는 식품뿐 아니라 화장품이나 생활용품, 의류, 가구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시몬스는 국내 최초로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 비건표준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은 매트리스 N32를 출시하며 비건 트렌드에 발을 맞췄다. 비건표준인증원은 동물 유래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등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제품에만 비건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N32 스프링 매트리스 3종과 폼 매트리스 3종, 레귤러 토퍼 등 모두 7종의 매트리스 컬렉션 전체가 비건 인증을 받았다. N32는 유기농 해조류를 함유한 신소재와 린넨 등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동물성 원료를 완전히 대체했다.

N32 컬렉션은 여기에 더해 국가 공인 친환경 인증도 확보했다. 소비자들은 비건 제품이 환경에도 더 좋을 것이란 생각에 비건 제품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비건이 곧 친환경을 뜻하지는 않는다. 동물성의 천연 원료를 뺀 대신 화학물질로 범벅이 된 제품도 비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몬스는 친환경적이면서도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동물성 원료 대신 다양한 식물성 소재와 기술을 적용했다. N32 비건 매트리스 컬렉션은 원단과 패딩에 ‘아이슬란드 씨셀™’을 사용했다. 친환경 공법으로 생산된 씨셀은 아이슬란드 청정 지역의 유기농 해조류와 식이섬유인 셀룰로오스를 함유한 신소재로 생분해가 가능해 자연으로 환원되는 비건 소재다. 또 코코넛오일 성분을 함유한 ‘코코넛 실키폼’이나 천연 피마자 열매 오일이 들어간 ‘COB폼’ 등의 친환경 소재를 활용했다. 식물성 소재인 린넨을 더해 통기성을 높였고 프레임에도 국가 공인 기준 등급인 E1보다 높은 E0 등급의 친환경 자재를 사용했다.

N32 컬렉션은 또 시몬스가 만드는 다른 매트리스와 마찬가지로 전 제품에 시몬스만의 ‘국민 매트리스 3대 안전 키워드(▲라돈·토론 안전제품 인증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 ▲국가 공인 친환경 인증)’를 모두 갖췄다.

시몬스는 음식부터 다양한 일상 제품에 이르기까지 비건을 찾는 니즈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윤리적 소비가 중시되는 가치소비 트렌드에 주목해 비건 매트리스를 출시했다. ‘기업은 세상을 이롭게 해야 한다’는 경영 철학을 갖고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환경과 동물복지를 생각한 비건 매트리스는 시몬스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일치했다. 상대적으로 비건 트렌드가 오래되고 비건 인구가 많은 해외에서는 비건 매트리스가 이미 판매되고 있기도 하지만 국내에서는 매트리스가 비건 인증을 받는 것은 처음이라 까다로운 인증 기준을 통과하기 위한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비건 인증을 받으려면 동물성 원료를 포함하지 않는 것은 물론 교차오염을 막기 위해 동물성 원료를 이용하는 제품과 공정이 겹치지 않도록 해야 할 정도다. 시몬스는 이를 위해 비건 매트리스 제품 생산 라인을 따로 관리하고 있으며 다른 제품과 마찬가지로 섬세한 청결 관리를 통해 교차오염을 방지하고 있다.

동물성 원료를 대체하면서도 시몬스의 높은 품질 기준에 적합한 소재를 찾는 데도 공을 들였다. 매트리스에는 아직 쓰이지 않는 새로운 소재이더라도 품질이 우수하고 지속가능한 친환경 소재라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찾아 제품에 적용했다. 이 덕분에 N32 비건 컬렉션은 비건 인증에 더해 국가 공인 친환경 인증도 확보할 수 있었다.

20240213_134139


MZ세대 가치소비 겨냥한 시몬스 ESG

시몬스가 비건 매트리스를 출시한 것은 단순히 소비자를 위해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MZ세대의 가치소비 트렌드에 맞춘 ESG 경영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에게 친환경과 동물복지 등 윤리적 가치를 추구하는 비건 제품은 다른 제품과 차별화된다. 비건을 지향하는 이들 중 많은 이가 MZ세대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회사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Z세대의 절반 이상이 플렉시테리언을 포함한 채식주의자로 전 세대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시몬스는 그동안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진정성 있는 ESG 경영을 펼쳐왔다. 매트리스는 신혼 때 혼수로 한번 사면 10년을 쓰는 제품인 만큼 MZ세대에게 좋은 제품과 브랜드로 각인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국내에서는 여전히 ESG가 기업의 비즈니스와는 동떨어진 채 소외계층을 위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시몬스는 자사 제품과 마케팅, 브랜딩 등 다양한 비즈니스 활동에 걸쳐 적극적으로 ESG를 결합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ESG 침대라 불리는 ‘뷰티레스트 1925’도 그 예다. 뷰티레스트 1925는 1925년 시몬스가 선보인 메가 히트 매트리스 컬렉션인 뷰티레스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2월 시몬스가 한정 출시한 제품이다. 소비자가 해당 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소비자 가격의 5%가 내년에 완공되는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센터 리모델링 기금으로 누적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위기에 처한 소아병동을 돕기 위한 제품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졌다. 출시 이후 지난 한 해 동안 2000개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누적 기부금 4억 원을 달성했다.

20240213_134151


최근에는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 특허를 공개하기도 했다. 아파트 화재 사고가 이어지자 특허로 자사 기술을 보호하는 것보다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해 난연 매트리스가 널리 보급되는 게 우선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시몬스는 2018년 말부터 국내 최초로 일반 가정용 매트리스 전 제품을 화재 안전 국제표준 규격 및 국내 표준시험 방법으로 시험해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를 출시하고 2020년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

난연 매트리스는 실내 전체가 폭발적 화염에 휩싸이는 플래시 오버(flash over)를 방지해 화재 사고 시 집 안에 있던 사람들이 대피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확보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이웃과 소방관의 안전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 대다수의 주거 형태가 아파트인 국내에서는 플래시 오버가 발생하면 계단을 통해 유독가스 등 화재가 급속도로 확산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방지하는 난연 매트리스 보급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이나 영국, 캐나다 등에서는 난연 기능이 없는 매트리스는 판매할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하게 법제화돼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여전히 관련 법이 미비한 실정이다.

시몬스의 전 제품은 매트리스 윗면뿐 아니라 측면과 하단의 미끄럼방지 부직포, 봉합실과 봉합면 테이프까지 매트리스를 감싸는 모든 부분에 난연 기능을 갖췄다. 시몬스의 난연 매트리스의 화재 예방 성능은 실제 사례로 증명되기도 했다. 시몬스 침대에 따르면 한 고객의 집 침실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시몬스 난연 매트리스 위에 난 불길이 더 이상 번지지 않으면서 더 큰 피해를 막은 일이 있었다. 화재 이후 고객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시몬스 매장을 다시 찾아 “매트리스의 난연 성능 덕분에 화를 면했다”며 기존에 구매한 모델을 다시 사 갔다고 한다.

시몬스는 관련 기술 연구개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지만 지난달 제조공법 관련 특허를 공개함으로써 다른 기업도 이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시몬스는 소방관 복지 증진을 위해 지난 2019년부터 3년간 한국소방복지재단을 통해 전국 소방서 및 소방학교에 매년 1억 원 상당의 난연 매트리스와 침대 프레임 세트를 기부하기도 했다. 시몬스 침대가 설치된 소방서와 소방본부, 119안전센터만 전국 150여 곳에 달한다.

20240213_134203


시몬스의 N32 비건 매트리스나 기부에 동참하는 뷰티레스트 1925, 난연 매트리스처럼 ESG를 강조한 제품과 브랜드는 실제로 소비자들로부터 더 많은 선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와 리서치회사 닐슨IQ가 공동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패키지에 비건, 친환경, 생분해성, 케이지프리와 같이 ESG 관련 표명을 하는 소비재 제품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평균 28%의 누적 성장률을 보인 반면 그러한 주장을 하지 않은 제품은 20%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의 경우 ESG 제품은 1.7%포인트 우위를 보였는데 이는 이미 성숙해 완만하게 성장하는 소비재 시장에서는 큰 차이로 볼 수 있다.


소셜라이징도 시몬스답게

시몬스는 ESG 제품을 내놓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셜라이징 프로젝트를 통해 ESG의 S(사회적 책임)를 실천하고 있다. 침대 회사의 침대 없는 팝업스토어로 열풍을 끈 ‘하드웨어 스토어’와 ‘그로서리 스토어’가 대표적인 예다. 시몬스는 2020년 4월 성수동을 시작으로 경기도 이천과 부산 전포동에서 철물점 콘셉트의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를 열었고, 이후 식료품점으로 콘셉트를 바꿔 부산 해리단길과 서울 청담동에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를 열었다. 시몬스는 프로젝트 장소를 선정할 때 일부러 활기가 떨어진 지역을 선택해 죽은 상권을 되살리는 선순환을 창출하려고 했다.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가 열린 청담동만 해도 1990년대 말까지는 문화예술인과 연예인들이 몰려들고 명품 거리가 생기며 대한민국 트렌드 1번지로 통했지만 이후 전성기가 꺾이면서 쇠퇴했다. 하지만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이 고객을 끌어들이면서 다시 골목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청담동이 제2의 전성기를 맞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었다.

20240213_134213


시몬스가 2018년 경기도 이천에 오픈한 시몬스 테라스(SIMMONS Terrace)는 시몬스만의 문화를 향유하는 복합문화공간이자 지역사회와 호흡하는 시몬스 ESG의 산실이다. 오픈 첫해 연간 방문객 10만 명을 기록했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지도를 올리면서 오픈 5년 만에 누적 방문객 100만 명을 넘겼다. 시몬스 테라스에서는 매년 이천 지역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인 ‘파머스 마켓’과 크리스마스트리 및 수천 개의 조명으로 꾸민 ‘일루미네이션’이 열린다. 이천 지역 농가의 판로 개척을 위해 2018년 시작한 ‘파머스 마켓’은 시몬스의 브랜딩 및 디자인 역량을 활용해 이천의 농특산물을 브랜딩하고 제품 포장지까지 하나하나 디자인해가며 농가를 지원했다. 일루미네이션 행사는 시몬스 침대가 당초 지역민과 지역사회 상생을 위해 기획한 문화 나눔 행사였는데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서울과 전국 각지에서 방문객이 몰려들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시몬스 테라스의 지하 주차장을 활용한 크리스마스마켓을 열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 같은 시몬스의 ESG 경영은 경영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적극적인 ESG 경영과 소셜라이징 프로젝트 등에 힘입어 시몬스의 매출은 2019년 2037억 원에서 2021년 3054억 원으로 늘어 단 2년 만에 1000억 원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