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QOOK
DBR TIP 효과적 마케팅 연계로 개별 기법 한계 극복
티저(teaser), 입소문(buzz 또는 viral), 온오프라인 연계. KT 쿡의 마케팅 활동은 이 3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사실 이들은 그다지 새로운 기법이 아니다. 쿡의 성공 비결은 3가지 기법을 ‘예술’에 가까운 수준으로 엮어내 개별 기법의 한계를 극복한 데 있다.
티저나 입소문 마케팅은 이미 많은 기업들에 의해 시도됐다. 그러나 대부분 단순히 브랜드 이름만 알리는 데 그치거나, 고객들의 짜증만 유발했다. 쿡은 기존의 티저나 입소문 마케팅의 한계를 극복해 브랜드에 새로운 시너지를 부여했다.
쿡은 첫째, ‘개고생’이란 유머 넘치는 소재를 채택하고, 쿡이 뭔지 의아해하는 고객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줄 온라인 사이트를 미리 준비해 티저 광고에 대한 고객들의 부정적 반응을 상쇄했다.
둘째, 온라인과 더불어 오프라인에서도 입소문 마케팅을 실시함으로써 ‘입소문 노출 고객과 실제 고객의 괴리’를 줄였다. 즉 아파트에 현수막을 걸고, 해수욕장에 쿡 로고가 들어간 발자국을 찍음으로써 유선통신 서비스의 주요 고객인 30∼40대, 특히 주부들을 공략했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입소문은 젊은 고객들에게만 전달돼 노출 고객과 실제 고객의 괴리를 일으킨다.
쿡(QOOK)은 국내 최초의 공간 중심 통신 브랜드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쿡의 마케팅과 브랜딩 실무를 주도한 신훈주 KT 통합이미지 담당 코디(팀장)를 11월 27일 경기도 일산의 한 광고촬영소에서 만났다. 그는 일반적인 회사에서와는 다르게 마케팅 전략부터 광고 제작까지의 모든 과정에 관여한다. 신 코디는 “시장 상황과 브랜드 전략, 광고가 하나로 정렬돼야 힘 있는 캠페인이 나오며, 그래야 설계자의 의도가 잘 드러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쿡이란 브랜드는 어떻게 탄생했나?
“우리는 쿡 등의 신규 브랜드 설계를 위해 소비자의 통신 서비스 사용 행태와 구체적 욕구를 개별 소비자 관점에서 분석했다. 그 결과 소비자가 집에 있을 때와 길에 나섰을 때, 회사에 있을 때 통신 서비스 소비와 관련한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소비자들의 욕구는 가지각색의 브랜드를 개별적으로 구매하는 행태에서 통합 브랜드를 구매하는 행태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장소에 따라 서비스를 구분했고, 같은 장소에서 쓰이는 서비스 브랜드를 단일화했다.
쿡은 유선통신 서비스들을 ‘집’이라는 ‘공간’을 바탕으로 묶은 최초의 브랜드다. 기존 브랜드들과는 차별화된 전혀 새로운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는 포지셔닝 전략 관점에서도 ‘집에서 쓰는 유선통신 서비스’로 쿡을 고객에게 인지시켰다.
네이밍과 관련해서는 집에 대한 연상 과정에서 따뜻한 가정, 가족들이 모여 여러 재료들로 요리를 하는 공간, 그런 즐거움과 나눔이 있는 공간 등의 개념이 도출됐다. 결론적으로 즐겁고 편리하게 원하는 콘텐츠를 요리할 수 있다는 뜻으로 쿡을 선택했고, 요리로만 귀착되는 이미지를 버리기 위해 C를 Q로 바꿨다. 쿡은 ‘쿡 누른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티저 마케팅이 고객들의 짜증을 유발할 수도 있지 않나?
“사람들이 전통적인 티저 방식에 짜증을 낼 수도 있다. ‘뜬금없이’ 브랜드나 메시지를 툭 던져 궁금증을 자극한 후 나중에 알려주는 방식은 많이 반복 사용돼왔고, 그만큼 소비자들이 식상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궁금증을 가지고 인터넷을 검색한 고객들이 우리 브랜드를 가지고 놀 수 있는 장소를 온라인에 마련했다. 단순히 티징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우리의 정신과 마인드를 느낄 수 있도록 광고를 재미있게 하고, 실제로 들어와서 놀 수 있는 공간까지 설계한 것이다.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았다.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이 이슈를 받아들이도록 하고, 그들이 쿡에 대해 얘기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열어뒀다. 브랜드에 대해 얘기하고, 공유하면 싫증이 나지 않는다. 사람들이 ‘개고생 봤어?’라고 즐겁게 얘기를 할수록 우리는 더 많은 홍보 효과를 누렸다.”
메가패스는 10년이 넘은 브랜드다. 그동안 쌓은 브랜드 자산을 왜 포기했나.
“나는 브랜드도 생명체라고 생각한다. 기술과 환경 변화가 일어나면 브랜드도 늙는다. 이때 경영자와 마케터는 해당 브랜드의 회복과 새로운 브랜드 창조 중 어느 것이 효율적인지에 대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메가패스는 그동안 1위 자리를 유지해왔지만, 사실 다소 하락세에 있었다.
게다가 시장 상황도 변하고 있다. 개별 상품이 각각의 브랜드를 가지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지고, 비슷한 서비스가 통합되는 추세가 이미 나타났다. 메가패스라는 인터넷에 국한된 브랜드는, 본격적으로 컨버전스 시대가 시작되면 급속도로 퇴화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엔 다소 리스크가 있지만, 잘 준비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야 미래 시장을 주도하고 소비자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봤다. 우리는 이미 쇼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론칭한 경험이 있다. 그때 KTF가 1위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 브랜드 자산을 포기하고, 새로운 옷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것은 정말 중요한 의사결정이다. 최고 경영자가 힘을 실어줘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는 쇼를 통해 ‘버림으로써 얻는 경험’을 했다. 또 향후 시장에서 단품 서비스로 승부할 수 없다는 사실이 명확했다. 그래서 최고 경영층의 재가를 받아 쿡을 출범시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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