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정원입니다.
여러분 혹시 ‘초이노미’라는 일본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잠깐’이라는 뜻을 가진 ‘초이’와 ‘마시다’라는 뜻의 ‘노미’가 합쳐진 말입니다. 풀어보면 ‘가볍게 한잔하다’라는 뜻이죠. 우리나라에 있는 ‘YOLO’라는 말처럼 요즘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표현입니다.
오늘은 이러한 ‘초이노미’ 문화를 이용해 사업을 크게 성공시킨 사례를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바로, ‘미스터 칸소’라는 이름의 일본 주점인데요, 2002년에 오사카 지역에서 처음 문을 연 후에 현재까지 매장이 40개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미스터 칸소’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요? 바로 ‘통조림’입니다. 여러분 알고 계시는 스팸이나 골뱅이 통조림 바로 그것입니다. 통조림의 본질 바로 간소함과 간편함이죠. <퇴사 준비생의 도쿄>라는 제목의 책에도 소개된 내용인데요, 동아비즈니스리뷰 232호에 소개된 미스터 칸소의 성공 전략 3가지를 나누고자 합니다.
미스터 칸소의 경영에서 배울 수 있는 첫 번째 핵심 메시지는 ‘업의 본질을 유지하기’입니다. 눈치 채셨겠지만 가게 이름 ‘칸소’의 뜻은 ‘간소함’입니다. 미스터 칸소는 간편한 통조림 안주와 함께 술을 판다는 콘셉의 간소함만을 강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간소함’을 업의 본질로 생각하고 이를 투자, 운영, 고객, 가게 이름 등 경영의 전 분야까지 확대했습니다.
칸소는 8평만 확보되면 매장을 열 수 있게 매장 크기를 최소화했습니다. 통조림은 데우기만 하면 되고 조리할 필요가 없으니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주방도 필요 없습니다. 테이블도 심플하게 드럼통 한 개로 세팅했습니다. 간소함을 무기로 해서 초기 투자비용 단돈 3500만 원 정도에 칸소 매장을 열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재고 관리에도 간소함을 적용했습니다. 좁은 진열장에 쌓인 400종류가 넘는 통조림에 일일이 가격을 표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스터 칸소는 가격에 따라 10개의 등급으로 구분해 색깔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손님들이 통조림 바닥에 붙은 스티커 색깔만 봐도 가격을 알 수 있도록 재고 관리에도 간소함을 적용한 사례입니다. 좁은 매장에서 통조림 안주 한두개 놓고 오랫동안 술을 마시기 힘드니 다른 술집에 비해 테이블 회전율도 높아졌습니다. 간소함이라는 업의 본질을 일관성 있게 경영에 적용한 것이 성공의 요인이었습니다.
미스터 칸소의 두 번째 성공 전략은 비즈니스의 리스크 요인을 성공요인으로 바꿨다는 것입니다. 투자, 운영, 고객이 간소하다는 것은 큰 매출을 올리기 어렵다는 말로도 해석됩니다.
칸소는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파는 통조림과 관련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2011년부터는 자체 브랜드 상품을 개발해서 팔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마트나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브랜드’ 같은 PB 상품을 떠올리시면 되겠습니다. 자체 통조림 브랜드를 칸소 매장에서뿐만 아니라 마트, 백화점, 온라인에서도 판매했더니 매출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업 운영의 본질인 간소함을 유지하면서도 단점을 강점으로 전환시킨 좋은 사례입니다.
세 번째, 키워드는 린스타트업(Lean Start-Up)입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가 에릭 리스가 제시한 개념이지요. 2012년 대에 국내에 소개된 경영의 개념을 무려 15년 전 칸소 창업에 적용을 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통조림을 안주로 제공하는 주점이라는 컨셉 아이디어를 빠르게 사업화했고 고객의 반응을 반영하면서 점점 개선, 보완해 나갔습니다. 스피드가 생명인 경영의 시대에 ‘간소함’을 무기로 삼은 칸소의 린스타트업 경영 전략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물결과 빠른 변화의 속도로 인해 경영 환경의 복잡성과 불확실성도 더 높아졌습니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이 큰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큰 고기가 느린 고기를 잡아먹는 게 아니라 빠른 고기가 느린 고기를 잡아먹는 시대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미스터 칸소의 간소라는 키워드를 떠올리시고 경영에 접목해보시면 어떨가요? 업의 본질을 유지하기, 리스크 요인을 성공 요인으로 전환하기 그리고, 린스타트업을 적용한 스피디한 경영 혁신이 핵심입니다. 간소함을 무기로 빠르게 사업화해보고 고객을 반응을 살피면서 수정 보완해나가는 혁신적인 방법 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