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호 (2013년 1월 Issue 2)
유동화은행 시스템에서 예금과 대출은 주로 리포 계약을 통해 이뤄진다. 리포계약은 담보를 단기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은 후 담보를 돌려받기 위해 대출원금과 이자를 갚는 계약이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부터 촉발된 위기가 전이되면서 유동화은행 시스템에 뱅크런이 발생했다. 모기지 파생상품들은 리포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담보자산 중 하나였다. 모기지 사태는 담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 그로 인해 예금자 즉, 리포 투자자들이 환매를 요구했고 이에 대응해 금융회사들은 리포를 회수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리포시장의 유동성이 급감하고 남은 리포계약에서도 대출자는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결국 리포 이자율은 물론 리포계약에서 대출 대비 담보가치의 할인율(헤어컷이라고 한다)이 치솟게 된다. 헤어컷 상승은 19세기 금융위기 때 어음 할인율과 동일한 현상이다. 리포거래의 중지는 헤어컷이 100%인 최악의 유동성 위기 상황과 같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