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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olumn

대전환 시대에 필요한 4가지 IQ 리더십

전광우 | 383호 (2023년 12월 Issue 2)
2023년 세계 정치·경제 변화를 반추하고 2024년 새해 전망과 전략을 구상하는 시점이다. 올해 세계 경제와 국제 금융 이슈 중 가장 주목받은 화두는 생성형 AI라는 첨단 기술 혁신과 이른바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라 불리는 고금리 장기화 기조였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까지 더해져 다양한 정치·경제 변수로 인한 기업의 도전이 예상되는 2024년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한국 미래의 변곡점이 예상되는 엄중한 시기에 국가 전략, 정부 정책 차원에서는 당면한 저성장 고착화 우려를 잠재울 거시적 반전 대책이 시급하고, 기업 경영 전략 차원에서는 대내외 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처가 더욱 중요해졌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2024년 새해를 맞이할 경영 리더들이 갖춰야 할 소양으로 4가지 IQ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지식 지수(Intelligence Quotient)다. 통상 IQ라고 하면 ‘지능 지수’를 일컫는다. 반면 지식 지수란 지식, 식견, 정보력을 의미한다. 지능은 타고나는 측면이 강하지만 지식은 키워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 융합의 시대를 맞은 오늘날의 경영은 인문학이나 첨단 과학 등 폭넓은 소양이 요구되며 특정 분야에 관한 전문 지식뿐만 아니라 여러 연관 분야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특히 지정학(Geopolitics)과 경제(Economics)의 상호 연관성이 증폭되는 현 상황에서 기업은 ‘지경학’적 변화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토대로 경영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둘째, 통찰력 지수(Insight Quotient)다. 요즘 사람들이 검색만 하고 사색을 안 하는 게 문제라는 말이 나온다. 지식은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쉽게 쌓을 수 있지만 지혜와 통찰력은 한 차원 높은 노력을 통해 갖출 수 있다. 이렇게 얻은 인사이트는 기업의 미래 비전을 현실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전기차(EV) 열풍 속에서도 급속한 에너지 전환의 한계를 간파한 뒤 하이브리드 전략에 집중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도요타가 좋은 예다. 미래는 예측하기보다 상상하는 것이라는 말처럼 리더가 남다른 통찰력과 원대한 상상력을 가져야 기업의 미래 비전을 실현해나갈 수 있다.

셋째, 품격 지수(Integrity Quotient)다. 미국의 모든 지폐나 동전에 꼭 들어가 있는 표현이 있다. 바로 ‘In God We Trust’다. 종교적 함의와 함께 ‘신뢰가 금융 경제 시스템의 기본’이라는 뜻도 담겨 있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경영 리더십은 신뢰성, 도덕성, 성실성을 수반해야 한다. 포스트 차이나로 떠오른 인도의 신흥 재벌 아다니그룹이 올해 초 회계 부정과 주가 조작 혐의로 주가가 폭락한 사례는 윤리 경영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최근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대담을 나눌 일이 있었는데 그는 당면한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지도자들의 도덕성과 윤리 의식에 대한 적극적인 공적 담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기업과 사회가 번창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신뢰성과 도덕성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창의력 지수(Innovation Quotient)다. 4차 산업혁명 가속화와 디지털 플랫폼 경제의 패러다임 변혁기를 맞은 오늘날, 창의성과 독창성은 혁신 리더십의 필수 덕목이다. 오픈AI를 이끄는 샘 올트먼 CEO는 챗GPT라는 유례없는 창의적인 서비스로 생성형 AI 시대를 열었다. 관련 산업의 생산성과 기업 가치를 폭발적으로 키우며 세계가 주목하는 혁신적인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AI 혁명과 지정학적 위험 등 다양한 정치·경제 변수로 역사적 변곡점을 맞이할 도전의 새해, 우리 국가와 기업이 획기적으로 도약하는 기회의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여러 어려움이 예상되는 비상(非常) 시기, 네 가지 IQ 리더십을 발판 삼아 비상(飛上)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 전광우 전광우 |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전 금융위원장

    필자는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인디애나대 경제학, 경영학 석사 및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미시간주립대 교수와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을 역임했다. 1998년 한국 정부 초청으로 귀국한 후 경제부총리 특보와 국제금융센터 원장을 지내며 IMF 외환 위기 극복에 기여했다. 이후 우리금융그룹 부회장, 딜로이트코리아 회장, 포스코 이사회 의장, 외교통상부 국제금융대사 등을 거쳐 제1대 금융위원회 위원장,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아태지역위원회 의장,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연세대 경제대학원 석좌교수를 역임한 후 현재 세계경제연구원(IGE)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jun.kwangw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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