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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스노우피크’의 한국 시장 성장 전략

차별화된 품질과 감성 앞세운 ‘캠핑계 에르메스’
직진출+라이선스 투트랙 전략 통했다

장재웅,지희수 | 374호 (2023년 08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스노우피크는 일본에서 1958년 탄생한 캠핑용품 브랜드로 일본 특유의 장인 정신인 ‘모노즈쿠리(ものづくり)’와 커뮤니티를 활용한 팬덤 마케팅을 바탕으로 캠퍼들이 열광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스노우피크가 추구하는 철학에 공감한 스노우피크의 진성 팬 ‘스노우피커’들의 지지가 큰 역할을 했다. 한편 국내에서 스노우피크의 인기가 크게 높아진 배경에는 국내 중소기업인 감성코퍼레이션도 한몫했다. 감성코퍼레이션은 2021년 스노우피크 일본 본사로부터 아웃도어 의류 사업 라이선스를 획득해 한국에 ‘스노우피크어패럴’이라는 의류 브랜드를 론칭했다. 스노우피크가 가진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에 심플하고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품질과 디자인이 덧대지면서 캠퍼가 아닌 일반 대중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확장시키는 데 기여했다. 소비자들은 의류를 통해 브랜드에 노출된 후 스노우피크가 운영하는 체험형 매장에서 캠핑용품 등을 체험해 보게 됐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캠퍼이자 스노우피크의 팬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혜를 본 업종 중 하나가 캠핑 산업이다. 일부 마니아층만 즐기던 캠핑이 코로나19를 겪으며 ‘국민 취미생활’로 떠오른 것이다. 여행이나 야외활동 등에 제약이 생기면서 이 같은 수요가 캠핑으로 몰린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 결과, 국내 캠핑 인구는 2010년대 중반 150만 명 수준에서 70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급성장했다. 그 덕분에 캠핑을 할 때 필요한 텐트, 의자, 테이블, 식기류 등 장비도 불티나게 팔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캠핑 산업 규모는 약 7조 원까지 성장했다. 2017년 2조 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불과 5년도 안 되는 동안 3배 이상으로 시장이 커진 것이다.

팬데믹으로 캠핑 시장에 MZ세대가 대거 유입되면서 캠핑용품의 프리미엄화가 급속도로 진행됐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생존을 위한 캠핑이 아닌 도심을 벗어나 호젓한 공간에서 ‘불멍(불+멍때리기)’을 즐기거나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하는 ‘먹핑(먹고 마시는 캠핑)’ 등 즐기는 캠핑이 유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캠핑의 고급화가 이뤄졌다. 그 덕분에 캠핑용품 시장에서는 고가의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큰 인기를 누렸다. 스노우피크(Snow Peak)도 그중 하나다.

스노우피크는 일본의 아웃도어 장비 및 캠핑용품 제조업체로 캠핑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캠핑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린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되는 성능의 오리지널 제품군과 제품에 대한 영구 보증 등으로 인해 고객들의 충성도가 상당하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인기 제품들이 대부분 완판되는 바람에 재고가 들어올 때까지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특히 스노우피크는 ‘커뮤니티 플랫폼 비즈니스의 정석’이라고 불린다. 따로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는 대신 매년 스노우피크 웨이, 설봉제 등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고객들과 함께 캠핑을 하며 고객의 소리를 들으면서 팬덤을 강화하고 커뮤니티를 유지한다. 이 같은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스노우피크는 ‘스노우피커’라는 브랜드 진성 팬을 다수 확보할 수 있었다. 이들 스노우피커의 브랜드 충성심 덕분에 스노우피크는 2019년 이후 불어닥친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등의 여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국 시장에서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설봉제와 같은 오프라인 이벤트 때만 풀리는 한정판 제품들을 사기 위해 매장 앞에서 이른 새벽부터 ‘오픈런’이 벌어지는 모습도 자주 연출된다.

스노우피크는 특히 2021년을 기점으로 일부 캠핑 마니아를 위한 브랜드를 넘어 일반 대중에게도 어필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는 2020년 론칭한 ‘스노우피크어패럴’의 인기 덕분이다. 2008년 한국에 스노우피크코리아라는 자회사를 세워 직접 한국 시장에 진출한 스노우피크는 감성코퍼레이션이라는 국내 업체에 의류 라인인 스노우피크어패럴 사업 라이선스를 줘 한국 시장에서 스노우피크코리아와 감성코퍼레이션이 하나의 브랜드명으로 사업을 전개하도록 했다. 통상 외국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 진출할 때 ‘직진출이냐, 라이선스를 통한 간접 진출이냐’를 두고 고민한다는 점에서 양쪽을 적절히 활용해 시너지를 낸 스노우피크의 ‘투 트랙 전략’은 흥미롭다고 할 수 있다. 실제 감성코퍼레이션이 론칭한 스노우피크어패럴이 캠핑을 하지 않는 일반 소비자 사이에서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로 큰 인기를 끌면서 스노우피크의 캠핑용품 매출도 끌어올리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결과, 스노우피크 코리아는 2022년 기준 380억 원, 스노우피크 본사는 307억7000만 엔(약 2800억 원)의 매출로 각각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DBR이 김남형 스노우피크 코리아 대표를 만나 스노우피크의 고객 인게이지먼트 전략과 감성코퍼레이션과의 공생 전략에 대해 들었다.


글로벌 명품 캠핑 브랜드 ‘스노우피크’

스노우피크는 1958년 탄생한, 올해로 65년 된 브랜드다. 오랜 역사와 함께 캠핑용품 업계에서 하이엔드 제품으로 포지셔닝돼 있다 보니 많은 사람이 유럽이나 북미에서 온 브랜드라고 착각하기도 하지만 일본의 시골인 니가타현 츠마베산죠 지역에서 탄생했다. 창업가는 츠마베산죠 지역에서 철물 도매상을 운영하던 야마이 유키오다. 그는 시간만 나면 니가타현과 군마현 경계에 있는 ‘다니가와다케(谷川岳)’1 에 자주 오를 만큼 등산 덕후였다. 하지만 1950년대 일본에서 구할 수 있었던 등산 장비들은 대부분 유럽에서 들여온 수입 제품들로 내구성도 떨어졌고 사이즈 역시 일본인 체형에 맞지 않는 등 여러 측면에서 열혈 등산가의 기준에 못 미쳤다. 평소 철물 도매상을 운영하며 손재주가 남달랐던 그는 자신이 가지고 싶은 등산 도구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한다. 이후 그가 만든 하켄, 아이젠 등 등산용품의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조금씩 주변 지역으로 등산용품이 팔려 나가기 시작한다. 평소 갖고 있던 ‘정말 가지고 싶은 것은 스스로 만든다’는 생각이 창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 같은 창업자의 신념은 이후 스노우피크의 경영 이념으로 이어진다. 그것이 바로 ‘우리 스스로가 사용자(User)’라는 이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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