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해결, ‘제3의길’은 없는가

44호 (2009년 11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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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대상과 좀처럼 견해 차이를 좁힐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3가지 질문이 올바른 해결 방향을 알려줄 수 있다. 좀처럼 견해 차이를 좁힐 수 없는 상황이란 다음과 같다.
 
- 어린 세 자녀의 양육권 문제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이혼 직전의 부부
- 나이를 이유로 자신을 해고한 전(前) 고용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관리자
- 특허권 침해를 이유로 B사를 고소한 A회사
 
소송 당사자 그리고 고문 변호사가 이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갑론을박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다른 곳에 도움을 청할 마음은 굴뚝같지만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할지 아리송하다.
 
이처럼 공방에 휘말린 많은 사람들이 어떤 해결 절차를 밟아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한다. 지금부터 E. A. 샌더와 루카츠 로즈디체의 공저 <갈등 해결 핸드북(The Handbook of Dispute Resolution)> 중 관련 단원을 인용해 몇 가지 조언을 제시한다.

갈등 해결의 3가지 유형
 
중재 중재는 중립에 서 있는 제3자가 분쟁 당사자들을 도와 스스로 합의점을 찾도록 도와주는 방식이다. 중재 전문가는 직접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당사자와 머리를 맞대고 각각의 입장에서 고려해야 할 이해관계가 무엇인지를 점검한다. 중재는 당사자 양측이 스스로의 감정을 토로하고 부당하다고 느끼는 점을 충분히 살펴볼 때 특히 효과적이다. 중재자는 당사자 양측 또는 각 측과의 협의를 통해 지속적이고, 자발적이며, 법률적 구속력이 없는 해결 방안을 도출해내도록 한다.
 
조정 조정에서는 중립에 서 있는 제3자가 갈등 해결을 책임지는 심판관 역할을 한다. 조정자는 각 측이 주장하는 사안과 그 증거를 확인한 후 구속력이 있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분쟁 당사자들은 변호인을 대동할 것인가, 증거의 요건(설득력, 신뢰성, 논리성) 가운데 어떤 기준을 적용할 것인가 등 조정 과정 전반에 걸친 모든 사항을 협의할 수 있다. 조정 심판관이 내리는 판결은 대개 비공개로 진행되며,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중재와 마찬가지로 조정 역시 소송보다는 비용이 적게 들 때가 많다.
 
소송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갈등 해결 방법인 민사 소송은 원고와 피고가 판사 또는 판사와 배심원 앞에서 각자의 입장을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판사 또는 배심원은 증거를 토대로 판결을 주관한다. 일반적으로 심리 및 재판 과정에서 제출된 정보는 공문서로 기록된다. 소송 진행은 대개 변호사가 전담한다. 사건 파악 및 소송 준비 단계인 예심 과정에서 쌍방 합의로 사건을 종결 짓는 사례도 흔히 볼 수 있다.
 
되짚어봐야 할 질문 3가지
 
갈등 해결 과정은 보통 협상이나 중재로 시작된다. 때에 따라서는 조정 또는 소송으로까지 이어지는 여러 단계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분쟁 당사자는 비용, 시간 및 복잡한 법적 절차를 줄일 수 있는 해결책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기 마련이다.
때로는 서로 대화로 해결하지 말고, 일단 소송을 걸어두고 합의를 진행하는 게 유리할 수도 있다. 갈등 사안을 놓고 다음 3가지 질문을 던져본 후, 가장 적합한 갈등 해결 절차가 무엇인지 선택해야 한다.
 
목표가 무엇인가?”
갈등 해결 절차를 통해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안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할지를 알 수 있다. 일단 목표의 우선순위부터 정하라. 예를 들어 남편과 양육권 분쟁을 해결하고자 하는 클라라는 되도록 단기간에 적은 비용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 또한 최종 합의점은 양측의 합의로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선책은 중재다. 일반적으로 중재는 조정이나 소송보다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든다. 최종 합의점을 도출할 때도 분쟁 당사자의 의사가 가장 많이 반영된다.
반대로 전 직장에서 나이 때문에 쫓겨난 잭의 사연을 보자. 잭의 목표는 거금의 피해 보상금을 손에 쥐는 일이다. 이때 잭에게 적합한 절차는 조정이다. 만약 잭이 자신과 비슷한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귀감이 될 선례를 남기고 싶다면 소송을 고려할 수도 있다.
 
조정이나 소송을 진행할 때는 먼저 승소하거나 보상금을 받아낼 확률이 얼마인지를 변호사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승소하거나 보상금을 받아낼 확률이 낮다면 소송보다 안전하고 법적 구속력이 없는 중재로 선회해야 한다.
 
갈등의 특성상, 어떤 해결 절차가 가장 유리한가?”
샌더와 로즈디체는 모든 공방에는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나름의 특성이 있기 마련이라고 말한다. 어떤 해결 절차를 선택해야 갈등의 특성을 보다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을까?
 
우선 중재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는 공방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당사자 양측 및 변호인의 상호관계가 원만할 것, 새로운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환경이 뒷받침될 것, 분쟁 당사자 일방 혹은 쌍방이 실수나 과오를 뉘우치고 서둘러 해결책을 찾겠다는 의사가 있을 것, 사안이 복잡해 서로 다른 측면에서 각자가 한발씩 양보할 용의가 있을 것. 지금 당신이 겪고 있는 사안의 특성이 이 중 한 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중재가 최선의 선택이다.
 
갈등 핵심 사안에 대한 판결 등 당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만한 선례가 이미 있다면 조정이나 소송이 최선책이다. B사의 특허 침해를 놓고 문제를 제기한 A사의 예로 돌아가보자. 중재를 통해 문제가 된 제품의 생산을 중단하라는 합의점을 도출했다 해도 A사는 B사가 이 중재 사항을 충실히 이행할지 의심스럽다. 따라서 승산이 높은 싸움이라는 판단하에 A사는 중재를 생략하고 바로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해결의 방해 요인을 극복하려면 어떤 해결 절차가 가장 적합한가?”
합의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를 극복하려면 3가지 갈등 해결 방법이 무엇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를 주목해야 한다. 특히 분쟁 당사자들이 상호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억눌린 감정을 분출하길 원한다면 중재가 최선이다.
일례로 양육권 다툼에서 부부, 조부모, 일가 친척 등 갈등 관계에 얽힌 당사자가 3인 이상이어도 이들 모두가 한꺼번에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중재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 그러나 당사자 중 누군가가 법적인 절차로 가는 편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다면 결국 판사나 중재 전문가를 찾을 수도 있다.
 
그래도 아리송하다면 중재를 택하라
 
저자들은 그래도 아리송한 감정이 남았다면 ‘고려 대상 1순위’는 중재라고 말한다. 시간과 비용이 덜 든다는 이유에서다. 중재를 택하면 제3의 누군가에게 문제 해결을 떠넘기지 않고 분쟁 당사자가 직접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함께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당사자 양측이 갈등 해결 이후 협력 관계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면 더더욱 중재를 택해야 한다. 중재자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그때 가서 조정이나 소송을 고려해도 늦지 않다.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프로그램연구소(www.pon.harvard.edu)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네고시에이션(Negotiation)>에 실린 ‘HED: Trying to Resolve a Dispute? Choose the Right Proces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NYT 신디케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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