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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혁신

30m 줄을 서도 기분 좋은 무교동 북엇국집의 미학

2018-02-06 | 최한나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을 가보면 여러 명품 매장들이 즐비한데요, 매장 문 앞에 입장을 기다리는 고객들이 주말 극장 앞처럼 길게 늘어선 진풍경이 종종 펼쳐집니다. 세일이라도 하는 날엔 '특별한 고객들을 모신다'는 럭셔리 브랜드 매장 앞이 마치 시골 장날처럼 북적북적하죠.

대수롭지 않게 보이는 이 대기시간이 고객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큽니다. 영문도 모르고 기다리거나 기다리는 동안 새치기를 당해 공정하지 못한 대우를 받았다거나 불편한 상황에서 기다려야 한다거나 혼자서 심심하게 기다려야 할 때 사람들의 불만은 더 커집니다.

럭셔리 브랜드처럼, 고객의 충성도가 높고 공급자가 매우 한정된 시장에서는 줄 세우기를 통해 이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합니다. 서비스 가치가 클수록 사람들이 더 오래 참고 기다린다는 점을 이용하는 거죠. 이제는 중저가 수입 패스트패션 브랜드들도 브랜드 파워를 과시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고객 줄 세우기를 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정해진 고객 숫자만 받고 나머지는 매장 밖에서 기다리게 하는 겁니다.

진짜 고수들은 좀 다릅니다. 고객의 심리적 경험을 조절하는 방법을 활용합니다. 실제 기다리는 시간과 고객이 인지하는 시간의 길이가 다르다는 점을 활용하는 건데요,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고 예측 가능하다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더 오래 기다릴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앞에 거울을 설치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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